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권념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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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왕생한 영험담 11편이 실려 있는 불교 설화집으로 조선 중종~명종 연간에 활동한 승려 보우(普雨, 미상~1565)가 편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보우가 저술한 책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구결과 언해는 1637년(인조 15)에 구례의 화엄사(華嚴寺)에서 펴낸 17세기 국어가 반영되어 있는 자료이다.

김무봉

1955년 충북 추풍령 출생

동국대학교 문리과대학 국어국문학과 졸업

동대학원 문학석사, 문학박사

현재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저서〉

『염불보권문의 국어학적 연구』

『아미타경언해의 국어학적 연구』 등 다수

『역주 금강경언해』(공동)

『역주 몽산화상법어약록언해』

『역주 법화경언해 권5』

『역주 원각경언해 권6』

『역주 육조법보단경언해』

『역주 석보상절 권20』

『역주 불설아미타경언해·불정심다라니경언해』

『역주 반야바라밀다심경언해』

『역주 상원사중창권선문·영험약초·오대진언』

『역주 석보상절 제20』

『한국 교육 정책 현안과 해법』(공동)

역주위원

  • 칠대만법 ‧권념요록 : 김무봉

  • 교열·윤문·색인위원

  • 칠대만법‧권념요록 : 박종국, 홍현보
  • 편집위원

  • 위원장 : 박종국
  • 위원 : 강병식, 김구진, 김무봉
  • 김석득, 김승곤, 김영배
  • 나일성, 리의도, 박병천
  • 성낙수, 오명준, 이창림
  • 이해철, 임홍빈, 전상운
  • 정태섭, 조오현, 차재경
  • 최홍식, 한무희, 홍민표

『역주 칠대만법‧권념요록』을 내면서

우리 세종대왕기념사업회는 1968년 1월부터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을 국역하기 시작하여 447책을 펴내 전체 실록을 완역하였고, 『증보문헌비고』 40책 완간 등 수많은 국학 자료의 번역 사업을 벌여 오고 있다. 아울러 1990년 6월부터는 “한글고전 역주 사업”의 첫발을 내디디어, 『석보상절』 권6·9·11의 역주에 착수, 지금까지 매년 꾸준히 그 성과물을 간행하여 왔다. 이제 우리 회는 올해로써 한글고전 역주 사업을 추진한 지 23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를 맞게 되었다. 그동안 600책이 넘는 국역, 학술 간행물이 말해주듯이,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최고의 한글 국역·역주 간행 기관임을 자부하는 바이다. 우리 고전의 현대화는 전문 학자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에게도 매우 유용한 작업일 수밖에 없다. 우리 회가 국역 사업을 벌이는 뜻은 바로 백성과의 소통을 통하여 삶을 풍요롭게 하고자 한 세종대왕의 훈민정음(한글) 창제 정신을 이어받으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앞으로도 이 사업이 끊임없이 이어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금까지 역주하여 간행한 한글 문헌과 책 수는 다음과 같다. 『석보상절』 4책, 『월인석보』 17책, 『능엄경언해』 5책, 『법화경언해』 7책, 『원각경언해』 10책, 『남명집언해』 2책, 『몽산화상법어약록언해』 1책, 『구급방언해』 2책, 『금강경삼가해』 5책, 『선종영가집언해』 2책, 『육조법보단경언해』 3책, 『구급간이방언해』 5책, 『진언권공, 삼단시식문언해』 1책, 『불설아미타경언해, 불정심다라니경언해』 1책, 『반야바라밀다심경언해』 1책, 『목우자수심결·사법어 언해』 1책, 『신선태을자금단·간이벽온방·벽온신방』 1책, 『분문온역이해방·우마양저염역병치료방』 1책, 『언해두창집요』 1책, 『언해태산집요』 1책, 『삼강행실도』 1책, 『이륜행실도』 1책, 『정속언해‧경민편』 1책, 『상원사중창권선문‧영험약초‧오대진언』 1책, 『불설대보부모은중경언해』 1책, 『분류두공부시언해』(권10, 11) 2책, 『여씨향약언해』 1책, 『번역소학』(권6·7·8·9·10) 1책, 『소학언해』 4책, 『논어언해』 2책, 『대학언해』 1책, 『중용언해』 1책, 『맹자언해』(권1·2·3·4·5) 1책, 『연병지남』 1책 등 모두 90책에 달한다.

