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제 태자의 효양행 9]
그
釋提桓因 주001) 석제환인: 수미산 꼭대기에 있는 도리천의 주(主)인 제석천을 말함.
이
欲界 諸天 주002) 욕계 제천: 3계의 하나로 욕망이 지배하는 세계의 여러 신들.
더블오 주003) 더블오: 데리고. ‘ㅇ’은 /ㄹ/ 뒤에서 /ㄱ이 약화하여 유성성문마찰음 [ɦ]으로 실현된 것을 표기한 것. 이 때의 ‘ㅇ’은 자음이므로 연철되지 않는다.
려와 獅子ㅣ며 버미며
일히 주004) 외야 눈
브르고 주005) 브르고: 부릅뜨고. 브르-+-+고. ‘브르다’는 ‘물체가 밖으로 돌출하다’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단독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확인되지 않고, ‘브르돋다, 브르왇다’ 등에서 확인된다.
구세디르고 주006) 구세디르고: 크게 소리 지르고. ‘구세디르-’는 최근에 〈월인석보〉 4권에서 발견되었다. (예문) 魔王波旬이 구세딜·어 리 瞿曇이 害라 니(월석4:12ㄱ).
어르 주007) 어르: (눈초리를) 치켜떠(?). 이 책에서 새로이 발견된 어휘이다.
므로려 주008) 커늘
湏闍提월인석보 20:115ㄴ
소리로 닐오 네
나 먹고져 거든
조초 주009) 조초: (마음)대로. ‘좇-[從]+오(부사파생접미사)’로 형성된 부사가 보조사로 굳어진 것.
머거라
므슴 주010) 호려 주011) 저히다 주012) 저히다: 위협하느냐. 두려워하게 하느냐. 젛-[畏]+이(사동접미사)++ㄴ다. ‘-ㄴ다 - 다’는 2인칭 주어문의 의문종결형식. 이 부분의 의미는 ‘나를 위협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그제
天王釋이 닐오 내 獅子ㅣ 아니며 버미 아니며 일히 아니라
天帝釋이로니 주013) 이로니: -이오니. -이니. -이+오/우+니. ‘-오/우-’는 1인칭 주어와 호응하며, 서술격조사 뒤에서 ‘-로-’로 교체됨. 그 밖에도 서술격조사 뒤에서는 ‘-더-’가 ‘-러-’로 ‘-도-’가 ‘-로-’로, ‘-다’가 ‘-라’로 교체된다.
그딋
주014) 바도려 주015) 바도려: 시험하려(?). ‘바도려’를 합성동사로 볼 수는 없다. ‘그딋’이 명사 ‘’을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라 주016) 다라: 하였더라. -+더+오/우+라. ‘-더-’는 화자주어와 호응하는 선어말어미 ‘-오/우-’와 결합하여 ‘-다-’로 교체된다. 한편 이 ‘-다라’는 현대국어 1인칭 주어문에서 ‘-더라’가 쓰이지 않는 현상과 대조적이다.
야 太子ㅣ
天帝釋 보고 장
기더라 주017) 기더라: 기뻐하더라. 기뻐했다. -+아/어+-+더+라.
Ⓒ 필자 | 세조(조선) / 1447년(세조 5)
[수사제 태자의 효양행 9]
그때에 석제환인이 욕계 제천을 데리고 내려와 사자며 범이며 이리가 되어 눈을 부릅뜨고 크게 소리 지르고 눈초리를 치켜떠 물려 하거늘 수사제가 가만한 소리로 이르되, “네가 나를 먹고자 하거든 마음대로 먹어라. 무엇하려고 〈나를〉 위협하느냐?” 그때 천왕석이 이르되, “내가 사자가 아니며 범이 아니며 이리가 아니라 천제석이니, 그대의 속내를 시험하려 했다.” 하거늘, 태자가 천제석을 보고 매우 기뻐했다.
Ⓒ 역자 | 김영배 / 2004년 11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