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제 태자의 효양행 7]
父母ㅣ 그 말 드르샤 예
아니 한 주001) 아니 한: 많지 않은. 아니(부사)#하-[多]+ㄴ.
고기 어더 세 기제
호아 주002) 나란 주003) 나란: 하날랑. 낳[一]+란/으란(보조사).
아기 머기고
월인석보 20:113ㄱ
둘흐란 주004) 걔 주005) 걔: 자기가. 갸[自家]+ㅣ(주격조사). ‘갸’는 현대국어 3인칭 높임의 ‘당신’과 같음.
좌시고 父母ㅣ 여희여 가거시
湏闍提 니러 주006) 셔 이셔 父母를 라더니 父母ㅣ 목 노하 울며 길흘 조차
가더시다 주007) 가더시다: 가시었다. 가-+더+시+다. ‘-시-’ 뒤에서는 ‘-다’가 ‘-더-’ 뒤에서는 ‘-라’가 쓰임.
父母ㅣ
몯 보긔 주008) 머리 주009) 머리: 멀리. 멀-+이. ‘-이’는 부사파생접미사.
니거시 주010) 니거시: 가시거늘. ‘니-[去]+거+시+. -’은 항상 ‘-거/어/아-’와 결합하여 나타나므로 더 이상 분석하지 않고 불연속형태소 ‘-거/어/아…’을 인정하기도 한다. 과거시제·완료·확정법을 나타내는 선어말어미는 일반적으로 자동사·형용사·서술격조사에서는 ‘-거-’가 쓰이고, 타동사에서는 ‘-어-, -아-’가 쓰임.
太子ㅣ 父母를 그리 오래
라다가 주011) 라다가: 바라보다가. 라-[望]+(주체겸양 선어말어미)+다가.
해
그우러디니 주012) 그우러디니: 굴러 넘어지니. 그울-[轉]+아/어+디-[落]+니.
十方
월인석보 20:113ㄴ
앳
모히 주013) 모히: 모기들이. 모[蚊]++이. 현대 경상도 방언에서는 ‘모기’를 ‘모개이’라 함.
핏내
맏고 주014) 맏고: 맡고. 맡-[嗅]. ‘맏-’은 ‘맡-’의 8종성표기.
모다 와 모매
차 주015) 차: 가득 차. -[滿]+아. ‘(몸을) 걸터앉다’의 뜻으로 보이기도 함.
안자셔 주016) 안자셔: 앉아서. 앉-+아셔. ‘-아셔’는 기원적으로 ‘아(연결어미)+시-[有]+어’의 구조. ‘시-’는 ‘이시-’의 이형태.
니 주017) 니: 빠니. -[吸]+(/으)니. /ㄴ/ 앞에서 /ㄹ/ 탈락. 현대국어에서는 /ㄹ/로 끝나는 어간이 매개모음을 가진 어미와 결합할 때, /ㄹ/이 탈락하고 매개모음이 나타나지 않으나, 중세국어에서는 이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어간 말음 /ㄹ/과 매개모음을 가진 ‘-니/으니’가 결합할 때에는 매개모음이 나타나지 않고 /ㄹ/이 탈락한다.
셜미 주018) 몯내 주019) 니르리러라 주020) 니르리러라: 이르겠더라. 말하겠더라. 니르-[謂]+리+더/러+라. 기원적으로 서술격조사를 갖고 있는 ‘-리-’ 뒤에서 ‘-더-’가 ‘-러-’로 교체됨. ‘니르/니를-’ 두 어간형이 쓰임. 현대국어 불규칙 활용형 ‘이르러’는 ‘니를-’의 활용형 ‘니르러’가 화석으로 남은 것이다. ‘-더-’ 뒤에서는 평서문 종결어미 ‘-다’가 ‘-라’로 교체됨.
Ⓒ 필자 | 세조(조선) / 1447년(세조 5)
[수사제 태자의 효양행 7]
부모가 그 말을 들으시어 마디 사이에 많지 않은 고기를 얻어 세 몫에 나누어 하날랑 아기 먹이고 둘랑 당신이 자시고, 부모가 여의어 가시거늘 수사제가 일어나서 부모를 바라보더니, 부모가 목 놓아 울며 길을 따라 가시었다. 부모가 〈수사제가〉 볼 수 없도록 멀리 가시거늘 태자가 부모를 그리워하여 오래 바라보다가 땅에 굴러넘어지니, 시방의 모기들이 피 냄새를 맡고 모여 와서 몸에 〈가득〉 차게 앉아 〈붙어〉서 〈피를〉 빠니, 설움이 말로 다 할 수 없겠더라.
Ⓒ 역자 | 김영배 / 2004년 11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