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牧卿執幡傳 주001) 정목경집번전(鄭牧卿執幡傳): 정목경이 깃발[幡]을 잡은 이야기.
권념요록:18ㄴ
唐信士
鄭牧卿 주002) 정목경(鄭牧卿): 중국 당나라 때 거사(居士).
은 榮陽人也이라
擧家 주003) 거가(擧家): 전가(全家). 온 집안. 모든 가족.
奉佛야 母及姉妹이 同祈淨土러니 至開元二十一年야 因疾困篤거을 有醫人及同道者이 咸勸喩言호 且進魚肉야 以救羸軀 고 痊復之後애 修持淨戒호미 不亦可乎아
Ⓒ 구결 | 구례 화엄사 / 1637년(인조 15) 7월 1일
적
신 주004) 신: 신사(信士). ‘신사(信士)’는 불교에서 우바새(優婆塞)를 이른다. ‘우바새(優婆塞)’는 범어로 ‘Upāska’라고 한다. 출가하지 않고 부처님의 제자가 된 남자를 말한다. 거사(居士) 또는 청신사(淸信士)라고도 한다.
목경은 영 사이라
오온 집이 주005) 오온 집이: 온 집이. 거가(擧家)를 언해한 말이다.
부쳐을 봉준야 주006) 부쳐을 봉준야: 부처님을 봉준(奉遵)하여. ‘봉준(奉遵)’은 받들어 따른다는 말이다.
어미와
누위와 아누위왜 주007) 누위와 아누위왜: 큰누이와 누이동생이. 마지막 명사 다음까지 접속조사를 두고 그 뒤에 주격조사를 통합하였다. ‘누위와 아누위’는 ‘姉妹’를 옮긴 말이다. 이 책보다 앞선 문헌에서는 ‘누위’를 ‘누의’라고 했다. ¶妹 아누의라〈월석 21:162〉.
가지로 졍토을 비더니 주008) 가지로 졍토을 비더니: 함께 정토(淨土)에서 나기를 빌더니.
원 이십일 련의 주009) 원 이십일 련의: 개원(開元) 이십일(二十一) 년(年)에. ‘의’는 처소부사격조사. ‘개원(開元)’은 당(唐)나라 현종조(玄宗朝)의 연호(年號)이다. 개원 21년은 서력(西曆) 기원(紀元)으로 733년이다.
니르러 주010) 니르러: 이르러. 니를-[至]+어(설명의 종속적 연결어미).
병을 인야 주011) 곤호미 돗갑거을 주012) 곤호미 돗갑거을: 곤(困)함이 돈독하거늘. 고생이 심하거늘. 곤(困)-+옴/움(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 돗갑-[篤)]+거을/거늘(설명의 종속적 연결어미).
권념요록:19ㄱ
의원 사과 주013) 의원 사과: 의원(醫院)의 사람과. 의원에서 일하는 사람과.
가지로 도리 주014) 가지로 도리: 함께 도리(道理)하는. ‘도리(道理)’는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바른길을 이른다.
사이 이셔 다 권야
알외여 닐오 주015) 알외여 닐오: 알리어 이르되. 알외-[喩]+어/여(종속적 연결어미) 니-[言]+오/우(인용의 종속적 연결어미).
아직 고기을
나소아 주016) 나소아: 드리어. 진상(進上)하여. 나소-[進]+아(설명의 종속적 연결어미). 앞선 시기에는 ‘나-’가 쓰였다. ¶舍利 몯 나리어다〈석상 23:54〉.
여윈 모 구왼(→완)고 주017) 여윈 모 구왼(→완)고: 여윈 몸을 구완(救援)하고. 여위-[羸]+ㄴ(관형사형어미) 몸-[軀]+(목적격조사).
됴 후에 주018) 됴 후에: 좋은 후(後)에. 좋아진 후(後)에.
졍계을 주019) 졍계을: 정계(淨戒)를. 정계(淨戒)를. ‘정계(淨戒)’는 부처님이 제정(制定)하신 청정(淸淨)한 계행(戒行)을 이른다.
