荊王夫人立化傳 주001) 형왕부인입화전(荊王夫人立化傳): 형왕의 부인이 선 채로 왕생한 이야기.
荊王夫人이 元祐間애 與婢妾로 精修西方호 唯一妾이 懈怠어을 夫人이 斥去대 其妾이 悔悟야 精進久之러니 謂他妾云吾이 今夜애 當生西方라니 是夜애 異香滿室야 無疾而終거을 明日애 同事之妾이 告夫人云호 昨夜夢애 化去之妾이 託致起㞐云호 夫人이 訓責야시을 我修西方야 今애 以獲
권념요록:23ㄱ
徃生호니 感德無量로다 데다
Ⓒ 구결 | 구례 화엄사 / 1637년(인조 15) 7월 1일
형 부이
원우 주002) 원우: 원우(元祐)는 송(宋)나라 철종(哲宗) 연간의 연호(年號)이다.
간의
죵겨집으로 주003) 죵겨집으로: 계집종과 더불어. ‘죵겨집’은 합성어인데 현대국어와는 결합의 순서가 다르다. ‘-으로’는 여기서 동반부사격으로 쓰였다.
졍히 주004) 셔을
닷고 주005) 닷고: 닦되. -[修]+오/우(설명의 종속적 연결어미).
오직 겨지비
게어르건을 주006) 게어르건을: 게으르거늘. ‘-건을’은 ‘-거늘’로 표기해야 할 것을 분철 표기한 것이다.
부인이
텩야 주007) 린대 주008) 그 겨지비
누이처 주009) 누이처: 뉘우쳐. 중세국어에서는 ‘뉘으처(뉘읓-+어)’로 나타남.
쳐 진호미 오라더니 다 겨집려 닐어 닐오 내 오 바 반기 셔의
냇노라 주010) 냇노라: 나 있노라. 왕생하여 있노라. 나-[往生]+잇-++오/우+다/라. 미래 시제로 표현해야 할 것을 현재 시제로 표현하였다.
니 이 바매 긔이 긔 집애 야 업시
죵커을 주011) 죵커을: 종(終)하거늘. 죽거늘. ‘죵커늘’의 ‘ㄴ’을 ‘ㅇ’으로 표기하였다.
날애 주012) 날애: 내일에. 날이 밝아서. ‘내일’을 뜻하는 ‘명일(明日)’의 축자역이다.
가지로 주013) 일던 겨집이 부인 와 닐오 어젯밤 애
화야 주014) 간 겨지비 의탁을
권념요록:23ㄴ
닐위여 주015) 닐위여: 이루어. 닐위-[致]+어/여(설명의 종속적 연결어미)
거 니러 주016) 닐오 부인이 쳐 지저시 내 셔을 닷가 이제 을 어드니 덕을 감득호미 혜아림 업다
데다 주017) 데다: 하더이다. -+더+이(상대존대)+다.
Ⓒ 언해 | 구례 화엄사 / 1637년(인조 15) 7월 1일
夫人이 云使我亦夢야사 乃可信耳니라 其夜애 夫人夢애 見亡妾애 叙謝如前대 夫人이 云西方을 可到不아 妾이 云호 可到뢰다 但從妾行호리라고 夫人이 隨之야 見池溏廣大야 紅白蓮花이 大小相間호 或榮或悴야 種種不同커을 夫人이 問云何以如此오 妾
권념요록:24ㄱ
이 云此皆世間애 發念야 修西方人也니다 纔發一念면 池內애 便生蓮花一朶호 若願心精進則花이 日日敷榮야 以至大如車輪고 若願心이 退轉則花이 日日萎悴야 以至殞滅니다
Ⓒ 구결 | 미상 / 1637년(인조 15) 7월 1일
부인이 오
날로 와 워사 주018) 날로 와 워사: 나로 하여금 또 〈그와 같은〉 꿈을 꾸게 하여야. 나[我]+ㄹ(첨가음)+로(부사격조사). -+이(사동접미사)+오(사동접미사)+아. 사동접미사가 중복되어 나타남. -[夢]+어사(‘의무’와 ‘당연’을 뜻하는 연결어미). ‘워사’는 사동 표현으로 나타나야 할 곳인데, 주동 표현으로 나타나 있다.
이에
어로 주019) 신 주020) 이니라 그 바매 부인 매 주근 겨집이
샤례 주021) 펴믈 주022) 펴믈: 펼침을. 베풂을. 펴-[伸]+옴/움(명사형어미)+을. ‘ㅏ, ㅓ, ㅗ, ㅜ’ 뒤에서 ‘오/우’가 탈락한 것이다.