이제 우리가 추진한 “한글고전 역주 사업”은 15세기 문헌을 대부분 역주하고 16세기 이후 문헌까지 역주하는 데 이르렀다. 올해는 그 가운데 『칠대만법』과 『권념요록』 등 지난해에 이어 16세기 ~17세기 문헌을 중점적으로 역주할 예정이다.

『칠대만법(七大萬法)』은 조선조 선조 2년(1569)에 영주의 희방사(喜方寺)에서 간행된 불교 관련 한글 문헌이다. 경전은 아니지만 불서(佛書)이면서 국어사 자료이다. 그런데 이 책은 당시에 조성되었던 다른 불서들과는 간행 형식에서 차이가 있다. 이 책에는 한문 원문과 구결문이 따로 없다. 구결문이 없이 국문과 한문을 함께 써서 만든 이른바 국한 혼용의 책이다. 한자에는 독음(讀音)을 달지 않았다. 16세기 중·후반 문헌임에도 방점(傍點)은 찍지 않았다. 1권 1책의 목판본(木版本)으로 모두 23장이다.

『권념요록(勸念要錄)』은 불교 설화 11편이 수록되어 있는 언해본(諺解本) 불서(佛書)이다. 정토(淨土) 신앙에 기반을 둔 중요하면서도 요약된 글이라는 뜻에서 요록(要錄)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극락왕생(極樂往生)을 위해 마음에 새겨 두고 염불·기도하기를 권장하는 내용의 설화(說話)들이 수록되어 있다. 1권 1책의 목판본(木板本)으로 모두 35장이다. 현재 전하는 책은 조선조 인조 15년(1637)에 구례의 화엄사에서 펴낸 책이다. 한문 원문에 단락을 지어 한글로 구결을 달아 구결문을 만들고, 이를 한글로 옮긴 언해본(諺解本)이다. 이 책 역시 한자에 독음을 달지 않았다. 특기할 만한 내용은 언해문에 한자를 전혀 쓰지 않은 점이다.

우리 회에서 이 책을 역주·간행함에 있어, 역주를 맡아주신 동국대학교 김무봉 교수님께 감사드리고, 아울러 역주 사업을 위하여 지원해 주신 교육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 책의 발간에 여러 모로 수고해 주신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

2013년 12월 1일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회장 박종국

일러두기

1. 역주 목적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을 창제한 이후, 언해 사업이 활발히 전개되어 우리 말글로 기록된 다수의 언해류 고전과 한글 관계 문헌이 전해 내려오고 있으나, 말이란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이어서 15, 16세기의 우리말을 연구하는 전문가 이외의 다른 분야 학자나 일반인들이 이를 읽어 해독하기란 여간 어려운 실정이 아니다. 그러므로 현대어로 풀이와 주석을 곁들여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줌으로써 이 방면의 지식을 쌓으려는 일반인들에게 필독서가 되게 함은 물론, 우리 겨레의 얼이 스며있는 옛 문헌의 접근을 꺼리는 젊은 학도들에게 중세국어 국문학 연구 및 우리말 발달사 연구 등에 더욱 관심을 두게 하며, 나아가 주체성 있는 겨레 문화를 이어가는 데 이바지하고자 함에 역주의 목적이 있다.

2. 편찬 방침

(1) 이 역주본의 저본은, 『칠대만법(七大萬法)』은 희방사본이며, 『권념요록(勸念要錄)』은 화엄사본으로, 홍문각에서 영인한 것을 사용하였고, 모두 이 책 뒤에 부록으로 실었다.

(2) 이 책의 편집 내용은 네 부분으로 나누어, ‘원문 구결문·언해문·현대어 풀이·옛말과 용어 주해’의 차례로 조판하였는데, 『칠대만법』은 처음부터 한문(구결문)이 없는 문헌으로서 국한혼용의 본문을 네모틀에 넣어 보였으며 각 쪽수를 맨 첫글자 앞에 밝혀 나타냈다.

〈보기〉

2장 앞쪽 -識곳 업스면 時節 가  2ㄱ모며

2장 뒤쪽 - 넷재 미니 2ㄴ내 모매 運動 거시오

(3) 현대말로 옮기는 데 있어서 될 수 있는 대로 옛글과 ‘문법적으로 같은 값어치’의 글이 되도록 하는 데 기준을 두었다. 다만, 현대말 풀이에서, 옛글의 구문(構文)과 다른 곳은 이해를 돕기 위하여 〈 〉 안에 보충하는 말을 넣었다.

