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선나 : 일체를 초월하여 원각성과 하나 되는 관찰 수행 20
【종밀주석】
원각경언해 하2의1:45ㄴ
後正釋喩者 前三이 雖異나 合法건댄 皆通니 皆器 喩世界身心시고 聲은 喩靈明觀
원각경언해 하2의1:46ㄱ
智시니 謂聲이 從器出커든 器不能拘故로 聲은 聞四遠고 器 局本處니 以喩觀智ㅣ 約身心脩得이나 身心의 所不能拘시니 觀智 廓爾無邊거든 身心은 不離舊處니 但所喩ㅣ 相當이언뎡 何爭喩所依物이리오 慤云 如萬鈞之鏞이 星樓에 受礙라도 搖杵一擊에 聲振寰區야 自體兼他야 不能㽞礙니 豈
원각경언해 하2의1:46ㄴ
以樓拘鐘相야 使響不通이며 形礙管聲야 令音不透ㅣ리오 니 觀此文勢컨댄 未免懷疑며 復不能快通야 媕娿邈之而巳로다 意亦同前니 仍法合면 最具니 謂加樓야 喩世界니 餘 準上知니라
Ⓒ 구결 | 세조(조선) / 1465년(세조 11)
원각경언해 하2의1:48ㄴ
後ㅅ 正히
가비샤 주001) 가비샤: 비유하심을. 어간 ‘가비-’는 “어떤 현상이나 사물을 직접 설명하지 않고 다른 비슷한 현상이나 사물에 빗대어 설명하다.”의 의미.
사교 앏 세히 비록 다나 法법에
마초건댄 주002) 마초건댄: 맞추건댄. 마초-[合]+건댄(조건의 통합형 연결어미). ‘마초-’는 ‘맞-’에 사동접사 ‘호’의 결합에 의한 사동사. ¶옷 바 데 마초 足게 몯 주면 엇뎨 大王ㅅ 太子ㅣ라 료(월석22:30ㄴ).
다 通니 다 그르슨 世솅界갱와 身신心심을 가비시고 소리 靈明
觀관智딩 주003) 관지(觀智): 진리[法]를 살펴보는 바른 지혜. 사리(事理)를 관하는 지혜.
가비시니 닐오 소리 그르슬 브터 나거든 그르시 能히 잡디 몯 소리
원각경언해 하2의1:49ㄱ
네 먼
들이고 주004) 들이고: 들리고[被聞]. 듣-+이(피동접미사)+고(연결어미). 어근 ‘듣-’은 ‘ㄷ’불규칙용언. 피동접미사 ‘이’와 결합할 때는 ‘들-’로 교체되고 분철하며, 모음 어미가 결합할 땐 ‘들-’로 교체되되 연철하였다. ¶시울 소리 잣 안히 다 들이더라(석상3:14ㄱ). 말 드러 이지다(석상6:22ㄴ).
그르슨 本본來ㅅ 고대
자폣니 주005) 자폣니: 잡혀 있나니. 잡혔나니. ‘자폣-’은 ‘잡-+히(피동접미사)+어(어미)#잇-[有]’으로 분석되며 동작의 완료상을 나타낸다. 15세기에는 축약형 ‘-앳/엣-’, 일반적으로 16세기에는 ‘앗/엇’으로 문법화한 예가 여러 개 등장한다. 다만 동사 어간 ‘두-’[置]는 ‘잇//ㅅ-’이나 ‘겨시-’와 결합하였다. ¶뒷논, 뒷더니, 둣거니, 두겨샤.
觀관智딩ㅣ 身신心심을 자바 닷가 得득나 身신心심의 能히 잡디 몯호 가비시니 觀관智딩 훤히 업거든 身신心심은 녯 고 여희디 몯니 오직 가뵤미 서르 마 니언 엇뎨 가뵤 브튼 物을
토리오 주006) 토리오: 다투겠는가? 다투리오? 토-[爭]+리(미래시상 선어말어미)+오(의문법 어미). 의문사 ‘엇뎨’에 ‘…리오’ 형식으로 표현된 수사의문문.
慤칵이 닐오 萬먼鈞균ㅅ
부피 주007) 부피: 북이[鼓]. 붚+이(주격조사). 자음 조사와 휴지 앞에서 ‘붚→붑’ 표기는 8종성가족용법에 따라 종성 ‘ㅍ’과 동일 서열의 전청자 ‘ㅂ’로 적는 원칙에 따른 것임. 월인천강지곡(1447)에서는 형태음소적 표기법에 따라 ‘붚’으로 표기됨. 역어유해(1690)에 ‘붑〉북’으로 교체된 어휘가 나타남. ¶세 낱 붚 여디니 (월곡 40).
星樓에
가료 주008) 가료: 가림을. 보이지 않게 막히거나 덮임을. 장애됨을. ‘룜’은 ‘리-’[礙]에 명사형어미 ‘옴’이 통합한 어형인데 ‘j’ 활음화에 따라 ‘룜’으로 축약됨.
受야도 마치 뮈워 번 툐매 소리
寰區쿵 주009) 환구(寰區): 천자(天子)의 직할 구역이란 뜻으로, 넓은 경계(境界)의 안, 또는 천하·천지를 일컬음.
에 뮈여 自體톙ㅣ 他탕 兼겸야 能히 리디 몯니
【鈞균은 셜흔 斤근이라 星樓는 별와 와애 갓가온 노 樓ㅣ라 寰區쿵 寰宇 주010) 환우(寰宇): 천자가 다스리는 영토 전체라는 뜻으로, 천하 또는 세계.