앏 주023) 앏: 앞. ‘앒’의 ‘ㅍ’을 ‘ㅂ’으로 적은 것이다.
치 주024) 치: 같이. ‘티(-+이)’에서 구개음화한 ‘치’를 거듭 적은 것이다.
대 부인이 닐오
셔방을 주025) 셔방을: 서방에. 부사격의 ‘의’가 나타날 위치에 ‘을’이 쓰인 것. ‘을’이 이처럼 부사격조사처럼 쓰이는 것은 흔한 현상이다.
어루
니르럳야 주026) 니르럳야: 이르렀느냐. ‘니르럿냐’로 표기되는 것이 일반적임.
아니야 주027) 아니야: 아니냐. 아니하였느냐. ‘야’는 ‘냐’의 ‘ㄴ’이 탈락한 것이다.
텹이 닐오 어루
권념요록:24ㄴ
니르럳뢰다 주028) 니르럳뢰다: 이르렀나이다. 니를-[到]+엇++오/우+이+다. ‘니르럿노이다’의 다른 표기이다.
오직 쳡의 을 조초리라 고 부인이 조차 가 보니 지이 넙고 커 블그며 흰 련곳치 크며 져그미 서르 섯기되 시혹
비싀며 주029) 이우러 주030) 디 아니커을 부인이
물워 주031) 닐오 엇디 이 뇨 쳡이 닐오 이 다 셰간애 념을 내여 셔 닷근
사이니다 주032) 사이니다: 사람입니다. 사+이+니+이(청자존대 선어말어미)+다.
주033) 일렴을 내면 못 안해 믄득 련 불희 나 다가 원 미
미히 주034) 나사가면 주035) 곳지 주036) 날마다
퓌여 주037) 비싀여 크미
수릣박 주038) 호매 니르고 다가 원
권념요록:25ㄱ
이
믈러 주039) 구울면 주040) 고치 날마다
이우어 주041) 이우어: ‘이우러’의 ‘ㄹ’을 ‘ㅇ’으로 표기한 것이다.
주거 멸호매 니르니다
Ⓒ 언해 | 구례 화엄사 / 1637년(인조 15) 7월 1일
부인이 말하되, “나로 하여금 또 꿈을 꾸게 하여야 이에 가히 믿을 따름이니라.” 그날 밤에 부인의 꿈에 죽은 계집이 사례(謝禮)를 펼치기를 전과 같이 하니 부인이 말하되, “서방정토에 가히 이르렀느냐, 아니 이르렀느냐?” 첩이 말하되, “가히 이르렀나이다.” 오직 첩의 행적을 좇으리라 하고 부인이 좇아 가 보니, 연못이 넓고 크며 붉으며 흰 연꽃이 크고 작음이 서로 섞이되 혹은 눈부시며 혹은 시들어 같지 아니하거늘 부인이 물어 말하되, “어찌하여서 이와 같으냐?” 첩이 말하되, “이것이 다 세간에서 마음을 내어 서방(西方)을 닦은 사람입니다. 금방 한 생각을 내면 못 안에 문득 연꽃 한 뿌리가 나되, 만일 발원(發願)하는 마음이 정미하여 나아가면 꽃이 날마다 피어 눈부시고 큼이 수레바퀴와 같음에 이르고, 만일 발원하는 마음이 퇴보하여 구르면 꽃이 시들어 죽어 멸(滅)함에 이르나이다.”〈라고 하였다.〉
Ⓒ 역자 | 김무봉 / 2013년 12월 30일
次見一人이 坐蓮花上야 其衣이 飄揚散去며 寶冠瓔珞로 莊嚴其身고 夫人이 問云何人也오 妾이 云楊傑也니다 又見一人니 坐於蓮花上어을 妾이 云馬玕也니다 夫人이 云我 當生何處오 妾이 引行數里許야 遙望見一金壇니 金碧照曜어을 妾이 云此 夫人化生處니 乃上品上生이니다
Ⓒ 구결 | 미상 / 1637년(인조 15) 7월 1일
권념요록:25ㄴ
버거 주042) 사이 련곳 우희 안자 그 옷시
부쳐 주043) 펴 주044) 흗터가며 보 관
락 주045) 으로 그 모
엄호 주046) 보고 부인이
물이(→어) 주047) 물이: 물어. ‘무러’는 ‘물어’를 잘못 표기한 것이다.
닐오 엇던
사오 주048) 사오: 사람이냐. ‘오’는 의문 보조사 ‘고’를 잘못 표기한 것.
