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대나 태자의 보시행 10]
太子ㅣ 닐오 이 白象 우리 아바니미 날티
시니 주001) 시니: 생각하시나니. 사랑하시나니. 은 [思, 愛]의 뜻을 가짐.
그듸낼 주002) 그듸낼: 그대들에게. ‘그듸’는 현대국어 ‘자네, 당신’ 정도에 해당하는 높임의 인칭대명사로 야쎠체에 쓰임. 구어체에도 쓰인다는 점에서 현대국어 ‘그대’와는 다르다. ‘그+듸[處所]’로 구성된 말. ‘-내’는 높임의 뜻을 지니는데, 복수 표시의 기능도 가졌던 것으로 보임. ‘-ㄹ’은 부사격조사 또는 보조사적 용법으로 쓰인 것. 현대국어에도 이런 용법이 있다. 국어에는 문장종결형식에 비해 2인칭 대명사가 발달되어 있지 않다. ‘그듸’와 같은 방식으로 형성된 2인칭 대명사로, 현대국어의 ‘거기, 집, 댁’ 등이 있다.
몯
나려다 주003) 나려다: 드리겠다. 바치겠다. -+오/우+리+거/어+다. 확정법의 선어말어미는 자동사·형용사·서술격조사 뒤에서는 ‘-거-’가, 타동사 뒤에서는 ‘-어/아-’가 쓰인다.
그듸내옷 주004) 그듸내옷: 그대들이. ‘-옷’은 강조의 보조사 ‘-곳’이 하향이중모음의 음절부음 /j/ 뒤에서 /ㄱ/이 약화된 [ɦ]을 표기한 것. ‘, 애, 에, 외’ 등이 단모음화하는 것은 근대국어 말기 이후이다.
나면 내
아바 주005) 아바: 아버님의. ‘-ㅅ’은 무정 체언 또는 높임 체언 뒤에 쓰이는 관형격조사.
들 일흐
월인석보 20:65ㄴ
며
다가 주006) 다가: 일반적으로는 ‘만약’의 뜻을 가지나, 여기서처럼 조건절이 아닌 환경에 쓰여, ‘아마, 혹’의 뜻을 갖기도 함.
이 象ㅅ
다로 주007) 내티시리라 고 太子ㅣ
즉재 주008) 즉재: 즉시. ‘즉자히(64ㄴ)’으로 나타나기도 함.
너교 주009) 내
아래 주010) 아래: 과거에. ‘아래’(상거 또는 상평)는 [前]이란 뜻을 지니고, ‘아·래’(평거)는 [下]란 뜻을 지님.
願을 호 布施호 거스디 아니호리라 호니 이제 아니 주면 내 本心과
다리어니 주011) 다리어니: 다를 것이거니. 다-+리+거/어+니. ‘-어-’의 ‘ㅇ’은 /ㄱ/이 ‘-리-’ 뒤에서 약화하여 유성성문마찰음 [ɦ]으로 실현된 것을 표기한 것.
어딋던 주012) 無上平等度意 주013) 무상평등도의: 무상정등각. 부처님의 최상의 깨달음.
일우료 주014) 일우료: 이루리오. 일-[成]+우(사동접미사)+리+고/오(의문종결어미). /ㄱ/ 약화. ‘-고’는 기원적으로 서술격조사를 갖고 있는 ‘-리-’ 뒤에서 /ㄱ/이 약화하여 ‘-오’로 교체되고, 이어서 ‘리+오→료’로 축약됨.
야 다시 닐오
장 주015) 됴다 주016) 됴다: 좋소. 둏-+()+다. ‘-다/다’는 야쎠체 평서법 종결형식.
나리라 고 사 블러 그 象애 金
기르마 주017) 지허 주018) 리
잇거 주019) 내라 고 太子ㅣ 왼 소내 믈 자바 道士 손 싯기고 올 소로 象 잇거 주어늘 여듧 道士ㅣ
呪願 주020) 고 그 象
어울타 주021) 어울타: 어울러 타고. 어울-[合]+-[乘]+아/어. 비통사적합성어.
깃거 주022) 깃거: 기뻐하여. -[喜]+아/어. 현대국어 ‘기꺼이’는 ‘-+(형용사파생접미사)+이(부사파생접미사)’로 이루어진 파생어이다.
가니라
Ⓒ 필자 | 세조(조선) / 1447년(세조 5)
[수대나 태자의 보시행 10]
태자가 이르기를, “이 백상은 우리 아버님이 나같이 사랑하시니, 그대들에게 못 내어 주겠구나. 그대들에게 드리면 내가 아버님의 뜻을 잃으며, 혹시 이 코끼리 탓으로 내치시리라.” 하고 태자가 곧 여기되, ‘내가 전에 원을 하기를(세우기를) 보시함을 남의 뜻을 거스르지 아니하리라고 하였는데, 이제 〈와서〉 주지 않으면 내 본심과 다르리니 어찌 무상평등도의를 이루리오?’ 하고 다시 이르기를, “매우 좋소이다. 드리리다.” 하고 사람 불러 그 코끼리에 금(으로 된) 길마를 지어 빨리 이끌어 내라 하고, 태자가 왼손에 물을 잡아 도사의 손을 씻기고 오른손으로 코끼리를 이끌어 주거늘 여덟 도사가 주원하고 그 코끼리를 어울러 타고 기뻐하여 가니라.
Ⓒ 역자 | 김영배 / 2004년 11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