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저긔: 아이 때에. ‘아’의 디귿은 사이시옷의 이형으로 소유를 드러낸다. 사이시옷은 체언 사이에서 뒤에 오는 체언을 수식하고 소유의 뜻을 지니게 하는 조사로서 이를 관형격 혹은 속격이라고도 한다. 관형격조사는 앞서는 체언으로 하여금 뒤서는 체언의 관형어가 되게 하는 구실을 한다. 모든 격조사가 체언과 동사와 사이에서 지배 관계를 드러냄에 비하여 관형격조사는 체언과 체언 사이의 수식 기능을 수행한다. 중세어의 경우, 관형격조사는 속격이라 불리며 여기에는 ‘/의’와 ‘ㅅ’으로 대별된다. 속격조사 ‘/의’는 선행체언의 조건에 따라 단순히 ‘-ㅣ’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고, ㅅ은 훈민정음 창제 초기의 문헌에서 선행체언의 음절만 자음에 따라 ‘ㅂ, ㄷ, ㄱ, ㆆ’ 등으로 쓰였으나 뒤에 ㅅ으로 통일되었다. 이 때 속격조사 ‘/의’는 선행체언의 모음에 따라서 모음조화의 제약을 따른다. 곧 양성 모음이 올 경우는 ‘-’, 음성 모음이 올 경우는 ‘-의’가 자동적으로 분포된다. 이러한 현상들은 알타이어계의 공통 특징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뒤로 오면서 차츰 모음조화의 분포가 의성어나 의태어, 혹은 어간과 어미 사이에서 지켜질 뿐, 엄격하게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저긔’는 명사 ‘적’에 부사격 조사 ‘-의’가 통합되고 연철이 되어 적힌 표음주의 표기다. 연철은 이어적기라고도 한다. 본디 소리글자라고 함은 소리가 나는 대로 적고 씀을 이른다. 그런데 음절단위로 모아쓰기에 여러 가지 표기상의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 훈민정음 초기에는 소리 나는 대로 적는 표음적 표기를 기본으로 하였다. 그러다 형태소를 살려 적는 표의적인 표기인 분철을 섞어 쓰다가 한글 맞춤법에 모두 다 반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