(4) 띄어쓰기는, 한자 원문은 우리말 새김을 붙인 데를 띄었고, 언해문은 현대문법에 따라 띄어 썼다.

(5) 구결 원문과 언해문은 네모틀에 넣어서 현대문 풀이·주석과 구별하였다. 『권념요록』에 나오는 원문의 협주는 편의상 【 】 표 안에 두었고, 현대문에서도 똑같이 표시하였다.

(6) 찾아보기에서는, 1)한자용어를 풀이한 쪽수, 2)언해문의 옛한글을 전수조사한 쪽수, 3)언해문 중 한자와 결합한 옛한글을 전수조사한 쪽수를 나누어 기록하였다.

(7) 그밖의 것들은 현대 맞춤법을 따랐다.

『권념요록』 해제

김무봉(동국대학교 교수)

Ⅰ. 머리말

『권념요록(勸念要錄)』은 불교 설화 11편이 수록되어 있는 언해본(諺解本)이다. 정토(淨土) 신앙에 기반을 둔 중요하면서도 요약된 글이라는 뜻에서 요록(要錄)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극락왕생(極樂往生)을 위해 마음에 새겨 두고 염불, 기도하기를 권장하는 내용의 설화(說話)들이 수록되어 있다. 왕생(往生) 영험담(靈驗譚)에 해당하는 불교 설화들이다. 불교 신앙을 배경으로 한 설화를 수록한 책이어서 그 동안 관련 연구자들의 주목을 받아 왔다. 1권 1책의 목판본(木板本)이다.

현재 전하는 판본은 인조 15년(1637)에 구례의 화엄사(華嚴寺)에서 펴낸 책이다. 한문 원문에 단락을 지어 한글로 구결을 달아 구결문을 만들고, 이를 한글로 옮긴 언해본(諺解本)이다. 번역에 해당하는 언해문에는 한자 없이 한글만을 썼다. 또한 구결문의 한자에 독음(讀音)을 달지 않았다. 이는 독자층이 한자보다는 한글에 익숙했음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책의 맨 뒷장에 음각(陰刻)으로 새긴 간기(刊記)가 있어서 간행과 관련된 사실을 전해 준다.

화살표의 방향 (→) 오른쪽이 정정(訂正)한 내용이다. 누락된 형태에 대한 추가 삽입이 필요한 경우에는 이를 ( )에 넣어 따로 표시해 두었다.:
이러한 사실은 책의 맨 뒷장 끝 부분에 있는 간기(刊記)를 통해 알 수 있다. ‘崇德二年 秋七月 初吉日 求禮地 華嚴寺 開刊’.

책의 구성은 서문 2장 본문 35장 등 모두 37장이다. 서문에 의하면 책을 편찬한 이는 조선 중종~명종 연간에 활동했던 승려 허응당(虛應堂) 보우(普雨, 미상~1565)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역주(譯註)의 대상으로 하고 있는 책은 화엄사에서 찍어 펴낸 것으로서, 17세기(1637년)의 국어가 반영되어 있어서 보우가 지었다는 그 책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보우 저술의 책은 현재까지 알려져 있지 않다. 전(傳)하지 않거나 아니면 처음에는 한문본으로 찬술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 책은 불교 설화적 요소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17세기 국어가 반영되어 있어서 국어학, 국문학, 불교학 연구 자료로서 이용 가치가 크다. 다만, 이 역주를 진행하면서 특히 어려웠던 점은 조선 후기 문헌에서 흔히 드러나는 모습인 표기상의 혼란이다. 같은 장(張)임에도 구개음화가 반영되어 있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표기도 있는 등 일관되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 연철, 중철, 혼철 등 형태소 경계의 통합 관계 표기에서도 복잡한 양상을 띤다. 역주에서는 화살표(→)를 써서 이를 바로잡았다. 주002)

책의 형태 서지와 간단한 어학적 특성을 보면 다음과 같다.

Ⅱ. 형태 서지 및 수록 내용

앞에서 밝힌 대로 『권념요록』의 현전 이본(異本)은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그 책들은 모두 화엄사(華嚴寺) 보관의 판목(板木)에서 쇄출(刷出)된 이른바 후쇄본(後刷本)들이다. 책의 형태 서지 등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이 역주(譯註)와 해제(解題)는 홍문각에서 영인·배포(1984)한 책을 대상으로 했다.

