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깨달은 사람은 소절(小節)에 거리끼지 아니하나니, 상(相)을 취하여 마음을 닦으면 사물의 이치에 정통한 사람은 웃으리라. 다니며 가만히 있음[행동거지]에 만약에 서자(西子)의 모양이 없으면 찡그림을 본받음에 추한 것을 취하는 것이라, 다시 슬퍼함직한 것이다.
【주】 상(相)을 취하여 마음을 닦으면 능소(能所)가 완연하여 도(道)에서 사이가 벌어짐이 더욱 멀므로 훤히 깨달은 자의 비웃을 바가 되느니라. 찡그림을 배운다 함은 장자(莊子)에 이르기를, 서시(西施)가 가슴에 병이 나서 찡그렸는데, 그 마을의 더러운 여자가 (그 모습을) 보고 아름답게 여겨 돌아가 또 가슴을 받쳐 찡그리니, 그 마을의 부유한 사람은 (이를) 보고 문을 굳게 닫고 나오지 아니하며, 가난한 사람은 (이를) 보고 처자식을 데리고 나갔느니라. 만약에 크게 깨닫지 못하고서 막는 것 없이 거칠게 행(行)을 지으면 어찌 더러운 여자가 찡그림을 배우는 것일 따름이겠는가?(더러운 여자가 찡그림을 배우는 것만 비웃음의 대상이겠는가?) 더욱 슬퍼함직한 것이다. 이것은 큰 앎[깨달음]만을 기리고 알지[깨닫지] 못하는 이를 경계한 말이다.
Ⓒ 역자 | 이유기 / 2002년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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