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원각경언해 제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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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주 원각경언해 제8집 하2의1
  • 7. 위덕자재보살장(威德自在菩薩章)
  • 위덕자재보살장(威德自在菩薩章)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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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덕자재보살장(威德自在菩薩章) 서문


【종밀주석】

원각경언해 하2의1:1ㄱ

次四問答別明觀行中根修證이니 言別語明者ㅣ 有其二意니 一則由一類人이 已依前門야 證入 不必修此故로 此名別이오 二則此門이 各各自別니 如三觀을 或一人이 具三

원각경언해 하2의1:1ㄴ

며 或一或二야 單複交絡야 成二十五種야 各應一機故로 云別也ㅣ라 其所離障도 亦各不同니 且如四相을 或一人이 具四며 或三二一며 其四病者 人各有一야 定不兼餘ㅣ니 以相違故ㅣ라 故로 此兩四ㅣ 皆是別相이라 不同前엣 無明及愛ㅣ 但是凡夫의 悉有故로 前은 通코 此 別矣니라 然이나 通別觀

원각경언해 하2의1:2ㄱ

行中에 皆與惑障과 同科段者 由是障觀行之惑일니 惑除면 則成觀行故ㅣ라 文이 二니 初二問答은 三觀修

원각경언해 하2의1:2ㄴ

行이오 後二問答은 兩重除障이라 初中이 二니 初 示三觀行相이오 後 明單複修習이라 初中이 文四ㅣ니 初三之初ㅣ라
Ⓒ 구결 | 세조(조선) / 1465년(세조 11)

원각경언해 하2의1:2ㄴ

버근 주001)
버근:
버금의. 으뜸 바로 다음의. 어간 ‘벅-’[次]에 관형사형 ‘은’의 통합형. ‘벅-’은 “으뜸의 바로 아래가 되다”의 뜻으로, 오늘날 ‘버금가다’에 대응된다.
네 問문答답 觀관行 주002)
관행(觀行):
관심수행(觀心修行)의 준말. 즉 자기의 본성을 투철히 밝히기 위해 마음을 관조하여 진리와 같이 몸소 실행함.
各각別히 주003)
각별(各別)히:
따로. 현대국어의 ‘각별히’와는 조금 다른 뜻으로 쓰임. 오늘날 ‘각별히’는 “어떤 일에 대한 마음가짐이나 자세 따위가 유달리 특별하게” 정도의 뜻이다.
기샤미니 中根 주004)
중근(中根):
근기(根機)를 상·중·하로 나눌 때 법(法)을 이해하는 능력에서 중간 수준에 속하는 사람. 근기(根機)란 중생들이 저마다 지니고 있는 성질 가운데 무엇인가를 발휘할 수 있는 근본이 되는 것을 가리킨다. 불교적으로는,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받고 교화를 입을 수 있는 소질 및 수행을 통해서 얻은 능력을 가리킨다.
修證 주005)
수증(修證):
참다운 지혜로 진리를 깨달아 얻음. 불전(佛典)에서는 일반적으로 “불법(佛法)의 가르침에 따라 실행하고 수습(修習)하여 깨닫는 것”을 말함.
이니 各각別히 기시다 주006)
기시다:
밝히셨다. 15세기 문헌에는 ‘-’에 사동접미사 ‘-이-’가 결합한 ‘기-’형만 나타난다. 그러나 16세기 문헌에는 ‘키-’(유합, 하42)≈‘키-’(번역소학10:14)’ 등이 공존하는 것으로 보아 어간 ‘-’에 사동접미사 ‘-히-’가 선택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닐우미 주007)
닐우미:
말하는 것이. 말함에는. 니르-[云]+움(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 이 책의 권5에는 ‘닐옴도’(상2-1:41ㄱ)도 나타남. 이때는 ‘니-[說]+옴(명사형어미)+도(보조사)’로 분석됨. ‘니르-’ 또는 ‘니-’가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닐ㅇ-’로 바뀌어 결합한다. 15세기 문헌어로 현대국어 ‘르’불규칙용언처럼 활용하던 것들은 극히 한정되어 있었다. 누르다[壓], 다[急], 브르다[號], 모다[不知], 므르다[退], 흐르다[流], 다[乾/渴] 정도가 고작이다. ¶눌러(석상3:14ㄱ). 라(목43ㄴ). 몰라(용가85). 믈러(월석10:45ㄴ). 흘러(훈언1ㄴ). 라(능엄6:86ㄱ).
두 디 잇니 나  類ㅅ 사미 마 주008)
마:
벌써[已]. 16세기 후반이면 ‘이믜’(소학언해5:43ㄴ), ‘이믯’(소학언해5:43ㄴ) 등과 동의관계. 문맥에 따라 “장차, 이제 곧”을 뜻하기도 한다. ¶아니 오라 마 주그리니(월석17:47).
앏 門몬을 브터 證야 들 구틔여 이 닷디 주009)
닷디:
닦지[修]. 어간 ‘-’에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디’가 통합될 때 음절구조제약으로 ‘ㅺ→ㅅ’처럼 음절말 자음군이 단순화함.
아니호 브틀 이 일후미 別이오 둘흔 이 門몬이 各각各각 제 다니 三삼觀관 시혹  사미 세흘 초며 시혹 나 시혹 둘 야 單단과 複복괘 서르 니 스믈다 가지 외야 各각各각  機긩 應 닐오 別이라 그 여희 주010)
여희:
여의는[離.]. 이별하는. 끊는. 어간 ‘여·희-’는 “수척하다”는 뜻의 ‘여·위-’와는 별개의 단어이다.
障도  各각各각 디 아니니 