닷가 디뇨미 주020) 닷가 디뇨미: 닦아 지님이. -[修]+아(연결어미) 디니-[持]+ㅁ(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
올치 아니야 주021) 올치 아니야: 옳지 않으냐. 옳-[可]+디(보조적 연결어미) 아니-[不]+ㄴ야(‘라’체의 3인칭 판정 의문형어미).
Ⓒ 언해 | 구례 화엄사 / 1637년(인조 15) 7월 1일
牧卿이 曰噫라 如此浮生이 縱因葷穢야 而得痊平이나 終歸磨滅리라 不奉佛禁고 而惜微命야 何爲오 確然不許고 遂嚴佛事야 手執幡脚과 香爐야 一心로 稱念阿彌陁佛야 復作是言호 丈夫이 一心不退야 願
권념요록:19ㄴ
生西方라고 奄然長徃니 異香充庭야 隣里共知며 舅氏夢애 寶池花敷커을 見牧卿이 合掌趨上니 時當五十九러라
Ⓒ 구결 | 미상 / 1637년(인조 15) 7월 1일
목경이 오 슬프다
이 데 이 주022) 이 데 이: 이와 같은 뜬 삶이. 이[此](지시대명사) -[如]+ㄴ(관형사형어미) 데-[浮]+ㄴ(관형사형어미) (生)+이(주격조사).
비륵
내 나 주023) 내 나: 냄새가 나는. 내[葷] 나-[臭]+(관형사형어미).
더러운 거슬 인야
병 됴호 어드나 주024) 병 됴호 어드나: 병(病)이 좋음을 얻으나. 병(病)이 좋아짐을 얻으나. ‘됴호 어드나’는 ‘둏-[痊]+옴/움(명사형어미)+(목적격조사) 얻-[得]+으나(양보의 종속적 연결어미)’로 분석된다.
매
라 멸호매 도라가리라 주025) 라 멸호매 도라가리라: 갈아 멸(滅)함에 돌아갈 것이다. ‘라 멸호매’는 ‘磨滅’을 옮긴 말이다. -[磨]+아(연결어미) 멸(滅)-+옴/움(명사형어미)+애(부사격조사) 도라가-[歸]+리(추측법 선어말어미)+다/라(‘라’체의 평서형 종결어미).
부쳐
금계을 밧디 아니고 주026) 금계을 밧디 아니고: 금계(禁戒)를 받들지 아니하고. ‘금계(禁戒)’는 금지한 계율(戒律)이나 계법(戒法)을 이른다. ‘밧디’는 ‘밧-[奉]+디(보조적 연결어미)’로 분석된다. 앞선 시기에는 ‘받-’이었으나 여기서는 ‘밧-’으로 적혔다. ¶奉은 바 씨라〈월석 서:13〉.
져근 을 주027) 져근 을: 적은 명(命)을. 짧은 목숨을. ‘져근’은 ‘젹-[微]+은(관형사형어미)’로 분석.
앗겨 엇뎌리오 주028) 앗겨 엇뎌리오: 아끼어 어찌하겠느냐. 앗기-[惜]+어(연결어미) 엇뎌-[何]+리(추측법 선어말어미)+고/오(‘라’체의 설명 의문형어미).
야
구디 허치 아니고 주029) 구디 허치 아니고: 굳이 허(許)하지 아니하고.
드듸여
불 싁싁기 야 주030) 불 싁싁기 야: 불사(佛事)를 장엄(莊嚴)하게 하여. ‘싁싁기’는 앞선 시기에 ‘싁싀기’로 쓰고, 후기에는 ‘싁싁이’를 썼으나 이 책에는 드물게도 ‘ㄱ’ 거듭 적기를 했다.
손애
번발와 향노 자바 주031) 번발와 향노 자바: 번(幡)의 발과 향로(香爐)를 잡아 : ‘번발’은 ‘번의 자루’를 이른다.
일심으로
권념요록:20ㄱ
아미타불을
일라 주032) 일라: 일컬어. 일-[稱]+아(연결어미).