이 책은 서울대 일사문고 소장의 책으로 도서번호는 ‘일사 고 294.34 G995y’이다. 영인본의 앞에 있는 홍윤표(1984)의 해제에 의하면 일사 문고본에는 ‘서(序)’가 없어서 화엄사 보관의 판목에서 쇄출·보완했다고 한다. 모두 37장인데, 서문은 2장, 본문은 35장이다. 책의 크기 중 반엽(半葉)의 광곽(廣廓)은 가로 16.3㎝ × 세로 20.5㎝, 매면(每面)은 유계(有界) 9행, 매행(每行)은 16~19자로 일정하지 않다. 글자는 중간 크기의 글자를 1행에 한 줄씩 두었으나, 한글 구결과 협주문은 작은 글자 두 줄로 했다. 판심(版心)은 상하내향(上下內向) 삼엽화문어미(三葉花紋魚尾)이다. 판심 서명은 ‘권념록(勸念錄)’이고, 아래 쪽 어미(魚尾) 바로 위에 장차(張次)를 두었다. 서문 2장 중 뒷장은 훼손이 심하여 일부의 내용은 알기가 어렵다. 이에 대해 한태식(2009:99~135)에서는 서문의 내용 출전이 왕자성(王子成)의 『예념미타도량참법(禮念彌陀道場懺法)』임을 밝히고, 부분적으로 보완을 했다. 이 책은 중국에서 만들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차례 간행된 바 있다. 해독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는 역주 맨 앞에 이를 번역해서 실었다.

서문의 판심서명 등은 잘 보이지 않는다. 1장의 1행에 서명(書名)인 ‘勸念要錄’을 써 놓았고, 다음 행의 아래 쪽에 ‘懶庵 撰’이라고 찬자(撰者)인 보우(普雨)스님의 호(號)가 명기되어 있어서 그가 편찬한 책임을 알게 해 준다.

본문의 맨 앞 1장 1행에는 서문에서와 같이 권두서명인 ‘勸念要錄’이 한자로 쓰여 있고, 행을 바꾸어 11편의 왕생(往生) 영험담(靈驗譚)을 차례로 두었다. 책의 맨 뒷장에는 앞면의 6행부터 다시 후기(後記) 성격의 권문(勸文)을 두었다. 끝에는 권말서명 격인 ‘勸念要錄終’과 간기(刊記)로 마무리를 했다. 각 이야기의 앞쪽에 한글로 구결을 단 구결문을 두고, 단락이 끝나면 위로부터 한 글자 내려서 언해를 했다. 구결문의 한자에 한자 독음은 달지 않았다. 그런 점으로 인해 설화의 한자 제목을 한글로 옮길 때 일부 연구에서 혼선이 빚어지기도 한다. 특기할 만한 내용은 앞에서 언급한 대로 언해문에 한자를 전혀 쓰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풀이가 필요한 어휘에 대해서는 한 행에 두 줄씩 협주(夾註)를 둔 점이다. 협주는 상하에 흑어미 표시인 【 】를 두어 구분하였다.

11편의 왕생(往生) 영험담(靈驗譚)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편장(編張)되어 있다. 11편의 설화는 「왕랑반혼전(王郞返魂傳)」, 「원공결사전(遠公結社傳)」, 「궐공측현보전(闕公則現報傳)」, 「오장왕견불전(烏長王見佛傳)」, 「정목경집번전(鄭牧卿執幡傳)」, 「방저권타왕생전(房翥勸他往生傳)」, 「수문황후전(隋文皇后傳)」, 「형왕부인입화전(荊王夫人立化傳)」, 「양씨자명전(梁氏自明傳)」, 「동녀권모전(童女勸母傳)」, 「도우선화십념전(屠牛善和十念傳)」 등이다.