원각경언해 하2의1:3ㄱ

四相 주011)
사상(四相):
중생이 망령되이 실재(實在)라고 믿는 4가지 그릇된 관념. ① 아상(我相):오온(五蘊)이 화합하여 만들어진 육신적인 ‘나’[我]를 실제의 ‘나’[我]라고 믿으며, 또 ‘나’의 소유라고 집착하는 견해. ② 인상(人相):우리는 ‘인간’이니까 ‘축생’(짐승)과는 다르다고 집착하는 견해. 여기서 ‘짐승’은 학대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됨. ③ 중생상(衆生相):우리는 중생이니 수도자처럼 깨칠 수는 없다는 생각, 또는 남보다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 ④ 수자상(壽者相):우리는 길든 짧든 선천적으로 일정한 목숨을 받았다고 집착하는 견해.
 시혹  사미 네히 며 시혹 세히며 둘히며 나히며 그 四病 주012)
사병(四病):
원각(圓覺)을 이루는 데 장애가 되는 4가지 병. ① 작병(作病) : 어떤 사람이 생각하기를 나는 본심에 갖가지 행을 지어서 원각을 구하리라 하면, 그 원각의 성품은 지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병. ② 임병(任病) : 어떤 사람이 생각하기를 우리들은 지금 생사를 끊지도 않고, 열반을 구하지도 않는다. 열반과 생사는 일어나거나 멸한다는 생각이 없나니, 저 일체에 맡기고 모든 법성을 따름으로써 원각을 구하리라 하면, 그 원각의 성품은 맡기어 둠으로써 있는 것이 아니므로 병. ③ 지병(止病) : 어떤 사람이 생각하기를 나는 지금 내 마음의 모든 망념을 영원히 쉬어 일체 법성이 적연하고 평등해지게 됨으로써 원각을 구하리라 하면 그 원각의 성품은 그침으로써 부합되는 것이 아니므로 병. ④ 멸병(滅病) : 어떤 사람이 생각하기를 나는 지금 일체 번뇌를 영원히 끊어 몸과 마음이 끝내 공(空)하여 아무 것도 없거늘 하물며 근(根=안·이·비·설·신·의)과 진(塵=색·성·향·미·촉·법)의 허망한 경계이겠는가, 모두 영원히 적멸해지는 것으로써 원각을 구하려고 하면 그 원각의 성품은 적(寂=고요함)의 모습이 아니므로 병이다.
은 사미 各각各각 나 두어 一定히 나닐 兼겸티 아니호미니 서르 어긘 주013)
어긘:
어긋난. 어그러진. ¶瞋心은 데 어긔요 브터 닐며(능엄6:30ㄴ).
젼라 주014)
젼라:
까닭이다[故]. 젼(詮次)+ㅣ라. 17, 18세기까지 폭넓게 쓰이다가 점차 사용이 축소된다. 유의어로 ‘앛’(금삼3:38ㄱ)이 쓰였고, 한중록에 ‘닥’(566쪽)이 새 단어로 등장한다.
그럴 이 두 네히 다 이 別相 주015)
별상(別相):
전체적·종합적으로 나타나는 가운데 부분적인 모양.
이라 알 無뭉明 주016)
무명(無明):
인간의 근본적인 무지(無知). 번뇌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 잘못된 의견이나 집착 때문에 진리를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은 마음 상태.
과 愛왜 오직 이 凡뻠夫붕의 다 두숌과 디 아니 알 通코 이 주017)
이:
이루어지는. 어간의 말음이 ‘ㄹ’인 형태소 뒤에 ‘ㄴ, ㄷ’으로 시작되는 형태소[니, 디 등]가 오면 ‘ㄹ’은 자동 탈락하였다. ¶世界 다 이니[成](←일-+니)(월석1:47ㄱ). 거스디[拒](←거슬-+디)(석상6:8ㄴ).
別이니라 그러나 通과 別왓 觀관行 中에 다 惑障과 科쾅段똰  호 이 觀관行 리 惑일니 惑이 덜면 觀관行이 이 젼라 文문이 둘히니 첫 두 묻옴과 對됭荅답샴과 三삼觀관 주018)
삼관(三觀):
3가지 수행법. 즉 ① 사마타(奢摩他) : 불도를 닦기 위하여 잡념을 버리고 정신을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는 일, ② 사마발제(三摩跋提), ③ 선나(禪那) : 선. 마음을 한곳에 모아 고요히 생각하는 일. 천태종에서 ‘삼관’은 현상계를 관찰하는 3가지 방법으로, 공관(空觀)·가관(假觀)·중관(中觀)으로 나눈다. ① 공관(空觀)은 현상계를 공(空)의 입장에서 관찰하는 것으로, 삼라만상의 실체는 본래 없는 것이며 일시적 인연에 따라 잠깐 생긴 것으로 보는 견해. ② 가관(假觀)은 모든 현상계는 본래 공(空)한 것인데 거짓 모습에 속아서 보는 것, 즉 모든 현상을 가상의 입장에 집착해서 보는 안목을 말한다. ③ 중관(中觀)은 현상계를 그대로 진리의 차원에서 보는 안목. 가장 이상적이고 차원 높은 입장이다.
 修行호미오 後ㅅ 두 묻옴과 對됭答답샴과 두  주019)
:
겹을. 벌을. [重]+(목적격조사). “겹으로 하다, 포개어 거듭하다”는 뜻의 ‘다’는 ‘다’와 공존하였는데, ‘다’[如]와 ‘다’의 관계와 유사하다. ¶百이 千에 야[百疊千](능엄4:96ㄱ). 열히 百애 며[十疊百](능엄4:96ㄱ).
障 더루미라 처 中이 둘히니 처믄 三삼觀관ㅅ 行相 뵈샤미오 後는 單단과 複복괏 닷가 니교 기샤미라 처 中

