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언해태산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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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 언해태산집요
역주 언해태산집요

≪언해태산집요(諺解胎産集要)≫는 조선 선조 41년(1608)에 어의 허준(許浚)이 왕명에 따라서 엮었다. 당시의 우리말로 번역하여 내의원에서 훈련도감자(訓鍊都監字)로 발행한, 아이를 낳는 태산(胎産)에 대한 병증과 약방문을 적어 놓은 의서이다.

정호완(鄭鎬完)
1943년 강원 횡성 출생, 아호 감내
강원도 농도원
공주사범대 국어과
충남대학원 국문과
문학박사
대구대 국어과 교수
길림대학 초빙 교수
대구대 사범대학 학장
우리말글학회 회장
어문연구학회 회장
한글학회 대구지회장
한국어문학회 회장
한국어문교육학회 회장
(사) 온누리한글 이사
삼국유사 위원회 대표
대구대 명예 교수(현)
저서와 논문
《우리말로 본 단군신화》(1994)
《삼국유사의 종합적 연구》(2002)
《한국어의 발달과 의존명사》(2004)
《가야의 언어와 문화》(2007) 외 20여 권
"후기 중세어 의존명사의 문법기능"
"단군왕검의 형태론적 연구" 외 70여 편
  • 언해태산집요 : 정호완
  • 교열·윤문·색인위원
  • 언해태산집요 : 박종국, 홍현보
  • 편집위원
  • 위원장 : 박종국
  • 위원 : 강병식 김구진 김무봉
  • 김석득 김영배 나일성
  • 노원복 박병천 오명준
  • 이창림 이해철 전상운
  • 정태섭 차재경 최기호
  • 최홍식 한무희 홍민표
역주 언해태산집요를 내면서
우리 회는 1990년 6월 “한글고전 역주 사업”의 첫발을 내디딘 이래로, 〈석보상절〉 권6․9․11의 역주에 착수, 지금까지 매년 꾸준히 그 성과물을 간행하여 왔다. 이제 우리 회는 올해로써 한글고전 역주 사업을 추진한 지 2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를 맞게 되었으니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최고의 한글 역주 간행 기관임을 자부하는 바이다. 우리 고전의 현대화는 전문 학자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에게도 매우 유용한 작업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앞으로도 이 사업이 끊임없이 이어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금까지 역주하여 간행한 문헌과 책 수는 ≪석보상절≫ 2책, ≪월인석보≫ 10책, ≪능엄경언해≫ 5책, ≪법화경언해≫ 7책, ≪원각경언해≫ 10책, ≪남명집언해≫ 2책, ≪몽산화상법어약록언해≫ 1책, ≪구급방언해≫ 2책, ≪금강경삼가해≫ 5책, ≪선종영가집언해≫ 2책, ≪육조법보단경언해≫ 3책, ≪구급간이방언해≫ 5책, ≪진언권공, 삼단시식문언해≫ 1책, ≪불설아미타경언해, 불정심다라니경언해≫ 1책, ≪반야심경언해≫ 1책, ≪목우자수심결․사법어 언해≫ 1책, ≪신선태을자금단․간이벽온방․벽온신방≫ 1책, ≪분문온역이해방․우마양저염역병치료방≫ 1책, ≪언해 두창집요≫ 1책 등 모두 61책이다.
이제 우리가 추진한 “한글고전 역주 사업”은 15세기 문헌을 대부분 역주하고 16세기 문헌까지 역주하는 데 이르렀다. 올해는 그동안 못한 ≪월인석보≫ 원간본들을 집중적으로 역주코자 권4, 권13, 권14, 권15, 권21(상), 권21(하), 권25(하)를 간행할 예정이며, 아울러 ≪삼강행실도≫와 ≪이륜행실도≫, ≪정속언해‧경민편≫을 함께 펴 낼 계획이다. 또한 ≪영험약초≫와 ≪상원사어첩≫을 묶어 1책으로 펴내고, ≪언해태산집요≫도 함께 펴낼 계획이다. 즉 올해 나올 책은 모두 12책이다.
≪언해태산집요(諺解胎産集要)≫는 조선 선조 41년(1608)에 어의 허준(許浚)이 왕명에 따라서 엮었다. 당시의 우리말로 번역하여 내의원에서 훈련도감자(訓鍊都監字)로 발행한, 아이를 낳는 태산(胎産)에 대한 병증과 약방문을 적어 놓은 의서다. 본서에는 서(序)와 발(跋)이 없으나 허준이 엮은 ≪언해두창집요≫의 마무리에 붙인 발문에 따르면, 이전에 ≪태산집(胎産集)≫·≪창진집(瘡疹集)≫·≪구급방(救急方)≫이 세상에 출간되어 나왔으나, 임진왜란 뒤에 모두 없어졌다. 해서 왕명에 의해 이 세 가지 책을 엮어냈다는 기록이 있다. 내용은 먼저 아이를 구하여 낳을 방법으로부터 시작하여, 아이를 밴 가운데 여러 가지의 증세와 약방문, 아이를 낳을 때의 자리며 금해야 할 일 등을 적어놓고 있다.
이 책은 세종 때 판전감사로 봉직하였던 노중례(盧重禮)가 세종 16년(1434)에 편찬하였던 태산요록 2권을 저본으로 하여 다시 고쳐 엮은 것이다. 주로 부인과에 속하는 태산과 갓난아기 보호에 관한 여러 가지 처방과 치료 방법을 갈래별로 엮은 책이다.
노중례의 ≪태산집요록≫ 2권은 세종 16년의 주자(鑄字)로 간행되었고 산부인과의 소중한 자료가 되었다. 노중례는 세종 3년(1421) 내의로 출발하여 전의감정이 되었고 세종 때에 간행된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과 ≪의방유취(醫方類聚)≫를 저술하고 감수한 이름난 명의였다.
이 귀중한 한의서를 우리 회에서 역주 간행함에 있어, 역주해 주신 대구대학교 정호완 교수님과 역주 사업을 위하여 지원해 준 교육과학기술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이 책의 발간에 여러 모로 수고해 주신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2010년 3월 10일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회장 박종국
일러두기
1. 역주 목적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을 창제한 이후, 언해 사업이 활발히 전개되어 우리 말글로 기록된 다수의 언해류 고전과 한글 관계 문헌이 전해 내려오고 있으나, 말이란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이어서 15, 16세기의 우리말을 연구하는 전문학자 이외의 다른 분야 학자나 일반인들이 이를 읽어 해독하기란 여간 어려운 실정이 아니다. 그러므로 현대어로 풀이와 주석을 곁들여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줌으로써 이 방면의 지식을 쌓으려는 일반인들에게 필독서가 되게 함은 물론, 우리 겨레의 얼이 스미어 있는 옛 문헌의 접근을 꺼리는 젊은 학도들에게 중세국어 국문학 연구 및 우리말 발달사 연구 등에 더욱 관심을 두게 하며, 나아가 주체성 있는 겨레 문화를 이어가는 데 이바지하고자 함에 역주의 목적이 있다.
