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남명집언해 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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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


深嗟懵懂頑皮靼노니 故國이 非遙ㅣ어늘 不肯過다 還似浮萍의 根蔕斷야 悠悠生死애 信風波다
Ⓒ 구결 | 학조 / 1482년 월 일

懵懂 주001)
몽동(懵懂):
어리석어 흐리멍텅한 모양.
며 頑皮靼 주002)
완피달(頑皮靼):
질긴 가죽. 소의 고개의 가장 두꺼운 부분. 여기서는 ‘질김’을 뜻함.
호 기피 슬노니 주003)
슬노니:
슳-[悲](동사어간)++오(화자 초점 표지)+니. 화자 주어와 호응함. ‘슳다’에는 싫다’의 뜻도 있다.
녯 나라히 머디 아니커늘 즐겨 가디 아니다 도혀 주004)
:
-[浮]+ㄴ.
주005)
평(萍):
부평초. 개구리밥.
 불휘 고고리 주006)
고고리:
꾝지.
그춤 주007)
그춤:
긏-[斷]+우+ㅁ.
야 주008)
야:
(부사)+-+아/야.
悠悠 生死애  믌겨 좃

남명집언해 하:58ㄱ

주009)
좃다:
좇-[從]++다.
【懵懂 갑디 주010)
갑디:
슬기롭지. 갑-[慧]+디.
아니 시오 頑皮靼 주011)
:
쇼[牛]+ㅣ(관형격조사).
고갯 주012)
고갯:
고개+ㅅ.
 둗거운 주013)
둗거운:
둗겁/둗거우+ㄴ. 파생명사 ‘둗긔’는 현대국어 ‘두께’의 소급형이다. 이 ‘둗긔’와 ‘두텁다’란 어휘로 보아 기원적으로는 어근 ‘둩-’에 접미사 ‘-겁-’이나 ‘-업-’이 붙어서 형용사가 파생된 것으로 보인다.
가치니 주014)
가치니:
갗[皮]+이+니.
이 小乘 주015)
소승(小乘):
가르침을 받는 근기가 대승에 비하여 작은 것. 소승에는 성문승과 연각승이 있다.
이 根性이 鈍야 大法 듣고 아디 몯호 가비시니라】
【주】 주016)
녯:
녜(명사)+ㅅ(관형격조사).
나라히 주017)
나라히:
‘나라ㅎ’은 ㅎ말음체언.
머디 아니타 주018)
아니타:
아니(부사)+-+다. 유성음으로 끝난 어근과 무성자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사이에서 ‘-’의 //가 탈락.
호 발 아래 주019)
이:
이(지시대명사)+∅(주격조사). 한 절(節) 안에서 앞에 나타난 주어를 다시 반복하는 기능을 가진 이 ‘이’의 쓰임은 중세국어의 특징임. 한문의 직역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나, 한문 원문이 없는 한글 자료에서도 보임.
家鄕이라  시라 즐겨 가디 아니타 호 能히 信야 드디 아니 주020)
아니:
‘能히 -디’ 다음의 보조용언으로 ‘몯-’가 쓰이지 않고 ‘아니-’가 쓰인 드문 예이다. ‘즐겨 가디 아니타’로 보아 ‘아니-’가 ‘몯-’보다 적절한 표현이다. 58ㄴ 참조.
시라 三四 句 불여 주021)
불여:
불-[吹]+이(피동접미사)+어. 바람에 불리듯이 세파에 시달린다는 뜻이다.
가며 마 주022)
마:
잠기어. -[沈]+아. ‘-’은 자동사이다. ‘담다’는 ‘물건을 그릇 따위에 집어넣는 것’을 뜻한다.
오미 므렛 주023)
므렛:
믈[水]+에(부사격조사)+ㅅ(관형격조사).
야 주024)
야:
(부사)+-+아/야. ‘-야’는 ‘-’ 뒤에 쓰이는 형태론적 이형태.
生死ㅅ 바래 브즐우즐 주025)
브즐우즐:
「우리말큰사전」에는 ‘자질구레하게’로, 「이조어사전」에는 ‘망연(茫然)-’으로 풀이되어 있는데, 이해하기 어렵다. 이 어휘의 뜻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형용사 ‘브즐우즐다’의 의미부터 해결하는 것이 좋다. 형용사 ‘브즐우즐다’는 「우리말큰사전」에는 ‘①자질구레하다. ②간절하다’로, 「이조어사전」에는 ‘간절하다’로 풀이되어 있다. ‘간절하다’는 말은 다음의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①마음 씀씀이가 정성스럽고 지극하다. ②마음 속에서 바라는 정도가 절실하다.’ 문제의 ‘브즐우즐다’는 이 중 ①에 해당한다. 그러나 현대국어 ‘간절하다’는 ②의 뜻으로 쓰이는 일이 더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두 사전에서는 ‘브즐우즐다’가 ‘諄’의 번역으로 쓰인 예를 제시하였는데, ‘자상하다’로 풀이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자상하다’는 것은 ‘자질구레하다’와 의미가 통한다. ‘작은 일에까지 관심을 써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부사 ‘브즐우즐’도 ‘안 가는 곳 없이 이리저리 다니는 모양’을 뜻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63ㄴ을 참조.
닐 주026)
닐:
-[走]+니-[行]+ㄹ. 합성동사. 그러나 대개 ‘-’은 [走]의 의미를 벗어나게 되었고, ‘니-’는 접사적 성격으로 변화하여 동작의 [지속]을 의미하게 됨.
시라
Ⓒ 언해 | 학조 / 1482년 월 일