(1) 「왕랑반혼전(王郞返魂傳)」 : 1장 앞면 2행 ~12장 앞면 9행

(2) 「원공결사전(遠公結社傳)」 : 13장 앞면 1행 ~15장 뒷면 9행

(3) 「궐공측현보전(闕公則現報傳)」 : 16장 앞면 1행 ~16장 뒷면 4행

(4) 「오장왕견불전(烏長王見佛傳)」 : 17장 앞면 1행 ~18장 앞면 8행

(5) 「정목경집번전(鄭牧卿執幡傳)」 : 18장 앞면 9행 ~20장 앞면 7행

(6) 「방저권타왕생전(房翥勸他往生傳)」 : 20장 앞면 8행 ~21장 뒷면 3행

(7) 「수문황후전(隋文皇后傳)」 : 21장 뒷면 4행 ~22장 뒷면 1행

(8) 「형왕부인입화전(荊王夫人立化傳)」 : 22장 뒷면 2행 ~26장 뒷면 5행

(9) 「양씨자명전(梁氏自明傳)」 : 26장 뒷면 6행 ~27장 뒷면 5행

(10) 「동녀권모전(童女勸母傳)」 : 27장 뒷면 6행 ~28장 뒷면 4행

(11) 「도우선화십념전(屠牛善和十念傳)」 28장 뒷면 5행 ~29장 뒷면 9행

관법(觀法) : 30장 앞면 1행 ~33장 뒷면 8행

인증(引證) : 33장 뒷면 9행 ~35장 뒷면 5행

후기(後記) : 35장 앞면 6행 ~35장 뒷면 4행

이상의 왕생 영험담 11편 중 (1)의 「왕랑반혼전(王郞返魂傳)」은 유일하게 우리나라가 배경이 되어 있는 설화이고, 그 외 10편의 설화는 모두 『예념미타도량참법(禮念彌陀道場懺法)』에 실려 있는 중국의 설화들이다. 주003) 한태식(2009:99-135) 참조. 그 논의에 의하면 중국에서 유래한 영험담은 모두 『예념미타도량참법(禮念彌陀道場懺法)』 권4의 「왕생전록(往生傳錄)」에 소개되고 있는 34편의 왕생담에서 선별한 것이라고 한다.

또 위의 설화들 중 일부는 『염불보권문』 중 예천 용문사본(1704년 간행), 동화사본(1764년 간행), 흥률사본(1765년 간행), 묘향산 용문사본(1765년 간행), 해인사본(일사문고 소장, 1776년 간행), 해인사본(경북대 영인·반포, 1776년 간행), 선운사본(가람문고 소장, 1787년 간행) 등의 책에도 각각 다른 번역으로 실려 있다. 『권념요록』과 체제에서 달라진 것은 구결문 없이 한문 원문과 언해문만을 차례로 둔 점이다. 『염불보권문의 국어학적 연구』(김영배 외, 1996)에는 이 설화들이 수록되어 있는 각 책들의 수록 부분을 비교하여 일람표로 제시하고 있어서 방면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된다. 이러한 내용은 홍윤표(1984)의 해제에서도 부분적으로 소개된 바 있다. 특히 용문사본에는 위의 설화들 중 7편이 수록되어 있다. (1), (4), (5), (6), (7), (10), (11) 등이다. (1)과 (11)은 한문 원문 없이 한글만으로 되어 있다. 그 외 (4), (5), (6), (7), (10) 등은 경북대 영인·배포의 책 외에 모든 책에 들어 있다. 수록 순서도 『염불보권문』의 11번에서 16번 등에 배치하여 동일하다. 경북대 영인·배포의 해인사본 책에는 이 중 (4)와 (10)이 들어 있지 않다.

책의 내용 구성은 서문에 염불하여 극락왕생할 것을 권하는 내용을 두고, 본문에는 왕생 영험담 11편을 차례로 두었다. 책에 수록된 11개의 불교설화들은 모두 아미타불을 염하여 왕생극락하였다는 이야기로 되어 있다. 책 끝에는 ‘관법(觀法)’이 있는데, ‘관법’에서는 「십육관경수지법문략(十六觀經修持法門略)」과 「칭찬미타경소(稱讚彌陀經疏)」, 「칭찬소(稱讃䟽)」 등을 인용하여 염불수행법을 안내하였다. 맨 뒤의 인증(引證)에서는 『약사경(藥師經)』과 『다라니경(陁羅尼經)』 등을 들어서 불공을 닦은 사람이 누릴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Ⅲ. 어학적 특성