2. 편찬 방침
(1) 이 역주의 저본은 서울대학교 규장각 일사문고본(목판본)을 참고하였으며 이를 영인하여 부록으로 실었다.
(2) 이 책의 편집 내용은 네 부분으로 나누어, ‘한자 원문․언해 원문(띄어쓰기함)․현대어 풀이․옛말과 용어 주해’의 차례로 조판하였으며, 원전과 비교하여 찾아보는 데 도움이 되도록 각 쪽이 시작되는 글자 앞에 원문의 장(張)․앞[ㄱ]․뒤[ㄴ] 쪽 표시를 아래와 같이 나타냈다.
〈보기〉
제2장 앞쪽이 시작되는 글자 앞에 : 아긔 입안해 2ㄱ조티 아닌 거시 잇다가
제2장 뒤쪽이 시작되는 글자 앞에 : 딘이 되니 2ㄴ신장은 비록 증이 업스
(3) 현대말로 옮기는 데 있어서 될 수 있는 대로 옛글과 ‘문법적으로 같은 값어치’의 글이 되도록 하는 데 기준을 두었다.
(4) 현대말 풀이에서, 옛글의 구문(構文)과 다른 곳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보충한 말은 〈 〉 안에 넣었다.
(5) 원문 내용(한자 원문과 언해문)은 네모틀에 넣어서 현대 풀이문․주석과 구별하였으며, 원문 가운데 작은 글씨 2행은 편의상 글씨 크기만 줄여 이었고, 한자 원문의 띄어쓰기는 원문대로 하였다.
(6) 찾아보기 배열순서는 다음과 같다.
① 초성순 : ㄱ ㄲ ㄴ ᄔ ㄷ ㄸ ㄹ ㅁ ᄝ ㅂ ㅲ ㅳ ㅃ ㅄ ᄢ ᄣ ᄩ ㅸ ㅅ ㅺ ᄮ ㅼ ㅽ ㅆ ㅾ ㅿ ㅇ ᅇ ㆁ ᅙ ㅈ ㅉ ㅊ ㅋ ㅌ ㅍ ㅎ ㆅ
② 중성순 : ㅏ ㅐ ㅑ ㅒ ㅓ ㅔ ㅕ ㅖ ㅗ ㅘ ㅙ ㅚ ㅛ ㆉ ㅜ ㅝ ㅞ ㅟ ㅠ ㆌ ㅡ ㅢ ㅣ ㆍ ㆎ
③ 종성순 : ㄱ ㄴ ㄴㅅ ㄴㅈ ㄴㅎ ㄷ ㄹ ㄹㄱ ㄹㄷ ㄹㅁ ㄹㅂ ㄹㅅ ᄚ ㅁ ㅁㄱ ㅯ ㅰ ㅂ ㅄ ㅅ ㅺ ㅼ ㅿ ㆁ ㅈ ㅊ ㅋ ㅌ ㅍ ㅎ
언해태산집요 해제
정호완(대구대학교 교수)
1. 머리말
≪언해태산집요(諺解胎産集要)≫는 조선 선조 41년(1608)에 어의 허준(許浚)이 왕명에 따라서 엮었다. 당시의 우리말로 번역하여 내의원에서 훈련도감자(訓鍊都監字)로 발행한, 아이를 낳는 태산(胎産)에 대한 병증과 약방문을 적어 놓은 의서다. 본서에는 서(序)와 발(跋)이 없으나 허준이 엮은 ≪언해두창집요≫의 마무리에 붙인 발문에 따르면, 이전에 ≪태산집(胎産集)≫·≪창진집(瘡疹集)≫·≪구급방(救急方)≫이 세상에 출간되어 나왔으나, 임진왜란 뒤에 모두 없어졌다. 해서 왕명에 의해 이 세 가지 책을 엮어냈다는 기록이 있으며, 그 내용은 먼저 아이를 갖게 할 방법으로부터 시작하여 아이를 밴 가운데 여러 가지의 증세와 약방문, 아이를 낳을 때의 자리며 금해야 할 일 등을 적었다고 하였다. 이 책은 세종 때 판전감사였던 노중례(盧重禮)가 세종 16년(1434)에 편찬한 ≪태산집요록≫ 2권을 저본으로 하여 다시 고쳐 엮은 것이다. 주로 부인과에 속하는 태산과 갓난아기 보호에 관한 여러 가지 처방과 치료 방법을 갈래별로 엮은 책이다.
노중례의 ≪태산집요록≫ 2권은 세종 16년의 주자(鑄字)로 간행되었고 산부인과의 소중한 자료가 되었다. 노중례는 세종 3년(1421) 내의로 출발하여 전의감정이 되었고 세종 때에 간행된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과 ≪의방유취(醫方類聚)≫를 저술하고 감수한 명의였다.
본디 산부인과에 속하는 의서로는 세종 때에 지은이 미상의 산서(産書)와 노중례의 ≪태산요록≫과 연산군 때 나온 ≪임신최요방(姙娠最要方)≫ 등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의서들은 한문으로 되어 있어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는 너무 어려웠다. 선조 때에 와서 어의 허준 선생이 다른 중국의 의서와 함께 당시의 우리말로 번역을 하여 엮어 발간하였다. ≪언해태산집요(諺解胎産集要)≫에 나오는 처방의 방문과 약 이름과 병 이름을 비롯한 낱말들과 한자음의 표기는 오늘날에 와서 중세국어를 연구하는 훌륭한 자료가 되었다.
책의 마무리 부분에 책을 간행한 사항을 적은 간기(刊記)가 있으며 속표지에 내사기(內賜記)가 있으며 책의 머리에는 선사인(宣賜印)이 찍혀 있다. 내사기란 임금의 명령으로 관료나 기관에 서적을 나누어 줄 때 이를 나타낸 기록을 뜻한다. 주로 속표지에 기록되며, 내려준 연월일이며 받을 사람의 벼슬이나 이름, 책의 이름, 책의 부수, 반포 업무를 맡은 관원의 성(姓)과 수결 곧 서명의 순으로 표시한다. 때로는 이러한 순서가 조금씩 달라지기도 한다. 기록한 뒤에 내사(內賜)·선사지기(宣賜之記)·규장지보(奎章之寶)·동문지보(同文之寶)·흠문지보(欽文之寶) 등의 보인(寶印)을 찍는다.
