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제 태자의 효양행 8]
그 太子ㅣ 목수미 몯 다
그처셔 주001) 그처셔: 끊어져서. 긏-[止]+어셔. ‘-어셔’는 기원적으로 ‘어(연결어미)+시-[有]+아/어’의 구조. ‘시-’는 ‘이시-’의 이형태.
소리 내야 盟誓 호 願 前生앳 모딘 이리 일로브터 다
업고 주002) 오롯 주003) 오롯: 오늘부터. 오+로+ㅅ. ‘-ㅅ’은 관형격조사.
後에 외야 짓디
마로리다 주004) 마로리다: 말 것입니다. 말-[止]+오/우+리++다.
내 이제 이 모로 父母를
월인석보 20:114ㄱ
供養야 救
니 주005) 니: -하(오)니. -++오/우+니. ‘--’은 주체겸양 선어말어미. ‘-오/우-’는 1인칭 주어와 호응함.
願 父母ㅣ
누어 주006) 누어: 누워. 어간이 ‘-’이므로 중세국어에서는 일반적으로 ‘누’나 ‘누워’로 적힘.
便安시며
주007) : 깨어. -[覺]+아/어. 현대 경상도 방언에서 ‘깨우다’를 뜻하는 ‘까배다’가 쓰이는데, 이 ‘까배다’가 ‘’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便安시며 구즌 아니 시며 하히
護持 주008) 시며 사미
며 주009) 며: 사랑하며. 생각하며. 사랑하오며. [思. 愛]+-+(주체겸양 선어말어미)+며/으며.
그위며 주010) 그위며: 관아이며. 그위[官衙]. 그위〉구위〉귀. ‘公’자를 ‘귀 공’이라 하는데, 이 때의 ‘귀’는 바로 ‘그위’에서 변한 말이다.
도기며 모딘 다 스러디고 일마다
吉祥 주011) 쇼셔 나 모맷 고기란 이 모 布
월인석보 20:114ㄴ
施야 다
브르긔 주012) 브르긔: 배부르게. 브르-[飽]+긔. ‘-긔’와 ‘-게’는 같은 기능으로 쓰임.
야 내 來世예
부톄 외에 주013) 외에: 되게. 외-+게/에. ‘ㅇ’은 하향이중모음의 음절부음부음 [j] 뒤의 /ㄱ/이 약화하여 유성성문마찰음 [ɦ]으로 실현된 것을 표기한 것. ‘, 애, 에, 외’ 등이 단모음화하는 것은 근대국어 말기 이후이다.
고라 주014) 고라: 하기를 바라노라. 하여라. ‘-고라’는 [청원]의 의미를 띤 명령종결형식.
부톄 외야 주015) 외야: 되어야. 외-+아(어말어미)+(의무, 당연). [의무], [당연], [강조]를 나타내는 보조사 ‘-’는 체언, 조사, 어미 뒤에 두루 통합할 수 있음.
法食 주016) 로 너의
주으리며 주017) 주으리며: 주리며. 주으리-[飢]+며/으며. ‘주으리며 목며 죽사릿 病을 더루리라’는 비문으로 보인다. ‘-며’를 접속조사로 볼 수도 있으나, ‘주으림, 목’에 ‘-오/우-’가 통합하지 않은 사실은 ‘주으림, 목’을 명사형으로 보기 어렵게 한다.
목며
죽사릿 주018) 죽사릿: 생사의. 죽사리[生死]+ㅅ(관형격조사). 관형격조사에는 ‘-ㅅ’과 ‘-/의’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높임의 대상인 체언 또는 무정체언 뒤에는 ‘-ㅅ’이, 평칭의 유정체언 뒤에서는 ‘-/의/ㅣ’가 쓰였다.
病을
더루리라 주019) 더루리라: 덜리라. 덜-[減]+오/우+리+라. ‘덜-’은 타동사.
더니 이 願 發 時節에 天地
六種 震動 주020) 육종진동: 세상에 상서로운 일이 있을 때에 대지가 진동하는 모양의 여섯 가지.
고
주021) 光이
업고 주022) 업고: 없고. 없어지고. ‘없-’이 ‘업-’으로 적힌 것은 8종성표기법.
새 쥐
주023) 놀라 두루
헤니며 주024) 大
월인석보 20:115ㄱ
海예 믈리 뮈니
湏彌山 주025) 수미산: 묘고산(妙高山)으로 한역됨. 불교의 우주관에 의하면 세계의 중심에 높이 솟은 거대한 산. 그 둘레에 7산(山) 8해(海)가 있다.
이
소락 주026) 소락: 솟았다가 잠겼다가. ‘-락’은 [반복]을 나타내는 어미.
락 야
忉利天 주027) 도리천: 33천(三十三天). 수미산 정상에 있으며, 제석천(帝釋天)이 여기에 산다 함.
에 니르리 다
주028) 드러치더라
Ⓒ 필자 | 세조(조선) / 1447년(세조 5)
[수사제 태자의 효양행 8]
그때에 태자가 목숨이 다 끊어지지 못하여(목숨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소리를 내어 맹세를 하되, “원하건대 전생의 모진 일이 지금으로부터 다 없어지고, 오늘로부터 후에는 다시 〈모진 일을〉 짓지 않겠습니다. 내가 이제 이 몸으로 부모를 공양하여 구하오니, 원하는 바는 부모님이 누워서도 편안하시며 깨어서도 편안하시며, 궂은 꿈을 아니 꾸시며 하늘이 호지하시며, 사람들이 사랑하며, 관아며 도적이며 모진 꾀가 다 스러지고, 일마다 길하고 상서로우소서. 남은 몸의 고길랑 이 모기들에게 보시하여 다 배부르게 하여, 〈모기들아〉 내가 내세에 부처가 되게 하여라. 부처가 되어야 법식으로써 너희가 주리며 목마르며 〈하는〉 생사의 병을 덜게 하리라.” 하니까, 이 원을 발할 시절에 천지가 6종으로 진동하고 햇빛이 없어지고 새, 쥐 〈등〉 짐승들이 놀라 두루 헤매어 다니며 대해에 물결이 움직이니, 수미산이 솟으락 잠기락 하여 도리천에 이르기까지 다 매우 진동하더라.
Ⓒ 역자 | 김영배 / 2004년 11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