렴야 주033) 렴야: 염(念)하여. ‘렴/념(念)다’는 불경(佛經)이나 진언(眞言) 등을 독송(讀誦)한다는 뜻이다.
이 말을 지으되
뷔 주034) 뷔: 장부(丈夫)가. 부(丈夫)+ㅣ(주격조사).
일심으로 믈러나디 아니야 원야
셔의 가 랄나코 주035) 셔의 가 랄나코: 서방(西方)에 가서 나려고. ‘가 랄나코/날나코’는 ‘가-[往]+아(연결어미) 나-[生]+[ㄹ]첨가+라(의도형 종속적 연결어미) -+고(대등적 연결어미)’로 분석된다. ‘서방(西方)’은 서방정토(西方淨土)를 이른다. 서방정토(西方淨土)는 사바세계(裟婆世界)에서 서쪽으로 10만억 불국토(佛國土)를 지나간 곳에 있다는 아미타불(阿彌陀佛)의 정토(淨土)이다.
믄득
기리 가니 주036) 기리 가니: 길이 가니. 길게 가니. 길-[長]+이(부사파생접미사) 가-[往]+니(설명·이유의 종속적 연결어미). 여기서는 죽었다는 말이다.
긔이 향긔
희 주037) 희: 뜰에. ㅎ[庭]+의(처소부사격조사).
츙만야 이웃 히 다 알(고)
구씨의 의 주038) 구씨의 의: 구씨(舅氏)의 꿈에. ‘구씨(舅氏)’는 외삼촌을 이른다.
【고(→구)씨 외삼촌이라】 보 모싀 주039) 보 모싀: 보배의 못에. 보(寶貝)+ㅅ(관형격조사) 못[池]+의(처소부사격조사). ‘의’는 관형격조사이지만 여기서는 처소부사격의 기능을 한다. 이 책에는 처소부사격의 자리에 관형격조사를 많이 쓰고 있다.
곳 픠거을 주040) 곳 픠거을: 꽃이 피거늘. 고[花] 픠-[敷]+거늘/거을(설명의 종속적 연결어미).
목경이
손바닥 마초고 주041) 손바닥 마초고: 손바닥을 맞추고. ‘合掌’을 옮긴 말이다.
나사
오로 보니 주042) 오로 보니: 오름을 보니. 올라가는 것을 보니. 오-[趨上]+옴/움(명사형어미)+(목적격조사) 보-[見]+니(설명의 종속적 연결어미).
시예 나히 주043) 시예 나히: 그때에 나이가. 시(時)+에/예(부사격조사) 나ㅎ[歲]+이(주격조사).
쉰아홉의
당얏더라 주044)
Ⓒ 언해 | 구례 화엄사 / 1637년(인조 15) 7월 1일
목경(牧卿)이 말하되, “슬프다. 이와 같은 뜬 삶[生]이 비록 냄새 나는 더러운 것으로 인하여 병(病)이 좋아짐을 얻으나(=얻을지 몰라도) 마침내 갈려 없어짐에 돌아갈 것이다. 부처님의 금계(禁戒)를 받들지 아니하고 짧은 목숨[命]을 아끼어 어찌하겠느냐?”〈라고〉 하여 굳이 허락하지 아니하였다. 〈그리 하고는〉 드디어 불사(佛事)를 장엄하게 하여 손에 번(幡)의 발과 향로(香爐)를 잡아서 한 마음으로 아미타불(阿彌陀佛) 일컬어 염(念)하고, 또 이 말을 지었다. ‘장부(丈夫)가 일심(一心)으로 물러나지 아니하고 원(願)하여야 서방(西方)에 가서 나려(=나려오).’ 하고 문득 길게 가니(=죽으니), 기이한 향기(香氣)가 뜰에 충만하여 이웃 마을이 다 알고, 구씨(舅氏)의 꿈에【구씨는 외삼촌이다.】 보배의 못에서 꽃이 피었는데, 목경(牧卿)이 손바닥을 맞추[合掌]고 나서 올라가는 것을 보니(=보았는데) 그 때 나이 쉰아홉에 당하였더라.
Ⓒ 역자 | 김무봉 / 2013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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