원각경언해 하2의1:3ㄴ

이 文문이 네히니 첫 세헷 처미라
Ⓒ 언해 | 세조(조선) 명찬 / 1465년(세조 11)

다음의 네 가지 문답(問答)은 관행(觀行)을 특별히 밝히신 것이니 〈이는〉 중근(中根)의 수증(修證)인데, 각별(各別)히 밝히셨다 말하는 것은 두 가지 뜻이 있다. 하나는 한 부류의 사람이 이미 앞 문(門)에 의거해 증(證)하여[=불법을 깨달아] 들어오므로 구태여 이것을 닦지 아니함에 의하므로 이 이름을 별(別)이라 한 것이다. 두 번째 뜻은 이 문(門)이 각각 다르니 삼관(三觀)을 어떤 때에는 한 사람이 셋[=3가지 관행]을 갖추어 하며, 혹은 하나 또는 둘을 갖추어 하여, 단(單)과 복(複)이 서로 이어져 스물다섯 가지가 되어 각각 하나의 기(機)에 응하므로 별(別)이라고 말한 것이다. 그 여의는 장(障)도 또한 각각 같지 아니하니, 또 사상(四相)을 혹은 한 사람이 넷이 갖추어지며, 혹은 셋이며 둘이며 하나며, 그 사병(四病)은 사람이 각각 하나를 두어 반드시 나머지를 겸하지 아니함이니 서로 어그러진 까닭이다. 그러므로 이 두넷[=8가지]이 모두 별상(別相)이다. 앞의 무명(無明)과 애(愛=애착심)는 오직 이 범부(凡夫)가 모두 가지고 있음과 같지 아니하므로, 앞은 통하고 이것은 별(別)인 것이다. 그러나 통(通)과 별(別)의 관행(觀行) 중에 모두 혹장(惑障)과 과단(科段)을 함께 한 것은 이것이 관행을 가리는[=막는] 의혹이기 때문이니, 의혹이 제거되면 관행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문(文)이 둘인데 처음 두 가지 물음과 대답하심은 삼관(三觀)을 수행함이고, 뒤의 두 가지 물음과 대답하심은 두 겹에 〈걸쳐〉 장애를 제거하는 것이다. 처음 가운데가 두 가지이니, 처음은 삼관의 행상(行相=수행의 모습)을 보이신 것이고, 뒤는 단(單)과 복(複)으로 닦아 익힘을 밝히신 것이다. 처음 가운데는 문장이 넷인데 〈이것은〉 처음 셋 가운데 처음 것이다.
Ⓒ 역자 | 정우영 / 2006년 1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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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버근:버금의. 으뜸 바로 다음의. 어간 ‘벅-’[次]에 관형사형 ‘은’의 통합형. ‘벅-’은 “으뜸의 바로 아래가 되다”의 뜻으로, 오늘날 ‘버금가다’에 대응된다.
주002)
관행(觀行):관심수행(觀心修行)의 준말. 즉 자기의 본성을 투철히 밝히기 위해 마음을 관조하여 진리와 같이 몸소 실행함.
주003)
각별(各別)히:따로. 현대국어의 ‘각별히’와는 조금 다른 뜻으로 쓰임. 오늘날 ‘각별히’는 “어떤 일에 대한 마음가짐이나 자세 따위가 유달리 특별하게” 정도의 뜻이다.
주004)
중근(中根):근기(根機)를 상·중·하로 나눌 때 법(法)을 이해하는 능력에서 중간 수준에 속하는 사람. 근기(根機)란 중생들이 저마다 지니고 있는 성질 가운데 무엇인가를 발휘할 수 있는 근본이 되는 것을 가리킨다. 불교적으로는,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받고 교화를 입을 수 있는 소질 및 수행을 통해서 얻은 능력을 가리킨다.