이런 보기들은 고려 왕조에서 시작되었고, 조선 세종조에 와서 제도화되었다. 이어 정조 때 규장각이 설치된 뒤부터는 보다 구체화되었다. 책의 간행한 연월일과 내사 연월일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으나, 대체로 인출한 날 바로 내려주는 것이 통례인 데다가, 그 책의 저작 연대나 인출 시기는 적어도 반포 연월일보다 빠를 것이 분명하므로 책의 간행 연대나 저작 연대를 어림해 볼 수 있어 매우 중시되고 있다.
이 책은 선조 41년(1608)에 당시 대사성이었던 김륵에게 내려준 의서다. 책의 보존상태가 좋지 못하여 뒤에다 헝겊을 대고 풀을 칠하였다. 한편 한독 의약 박물관에는 나무로 만든 목판본이 있는데 보존 상태가 매우 좋으며 체재와 내용은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한 훈련도감자본하고 비슷하다. 선사지기라는 내사인은 찍혀 있으나 내사기가 기록된 쪽은 떨어져 나가고 없다. 여기 태산(胎産)이라 함은 임신과 출산을 함께 이르는 말이다. 목숨이란 하늘이 준 것이다. 따라서 나고 죽는 것이 하늘에 달렸다는 인명재천(人命在天)의 믿음이 뿌리 깊게 드리우고 있다. 일종의 생명외경(生命畏敬)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하늘의 뜻을 넌지시 꿈을 통하여 나타냈으니 그게 바로 태몽이었다. 우리가 흔히 쓰는 금기어나 태몽 관련 속담의 양상은 어떠한가를 살펴보도록 한다.
2. 태산(胎産)과 꿈
반상을 뛰어넘는 사랑의 고전 ≪춘향전≫을 보노라면 이몽룡의 태몽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그 줄거리를 줄이면 아래와 같다.
한양 삼청동에 이 한림(李翰林)이라는 양반이 있었다. 전하께옵서 이 한림으로 하여금 과천현감에서 금산군수를 제수하셨다가 다시 남원부사로 제수하는 바, 이 한림이 정성으로 민정을 살피니 사방에 일이 없고 모든 백성들이 사또를 칭송하였다.
이 한림이 금산 군수였을 때다. 어느 날 이 한림이 꿈을 꾸었다. 휘휘한 산길을 호젓이 걷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시커먼 먹구름이 나타나더니 거센 빗줄기가 쏟아져 내렸다. 이 한림이 비를 피할 곳을 찾아 걸음을 재촉하는 사이, 먹구름이 점점 커지더니 마침내 하늘의 해를 가렸고, 사방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의 칠흑 같은 어둠이 찾아 왔다.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어둠속이었지만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 수만은 없어서 손으로 더듬거리며 얼마 동안 걸었으나 나무에 얼굴이 부딪치고, 돌멩이에 발이 걸려, 더 이상 한 걸음도 떼지 못하고 난감해 하며 쩔쩔매고 있었다. 남쪽 하늘에서 희미한 빛이 보이더니, 그 빛이 점점 밝아지는데, 자세히 보니 그 빛은 황룡이 입에 물고 있는 여의주였다. 황룡은 하늘을 덮고 있는 먹구름을 몰아내기 시작했고, 눈 깜짝할 사이 먹구름은 모두 사라졌고 비바람도 조용해졌다. 하늘에서 몇 바퀴를 돌며 자신을 바라보던 황룡이 갑자기 멍하니 서있는 자신의 품안으로 들어왔고 깜짝 놀라 꿈에서 깨었다.
며칠 후 부인의 몸에 태기가 있었고 아들이 태어나자 이 한림은 그 아이가 꿈에 본 황룡이란 생각이 들어 이름을 몽룡(夢龍)이라 지었다.
여기서 이몽룡의 태몽은 황룡을 봄으로써 훌륭한 인물이 태어남을 보여준다. 해서 이름도 몽룡이라 했을 것이다. 태몽과 관련한 꿈 이야기가 널리 전해오는데 간추려보면 아래와 같다. 여기서는 꿈의 예언적인 기능으로서 용이 아들임은 물론이고 앞으로 아이가 자라서 큰 인물이 될 것을 암시하고 있다.
민간 신앙의 관점에서 보면 아기의 출생은 삼신할머니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기가 생기기 전후하여 꿈으로 나타나는 수가 있다고 믿었다. 이른바 태몽(胎夢)이라 한다. 태몽은 일반적으로 사내아이의 상징, 여자아이 상징, 길몽과 흉몽으로 크게 갈래지을 수 있다. 흔히 쓰이는 보기들을 들어 살펴보기로 한다. 이제 이러한 갈래를 고려하면서 태몽의 보기들을 살펴보기로 한다.
(천체 관련)
*금빛 태양이 자신을 향해 이글거릴 때는 말썽꾼 자식을 낳지만 훗날 크게 부모의 이름을 날리게 한다.
*태양을 손으로 따거나 만지면 권세를 누릴 아들을 낳거나 거부를 낳게 된다.
*침실에 빛이 스며들어 오면 귀여운 옥동자를 분만하게 된다.
*꿈에 번갯불을 보면 자손이 귀한 집에 자식을 얻게 된다.
*별이 품안에 떨어지면 선구자적인 인물을 낳거나 성직자가 될 인재를 낳는다.
*별이 떨어진 자리에 나비가 날아드는 꿈은 매스컴을 타는 유명인이 될 태아를 잉태하며 여자 관계가 복잡하게 된다.
*불 속에 뛰어드는 꿈은 부귀영화를 누릴 아들을 낳는다.
*촛불이 밝으면 아들, 촛불이 희미하면 딸을 잉태한다.
*성화를 들고 계속 달리는 태몽이라면 진리 탐구를 하는 학자나 종교적 지도자가 될 자손을 얻는다.
*침실에 빛이 스며드는 꿈은 귀여운 아들을 출산하게 된다.
*무지개를 향해 달려가는 태몽은 장차 태아가 유명인으로서 매스컴을 타게 된다.
*우박이 지붕을 덮으면 아들을 낳는다.
