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대나 태자의 보시행 12]
王이 臣下콰 議論샤 太子
엇뎨료 주001) 엇뎨료: 어찌하리오. -+리+고/오(의문종결어미). ‘-고’는 기원적으로 서술격조사를 갖고 있는 ‘-리-’ 뒤에서 /ㄱ/이 약화하여 ‘-오’로 교체되고, 이어서 ‘리+오→료’로 축약됨.
臣下ㅣ 象 잇던 오야 바 드려
드듸여든 주002) 드듸여든: 디디거든. 드듸-+거+든. ‘-거-’의 /ㄱ/이 약화한 후 선행하는 음절부음 [j]에 동화되어 ‘여’로 적힘.
바
버히고 주003) 소로 象 잇거
월인석보 20:67ㄱ
든 소 버히고 누느로 象 보아 누늘
아내쇼셔 주004) 아내쇼셔: 발라내소서. -[割]+아. 사전에는 [貧, 急, 緊]의 뜻을 지니는 동사 ‘-’가 등재되어 있는데, 이 의미와 [割]은 관련이 있어 보인다.
며 머리 버히쇼셔
리도 주005) 잇더니 王이 츠기 너기샤 니샤 내 아리 道理
맛드러 주006) 布施 즐겨 거니
어드리 주007) 禁止야
가도료 주008) 가도료: 가두리오? 가도-[囚]+리+고/오(의문종결어미). /ㄱ/ 약화. ‘-고’는 기원적으로 서술격조사를 갖고 있는 ‘-리-’ 뒤에서 /ㄱ/이 약화하여 ‘-오’로 교체되고, 이어서 ‘리+오→료’로 축약됨.
그 中에 大臣이 너교 王이 다 아 두겨시니 엇뎨 罪 줄
내어뇨 주009) 내어뇨: 내었느냐. 문맥으로 보아서는 ‘내겠는가’란 뜻을 갖는 ‘내려뇨’가 옳을 듯함. 내-+어+니+고/오. ‘-어-’는 하향이중모음의 음절부음 [j] 뒤에서 ‘-거-’가 ‘-어-’로 교체된 것이 아니다. 타동사에는 원래 ‘-거-’ 대신 ‘-어-’가 쓰이기 때문이다. ‘-뇨’는 ‘니+고’에서 기원적으로 서술격조사를 포함하고 있는 ‘-니-’ 때문에 ‘-고’의 /ㄱ/이 약화된 ‘-니오’가 /ㄱ/ 탈락을 거쳐 형성된 것이다. ‘, 애, 에, 외’ 등이 단모음화하는 것은 근대국어 말기 이후이다.
야 王
나도 주010) 나도: 저도. 중세국어에서는 화자 겸칭의 ‘저’가 쓰이지 않았음.
太子 禁止야 가도시게
몯가니와 주011) 몯가니와: 못하거니와. 몯+-+거니와/가니와. ‘-가-’는 ‘-거-’가 1인칭 주어인 환경에서 교체된 것.
오직 내티샤 뫼해다가 열두 두샤
붓그리게 주012) 쇼셔
Ⓒ 필자 | 세조(조선) / 1447년(세조 5)
[수대나 태자의 보시행 12]
왕이 신하들과 의론하시되, “태자를 어찌하리오?” 한 신하가 여쭈되, “코끼리가 있던 외양간에 발을 들여 딛거든 발을 베고, 손으로 코끼리를 이끌거든 손을 베고, 눈으로 코끼리를 보거든 눈을 발라내소서.” 하며, 또는 “머리를 베소서.” 하는 이도 있더니 왕이 매우 측은히 여기시어 이르시되, “내 아들이 도리를 즐겨 보시를 즐겨 하거니 어찌 금지하여 가두리오?” 그 중에 한 대신이 여기기를, ‘왕이 다만 한 아들을 두어 계시니 어찌 죄 줄 마음을 내겠는가?’ 하고, 왕께 여쭈되, “저도 태자를 금지하여 가두시게 못하거니와 오직 내치시어 산에다가 열두 해를 두시어 부끄러워하게 하소서.”
Ⓒ 역자 | 김영배 / 2004년 11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