주005)
수증(修證):참다운 지혜로 진리를 깨달아 얻음. 불전(佛典)에서는 일반적으로 “불법(佛法)의 가르침에 따라 실행하고 수습(修習)하여 깨닫는 것”을 말함.
주006)
기시다:밝히셨다. 15세기 문헌에는 ‘-’에 사동접미사 ‘-이-’가 결합한 ‘기-’형만 나타난다. 그러나 16세기 문헌에는 ‘키-’(유합, 하42)≈‘키-’(번역소학10:14)’ 등이 공존하는 것으로 보아 어간 ‘-’에 사동접미사 ‘-히-’가 선택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주007)
닐우미:말하는 것이. 말함에는. 니르-[云]+움(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 이 책의 권5에는 ‘닐옴도’(상2-1:41ㄱ)도 나타남. 이때는 ‘니-[說]+옴(명사형어미)+도(보조사)’로 분석됨. ‘니르-’ 또는 ‘니-’가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닐ㅇ-’로 바뀌어 결합한다. 15세기 문헌어로 현대국어 ‘르’불규칙용언처럼 활용하던 것들은 극히 한정되어 있었다. 누르다[壓], 다[急], 브르다[號], 모다[不知], 므르다[退], 흐르다[流], 다[乾/渴] 정도가 고작이다. ¶눌러(석상3:14ㄱ). 라(목43ㄴ). 몰라(용가85). 믈러(월석10:45ㄴ). 흘러(훈언1ㄴ). 라(능엄6:86ㄱ).
주008)
마:벌써[已]. 16세기 후반이면 ‘이믜’(소학언해5:43ㄴ), ‘이믯’(소학언해5:43ㄴ) 등과 동의관계. 문맥에 따라 “장차, 이제 곧”을 뜻하기도 한다. ¶아니 오라 마 주그리니(월석17:47).
주009)
닷디:닦지[修]. 어간 ‘-’에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디’가 통합될 때 음절구조제약으로 ‘ㅺ→ㅅ’처럼 음절말 자음군이 단순화함.
주010)
여희:여의는[離.]. 이별하는. 끊는. 어간 ‘여·희-’는 “수척하다”는 뜻의 ‘여·위-’와는 별개의 단어이다.
주011)
사상(四相):중생이 망령되이 실재(實在)라고 믿는 4가지 그릇된 관념. ① 아상(我相):오온(五蘊)이 화합하여 만들어진 육신적인 ‘나’[我]를 실제의 ‘나’[我]라고 믿으며, 또 ‘나’의 소유라고 집착하는 견해. ② 인상(人相):우리는 ‘인간’이니까 ‘축생’(짐승)과는 다르다고 집착하는 견해. 여기서 ‘짐승’은 학대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됨. ③ 중생상(衆生相):우리는 중생이니 수도자처럼 깨칠 수는 없다는 생각, 또는 남보다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 ④ 수자상(壽者相):우리는 길든 짧든 선천적으로 일정한 목숨을 받았다고 집착하는 견해.
주012)
