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년 거려: 삼 년을 여막에서 있었으므로. ‘거려(居廬)’의 ‘-’는 까닭을 드러내는 연결형 어미다. 의존명사 ‘’에 부사형 어미 ‘-’가 통합되어 아예 유착된 형으로 굳어진 것이다. 의존명사는 전통문법에서는 통사적인 독립성이 없다 하여 불완전 명사라고도 불렀으나 학교문법에서는 의존형식임을 강조하여 의존명사라고 일컫는다. 달리 형식명사·매인이름씨·안옹근이름씨라고도 한다. 제 홀로는 쓰이지 못하고 반드시 그 앞에 수식어가 덧붙어야 쓰일 수 있다. 의존명사의 예로는 ‘이(사람), 것(물건), 데(곳), 바(일), 터(작정·처지), 체(모양·태도), 줄(수단·방법), 양, 듯’ 등이 있다. 의존명사 가운데 뒤에 오는 형태가 제한되는 통사적인 제약이 있다. ‘줄’은 ‘안다, 모르다’뒤에만 올 수 있으며, ‘따름, 뿐’은 ‘-이다’ 앞에만 쓰인다. ‘수’는 ‘있다, 없다’ 앞에 올 수 있고, ‘체, 척’은 ‘하다’ 앞에 오는 제약이 따른다. 이밖에 사물을 세는 수 단위 의존명사인 ‘말, 되, 자, 치, 권, 장’ 등도 분류사와 같은 의존명사에 속한다. 이와 함께 의존명사의 형태론적인 기능 가운데 낱말 형성의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보기를 들면, ‘늙은이, 어린이, 얼간이’와 같이 의존명사 ‘이’가 관형사형 어미를 수반하는 동사와 형용사가 유착되어 하나의 형태론적인 단위로 굳어져 쓰인다는 것이다(정호완 2003.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