몽동(懵懂)하며 완피달(頑皮靼)함을 깊이 슬퍼하노니, 옛 나라가 멀지 아니하거늘 즐겨 가지 아니하는구나. 도리어 뜬 평(萍)의 뿌리 꼭지가 끊어짐 같아서 유유(悠悠)한 생사에 바람 물결을 따르노라.【몽동(懵懂)은 슬기롭지 아니한 것이고 완피달(頑皮靼)은 소의 고개의 가장 두꺼운 가죽이니, 이는 소승(小乘)이 근성(根性)이 둔(鈍)하여 대법(大法)을 듣고 알지 못함을 비유하시니라.】
【주】 옛 나라가 멀지 않다 함은 발 아래가 이곳이 가향(家鄕)이라 하는 것이다. 즐겨 가지 아니한다 함은 능히 믿어서 들지(入) 않는 것이다. 3, 4구는 (세파에) 불려 가며 잠기어 옴이 물에 떠 있는 평(萍) 같아서 생사의 바다에 이리저리 다니는 것이다.
Ⓒ 역자 | 이유기 / 2002년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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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몽동(懵懂):어리석어 흐리멍텅한 모양.
주002)
완피달(頑皮靼):질긴 가죽. 소의 고개의 가장 두꺼운 부분. 여기서는 ‘질김’을 뜻함.
주003)
슬노니:슳-[悲](동사어간)++오(화자 초점 표지)+니. 화자 주어와 호응함. ‘슳다’에는 싫다’의 뜻도 있다.
주004)
:-[浮]+ㄴ.
주005)
평(萍):부평초. 개구리밥.
주006)
고고리:꾝지.
주007)
그춤:긏-[斷]+우+ㅁ.
주008)
야:(부사)+-+아/야.
주009)
좃다:좇-[從]++다.
주010)
갑디:슬기롭지. 갑-[慧]+디.
주011)
:쇼[牛]+ㅣ(관형격조사).
주012)
고갯:고개+ㅅ.
주013)
둗거운:둗겁/둗거우+ㄴ. 파생명사 ‘둗긔’는 현대국어 ‘두께’의 소급형이다. 이 ‘둗긔’와 ‘두텁다’란 어휘로 보아 기원적으로는 어근 ‘둩-’에 접미사 ‘-겁-’이나 ‘-업-’이 붙어서 형용사가 파생된 것으로 보인다.
주014)
가치니:갗[皮]+이+니.
주015)
소승(小乘):가르침을 받는 근기가 대승에 비하여 작은 것. 소승에는 성문승과 연각승이 있다.
주016)
녯:녜(명사)+ㅅ(관형격조사).
주017)
나라히:‘나라ㅎ’은 ㅎ말음체언.
주018)
아니타:아니(부사)+-+다. 유성음으로 끝난 어근과 무성자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사이에서 ‘-’의 //가 탈락.
주019)
이:이(지시대명사)+∅(주격조사). 한 절(節) 안에서 앞에 나타난 주어를 다시 반복하는 기능을 가진 이 ‘이’의 쓰임은 중세국어의 특징임. 한문의 직역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나, 한문 원문이 없는 한글 자료에서도 보임.
주020)
아니:‘能히 -디’ 다음의 보조용언으로 ‘몯-’가 쓰이지 않고 ‘아니-’가 쓰인 드문 예이다. ‘즐겨 가디 아니타’로 보아 ‘아니-’가 ‘몯-’보다 적절한 표현이다. 58ㄴ 참조.
주021)
불여:불-[吹]+이(피동접미사)+어. 바람에 불리듯이 세파에 시달린다는 뜻이다.
주022)
마:잠기어. -[沈]+아. ‘-’은 자동사이다. ‘담다’는 ‘물건을 그릇 따위에 집어넣는 것’을 뜻한다.
주023)
므렛:믈[水]+에(부사격조사)+ㅅ(관형격조사).
주024)
야:(부사)+-+아/야. ‘-야’는 ‘-’ 뒤에 쓰이는 형태론적 이형태.
주025)
브즐우즐:「우리말큰사전」에는 ‘자질구레하게’로, 「이조어사전」에는 ‘망연(茫然)-’으로 풀이되어 있는데, 이해하기 어렵다. 이 어휘의 뜻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형용사 ‘브즐우즐다’의 의미부터 해결하는 것이 좋다. 형용사 ‘브즐우즐다’는 「우리말큰사전」에는 ‘①자질구레하다. ②간절하다’로, 「이조어사전」에는 ‘간절하다’로 풀이되어 있다. ‘간절하다’는 말은 다음의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①마음 씀씀이가 정성스럽고 지극하다. ②마음 속에서 바라는 정도가 절실하다.’ 문제의 ‘브즐우즐다’는 이 중 ①에 해당한다. 그러나 현대국어 ‘간절하다’는 ②의 뜻으로 쓰이는 일이 더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두 사전에서는 ‘브즐우즐다’가 ‘諄’의 번역으로 쓰인 예를 제시하였는데, ‘자상하다’로 풀이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자상하다’는 것은 ‘자질구레하다’와 의미가 통한다. ‘작은 일에까지 관심을 써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부사 ‘브즐우즐’도 ‘안 가는 곳 없이 이리저리 다니는 모양’을 뜻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63ㄴ을 참조.
주026)
닐:-[走]+니-[行]+ㄹ. 합성동사. 그러나 대개 ‘-’은 [走]의 의미를 벗어나게 되었고, ‘니-’는 접사적 성격으로 변화하여 동작의 [지속]을 의미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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