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 못할진대 내가 이제 그대를 위하여 결단하리라 하시니, 이 뜻이 너무나 분명하여 의심할 바 없으나, 전함이 쉽지 아니하니라. 누가 즐겨 옛날 바위 아래에 돌아오랴? 저 창해(滄海)가 뽕나무밭이 됨을 가벼이 여기리라.
【주】 이 군(君) 자는 위에 있는 ‘군불견(君不見)’이라고 한 군(君) 자로 서로 응하여 〈눈이〉 부시게 내려오니, 처음 “그대는 보지 못하느냐?” 이르시고, 끝에 “그대 위하여 결단하리라.” 이르시고, 다시 뒷말 없으면 바로 그지없음을 득한 것이니, 이곳이 영가(永嘉)대사가 서 계신 곳이다. 이 바로 그지없음을 득한 곳은 오직 제가 기뻐할 뿐이지 가지고 그대가 나아감직하지는 못하므로 이르시되, 이 뜻이 명명(明明)하나 전(傳)하는 것이 쉽지 아니하니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옛날 바위 아래’라 함은 영가대사가 서 계신 곳이나, “누가 즐겨 돌아오리오?”라 말씀하심은 사람이 아는 이가 드문 것을 슬퍼하신 것이다. 넷째 구는 혹 사람이 와서 고암(古巖) 아래에 관한 일을 물을진대는 차라리 바다가 뽕나무밭이 될 뿐이언정 끝내 그대를 위하여 가벼이 말하지는 아니하리라 하신다는 것이다.
Ⓒ 역자 | 이유기 / 2002년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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