해와 별, 그리고 번갯불 혹은 촛불을 보면 아들을 낳으며 어둠을 밝히는 빛과 같은 그러한 인물이 태어남을 예언하고 있다. 김유신, 원효, 일연 같은 실존 인물들의 태몽이 이러한 갈래의 태몽에 든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별의 경우 대표적인 것이 칠성신앙이다. 칠성님 가운데 아들과 딸을 점지하는 인간과 신의 사이에서 삼신 할머니가 매개자로서의 역할을 한다. 이게 바로 무당의 시원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 일종의 도교적인 신앙의 한 갈래다. 김유신 장군이 칠성신의 점지를 받아 하늘의 힘으로써 삼국통일의 선봉에 서게 된다는 속설로서 김유신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무덤 속에 묻힐 때에도 칠성을 그린 칠성판을 등 밑에 지고 영면으로 들어가는 풍속은 이러한 민간신앙을 잘 풀이해 준다. 여기서는 남존여비 사상에 따라서 사내아이 중심의 태몽이 주류를 이룬다.
(짐승 관련)
*더러운 장소에서 용의 실체를 보는 태몽은 장차 사람들을 앞에서 이끄는 지도자적인 인물이 될 아이를 출산하게 된다.
*갯벌에서 용의 머리를 캐내는 태몽은 아이가 커서 단체의 우두머리가 되거나 권세를 얻게 된다.
*우물에서 용과 구렁이가 어우러져 하늘로 오르면 아들을 잉태하며 장차 정치권이나 정부기관에서 막강한 힘을 행사하게 된다.
*물속에서 잉어나 용, 뱀이 안개를 헤치며 나타나는 태몽은 위대한 작품이 나오거나 세상에 감동을 줄 일이 생기며 학자나 군인으로서 명성을 떨칠 아들을 낳는다.
*우물가에서 뱀과 지네가 어우러져 노는 꿈은 장차 아이가 사회사업가나 정치가로서 놀라운 재능을 펼치게 된다.
*용이 손가락을 무는 꿈을 꾸면 아들을 갖기는 하지만 말썽이 많다.
*물속에서 잉어나 뱀이 안개를 헤치고 나타나면 학자나 무관으로서 크게 이름을 날릴 아들을 얻는다.
*청색 구렁이가 산꼭대기에서 아래로 몸을 늘어뜨리고 있는 꿈을 꾸면 지도자적인 인물을 잉태하게 된다.
*구렁이가 쥐구멍으로 들어가면 태아가 유산되거나 또는 죽는다.
*뱀이 덤벼들어 물려고 하기에 밟아 죽이는 꿈은 잉태된 자식이 유산되고 만다.
*구렁이가 용마루를 통해 지붕으로 올라가는 태몽은 외국을 왕래하는 일을 하게 될 자손을 얻는다.
*호랑이 꿈을 꾸고 여아를 낳으면 여성 사업가로서 크게 명성을 얻거나 큰 인물을 배우자로 맞게 된다.
*집에 호랑이가 들어와 있든가 호랑이가 들어오는 것을 보면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인기인이나 혹은 위엄 있는 정치가 및 사업가가 될 아들을 갖는다.
*호랑이가 안개에 싸여 눈을 번뜩이면 인기인이 되거나 사업가가 될 아들을 낳는다.
*누런 암소가 얼룩무늬 송아지를 낳는 꿈을 꾸면 그 자식이 장차 말썽꾼이 된다.
*달리는 말을 보면 성격이 호쾌한 정치가나 한 그룹의 총수가 되는 자식을 얻는다.
*잔디밭에서 풀을 뜯고 있는 말을 보는 태몽은 장차 교육자로서 사회에 공헌할 자식을 얻게 된다.
*나무 아래에 커다란 동물이 앉아 있는 태몽은 신분이나 지위를 가진 사람 밑에서 일을 배우게 되거나 사업가로 대성할 자식을 출산하게 된다.
*나무 밑에 큰 동물이 앉아 있으면 지체가 높으신 분 밑에서 일을 배우게 되거나 사업가로서 성공할 자식을 얻게 된다.
*거북을 타거나 만지면 장차 한 그룹의 총수로서 군림할 아들을 얻는다.
*봉황새 한 쌍을 보면 두뇌가 뛰어난 자식을 낳거나 그 활동이 광범위하여 모르는 사람이 없다.
*아이가 학을 타고 내려오는 꿈은 저명한 학자나 그룹의 총수격인 인물을 낳는다.
*꾀꼬리가 방으로 날아들면 무관으로서 대성할 아들을 낳거나 인기인을 낳게 된다.
*새떼가 날아와 가장 큰 새가 방안으로 날아들면 적극적이고 활달한 지도적인 인물을 낳는다.
용과 호랑이, 학과 봉황이나 거북이 관련 꿈을 꾸고서 아들을 낳고 아이가 나라 훌륭한 사람이 됨을 암시해주고 있다. 흔히 문관은 학으로, 무관은 호랑이로 그 상징 무늬를 삼는다.
이러한 짐승을 토템의 한 징표로 삼는 게 천간지지(天干地支) 믿음이다. 뒤에 성리학적인 사상과 습합되기는 하였지만. 남존여비 사상에 따라서 사내 아이 중심의 태몽이 주류를 이룬다.
(불교 관련)
*관음보살상을 얻는 태몽은 훌륭한 자녀를 얻거나 훌륭한 작품, 명예 학위 등을 얻게 된다.
*금불상을 얻는 꿈은 위대한 정신적인 지도자로 진리를 탐구할 인재가 태어난다.
*꿈속에서 금으로 된 불상을 얻게 되면 위대한 정신적 지도자로서 진리를 탐구하고 전파할 인재를 낳게 된다.
*스님이 문전에서 염불하는 것을 보고 시주를 하려고 뛰어 다니는 꿈은 장차 문관으로서 대성할 아들을 얻게 된다.
*법당 안에 있는 사천왕이 눈을 부릅뜨는 태몽은 태어날 아이가 커서 경찰관이나 군인으로 성공할 징조이다.
*법회에 들어가 경을 읽는 태몽은 나라에 크게 공헌할 귀한 아들을 출산하게 된다.
*스님이 집 앞에서 염불을 하고 있으면 태아가 앞으로 학문에 정진하여 큰 학자가 되고 꽹과리를 두드리게 되면 무관으로 명성을 날린다.
*절에서 어떤 물건을 얻는 태몽이면 그 물건의 상징 의미와 함께 어떤 기관이나 단체에서 귀한 신분이 된다.
*절에 들어가 살고 있는 본인이 임신을 하면 고귀한 자식을 얻어 덕을 보게 된다.
부처와 관련한 꿈이면 정신적인 지도자나 문관이 될 아들을 낳을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부처님과 임금은 거의 같은 수준의 존경을 받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 사천왕과 같은 외부의 모습으로 보아 검을 주는 경우는 무관의 아들이 태어날 것을 예언하고 있다.