이 책은 17세기 문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표기상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 준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ㄷ’ 구개음화가 반영된 표기이다. 그런데 같은 장에서도 ‘부텨’와 ‘부쳐’가 함께 쓰이는 등 혼란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또 하나는 ‘ㄴ’의 표기를 많은 부분에서 ‘ㄹ’로 하고 있는 점이다.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나 어미 앞에서 연철, 분철, 중철 표기 등 일관되지 않은 표기 양상을 보여서 혼란하다. 앞 시대에 ‘ㅿ’이 쓰였던 어휘 중에는 ‘ㅅ’으로 바뀐 예가 상당하다. 관형격조사는 모두 ‘의’를 쓰고 있고, 처소 부사격을 써야 할 자리에 관형격을 쓴 예를 종종 볼 수 있다. 아래 ‘ㆍ’가 비어두음절에서 ‘ㅡ’로 바뀐 예가 더러 있는 등 동요를 반영한 표기를 볼 수 있다. 명사형어미 ‘옴/움’은 일부에서는 그대로 쓰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소멸을 보이는 등 역시 변화의 과정에 있음을 나타낸다. 종성 표기에서는 ‘ㄷ’과 ‘ㅅ’이 함께 나타나지만 ‘ㅅ’을 써야 할 곳에 ‘ㄷ’을 쓴 예도 종종 볼 수 있다. 또 ‘ㅁ’을 써야 할 자리에 ‘ㅇ’을 쓰는 등 정밀하지 않은 표기도 상당히 보인다. 그런가 하면 이중 모음을 써야 하는데 단모음을 쓰는 등 전체적으로 표기는 정밀하지 않다. 연결어미는 문장의 내용 중 설화자(說話者)에 의한 설명이 많은 편이어서 설명이나 이유를 나타내는 종속적 연결어미의 쓰임이 빈번한 편이다. 종결어미는 ‘라’체의 평서형 종결어미 ‘-니라’의 쓰임이 많고, 중세국어 문헌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뇌다, -쇠다, -데다, -뢰다, -니다’ 등의 종결 형태를 볼 수 있다. 의문형 어미 중 ‘라’체의 판정의문형어미 ‘-냐’를 ‘-ㄴ야’로 표기한 경우도 보인다. 대화체에서는 상대에 대한 존대가 많아서 ‘쇼셔’체의 쓰임이 빈번한 편이다. 특히 2인칭 높임의 대명사 ‘그’는 가장 많이 보이는 형태 중 하나이다. 어휘 중에는 ‘아미타불(阿彌陀佛)’의 쓰임이 가장 빈번하다. 그 외에 명부(冥府), 귀사(鬼使) 등 일반적이지 않은 어휘들도 상당 수 보인다. 내용 전체가 정토(淨土) 사상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Ⅳ. 맺음말

『권념요록』은 17세기 초기의 국어사 자료이면서 국문학 및 불교학 자료이기도 하다. 여기에 실려 있는 영험담(靈驗譚) 등의 설화는 불교의 정토 신앙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인간의 삶에 대한 자기 성찰이라는 교훈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에도 역시 시사(示唆)하는 바가 큰 내용들이다. 그런 이유로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18세기에 간행된 책인 『염불보권문』에 많은 내용이 다시 번역되어 실린 것이 아닌가 한다. 다만, 중세국어에서 근대국어로의 변천을 반영하는 표기 등으로 인해 내용의 정밀한 전달에 어려움이 따른 것도 있다.

국어사와 관련된 내용 등 미진한 부분은 차후에 다시 정리할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참고문헌〉

김영배(1996), 「염불보권문 해제」, 『염불보권문의 국어학적 연구』, 동악어문학회, 93~117쪽.

안병희(1979), 「중세어의 한글 자료에 대한 종합적 고찰」, 『규장각』 3, 서울대 도서관, 143 ~144쪽. 『국어사 자료 연구』(1992)에 재수록, 문학과지성사, 497~556쪽.

한태식(2009), 「허응당 보우선사의 권념요록 연구」, 『한국불교학』 53, 한국불교학회, 99~135쪽.

홍윤표(1984), 「권념요록 해제」, 『칠대만법·영험약초·권념요록』(영인본), 홍문각, 4~5쪽.

〈영인본〉

홍문각(1984), 『칠대만법·영험약초·권념요록』(영인본), 93~168쪽.

주003)
한태식(2009:99-135) 참조. 그 논의에 의하면 중국에서 유래한 영험담은 모두 『예념미타도량참법(禮念彌陀道場懺法)』 권4의 「왕생전록(往生傳錄)」에 소개되고 있는 34편의 왕생담에서 선별한 것이라고 한다.
주001)
:이러한 사실은 책의 맨 뒷장 끝 부분에 있는 간기(刊記)를 통해 알 수 있다. ‘崇德二年 秋七月 初吉日 求禮地 華嚴寺 開刊’.
주002)
:화살표의 방향 (→) 오른쪽이 정정(訂正)한 내용이다. 누락된 형태에 대한 추가 삽입이 필요한 경우에는 이를 ( )에 넣어 따로 표시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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