쳡이 닐오
양걸이니다 주049) 양걸이니다: 양걸입니다. 이(서술격)+니+이(청자존대 선어말어미)+다(평서형 종결어미).
사을 보니 련곳
우희 주050) 우희: 위에. 우ㅎ[上]+의(특수 처소부사격조사).
안잣거을 주051) 쳡이 닐오 마간이니다 부인이 닐오 나
반기 주052) 어늬
고대 주053) 날고 쳐비
두서 주054) 니 주055) 나마 주056) 혀 주057) 야
머리셔 주058) 머리셔: 멀리서. 멀-[遠]+이(부사파생접미사)+셔(부사격조사).
금단을 보니
금벽이 주059) 비여 빋나건을 쳐비 닐오 이 부인이 화야 날 고디
권념요록:26ㄱ
니 이에
품 주060) 이니다 주061)
Ⓒ 언해 | 구례 화엄사 / 1637년(인조 15) 7월 1일
그 다음에는 한 사람이 연꽃 위에 앉아 그 옷이 나부끼고 펼쳐져 흩날리며 보배의 관(冠)과 영락(瓔珞)으로 그 몸을 장식한 것을 보고, 부인이 물어 말하되, “어떤 사람이냐?”〈라고 하니,〉 첩이 말하되, “양걸(楊傑)입니다.” 또 한 사람을 보니 연꽃 위에 앉아 있거늘 첩이 말하되, “마간(馬玕)입니다.” 부인이 말하되, “나는 반드시 어느 곳에 왕생하겠느냐?” 첩이 이삼 리(二三里) 남짓 인도하여 가서 멀리서 한 금단(金壇)을 보니, 금벽(金碧)이 비치어 빛나거늘, 첩이 말하되, “여기는 부인이 화생(化生)하여 왕생할 곳이니 상품 상생입니다.” 〈하니,〉
Ⓒ 역자 | 김무봉 / 2013년 12월 30일
夫人이 旣覺야 訪問楊馬의 所在니 傑이 已亡고 而玕이 無恙러라 是知精進不退者은 雖身在娑婆之內나 其神이 已在淨土矣로다 後夫人이 於生日애 秉爐焚香고 望觀音閣而立어을 子孫이 方具獻壽之儀대 已立化矣러라
Ⓒ 구결 | 미상 / 1637년(인조 15) 7월 1일
부인이 이믜
야 주062) 과
마와의 주063) 마와의: 마간(馬玕)과의. 와(접속조사)+의(관형격조사).
인 주064) 인: 있는. 잇-[在]++ㄴ. 자음동화 현상을 표기에 반영함.
문니 야걸이 이믜 죽고 마간이
업더라 주065) 졍히
나권념요록:26ㄴ
사가고 주066) 믈러나디 아니 사은 비록 모 사바 안해 이시나 그 신은 이믜 토애 잇 이애 알리로다 후에 부인이 난 나래 화로 자바 을
고 주067) 관음각을
라 주068) 셔거 주069) 셔거을: 섰거늘. 셔-[立]+거늘. ‘ㄴ’을 ‘ㅇ’으로 표기함.
손이
비르서 주070) 헌슈 주071) 헌슈: 헌수(獻壽). 원래는 ‘장수(長壽)를 비는 뜻으로 술을 바침’을 뜻하지만, 여기서는 ‘제주(祭酒)를 올림’을 뜻한다.
위의을 주072) 촌대 주073) 촌대: 갖추었는데. -[備]+호(사동접미사)+ㄴ대(이유·원인의 종속적 연결어미).
이믜
셰셔 주074) 화더라 주075) 화ᄒᆞ더라: 화생(化生)하였더라. 화생은 극락왕생함을 이르는 말임.
Ⓒ 언해 | 구례 화엄사 / 1637년(인조 15) 7월 1일
부인이 이미 깨달아 양걸(楊傑)과 마간(馬玕)이 있는 데를 방문하니, 양걸이 이미 죽고 마간은 병이 없더라. 정히 나아가고 물러나지 아니하는 사람은 비록 몸은 사바 세상 안에 있으나 그 정신은 이미 정토에 있는 것을 이에 알린 것이다. 나중에 부인이 왕생한 날에 화로를 잡아 향을 사른 후 관음각(觀音閣)을 바라보고 섰거늘 자손이 비로소 헌수(獻壽)의 위의를 갖추니 이미 선 채로 화생(化生)하였더라.
Ⓒ 역자 | 김무봉 / 2013년 12월 30일
원본이미지
이 기사는 전체 9개의 원본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