에 횃 주011) 횃: 나뉘어 있는. 호-[分]+아#잇-[有]+(관형사형어미). 축약.
國귁邑이라 自體톙 부피오 他탕 樓ㅣ라】 엇뎨 樓ㅣ 붑 相 자바 소리로 通티 몯게 며 얼구리 管관ㅅ 소리
리와 주012) 리와: 통하지 못하게 막아[礙]. 리오-[‘리-’의 사동사 어간]+아(어미). 이보다 앞서 월인석보(1459)에는 ‘리-’형으로 표기됐다. ¶더러 서근 내 리며 가야미 머구믈 免야 (월석18:39ㄴ).
소리
디 주013) 디: 통하지[通]. -[通]+디(어미). 8종성가족용법을 따르는 문헌에서는 자음 어미와 통합할 때 ‘-’의 종성 ‘ㅊ’은 이와 동일 서열(치음)의 전청자 ‘ㅅ’으로 표기하였다.
몯게 리오 니 이
원각경언해 하2의1:49ㄴ
文문勢솅 주014) 문세(文勢): 글의 기세(氣勢)와 힘. 오늘날 문맥(文脈)과 유사한 의미로 파악됨.
보건댄 疑心심 머구믈 免면티 몯며 能히 決야 通티 몯야
媕娿 주015) 하야 畧략히 미로다
【疑心심 머구믈 免면티 몯호 標야 사교매 오직 붑 티다 니고 牒뗩야 드위혀 주016) 드위혀: 뒤집어. 어간 ‘드위혀-’는 ‘드위-’[反]에 강조의 접미사 ‘-혀-’의 결합. ‘-혀-’는 원각경언해(1465) 이전에는 대부분 ‘--’로 표기했다. ¶邪 드위 正에 도라가 닐오 歸오(영가, 하133ㄴ). 義 모로매 우흘 드위혀니(영가, 상110ㄴ).
사굔 고대 니르러 管관 더으니 곧 부피 이 鍠 아닌 疑心심 管관로 범그리니라 주017) 범그리니라: 얽어맨 것이다. 어간 ‘범그리-’는 어근 ‘범글-’[에 사동접사 ‘ㅣ’가 결합한 사동사. 15세기 문헌에는 이와 의미가 같은 쌍형어 ‘버므리-’도 통용되었다. ¶病이 며 苦惱ㅣ 자 범그러 機緘이 잇 야(능엄7:4ㄱ). 萬行이 本來 眞實호 能히 俗 버므리실(월석13:13ㄱ).
媕娿 決티 아니시라】 디 앏과 니 因야 法법을 마초면 니 닐오 樓 더어 世솅界갱 가비니 나닌 우흘 準쥰야 아롤디니라
Ⓒ 언해 | 세조(조선) 명찬 / 1465년(세조 11)
뒤의 올바르게 비유하심을 새김은 앞의 셋이 비록 다르나 법(法)에 맞추건댄 모두 통하니, 모두 그릇은 세계(世界)와 신심(身心)을 비유하시고, 소리는 영명(靈明)한 관지(觀智)를 비유하시니, 이르되 소리가 그릇에서부터 나는데 그릇은 능히 〈소리를〉 잡지 못하므로 소리는 사방의 먼 곳[사원(四遠)]에 들리고, 그릇은 본래의 곳에 잡히어 있나니, 관지(觀智)가 신심(身心)을 잡아 닦아 득하나 신심(身心)이 〈관지를〉 능히 잡지 못함을 비유하시니라. 관지(觀智)는 훤하여 가없는데 몸과 마음[身心]은 옛 곳을 여의지[=떠나지] 못하나니 오직 비유함이 서로 맞을 뿐이지 어찌 비유함에 의거한 사물을 다투겠는가? 각(慤)이 이르되 1만 균(鈞)의 북이 성루(星樓)에 걸림을 받아도 망치[당목(撞木)]를 움직여 한번 침에 소리가 환구(寰區)를 움직여 자체(自體=북)와 타(他=성루)를 함께 능히 가리지[=막지] 못하듯이 하니【1균(鈞)은 서른 근이다. 성루(星樓)는 별과 달에 가까운 높은 누각이다. 환구(寰區)는 환우(寰宇)에 나뉘어 있는 나라의 도읍이다. 자체(自體)는 북이고 타(他)는 누각이다.】 어찌 성루가 북의 모양을 잡아 소리로 통하지 못하게 하며, 형상이 관(管)의 소리를 가려 소리를 통하지 못하게 하겠는가 하니, 이 문세(文勢≒문맥)를 보건댄 의심스런 생각 먹음을 면치 못하며, 또 능히 결하여 통하지 못하고 암아(媕娿=결정하지 못함)하여 간략히 할 따름이로다.【의심 먹음을 면치 못한다 함은 표를 내어 새김에 오직 북을 친다고 말하고, 첩(牒)하여[=앞글을 이어받아] 뒤집어 새긴 곳에 이르러 또 관(管)을 더하니 곧 북이 굉(鍠)이 아닌 줄을 의심하므로 또한 관(管)으로 얽어놓은 것이다. 암아(媕娿)는 〈주저하여〉 결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뜻이 또 앞과 같으니 〈그것에〉 인하여 법(法)을 맞추면 가장 잘 갖추어지니, 이르되 성루(星樓)를 더하여 세계를 비유하니, 나머지는 위를 기준으로 하여 알아야 할 것이다.
Ⓒ 역자 | 정우영 / 2006년 12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