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을 하는(앓는) 사람이 의왕(醫王)을 만난들 어찌 (병이) 나음을 얻으리오? 약과 병을 문득 없애어도 통발을 잊지 못하느니라. 독을 바른 한 소리나는 북에, 누워서 듣고 다니면서 들으니, 다 또랑또랑함이 어찌 같으리오?
【주】 약과 병을 문득 덜다 함은 약으로 병을 던 것이 병 덜고 약을 잊는 것이니, 약과 병이 다 없으므로 문득 덜었다 하시니라. 통발(筌)을 잊지 못하다 함은 약과 병과(병이) 서로 다스리는 문(門)이 끊어짐을 얻지 못한 것이니, 약과 병을 문득 덞은 대지(大地)가 다 이것이 약 같은지라, 어느 것이 이것이 병이리오? 병 밖에 약이 없고 약 밖에 병이 없으니, 이 같아도 오히려 통발을 잊지 못할 것이다. 독을 바른 한 소리나는 북이라 함은 나의 교(敎)의 뜻이 독을 바른 북과 같아서 한 소리를 침에 먼 데 가까운 데에서 들은 사람이 다 죽나니, 도독(塗毒)은 이것이 이독(理毒)이니, 범정(凡情)과 성해(聖解)가 붙지 못하는 것이다. 누워서 들은 사람은 몰라서 정(情)에 있는 사람이고 다니며 듣는 사람은 오늘날 수행하여 나아가는 사람이다.
Ⓒ 역자 | 이유기 / 2002년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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