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저희가 비록 모든 불자들을 위하여 보살의 법을 설하여 불도를 구하게 하였으나, 이 법에 길이 원하여 즐김이 없으므로 도사께서 버리시고 내 마음을 보시는 까닭으로 처음에 권하여 나아가게 하시어 진실한 이익이 있다 이르지 아니하시더니, 부유한 장자가 아들의 뜻이 못남을 알고 방편력으로 그 마음을 부드럽게 굽힌 후에야 일체 재물을 맡기듯이 하여, 부처님도 이와 같으시어 희유한 일을 나타내시어 작은 법 즐기는 사람을 아시고 방편력으로 그 마음을 길들여 굽히게 하시고서야 큰 지혜를 가르치셨습니다.
〔요해〕 이는 보살〈의 법〉을 옮겨 가르치되 스스로가 뜻과 바람이 없으므로 부처님이 또 버리신 뜻을 첩하여, 부처님이 버리신 것은 길들여서 구푸리게 하시어 마음 돌이킴을 기다리시고서 큰 지혜를 가르치고자 하시는 것을 밝힌 것이다. ‘부유한 장자’라고 이른 것들은 법의 비유를 나란히 하여 첩하고, ‘권’에 걸림을 모아 맺으니, 겹겹이 뒤집어서 첩한 것은 2승의 먼 겁을 작은 법 즐기는 마음이 그릇되게 만듦이 심한 것이 되었다가 지금 이미 큰 것에 나아가시었어야 깊이 뉘우친 것을 알므로 옛 허물을 다 펴 되풀이 하여 일러서 먹은 마음을 펴니, 사람이 노함을 매우 하면 반드시 소리 매섭게 하여 빨리 꾸짖은 후에야 훤하듯 하니, 글이 어지러이 겹친 듯하나 실로 깊은 뜻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