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해를 굽혀 풍진객(風塵客)이 되니 가던 날의 의삼(衣杉)이 반만 있지 않도다. 지척(咫尺)인 옛 동산에 돌아감을 얻지 못하니, 자친(慈親)이 (저녁이 되어) 해가 비스듬히 비치는 문에 부질없이 기대어 있다.
【주】 가던 날이라 함은 집을 떠나서 가는 것이다. 의삼(衣杉)은 옛날에 이르되, 자모(慈母)의 손에 놓인 실이 노니는 아들의 몸 위의 옷이로다. 갈 때에 촘촘히 호는(縫) 것은 더디게 돌아오지 않을까 여겨서 그러는 것이라 하니, 이것이 본래의 옷이며 어미가 만든 베적삼이다. 반 만큼 있지 않다 함은 타향에서 유락(流落)하여 오래 집에 돌아오지를 못하였으므로 본래의 저고리 소매가 다 해지는 것이다. 지척(咫尺)인 옛 동산이라 함은 발 아래가 이것이 고향이라 하는 것이다. 넷째 구는 그 아들이 돌아오지 아니하니 어머니가 부질없이 문을 등지고 바라보는 것이다.
Ⓒ 역자 | 이유기 / 2002년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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