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불의 멸도 13]
그저긔 五百 大臣이 波羅門려 닐오 우리히 各各 七寶 머리 지
갑새 주001) 주고 네
도라 주002) 도라: 달라. ‘주다’의 객체가 화자이고 종결어미가 명령종결어미 ‘-라’일 때에 ‘주-’는 ‘도-’로 교체됨(보충법). 현대국어의 ‘달-’과 같다.
거슬 주어 닐굽
뉘예 주003) 긋디 아니케 호리라 波羅門이 듣
월인석보 20:36ㄱ
디 아니대 大臣히 슬허 울며 王 닐오 大王하 오날 엇뎨 마 이 나라히며 百姓이며 夫人이며 太子 波羅門 爲야 료려
시니고 주004) 시니고: 하시는 것입니까. ‘--’은 청자존대선어말어미 ‘--’의 이형태로서, 의문종결어미 ‘-가, -고’ 앞에 나타남. ‘-고’는 의문과 관련된 어사가 있는 문장에 쓰이는 설명의문 종결어미이고, ‘-가’는 의문의 어사가 없는 의문문에 쓰여 가부의 판정을 요구하는 판정의문 종결어미.
王이 닐오 이제 너희히며 一切 衆生 爲논 젼로 모 려 布施노라 第一 大臣이 王 一定 마 듣고 너교 내
어드리 주005) 大王 목숨
리시논 주006) 야 보료 고
갈로 주007) 갈로: 칼로. 갏[刀]+로. ‘갏’은 ‘ㅎ’ 종성체언.
제 목수믈
그츠니라 주008) 그츠니라: 끊으니라. 끊었다. 긏-[斷]+으니+라. ‘-(으)니-’는 원칙법 선어말어미로 알려져 있다. 기원적으로는 ‘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이(서술격조사)’로 구성된 것. ‘동사 어간+니라’는 과거 사실을, ‘형용사 어간·서술격조사 어간+니라’는 현재 사실을 나타낸다. 그러나 ‘-니라’ 앞에 시제와 관련된 다른 선어말어미가 놓이면, 선어말어미에 따라 시제가 결정된다.
Ⓒ 필자 | 세조(조선) / 1447년(세조 5)
[사리불의 멸도 13]
그때에 5백의 대신이 바라문더러 이르기를, “우리들이 각각 칠보의 머리를 만들어 〈왕의 머리〉 대신 주고 또 네가 달라고 하는 것을 주어 〈미래의〉 일곱 세상에 끊어지지 않게 하리라.” 바라문이 듣지 아니하니까, 대신들이 슬퍼하여 울며 왕께 여쭈되, “대왕이시여, 오늘날 어찌 차마 이 나라며 백성이며 부인이며 태자를 한 바라문을 위하여 버리려 하시는 것입니까?” 왕이 이르기를, “이제 너희들이며(과) 일체 중생 위하는 까닭으로 몸을 버려 보시하노라.” 제일 대신이 왕의 이미 정해진 말을 듣고 여기기를, ‘내가 어찌 대왕이 목숨 버리시는 모양을 보리오?’ 하고 칼로 스스로의 목숨을 끊었다.
Ⓒ 역자 | 김영배 / 2004년 11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