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진언권공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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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 진언권공언해
역주 진언권공언해

덕종비(德宗妃)인 인수대왕대비(仁粹大王大妃)가 고승(高僧) 학조(學祖)에게 시식권공(施食勸供)과 일월상행(日月常行)의 법사(法事)를 상교 국역(詳校國譯)시켜 1496년(연산군 2) 5월에 간행한 활자본(인경목활자본)

김정수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학사·석사·박사

세종대학 국어국문학과 조교수

한글학회 사전편찬 연구원

명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강사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강사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조교수, 부교수

현재 한양대학교 한국언어문학과 교수

‘17세기 한국말의 높임말과 그 15세기로부터의 변천’(1983)

〈한글의 역사와 미래〉(1990), 〈한자 새김의 표준화를 위한 예비 연구〉(1994) 등 다수

역주위원

  • 진언권공·삼단시식문 언해 : 김정수

  • 교열·윤문·색인위원

  • 진언권공·삼단시식문 언해 : 박종국 홍현보
  • 편집위원

  • 위원장 : 박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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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기호 최홍식 한무희
  • 홍민표

역주 진언권공·삼단시식문 언해를 내면서

우리 회가 추진하는 한글 고전역주사업은 1990년에 착수, 1991년부터 그 성과물을 내고 있는 사업으로, 그동안 역주하여 간행한 문헌과 책수는 ≪석보상절≫ 2책, ≪월인석보≫ 6책, ≪능엄경언해≫ 5책, ≪법화경언해≫ 7책, ≪원각경언해≫ 9책, ≪남명집언해≫ 2책, ≪몽산화상법어약록언해≫ 1책, ≪구급방언해≫ 2책, ≪금강경삼가해≫ 5책, ≪선종영가집언해≫ 2책, ≪육조법보단경언해≫ 3책. ≪구급간이방언해≫ 1책 등 모두 45책이다.

우리 회는 세종성왕 탄신 611돌인 올해를 맞아 한글고전역주사업으로 ≪원각경언해≫ 1책을 펴내어 권10을 완간하고, ≪구급간이방언해≫ 3책과, ≪월인석보≫ 2책을 이어 펴내며, 새롭게 ≪시식권공언해≫ 1책과 ≪불설아미타경언해, 불정심다라니경언해≫를 묶어 1책으로 펴내어 모두 8책을 역주해 펴내기로 하였는데, 이번에 〈진언권공〉과 〈삼단시식문〉을 묶어 ≪역주 진언권공·삼단시식문 언해≫ 1책으로 간행한 것이다.

〈진언권공·삼단시식문〉은 불가에서 항상 행하는 법사의 절차와 게송(偈頌) 등을 내용으로 한 책인 〈진언권공(眞言勸供)〉과 〈삼단시식문(三壇施食文)〉을 정음으로 표기하여 합본으로 간행한 책인데, 2권 1책으로 엮은 목활자본이다.

이 책은 처음에 번역하여 합본으로 간행할 때 표지 책이름을 무엇이라 하였는지 명확히 알 수 없어, 책 끝의 발문에 나오는 이름에 따라 〈시식권공언해(施食勸供諺解)〉라 하였다. 이 책의 판심 서명이 〈진언권공〉은 ‘공양(供養)’으로 되어 있고, 〈삼단시식문〉은 ‘시식(施食)’으로 되어 있으므로, 이를 합쳐서 〈공양시식언해〉 또는 〈공양시식문언해〉라고도 하며, 두 권을 합쳐서 〈진언권공 삼단시식문 언해〉라고도 하는데, 최현배 님은 〈한글갈〉에서 〈공양시식문언해〉라고 한 바 있다.

〈시식권공〉은 조선 덕종의 비인 인수대비 한씨의 명에 따라 승려 학조가 번역한 것인데, 발문에 따르면 연산군 2년(1496)에 간행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서울대학교 일사문고 소장본을 저본으로 하였고, 그 영인본을 부록으로 삼았다.