신라 시대에 왕자들도 흔히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는 이들이 많았다. 절에서 하는 큰 행사 같으면 나라에서 물자를 대는 연등회나 팔관회 같은 국가 차원의 행사가 있었다. 고려 시대예종의 도이장가(悼二將歌)에 나타나는 행사가 바로 그런 것이었다.
뒤로 오면서 산신 신앙과 불교 신앙이 습합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절 안에 산신각이라든가 칠성각이 생겨난 것이다. 공식적으로 불교가 한반도에 들어와 신라를 기점으로 하더라도 벌써 1,400년이 넘는다. 절 관련 지명이나 옛날 이야기를 보면, 흔히 대사가 나오고 지나가던 중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걸 보면 불교가 생활에 깊숙하게 침윤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태몽도 마찬가지다. 하여간 절과 관련된 태몽을 꾸고 아이를 나면 좋은 일이 많이 생기는 것으로 되어 있다. 흔히 관음신앙이나 미륵 신앙으로 대표되는 태몽들이 중심을 이룬다. 여기서도 남아 선호에 따라서 사내 아이와 관련한 태몽이 주류를 이룬다.
(산신령)
*산신령이 동자를 데리고 나타난 꿈은 장차 학자로 명성을 떨칠 아이를 출산한다.
*선녀가 아이를 안아다 주는 꿈은 정부 기관, 공직에서 중요한 일을 맡아 수행하게 될 아이를 잉태하게 된다.
*선녀가 아기를 안아다 주면 정부기관에서 중책을 맡게 될 태아를 잉태하게 된다.
산신령 이야기는 산악 신 숭배로부터 비롯한다.《삼국사기》제례조에도 보면 삼산오악(三山五嶽)에 산제사를 모셨다. 거슬러 오르면 이는 일천 오백년 동안 고조선을 다스리다 산신이 되었다는 단군신화로부터 말미암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 겨레가 높은 산과 추운 곳에 오래 살았고, 또 하늘에 가장 가까운 곳이 하늘이니 자연 두렵고 경배하는 마음이 산을 섬기는 풍속으로 굳어진 것이다. 남존 여비에 따라서 남자 아이를 위한 태몽이 주류를 이룬다.
(물고기)
*상어를 그물로 낚아 배에 실으면 관직에 나가 세도를 누릴 자식을 얻는다.
*방안이나 마루에서 물고기가 노는 것을 보면 작가나 지도적인 인물을 잉태한다.
*월척 붕어를 두 팔로 안고 있으면 작가가 되거나 명예와 재물을 겸비한 아들을 낳는다.
*오색찬란한 물고기를 앞치마로 받쳐 들면 유명한 작가나 예술가를 낳을 징조다.
*큰 잉어가 연못에서 노닐다 갑자기 사라지면 태아가 유산될 우려가 있다.
*조개는 여아를 뜻하는 것이나 많은 숫자는 출세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게를 잡으면 장차 태아가 교수 및 연구직에 종사할 수 있다.
금고기와 할머니 이야기를 잘 알고 있듯이 고기는 용궁과 관련하여 물신, 곧 바다의 신과 교통하는 매개자로서의 구실을 하는 것으로 미루어 볼 수 있다. ≪심청전≫에서 심청이, 물속에 들어갔다 연꽃으로 피어올라 왕후가 되는 과정은 용궁에 있는 용왕의 힘에 말미암은 것이다.
(곤충 관련)
*곤충의 표본을 보면 출세를 하거나 일찍 염세주의자가 되기 쉽다.
*곤충이 나는 것을 보면 장차 연예인으로 이름을 날리게 된다.
*빨간 나비가 푸른 산을 날아다니면 장차 태아가 높은 관직에 오르고 권세를 누리게 된다.
(금붙이 관련)
*금반지를 얻으면 딸이 태어나 원만한 성품으로 장차 사회적인 지위를 얻게 된다.
*금비녀를 보게 되면 공무원이 되거나 집안을 부흥시킬 귀한 자식을 얻는다.
*많은 반지를 얻는 태몽은 태아의 재능이 많고 여러 분야에서 독보적인 활동을 하게 된다.
*할아버지가 반지를 손에 끼어 주었는데 손에서 광채가 나면 아들을 낳아 큰 인물이 됨을 예언하는 것이다.
*은수저 꿈은 인격이 높고 잘 생긴 아들을 낳는다.
*금이나 은, 옥으로 만든 빗을 얻으면 귀한 자식을 낳는다.
*거울 꿈은 자신을 평생 받들어 모실 자식을 얻는다.
*물건을 안고서 산에 오르는 태몽은 어렵게 아들을 얻게 된다.
*솥이나 냄비 꿈을 꾸면 태아가 장차 어떤 사업체를 운영하게 됨을 예시한다.
(우물 관련)
*집의 우물물이 넘쳐흐르는 꿈은 돈과 재물을 많이 모으게 아들을 출산한다.
*살고 있는 집에 우물물이 넘쳐흐르면 돈도 벌고 아들을 잉태하게 된다.
*우물에 나뭇가지가 꼿꼿이 서서 돌아다니는 꿈은 반드시 아들을 갖게 된다.
*샘물 꿈은 섬세한 태아를 잉태하게 되며 장차 작가나 예술가로서 대성할 수 있다.
*속이 빈 짚이나 나무가 물에 떠다니는 꿈은 여자 아이를 출산한다.
(새로운 것)
*새집에 문패를 다는 꿈은 훌륭한 인물이 될 자녀를 낳게 된다.
*창문에서 집안을 들여다보면 아이를 출산할 때 산모의 건강이 우려된다.
*새로이 직장에서 승진을 하면 명예로서 집안을 빛낼 자식을 잉태한다.
*세계 지도를 얻으면 태아가 장차 세계적인 인물이나 지도자가 될 것이다.
*떡시루 떡을 다 먹어치우면 장차 아이가 지도자로서 이름을 떨치게 된다.
*아내가 남편의 옷을 걸치는 꿈은 아들을 출산하게 된다.
*상여 앞에 수많은 만장이 휘날리는 태몽은 태어날 아이가 훌륭한 사람이 되어 장차 명예로운 일을 성취하고 죽은 후에 이름을 남기게 된다.
(책과 공부)
*열심히 공부하는 꿈은 아이의 장래 직업이 학자나 연구자가 된다.
*책을 얻거나 품에 간직하면 학문으로 성공할 아이를 낳는다.
*낡은 문서를 보면 성직자, 학자, 언론인으로 대성할 아이를 낳는다.
*먹을 보거나 먹 글씨를 보는 꿈은 귀인이나 현자를 잉태한다.
