믄득 즘승이 이셔: 문득 짐승이 있어. 원순모음화를 거쳐 ‘믄득〉문득’이 되었다. 일종의 발음의 노력경제현상으로 볼 수 있다. 원순모음화 현상은 일반적으로 순음성 자음 앞뒤에서 중설모음 ㅡ 가 올 때 ㅜ로 소리가 나는 현상이다. 원순모음화의 갈래는 흔히 두 가지로 갈린다. 먼저 양순 자음에 의한 원순모음화 ‘·〉ㅗ’현상은 양순 자음[ㅁ, ㅂ, ㅃ, ㅍ]이 동화주(同化主)가 되어 뒤에 오는 피동화 모음인 []를 원순모음인 [오]로 변화시키는 현상이다. 양순 자음에 의한 원순모음화 ‘·〉ㅗ’현상은 대체로 동화주가 되는 양순음이 피동화주 []에 앞서는 인접과 양순음과 [] 사이에 다른 음소가 존재하지 않는 순행이 동시에 나타난다. 양순 자음 뒤에서의 ‘ㅡ〉ㅜ’와 ‘·〉ㅗ’의 원순모음화 현상은 그 변화 양상을 달리한다. 양순 자음 뒤에서 ‘ㅡ’가 ‘ㅜ’로 변화하는 현상은 모든 방언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이지만, 양순 자음 뒤에서 ‘ㆍ’가 ‘ㅗ’로 변화하는 현상은 함경북도 육진 지역의 종성, 온성, 회령 그리고 함경남도의 혜산 등과 서남방언권의 남부 지역, 경남 일부 지역에서 보이는 현상으로 중부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변경지역에서만 발생한다. 또한 양순 자음에 의한 원순모음화 ‘·〉ㅗ’ 현상은 그 변화 시기에서도 ‘ㅡ〉ㅜ’와 차이를 보인다. 양순 자음 뒤에서의 ‘ㆍ〉ㅗ’ 원순모음화 현상을 보여주는데, 이들의 출전을 조사하면 양순 자음 뒤에서의 ‘ㆍ〉ㅗ’ 원순모음화 현상은 17세기 후기에 발생하여 18세기 중엽까지 존재해 ‘ㅡ〉ㅜ’보다 시기적으로 이른 시기에 어두에서 실현됨을 알 수 있다. ‘즘승〉짐승’은 전설모음화를 거치면서 오늘에 쓰이고 있다. 전설모음화란 현재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ㅈ이나 ㅊ 또는 ㅅ 아래의 ‘으’가 전설모음인 ‘이’로 바뀌는 발음경제화 현상이다. 예를 들면 ‘아츰〉아침, 거즛〉거짓’ 등에서 전설모음화 현상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