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주 원각경언해
- 역주 원각경언해 제9집 하3의1
- 9. 정제업장보살장(淨諸業障菩薩章)
- 4. 네 가지 미혹을 밝혀주심
- 4-1) 미혹이 생긴 까닭 26
4-1) 미혹이 생긴 까닭 26
【경】 一切衆生이 生無慧目니
一切 衆生이 나 慧目이 업스니
일체 중생이 나면서 지혜의 눈이 없으니
【종밀주석】 未曾悟故ㅣ니 如人이 若十歲어나 二十에 始盲면 則眼前에 雖不見物야도 說之면 即能了知려니와 若胎中에 無目야 生來에 便
원각경언해 하3의1:17ㄱ
盲이면 則對色之時예 種種爲說야도 終無所益 則先須金錍로 抉膜然後에 指示是非 니 故로 涅槃經에 說샤 如盲人이 不識乳色거든 他人이 爲說야 展轉譬喻貝米雪鶴야도 竟不能得識其乳色이라 시니라
Ⓒ 구결 | 세조(조선) / 1465년(세조 11)
일즉 아디 몯 니 사미 다가 十歲어나 二十에 비르서 눈 멀면 눈 알 비록 物을 보디 몯야도 니면 곧 能히 알려니와 다가 胎中에 눈 업서 生來예 곧 멀면 色 對 時節에 種種로 爲야 닐어도 내 利益 업슬 몬져 모로매 金錍로 膜 아 後 【錍 열운 사리오 膜 누네 이라】 올며 외요 쳐 뵈니 그럴 涅槃經 주002) 에 니샤 눈 먼 사미 졋빗 아디 몯거든 주003) 다 사미 爲야 닐어 올며 올마 貝와 와 눈과 鶴과로 주004) 가벼도 내 能히 그 졋비츨 아디 몯홈 다 시니라
원각경언해 하3의1:17ㄴ
에 주001) 후(後)에：
어미 ‘-’는 시간이나 장소를 뜻하는 명사류와 함께 쓰일 때 처격조사 ‘-에/예’ 등의 뒤에 통합한다. 그렇지만 ‘이제’와 같이 ‘j’로 끝나는 명사류로서 시간이나 장소를 뜻하는 것들은 그 뒤에 처격조사 ‘-예’가 통합하지 않는다는 특성을 가진다. ‘이제’와 같은 경우에는 ‘-’가 ‘이제’에 직접 통합한 것이 아니라, ‘이제(예)’ 전체에 ‘-’가 통합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열반경(涅槃經)：
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을 줄여 가리키는 말이다.
몯거든：
중세어의 ‘-거든’은 매우 다양한 기능을 보인다. 같은 조건의 기능이라도 후행문에 명령문이 오게 한다는 제약이 없다는 점에서 중세어의 것은 현대어의 것과 크게 구별된다.
학(鶴)과로：
‘패(貝)와 와 눈과 학(鶴)과로 가벼도’는 비교구문의 한 양상을 보인다. 비교대상 표현에 복합조사 ‘-과로’가 통합하였음이 두드러진다.
Ⓒ 언해 | 세조(조선) 명찬 / 1465년(세조 11)
일찍이 알지 못하던 것이니 만약 사람이 십 세이거나 이십에 비로소 눈멀면 눈앞에 비록 사물을 보지 못하여도 말하여 주면 곧 능히 알려니와 만약 태중에 눈이 없어 나면서 곧 눈이 멀면 색을 대하면서 여러 가지로 위하여 일러주어도 마침내 얻는 것이 없을 것이기에 먼저 모름지기 금비로 막을 없이한 후에야【비는 열게 한 화살이고, 막은 눈에 낀 청이다.】 옳으며 그름을 가르쳐 보이듯 하니 그러기에 열반경에 이르시되 눈먼 사람이 젖빛을 알지 못하거든 다른 사람이 위하여 일러 옮으며 옮아 패와 쌀과 눈과 학에 비유하여도 마침내 능히 그 젖빛을 알지 못함 같다 하시니라.
Ⓒ 역자 | 한재영 / 2007년 10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