*갓난아이가 책을 가지고 놀면 교수나 연구직에 종사한다.
(돌 관련)
*강변에서 수석을 줍는 꿈은 아이가 높은 곳에 오르고 학자로 크게 성공한다.
*조약돌을 손에 쥐고 주물럭거리는 꿈은 여럿의 형제를 출산하게 된다.
(꽃, 나무 관련)
*노란 국화 태몽은 아들 딸 상관없이 명예로운 자녀를 얻는다.
*벚꽃이 만발한 꿈은 부모에게 효도하는 미녀를 잉태한다.
*활짝 핀 꽃을 다른 이가 꺾으면 유산되거나 아이가 죽는다.
*푸른빛의 열매는 남자를 상징하며 붉은 빛은 여자를 상징한다.
*과일이나 식품을 치마폭으로 감싸면 아이가 귀한 일을 하고 순탄한 행로를 걷게 된다.
*광에 밤이 가득 차 있으면 여자 아이가 태어날 수 있고 많은 재물로 가문을 빛낸다.
(음식 관련)
*상한 음식을 얻거나 먹으면 임신 중에 유산이 되거나 약한 자식을 낳게 된다.
*참기름 한 병을 다 먹으면 장차 아이가 큰 진리를 깨우치고 진리를 베푼다.
*임신 중에 외간남자와 간통을 하면 후에 자식이 부모를 배척하게 된다.
*임신 중 무덤 위에 꽃이 피면 자수성가하여 크게 명성을 날릴 아이를 잉태하게 된다.
*앵두나무 꽃을 벽장 속에 보관하면 직계 자손에게 아들이 생긴다.
*고목에 꽃이 피면 많은 사람을 계몽하는 선구자가 될 아들을 갖는다.
*꽃을 보고 꺾어들면 장차 사회적인 명성을 크게 얻을 자식을 얻는다.
*자손이 귀한 집에서 난초나 죽순을 꿈에서 보면 어렵게 자손을 얻는다.
*과일을 따서 광에 쌓거나 상자에 넣으면 장차 큰 사업체를 경영하며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태아를 잉태한다.
*과일을 따면 아들을 잉태하지만 과일을 먹으면 태아가 유산될 우려가 있다.
*앙상한 나무를 흔들어 과일을 따는 꿈은 출산할 때 산모의 걱정이 우려된다.
*알밤을 따거나 보면 딸을 낳는다.
*꼭지 달린 사과나 배를 따면 아들이다.
*대추를 따서 먹으면 장하고 총명한 자손을 얻는다.
*집안에 과목을 심거나 과목에 열매가 달리면 집안에 복을 심는 아들을 낳게 된다.
꽃이나 열매와 관련한 꿈은 모두가 후세와 관련하여 앞으로 좋은 일을 예고하는 상징적인 기능을 환기하고 있다.
3. 태산(胎産)과 교육
허준 선생의 ≪언해태산집요(諺解胎産集要)≫와 같은 관심과 저술은 후일 정조 무렵 유희 선생의 어머니이신 사주당 이씨(師朱堂李氏, 1739-1821)의 ≪태교신기(胎敎新記)≫로 이어진다. 교육이란 본질적으로 문화유산을 후세에 전달함에 그 커다란 구실이 있다. 태교신기는 정조 24년(1800)에 여류 문장가인 사주당 이씨가 태교에 관한 견문과 본인의 생각을 쓴 교육서다. 이 글은 모두 10개의 장으로 이루어졌다.
1. 태교의 이치. 2. 부친의 태교 및 태교의 효과. 3. 임부의 언어, 행동 등 심신 관리 사항. 4. 여러 가지 태교의 방법. 5. 태교를 실천해야 할 이유와 태교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 6. 태교를 실천하지 않았을 때 얻게 되는 손해. 7. 임부가 있는 가정에서 집안 식구들이 협조해야 할 일. 8. 부친과 모친의 태교 강조. 9. 중국 문왕의 모친 태임(太任)의 태교 소개 및 사례. 10. 태교의 근본을 거듭 강조.
태교신기(胎敎新記)의 줄거리를 간추리면 아래와 같다.
3.1. 임신 전의 몸과 마음가짐
태교의 첫 단계는 임신 이전에 아비와 어미의 심신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 허준은, 잉태하기 전 산모는 월경이 정상적이어야 하고 마음이 온전하여야 하며 아비 역시 정(精)이 충실하고 욕망을 조절하여 마음을 맑게 가지는 것이 자식을 두는 최선책으로 보았다. 사주당도 아비의 깨끗한 마음가짐이 어미의 10개월 못지않게 절실하다고 하였다.
태교신기(胎敎新記) 1장에서 사주당 이씨는, 부부는 날마다 공경으로 서로 대하고 예의를 잃거나 흐트러짐이 없어야 한다. 부부간에도 입에 올리지 못할 말이 있으며, 안방이 아니면 자지 않고, 몸에 병이 있거나 근심해야 할 일이 있으면 그 기간은 성적 접촉을 금한다. 음양이 고르지 않고 하늘 기운이 예사롭지 않을 때에도 금하며, 헛된 욕망이나 요사스럽고 간악한 기운이 몸에 붙지 않게 하는 것이 자식을 갖는 아비의 도리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아이의 기운과 피가 맺혀서 지각이 맑지 못한 것은 부친의 허물이라는 것이다. 임신을 하기 전에 부부가 모두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또한 심리적으로 깨끗해야 한다는 것은 자녀의 임신에 그만큼 내공을 쌓아 거룩한 생명이 태어남에 동참할 준비가 정성스러워야 함을 보여주는 것으로써 현대인들에게도 거울이 되는 속내다.
3.2. 아비의 태교
“아비가 낳는 것과 어미가 기른 것과 스승이 가르치는 것, 이 세 가지가 합하여야 완전한 일개 인격자를 만들 수 있는데 세 사람이 다 같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최선의 방법은 의원이 병자를 치료함과 같아서 명의는 병들기 전에 치료하는지라, 생육(生育)도 역시 아기 낳기 전에 가르칠지니 그러므로 스승이 10년을 잘 가르쳐도 어미가 열 달을 뱃속에서 잘 가르침만 못하고 어미가 열 달을 뱃속에서 가르침이 아비가 하루 밤 부부 교합할 때에 정심(正心)함만 못하니라.”(태교신기)
≪태교신기(胎敎新記)≫에서 사주당 이씨는, 아비가 태교와 관련된 여러 가지 금지사항을 잘 지키면 복과 덕성과 지혜를 겸한 자식을 얻게 되어 집안의 법도가 날마다 높아진다고 하여, 아비의 태교가 태아의 인격 형성에 크게 영향을 주고 가문의 흥망까지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그러나 아비의 태교는 어디까지나 어미의 태교를 돕는 데에 그 보람이 있다.