사병(四病):원각(圓覺)을 이루는 데 장애가 되는 4가지 병. ① 작병(作病) : 어떤 사람이 생각하기를 나는 본심에 갖가지 행을 지어서 원각을 구하리라 하면, 그 원각의 성품은 지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병. ② 임병(任病) : 어떤 사람이 생각하기를 우리들은 지금 생사를 끊지도 않고, 열반을 구하지도 않는다. 열반과 생사는 일어나거나 멸한다는 생각이 없나니, 저 일체에 맡기고 모든 법성을 따름으로써 원각을 구하리라 하면, 그 원각의 성품은 맡기어 둠으로써 있는 것이 아니므로 병. ③ 지병(止病) : 어떤 사람이 생각하기를 나는 지금 내 마음의 모든 망념을 영원히 쉬어 일체 법성이 적연하고 평등해지게 됨으로써 원각을 구하리라 하면 그 원각의 성품은 그침으로써 부합되는 것이 아니므로 병. ④ 멸병(滅病) : 어떤 사람이 생각하기를 나는 지금 일체 번뇌를 영원히 끊어 몸과 마음이 끝내 공(空)하여 아무 것도 없거늘 하물며 근(根=안·이·비·설·신·의)과 진(塵=색·성·향·미·촉·법)의 허망한 경계이겠는가, 모두 영원히 적멸해지는 것으로써 원각을 구하려고 하면 그 원각의 성품은 적(寂=고요함)의 모습이 아니므로 병이다.
주013)
어긘:어긋난. 어그러진. ¶瞋心은 데 어긔요 브터 닐며(능엄6:30ㄴ).
주014)
젼라:까닭이다[故]. 젼(詮次)+ㅣ라. 17, 18세기까지 폭넓게 쓰이다가 점차 사용이 축소된다. 유의어로 ‘앛’(금삼3:38ㄱ)이 쓰였고, 한중록에 ‘닥’(566쪽)이 새 단어로 등장한다.
주015)
별상(別相):전체적·종합적으로 나타나는 가운데 부분적인 모양.
주016)
무명(無明):인간의 근본적인 무지(無知). 번뇌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 잘못된 의견이나 집착 때문에 진리를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은 마음 상태.
주017)
이:이루어지는. 어간의 말음이 ‘ㄹ’인 형태소 뒤에 ‘ㄴ, ㄷ’으로 시작되는 형태소[니, 디 등]가 오면 ‘ㄹ’은 자동 탈락하였다. ¶世界 다 이니[成](←일-+니)(월석1:47ㄱ). 거스디[拒](←거슬-+디)(석상6:8ㄴ).
주018)
삼관(三觀):3가지 수행법. 즉 ① 사마타(奢摩他) : 불도를 닦기 위하여 잡념을 버리고 정신을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는 일, ② 사마발제(三摩跋提), ③ 선나(禪那) : 선. 마음을 한곳에 모아 고요히 생각하는 일. 천태종에서 ‘삼관’은 현상계를 관찰하는 3가지 방법으로, 공관(空觀)·가관(假觀)·중관(中觀)으로 나눈다. ① 공관(空觀)은 현상계를 공(空)의 입장에서 관찰하는 것으로, 삼라만상의 실체는 본래 없는 것이며 일시적 인연에 따라 잠깐 생긴 것으로 보는 견해. ② 가관(假觀)은 모든 현상계는 본래 공(空)한 것인데 거짓 모습에 속아서 보는 것, 즉 모든 현상을 가상의 입장에 집착해서 보는 안목을 말한다. ③ 중관(中觀)은 현상계를 그대로 진리의 차원에서 보는 안목. 가장 이상적이고 차원 높은 입장이다.
주019)
:겹을. 벌을. [重]+(목적격조사). “겹으로 하다, 포개어 거듭하다”는 뜻의 ‘다’는 ‘다’와 공존하였는데, ‘다’[如]와 ‘다’의 관계와 유사하다. ¶百이 千에 야[百疊千](능엄4:96ㄱ). 열히 百애 며[十疊百](능엄4:96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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