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해〕 4제를 넓히시어 12인연을 이르신 것이다. ‘무명의 연은 행이다.’부터 ‘생의 연은 늙음과 죽음이다.’ 등에 이르기까지는 나서 일어나는 모양을 보이신 것이니, 곧 ‘고’와 ‘집’의 2제를 넓혀 이르시고, ‘무명이 멸하면’부터 ‘근심과 슬픔, 고통과 번뇌가 멸함’에 이르기까지는 닦아 끊는 모양을 보이신 것이니 곧 ‘멸’과 ‘도’의 2제를 넓혀 이르신 것이다. 4제는 하근을 위하시어 아직 거친 모양을 펴신 것이니 근원하심이 자취에 있고, 12인연은 중근을 위하시어 4제를 자세히 보게 하신 것이니, 근원하심이 마음에 있으니 이르시되, “성지가 본래 밝고 미묘히 맑아 정하니, 거짓 티끌이 문득 일어남을 말미암아 이윽고 어두워지므로 이름이 무명이고, 무명의 몸에서 한 생각 처음 움직인 것이 이름이 ‘행’이고 어두워 움직이면 저 정함을 잃어 맑음에 의지하여 앎을 발하므로, 지혜를 굴려 그 이름이 ‘식’이 되니, 12인연 가운데 이 셋이 뿌리와 밑이 되고 남은 아홉은 가지와 끝이 되니, 서로 인하여 3세의 인연이 생기는 것이다. 지혜는 본래 앎이 없거늘 ‘식’의 탓으로 알아 형상이 생겨 망심이 되니, 이른바 ‘명’이니, 6적의 으뜸이다. 성품은 본래 생겨남 없으니 ‘식’의 탓으로 나서 형상이 생겨 꼭두각시 몸이 되니, 이른바 색이니, 곧 4음에 의지한 곳이니, 명색은 ‘식’이 처음 태에 의지하여 엉긴 미끈미끈한 모습이다. 엉기어 미끈미끈함을 의지하여 6근이 구비되니 이름이 6입이고, ‘근’이 생겨 태에 나 ‘근’과 ‘경’이 섞인 것이 이름이 ‘촉’이고, 앞의 ‘경’을 받아들인 것의 이름이 ‘수’이고, ‘수’가 있으므로 사랑하는 마음이 나니, 사랑함에 집착하니, 사랑하여 가짐을 말미암으므로 혹업이 서로 맺혀 선악의 모습 있으니, 이름이 ‘유’이고, 여러 가지 번뇌의 속박 있음을 의지하여 3계에 나는 ‘인’이 되는 것이니, 이름이 태어남이고, 태어남이 있으면 늙음과 죽음, 괴로움과 번뇌가 따르니, 이는 나서 일어나는 모습이다. 장차 멸하고자 할진대 무엇으로 요점을 삼으리오? 마땅히 알라. 저 무명이 실로 ‘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처음 한 마음의 근원은 훤히 묘담하거늘, 지견에 앎 세움을 의지하여 거짓 티끌이 문득 일어나므로 무명이 되니, 만일 지견에 ‘견’이 없으면 지성이 참으로 깨끗하여 묘담에 돌아가 사뭇 정료할 것이니, 이름이 무명멸이니 행으로부터 아래가 다 멸하지 아니할 것이 없을 것이니, 근본이 이미 있지 아니하므로 끝이 의지할 데가 없으니, 이는 닦아서 끊는 모습이다. 4제 12인연의 이름이 한가지로되, 뜻은 많으니, 이른바 소승의 생멸 4제가 있으니, 분단생사에 의지하여 이름이 ‘고’이고, 번뇌와 ‘업’의 이름이 ‘집’이고, 가리어 멸함의 이름이 ‘멸’이고, 태어남이 빈 지품의 이름이 ‘도’이다. 〔요해〕이른바 대승의 무작 4제가 있으니, 변역생사를 의지하여 이름이 ‘고’이고, 소지장의 이름이 ‘집’이고, 머문 데 없는 열반의 이름이 ‘멸’이고, 법이 공한 지품의 이름이 ‘도’이다. 혹자는 이르되, 8제라 하니 곧 위를 아울러 이른 것이다. 〔요해〕또 무량 4제가 있으니 1승의 원돈을 의지하여 이르신 것이니, 고·집에 나아가시어 제1의를 밝히시니 밖에서 멸도를 구하여도 잠깐도 얻음이 없으니, 이는 이른바 4성제이다. 12인연이 또 같으니, 그러므로 4제 12인연의 법이 비록 2승에 속하나 실로 대승에 통하니, 그 욧점은 생사의 근본을 끊으며 무명의 ‘인’을 멸하여 본래 밝은 미묘한 불성에 돌아가게 하심을 위하실 따름이시니, 무릇 ‘도’를 위하여 가르치심 볼 이는 마땅히 여기에 깊이 밝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