1) 임신할 때 주의할 점
임신할 때의 주의할 점은 성적 접촉을 가질 때와 장소 등에 관한 것으로서, 여러 문헌과 구전을 중심으로 오늘날에도 참고가 되는 내용들을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피해야 할 때 - 큰 비·천둥이 크게 치는 날, 술을 마셔서 정신이 혼미하고 과식을 했거나 허기졌을 때, 중병을 앓은 후 크게 기쁠 때나 신경을 써야 하는 때
*피해야 할 장소 - 집밖이나 큰 화롯불 곁, 신을 모신 신묘나 절간, 부뚜막이나 뒷간
2) 임신 뒤에 주의할 점
아비의 태교에는 일단 임신이 되면 출산 후까지 성적 접촉을 금하는 것이다. 사주당은 짐승도 새끼를 가지면 수컷을 멀리하는데 하물며 사람은 더욱 그러해야 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금지사항이 얼마나 잘 지켜졌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이것은 태반이 형성되기 전 임신 초기의 성교는 유산의 원인이 될 수도 있고 임신 말기의 성교는 조산의 위험이 따른다는 현대의학의 입장과도 일치한다.
3.3. 어미의 태교
태교의 중요성에 대해 사주당 이씨는 어미의 태중교육 10개월이 스승에게 10년을 배우기보다 더 중요하다고 하였고, 규범(閨範)에서는 태아가 모태에서 10개월 동안 머무르기 때문에 그 풍모나 성품이 어미와 비슷해지므로 중요하다고 하였다.
1) 임신부의 환경과 독서
귀인(貴人)과 호인(好人)의 초상화, 귀하고 기품이 높은 물품, 빛나고 아름다운 것, 성현이 훈계한 글을 가까이 한다.
2) 임신부의 견문
광대놀이, 몹쓸 병이 있는 사람, 물이 넘치거나 불이 붙는 것, 나무가 부러지며 집이 무너지는 것, 병들고 상한 새나 짐승, 더럽고 애처로운 벌레, 굿거리, 잡 노래, 시장에서 지껄이고 떠드는 것, 술주정과 분한 욕질, 서러운 울음소리, 서로 희롱하며 다투는 것과 묶거나 조이거나 죽이며 해롭게 하는 것을 피한다.
3) 임신부의 삼감
사람을 해치는 일, 산 것을 죽일 뜻을 품는 것, 간사하고 남을 속이는 것, 탐내거나 부당한 욕심, 도둑질, 시기하고 증오하는 일, 모진소리나 몹쓸 말, 화내는 것, 말할 때 손짓하기, 웃을 때 잇몸 보이기, 희롱하는 말, 꾸짖는 일, 남을 헐뜯는 일, 귓속말, 말 전가, 수다 떠는 일, 문구멍으로 내다보는 일, 곁눈질 입을 삐죽거리는 것, 손가락질, 발길질
4) 임신부의 행동
옷을 너무 덥게, 너무 배부르게 하지 말고, 더럽거나 찬데 앉지 말고 독하거나 몹쓸 냄새를 맡지 말 것, 잠과 눕기를 많이 하지 말고 때때로 걸음을 걸을 것, 밤에 문 밖에 나가지 말 것, 비바람 중 외출을 삼갈 것, 높은 곳과 깊은 데 가지 말 것 험한 곳에 다니지 말 것, 무거운 것을 들지 말 것, 수고하고 힘써 지나치게 몸을 상하게 하지 말 것, 약을 함부로 먹지 말 것, 바늘로 손을 상하게 말 것, 잘 드는 칼을 쓰지 말 것, 산 것을 칼로 베지 말 것, 썰 때는 모가 바르게 썰 것, 몸을 기울여 앉지 않을 것, 벽에 기대서지 않을 것, 높은 곳에 있는 것을 집지 말 것, 서서 땅의 것을 집지 말 것, 왼쪽에 있는 것을 오른손으로 오른 쪽에 있는 것을 왼손으로 집지 말 것, 어깨 위로 돌아보지 말 것, 한쪽 발에 힘주어 서지 말 것, 기둥을 의지하지 말 것, 급히 뛰거나 서둘지 말 것, 엎드리지 말 것, 배부르게 먹고 금방 자지 말 것, 나쁜 말을 듣지 말 것
5) 임신부의 음식 - 삐뚤어진 모양의 과일, 벌레 먹거나 썩어서 떨어진 것, 냄새나 빛깔이 나쁜 것, 설익은 것을 먹지 말아야 한다.
4. 국어사 자료로서 자리매김
≪동국신속삼강행실도(東國新續三綱行實圖)≫와 거의 같은 시기에 나온 초기 근대국어 자료로서 이 책의 국어학적인 특징은 어떠한가. 우선 두드러진 현상을 중심으로 살피도록 한다.
4.1. 어두복자음의 보기
근대국어에서는 어두복자음이 거의 시옷 계로 통일 되어가는 경향을 보인다. 이 책에서는 아직 ‘ㅂ- /ㅅ-’ 계 합용병서들의 보기가 분포되어 있다.
(1) 쇼변이 구더 든니 닐운 림이니(자림41)
침그트로 와 업시야(부초생소아구급 67)
건강 구으니 부븬  각 두 돈(구사4)
달힌 믈  잔의 플어 머기라(험태9)
인로 도오미 맛당니(잉태7)
이  곳 디나면(잉태7)
(2)  등분야도 됴니라(통치16)
리 죠고만 거슬 얼거(하포의 36)
겨집이 뒤 들 적을 보아(변남녀법 10)
보기(1-2)를 보면 ‘ㅂ-/ㅅ-’계 합용병서의 보기들이 비교적으로 자유로운 음소결합의 양상을 보여준다. 합용병서(ㅳ ㅷ ㅴ-ㅺ ㅼ ㅽ)가 뒤로 가면서 비읍 계는 소멸되지만 이 책에서는 중세 국어와 다르지 않다.
4.2. 구개음화의 분포
흔히 국어사적으로 풀이할 때 남부에서 시작하여 북쪽으로 북진하는 흐름을 풀이한다. 이 책의 경우, 역자인 허준 선생의 방언권이 서울 지역이라고 볼 때 17세기 초엽에는 아직 구개음화의 흔적을 잘 찾기가 어렵다.
