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대나 태자의 보시행 6]
太子ㅣ
大王ㅅ
두겨신 주001) 두겨신: 두고 계신. 두-+겨-+신. 합성동사. ‘두-’가 보조용언을 취할 때에는 보조적 연결어미 ‘-어, -고’가 나타나지 않는다. ‘-엣-’은 ‘--, -ㅅ-’으로 교체된다. (예) : ‘가지로 識心을 가져 몸 안해 뒷노니(능엄경언해 1:47)’. (예) : ‘先生의 둣논 道理(두시언해 초간본 15:37)’.
보 어더 네 城門
밧과 주002) 져잿 주003) 가온 주004) 노하 두고 布施
월인석보 20:63ㄴ
야 求리 잇거든
주005) 들 주006) 거스디
마오져 주007) 마오져: 말고자. 그만두고자. 말-[止]+고져. ‘ㅇ’은 /ㄹ/ 뒤에서 /ㄱ/이 약화된 유성성문마찰음 [ɦ]을 표기한 것. 이 때의 ‘ㅇ’은 자음을 표기한 것이므로 연철되거나 순행동화되지 않는다. ‘마-’는 ‘말-’의 이형태.
노다 王이 니샤
주008) : 마음껏. +ㅅ(관형격조사)+(명사). ‘’으로도 표기됨. ‘/’이 보조사로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라 주009) 라: 써라. -[用]+(으)라. ‘-어라’는 직접화법에, ‘-(으)라’는 간접화법에 쓰이는 것으로 보임.
太子ㅣ 사 브려 보
술위로 주010) 시러 내야 네 城門 밧과 져잿
가온 주011) 가온: 가운데에. 음절부음 [j]로 끝나는 체언 중 시간이나 장소를 나타내는 어휘 뒤에는 처소부사격조사가 나타나지 않는다.
두고 사 가지고져 야로 布施니 十方애셔 太子ㅅ 功德
몯 드르니 주012) 몯 드르니: 듣지 못한 사람이. 몯+듣/들-+은(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주격조사). 중세국어에서는 이처럼 부정 부사를 이용한 단형 부정이 현대국어보다 더 널리 쓰였다.
업더니 먼
주013) : 데의. 곳의. 관형격조사에는 ‘-ㅅ’과 ‘-/의’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높임의 대상인 체언 또는 무정명사 뒤에는 ‘-ㅅ’이, 평칭의 유정체언 뒤에서는 ‘-/의/ㅣ’가 쓰였다.
사미 百里
로셔 주014) 로셔: -로부터. 현대국어에서도 ‘-로’가 [출발점]을 뜻하는 경우가 많이 있음.
오며 千里로셔 오며 萬里 밧긔셔도 오더니 밥 먹고져
리란 주015) 리란: 하는 일랑은. -+ㄹ+이+란(보조사).
이바며 주016) 옷 얻고져 리란 옷 주며 金銀 珍寶 얻고져 리란 주어
제 주017) 제: 스스로의. ‘제’(평성)은 관형격, ‘제’(상성)은 주격으로 씌었음. 인칭대명사의 주격 형태와 관형격 형태는 다음과 같이 성조에 의해 구별되는 일이 많다. ①·내(주격), 내(관형격) ② :네(주격), 네(관형격) ③·뉘(주격), :뉘(관형격), ④ :제(주격), 제(관형격).
들 거스디 아니더니
Ⓒ 필자 | 세조(조선) / 1447년(세조 5)
[수대나 태자의 보시행 6]
태자가 여쭈되, “대왕께서 두고 계신 보배를 얻어 네 성문 밖과 저자의 가운데 놓아두고 보시하여 구하는 이가 있거든 남의 뜻을 거스르지 말고자(보시하고자) 합니다.” 왕이 이르시되, “마음껏 써라.” 태자가 사람을 부려 보배를 수레로 실어내어 네 성문 밖과 저자의 가운데 두고 사람이 가지고자 하는 모양대로 보시하니, 시방에서 태자의 공덕을 못 들은 사람이 없더니, 먼 뎃 사람이 백 리 〈밖〉에서 오며, 천 리 〈밖〉에서도 오며, 만 리 밖에서도 오더니, 밥 먹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음식을 대접하며, 옷을 얻고자 하는 사람일랑은 옷을 주며, 금은 진보를 얻고자 하는 사람일랑은 마음껏 주어 그들의 뜻을 거스르지 아니했다.
Ⓒ 역자 | 김영배 / 2004년 11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