설씨정신 - 설씨가 정절을 맹세하다
설씨는 경주부 사람이니, 아비 나이가 늙어 부방(변두리)에 내쫓겼으므로, 소년 가실이라 하는 사람이 원하여 대행할 것이리라 하므로, 아비가 말하되, 원컨대 딸로써 키와 빗자루를 받들게 하리라 하니, 이에 가실이 기약을 청하였는데, 설이 말하되, 첩이 이미 마음으로써 허락하였으니, 죽음이 있어도 변함이 없으리라. 만났다가 돌아와 예식을 이룸이 늦지 아니하였다. 이에 거울을 깨뜨려 약속을 하여 한 나흘을 머물다, 드디어 〈내쫓김을〉 행하여 여섯 해가 지나도 돌아오지 아니하니, 아비 말하되, 처음에 삼 년으로 기약하였으니, 가히 다른 집안에 시집보낼 것이라. 설이 감히 쫒지 아니하니, 아비가 강잉(强仍)하여 마을 사람에게 혼인하려 하거늘, 설이 굳이 거스르다가, 이에 가실이 돌아와서 깬 거울로써 들이치니, 드디어 다른 날로 언약하여 혼례를 이루었다.
Ⓒ 역자 | 이상규 / 2015년 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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