이번에 우리 회에서 역주하여 출판하는 〈역주 진언권공·삼단시식문 언해〉의 설명과 역주를 담당한 한양대학교 김정수 교수님과, 본 역주 사업을 위하여 지원해 준 교육과학기술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이 책의 발간에 여러모로 수고하여 주신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2008년 12월 20일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회장 박종국

일러두기

1. 역주 목적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을 창제하신 이후, 언해 사업이 활발히 전개되어 우리 말글로 기록된 다수의 언해류 고전과 한글 관계 문헌이 전해 내려오고 있으나, 말이란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이어서 15-16세기의 우리말을 연구하는 전문학자 이외의 다른 분야 학자나 일반인들이 이를 읽어 해독하기란 여간 어려운 실정이 아니다. 그러므로 현대어로 풀이와 주석을 곁들여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줌으로써 이 방면의 지식을 쌓으려는 일반인들에게 필독서가 되게 함은 물론, 우리 겨레의 얼이 스며 있는 옛 문헌의 접근을 꺼리는 젊은 학도들에게 중세국어, 국어국문학 연구 및 우리말 발달사 연구 등에 더욱 관심을 두게 하며, 나아가 주체성 있는 겨레 문화를 이어가는 데 이바지하고자 함에 역주의 목적이 있다.

2. 편찬 방침

(1) 이 책의 원문은 서울 대학교 도서관에 간수된 원본을 영인해서 간행한 명지대학교 출판부의 국학자료총서 제2집 〈진언권공·삼단시식문 언해〉에 있는 것이며, 뒤에 부록으로 붙인다.

(2) 원문의 체재는 ‘진언-원문-언해문’으로 되어 있다. 이 책은 ‘진언-원문-언해문’을 네모틀에 넣었으며, 이에 해당하는 ‘현대문-풀이’를 바로 이어서 구성하였다. 원문은 읽기 편하도록, 언해문은 한글 맞춤법에 따라 띄어쓰기를 적용했다. 또 원전을 찾아보는 데 도움이 되도록 새로운 쪽이 시작되는 글자 앞에 원문의 위치를 아래와 같이 나타냈다.

2쪽 앞 : 2ㄱ那莫薩嚩怛

2쪽 뒤 : 2ㄴ:·식진언

(3) 원문의 소릿점(방점)이 다른 문장 부호와 혼동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상성은 겹친 어깨점 ‘:’으로, 거성은 어깨점 ‘·’으로 찍는다.

(4) 〈진언권공·삼단시식문 언해〉의 원문 형식은 특이하게도 모든 본문의 한자음을 한글로 앞세워 적고 한문을 병렬시켰다. 다만 언해문에서는 일반적인 관행 대로 한자마다 한자음을 한글로 작게 받쳤다. 여기서는 편의상 양식을 바꾸어 진언이나 게송의 한자음(한글) 부분과 한문 부분을 한 문장으로 묶어 나란히 이었으며, 이에 딸린 언해문을 들여쓰기로 바로 연결하였다. 다만 언해문의 한자음 적기는 원문대로 표기하였다.

(5) 범어 원문을 한글과 한자로 적을 때 두 소리마디(음절)를 한 마디로 내려 붙인 글자는 편의상 두 마디로 갈라 적되 사이에 붙이는 부호 ‘^’를 끼우기로 한다.

보기 : ^, 훔

莎^嚩, 虎^吽

(6) 현대말로 옮길 때 될 수 있는 대로 옛글과 ‘문법적으로 같은 값어치’의 글이 되도록 하는 데 기준을 두었다.

(7) 현대말 풀이에서, 진언이나 게송은 큰따옴표(“ ”)로 묶어 나타내고, 언해문을 현대말로 풀었다.

(8) 언해문 가운데 분명히 오각(誤刻)으로 보이는 것은 [ ] 안에 수정한 글자를 써 넣었고, 협주(夾註)는 원문에는 없지만 【 】 표로 묶어 풀었으며, 형태소 분석에서 합성의 경계는 더하기표 ‘+’로, 굴곡의 경계 곧 줄기와 씨끝 사이는 붙임표 ‘-’로, 준골곡의 경계 곧 앞말과 토씨 및 잡음씨 사이는 물결표 ‘~’로 나타낸다. 그리고 주해 올림말 가운데 한자음 표기는 현대말로 올렸다.

(9) 찾아보기 배열 순서는 다음과 같다.