(3) 고디 아닌니 이러면 반시 긔 되디 몯니(구사1)
믈읫 겨집이(구사1)
경휘 됴화티 아니며 밋 자궁이 여(구사3)
튤  냥 인 다 돈 뎡향 두 돈 반(오조 14)
 등분야도 됴니라(통치16)
보기에서 구개음화가 가장 손쉽게 일어나는 음성 환경인 ‘이’모음 앞에 오는 설단음인 /ㄷ ㅌ/인데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일부 지역어에서 기역 계도 상당한 분포를 보이고 있지만 이 책에서는 아직 그런 현상을 찾기가 쉽지 않다.
4.3. 연철과 분철의 혼재
후기 중세어 초기에는 소리 나는 대로 적던 연철표기가 중심이었고 또 달리 분철을 중심으로 한 뜻 중심의 표기였지만 본서에서는 이러한 표기들이 혼재되어 쓰이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4) 졍긔 니과 겨집 혈긔 쇠니(구사1)
몬져 경후 됴화함만(1ㄴ 구사)
고디 아닌니 이러면 반시 긔 되디 몯니(구사1)
(5) 올 녁크로 머리 도니 간나라(변남녀법 10)
겨집이 뒤 들 적을 보아(변남녀법 10)
손톱 발톱블(전녀위남법 12)
보기(4)의 경우, ‘니과’와 ‘쇠니’은 윗말의 끝소리 관형형 ‘-/쇠-’에 의존명사 ‘이’에 연철되어 적혀 있다. 그러나 보기(5)의 경우, ‘녁크로’와 ‘뒤’, ‘발톱블’에서 보듯이 분철과 연철이 혼재되어 쓰이고 있다. 이러한 과도기적인 표기를 거쳐 근대국어로 가면서 혼철은 없어지고, 현대국어에 와서까지 소리 나는 대로 적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뜻을 밝혀 적을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형태 중심으로 어원을 밝혀 적는다.
4.4. 특수곡용어와 음소의 소멸
초간 두시언해(杜詩諺解)에서는 특수곡용을 하는 형태들이 쓰였지만 중간본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형태들의 쓰임이 보이지 않으나 특수곡용을 하는 일부 낱말들의 분포를 확인할 수 있다.
(6) 아긔 머리 숫구무 우희 브티라  텬남셩을 작말야 강즙에 라 숫구무 우희 브티라(부초생소아구급 73)
 방문의 남긔 도든 버슷 므거위  근이나(혈붕 53)
안밧긔 블 퓌여(십산후 26)
위의 보기(6)에서 ‘구무’와 ‘남긔’, ‘밧긔’, 그리고 ‘우희’에서 기역곡용과 히읗 곡용의 분포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히읗의 경우, 뒤로 오면서 여러 가지 화석화된 형태를 볼 수 있지만 이 책에서는 아직 ‘우희’같은 형태가 쓰였다.
5. 낱말과 문법 형태
말이란, 목숨이 있는 나무처럼 살아 사람에게 쓰이다가 사라져 간다. 당시에는 쓰였겠으나 오늘날에 와서는 아예 쓰이지 않는 낱말들이 더러 보인다. 전문용어는 고사하고라도 우선 몇몇의 쓰인 형태들을 살펴보기로 한다.
(7) *즈의 듯다가 누을 제(구사4)
* 오 음이 다이저(태맥8)
*로 움즈기면(험태9)
*머흐러 내와니 겨집이라(변남녀법 10)
*머리 도니 간나라(변남녀법 10)
*일편도이 크면 나오(변남녀법11)
*아래 몰로여 녀허 두고(전녀위남법 12)
*리기 범면 조리혀니(금기14)
*모로미 시시로 건너고(장리15)
*침그트로 와 업시야(부초생소아구급 67)
*집 안해 쥐굼긔 흙 덩이를(불어 47)
*셰시 야  아니 누르면(자림 42)
*전포증 고치는 손법은(자림 42)
*풍한을 감모야 머리 알코(감한 45)
*버슷 므거위  근이나(혈붕 53)
*두어 소솜 달혀 머기면(천급 54)
*다묵[목] 두 냥 싸라(천급 54)
*피기  증이라 달꾹질(천급 54)
*뎡바기에 브티면 즉시 건니(음탈 59)
*달화믈 두 말 브어(하유즙 61)
*더러운 므스랄 다(첩산도법 63)
*복 주 후어처싯기면(부초생소아구급 66)
*창 지게를 열고(십산후 25)
(8) 지과 일신이 바(오조 12)
칠월의 방하과 메예 잇고(월유태살 소재 65)
침그트로 와 업시야(부초생소아구급 67)
보기(7)에서 ‘즈의’는 찌꺼기[渣], ‘즈의’의 기원형은 ‘즈싀’였다. 단독형은 ‘즛(법화경언해 1:189)’이었고 ‘즈싀〉즈〉즈의’의 과정을 거치면서 ‘즈의’로 굳어져 쓰인 경우다. 시옷으로 끝나는 모든 명사는 중세어에서 기역곡용을 하였던 기역에 유착이 되어 오늘날의 ‘찌꺼기’로 발달하였다. 이 책에서는 반치음이 쓰이던 자료와는 달리 반치음 탈락형이 쓰였음을 알 수 있다.
‘다이저’는 다그치다[搏], ‘로’는 자주[頻], ‘머흐러’는 들쭉날쭉[參差], ‘간나’는 여자 아이[女], ‘일편도이’는 일방적[一方], ‘몰로여’는 몰래[勿令知], ‘리기’는 졸라매이기[縛], ‘모로미’는 모름지기[須], ‘와’는 터쳐[破], ‘쥐굼긔’는 쥐구멍[鼠穴], ‘셰시’는 서듯이[立], ‘손법’은 방법[法], ‘감모야’는 감기[感氣], ‘므거위’는 무게[重], ‘소솜’은 팔팔 끓어오름[沸], ‘다목’은 소방목 나무[蘇木], ‘피기’는 달꾹질[咳逆], ‘뎡바기’는 정수리[頂], ‘달화물’은 달인 물[法水], ‘더러운 므스랄’은 더러운 것[汚穢], ‘후어처싯기면’은 훔처냄[湯盪洗], ‘지게’는 문[戶]의 뜻으로 쓰였다.
보기(8)에서 공동격 조사 ‘-와/과’의 쓰임은 받침이 없는 말 아래에서 ‘-와’가 통합됨은 오늘날과 같은 것이지만 ‘방하과’와 같이 ‘-과’가 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다. 형태의 기능만 같으면 통하여 쓸 수 있었던 문법 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주격 조사 ‘-가’는 보이지 않으며 서술격 조사 ‘-이’는 현대국어와 달리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