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단지 - 이씨가 손가락을 끊다
이씨는 서울 사람이니, 봉사(奉事) 이건(李键)의 딸이요, 유학 김이익(金以益)의 아내다. 임진란에 마전(麻田, 삼밭) 땅에 가서 도적을 피했더니, 도적이 이르러 시어미를 죽이고자 하거늘, 이씨가 이르되, 원컨대 나를 죽이고 시어미는 죽이지 말라 했는데, 도적이 이씨를 위협하여 장차 〈몸을〉 더럽히려고 하거늘, 이씨 꾸짖기를 입에 그치지 아니했는데, 도적이 노하여 먼저 두 손가락을 베되 굴복하지 아니하거늘, 또 두 발가락을 베어도 굴하지 아니했는데, 도적이 빼앗지 못할 줄을 알고 토막으로 베[寸斬]고 갔다. 소경대왕(昭敬大王) 때에 정문을 세웠다.
Ⓒ 역자 | 이상규 / 2015년 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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