① 초성순 : ㄱ ㄲ ㄴ ㅥ ㄷ ㄸ ㄹ ㅁ ㅱ ㅂ ㅃ ㅲ ㅳ ㅄ ㅴ ㅵ ㅷ ㅸ ㅅ ㅆ ㅺ ㅻ ㅼ ㅽ  ㅿ ㅇ ㆀ ㆁ ㆆ ㅈ ㅉ ㅊ ㅋ ㅌ ㅍ ㅎ ㆅ

② 중성순 : ㅏㅐㅑㅒㅓㅔㅕㅖㅗㅘㅙㅚㅛㆉㅜㅝㅞㅟㅠㆌㅡㅢㅣㆍㆎ

③ 종성순 : ㄱ ㄴ    ㄷ ㄹ      ᄚ ㅁ   ㅯ ㅰ ㅂ ㅄ ㅅ ㅺ ㅼ ㅿ ㆁ ㅈ ㅊ ㅋ ㅌ ㅍ ㅎ

진언권공·삼단시식문 언해에 대하여

김정수(한양대학교 교수)

이 책은 경기도박물관 소장본(보물 제1053호)과 같이 인출된 책으로, 덕종비(德宗妃)인 인수대왕대비(仁粹大王大妃)가 고승(高僧) 학조(學祖)에게 시식권공(施食勸供)과 일월상행(日月常行)의 법사(法事)를 상교 국역(詳校國譯)시켜 연산군 2년(1496) 5월에 간행한 활자본(인경목활자본)이다. 사주 단변(四周單邊)이고, 유계(有界), 반엽(半葉) 8행(行) 17자(字), 주쌍행(註雙行), 흑구(黑口), 상하내향흑어미(上下內向黑魚尾)의 형태이다.

이 책은 절에서 일상적으로 행하는 여러 가지 의식에서 외울 진언 곧 범어 주문과 한문 불경과 그 언해문 및 협주를 엮은 〈진언권공〉과 〈삼단시식문〉 두 권을 한데 묶은 것으로 1496(연산군 2)년에 간행되었다. 발문에 따르면 인수 대비가 어느 중을 시켜서 〈육조 대사 법보단경〉과 함께 번역하고 왕실 비용으로 아주 좋은 나무 활자를 써서 400 벌을 찍어 널리 보급한 것이다. 안병희(1978)는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학조(學祖) 스님이 이 일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서는 서울대학교 도서관에 간수된 원본을 명지대학교에서 국학 자료 총서 제2집으로 영인한 책을 이용했는데, 편집이 잘못 되어 네 쪽이 서로 바뀌어 있다. 곧 〈삼단시식문〉의 29뒤와 30앞 두 쪽이 30뒤와 31앞 두 쪽과 맞바뀌어야 한다. 경기도 박물관에도 다른 원본(보물 1053호)이 소장되어 있다.

이 책은 모든 제목과 아울러 모든 진언이나 불경의 원문을 반드시 한글로 먼저 적고 한자로 줄을 바꾸어 받쳐 적은 점이 특이하다. 안병희(1978)의 해제에 따르면 이와 같이 한글을 앞세우고 한자를 받친 책은 16세기에 나온 〈육자신주(六字神呪)〉와 〈야운자경서(野雲自警序)〉의 게송 부분 뿐이라 한다. 아마 의식을 행할 때 진언이나 불경을 여러 사람이 암송하기 쉽게 하려는 배려와 아울러 한글 창제 직후에 세종이 지은 〈월인천강지곡〉에서 한자음을 한글로 크게 적고 한자를 작게 받쳐 적은 경우와 같이 한글의 위상을 존중하고 높이려는 의지도 있었음이 확실히 느껴 진다. 원본의 편집상 특이한 점 하나는 〈삼단시식문〉 34앞 쪽 네째 줄부터 35앞 쪽 첫째 줄에 걸친 원문이 35뒤 쪽 이하의 언해문에서는 협주의 모양으로 인쇄된 점이다. 열 두 가지 인연을 풀이하는 내용으로는 협주로 처리할 만 한데, 원문은 본문의 일부로 적으면서 언해문은 협주로 보이게 한 것이 어색하게 되었다.

〈참고 문헌〉

안병희(1978): “진언권공·삼단시식문 언해 해제.” 명지대학 국어국문학과 국학자료 간행위원회, 국학 자료 총서 제2집 〈진언권공·삼단시식문 언해〉. 명지대학 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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