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슈산. 궁귀탕(芎歸蕩)의 별명. 〈부처님의 손〉이라는 자비로운 별명을 얻게 된 것은 그 약의 쓰임새가 산모의 분만을 돕기 때문이다. 자궁 수축력을 높여 산모가 아이를 쉽게 낳게 하고 산후에는 빠르게 회복되게 하는 약인데, 그런 만큼 미리 복용하면 조산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예정일에 임박해서 또는 아예 양수가 터지고 진통을 시작한 후에 복용한다. 민간의 관용어 중 무엇에 몹시 늑장 부리는 사람을 가리켜 ‘불수산 지으러 보낼 사람’이라고 하는데, 배경은 정수동 이야기 중 하나이다. 정수동은 평양의 김선달과 맞먹는 한양의 한량이다. 부인이 아이를 낳느라고 진통을 하는 동안 불수산을 지으러 나섰다. 약방으로 가는 길목에서 정수동은 금강산 유람을 나선 친구들과 마주쳤고, 자신이 무엇 때문에 집을 나섰는지를 까맣게 잊어버린 채 그 길로 친구들을 따라 금강산으로 갔다. 이 절 저 절을 다니며 구경하던 중 어느 절에서 천수관음상을 보았고, 그 순간 기억이 되살아난 정수동은 무릎을 쳤다. “아차! 내가 우리 부인 불수산 지으러 나왔던 것을!” 그러나 이미 금강산까지 왔으니 이제 와서 헐레벌떡 돌아가 봤자 별무소용이라 생각하고, 하던 유람을 실컷 한 후 집으로 돌아갔다. 정수동이 집에 도착하니 그가 불수산 지으러 가던 날 태어난 아들의 돌잔치를 하고 있더라는 이야기. 급한 일은 팽개치고 뒤로 빠져 딴 짓만 하는 것을 일컫는 ‘불수산 지으러 갔다가 금강산 구경’이 여기서 나온 말이다.
은 잉뷔 긔 샹야 가 알코 모딘 피 아니 나고 입을 다믈고 긔졀코져 니 고티니 이 약을 리[라] 긔옷 샹티 아녀시면 어미과 식이 다 편안고 긔곳 주거시면 즉제 차 내니 신효니라
Ⓒ 언해 | 허준 / 1608년 1월 일
불수산은 산모의 태기가 상하여 가슴과 배를 앓고 모진 피 안 나고 입을 다물고 기절하려 하는 이를 고친다. 이 약을 쓰라. 태기가 상하지 않았으면 어미와 자식이 다 편안하고 태기가 죽었으면 즉시 쫓아 없앰에 신효하다.
불수산(佛手散):불슈산. 궁귀탕(芎歸蕩)의 별명. 〈부처님의 손〉이라는 자비로운 별명을 얻게 된 것은 그 약의 쓰임새가 산모의 분만을 돕기 때문이다. 자궁 수축력을 높여 산모가 아이를 쉽게 낳게 하고 산후에는 빠르게 회복되게 하는 약인데, 그런 만큼 미리 복용하면 조산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예정일에 임박해서 또는 아예 양수가 터지고 진통을 시작한 후에 복용한다. 민간의 관용어 중 무엇에 몹시 늑장 부리는 사람을 가리켜 ‘불수산 지으러 보낼 사람’이라고 하는데, 배경은 정수동 이야기 중 하나이다. 정수동은 평양의 김선달과 맞먹는 한양의 한량이다. 부인이 아이를 낳느라고 진통을 하는 동안 불수산을 지으러 나섰다. 약방으로 가는 길목에서 정수동은 금강산 유람을 나선 친구들과 마주쳤고, 자신이 무엇 때문에 집을 나섰는지를 까맣게 잊어버린 채 그 길로 친구들을 따라 금강산으로 갔다. 이 절 저 절을 다니며 구경하던 중 어느 절에서 천수관음상을 보았고, 그 순간 기억이 되살아난 정수동은 무릎을 쳤다. “아차! 내가 우리 부인 불수산 지으러 나왔던 것을!” 그러나 이미 금강산까지 왔으니 이제 와서 헐레벌떡 돌아가 봤자 별무소용이라 생각하고, 하던 유람을 실컷 한 후 집으로 돌아갔다. 정수동이 집에 도착하니 그가 불수산 지으러 가던 날 태어난 아들의 돌잔치를 하고 있더라는 이야기. 급한 일은 팽개치고 뒤로 빠져 딴 짓만 하는 것을 일컫는 ‘불수산 지으러 갔다가 금강산 구경’이 여기서 나온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