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불의 멸도 15]
波羅門이 닐오 王이 力士 히믈
두겨시니 주001) 두겨시니: 두어 계시니. 두시니. 두-[置]+겨시-[在]+니. ‘두-’가 보조용언을 취할 때에는 보조적 연결어미 ‘-어, -고’가 나타나지 않고, ‘-엣-’은 ‘--, -ㅅ-’으로 교체된다. (예) : ‘가지로 識心을 가져 몸 안해 뒷노니(능엄경언해 1:47)’. (예) : ‘先生의 둣논 道理(두시언해 초간본 15:37)’.
셟거든 다가
뉘으처 주002) 디 몯시면
도 주003) 도: 도리어. 동사의 활용형이 파생부사로 굳어진 것. 원래의 구조는 ‘돌-[回]+(사동접미사)+(강세접미사)+어(어미)’. ‘-어’는 외현되지 않음. 각자병서의 폐지 이후에는 ‘’가 ‘혀’로 적힘.
나 害시리니
마리 주004) 마리: 머리를. 마리[首]. ‘머리’와 같이 씌었음.
나못 가지예 쇼셔 王이 듣고 매 어엿비 너겨 이 波羅門이 怯
월인석보 20:37ㄱ
고
사오납도소니 주005) 사오납도소니: 서투니. 사오-+돗+오+니. ‘사오-’은 ‘사납-, 억세-, 나쁘-, 못나-’ 등 다양한 의미를 지녔음. ‘-도소-’ 전체를 하나의 어미로 보기도 함.
다가 내 머리 몯 버히면 큰 利 일흐리로다 야 닐온 야로 머리
남긔 주006) 오 주007) 오: 매고. -[繫]+고/오(대등적 연결어미). 연결어미 ‘-고’의 /ㄱ/이 하향이중모음의 음절부음 /j/ 뒤에서 약화하여 ‘ㅇ’으로 적힘. /ㄱ/이 약화된 ‘ㅇ’은 유성성문마찰음 [ɦ]을 표기한 것. 이 때의 ‘ㅇ’은 자음을 표기한 것이므로 연철되거나 모음동화지 않는다. ‘, 애, 에, 외’ 등이 단모음화하는 것은 근대국어 말기 이후이다.
닐오 그듸 내 머리 버혀 내 소내 노하 내
나리라 주008)
Ⓒ 필자 | 세조(조선) / 1447년(세조 5)
[사리불의 멸도 15]
바라문이 이르되, “왕이 역사의 힘을 두어 계시니 섧거든 만일 뉘우쳐 참지 못하시면 도리어 나를 해하시리니, 머리를 나뭇가지에 매소서.” 왕이 듣고 마음에 가엾게 여겨 바라문이 겁먹고 서투니 만일 내 머리를 못 베면 큰 이익을 잃을 것이로다 하여 말한 대로 머리를 나무에 매고 이르되, “그대가 내 머리를 베어 내 손에 놓거든 내가 주겠다.”
Ⓒ 역자 | 김영배 / 2004년 11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