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선나 : 일체를 초월하여 원각성과 하나 되는 관찰 수행 19
【종밀주석】
원각경언해 하2의1:44ㄱ
鍠ㅈ字 不定니 恐譯人이 錯야 遂爲三釋노니 一은 依鍠字ㅈ字면 音이 橫이니 準切韻컨댄 訓和며 訓樂니 不是器中之聲이라 今에 率愚ㅣ 詳之호니 取其聲勢언뎡 不取訓字노니 此ㅣ 應是金石等中엣 聲相也ㅣ라 今且現聞擊鐘磬之類ㅣ 其聲이 鍠鍠然니 卽知鍠이 是此類의 聲之相狀이어늘 譯人
원각경언해 하2의1:44ㄴ
이 廻潤稍拙이니 應云如金器聲이 鍠鍠出外니라 二 作鐄ㅈ字면 音同니 卽大鐘也ㅣ니 是諸器中之一數故로 云如器中鐄이니 準此면 則順本經文며 廻潤이 非失이리니 但筆受ㅣ 或寫錄錯誤야 以鐄爲鍠爾라 三者 作簧면 音이 黃이니 卽笙之類니 以有簧之器非一故로 不局云笙中簧시고 乃云器中簧也ㅣ시니라 亦如管籥之屬이 皆能發聲야 出于外故로 準此면 則譯人
원각경언해 하2의1:45ㄱ
이 不善此方앳 聲韻文字故로 字與音이 俱錯爾니라
Ⓒ 구결 | 세조(조선) / 1465년(세조 11)
원각경언해 하2의1:47ㄴ
鍠ㅈ字 一定 아니니 翻펀譯역 사미
그르가 주001) 그르가: 잘못했는가. 그릇했는가. ‘라’체 의문법어미 ‘-ㄴ가’는 주로 간접화법의 의문문을 형성하거나 화자의 마음속에 있는 의문을 표시하는 간접 의문을 나타냄.
저허 주002) 저허: 저어하여. 두려워하여. 걱정하여. ¶懼 저흘구. 恐 저흘공(광주판 천자문37).
세 사굠 노니 나 鍠ㅈ字 브트면 音이 橫이니
切韻운 주003) 절운(切韻): 중국 수나라 인수(仁壽) 원년(601)에 육법언(陸法言)이 펴낸 운서(韻書). 시부(詩賦)의 압운 기준을 제시하기 위한 일종의 발음 사전. 193의 운목(韻目)을 사성으로 나누고, 각 운 가운데 동음(同音)에 속하는 글자를 한데 모아 반절로 발음을 표시하고 글자의 뜻을 달아 놓았다.
을 準쥰컨댄 和ㅣ라 사기며 樂락이라 사기니 이 그릇 中에 소리 아니라 이제 내 仔細솅히 호니 그 소릿 勢솅 取츙 니언 字 사교 取츙티 아니노니 이 반기 이 金금石쎡 等中엣 소릿 이라 이제 鐘과
磬 주004) 경(磬): 경(磬)쇠. 놋으로 주발처럼 만들어 복판에 구멍을 뚫고 자루를 달아 노루 뿔 따위로 쳐 소리를 내는 기구. 예불할 때 대중이 일어서고 앉는 것을 인도한다.
괏 類
티리 주005) 티리: 칠 사람이. 티-[打]+ㄹ(관형사형어미)#이(형식명사)+Ø(무형의 주격조사).
그 소리 鍠鍠호 現히 드르니 곧 鍠이 이 이 類의 소릿 얼구리어늘 翻펀譯역 사미
두르혀며 주006) 두르혀며: 돌이키며. 정음 초기문헌 이후 ‘두르≈두르혀’로 혼기되다가 원각경언해(1465)부터 각자병서 폐지로 ‘두르→두르혀’로 통일되었다.
빗내요 주007) 빗내요: 빛냄을. 빛나게 함을. ‘빛→빗’은 8종성가족용법에 따라 종성 ‘ㅊ’과 동일 서열의 전청자 ‘ㅅ’으로 적는 원칙에 따른 결과이다.
져기 사오나이 호 아롤디니
【두르혀며 빗나게 호 원각경언해 하2의1:48ㄱ
經翻펀譯역 時節에 天텬竺듁 주008) 천축(天竺): 고대 중국에서 인도 또는 인도 방면에 대해 부르던 호칭.
이 梵뻠文문 주009) 범문(梵文): 범자(梵字)로 기록된 글. 불경(佛經)을 말한다.
을 닐어든 두 方앳 말 알리 翻펀譯역야 내야 唐ㅅ 마 라 서 내요미 일후미 筆受 주010) 필수(筆受): 번역한 말을 받아 적음. 또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
ㅣ니 天텬竺듁ㅅ 마리 이와 갓 주011) 갓: 거꾸로 된 까닭으로. 여기서는 당나라의 말과 천축국 말의 특징이 다르다는 의미로 쓰였다. 갓-[倒]+ㄹ(원인의 연결어미). ¶웃 對答 갓오 이 對答 正니 (능엄4:127ㄱ). 갓 夢想 머리 여희오[遠離顚倒夢想고](심경56ㄱ).
버거 모로매 그를 두르혀고 뎨 주012) 뎨: 저것이. ‘뎌’[彼]에 주격조사 ‘ㅣ’ 통합형. ‘뎌〉져’로의 구개음화는 권념요록(1637)의 “져 부쳐을”(7ㄴ) 같은 예로 보아 17세기 전반기에는 일반화한 듯함. ‘뎌’는 말하는 이와 듣는 이로부터 멀리 있는 대상을 가리키는 대명사.
말미 質朴팍 주013) 질박(質朴): 질박하므로. 꾸민 데가 없이 수수하므로.
버거 모로매 그를 빗나게 니라 이제 닐오 사오납다 호 소리 이 體톙오 鍠 이 相이라 몬져 소리 닐오미 맛니라】 반기 닐오 金금器킝ㅅ 소리 鍠鍠히 밧긔 남 다 홀디니라 둘흔 鐄ㅈ字 지면 音이 니 곧 큰 부피니 이 한 그릇 中에 數숭 닐오 그릇 中엣 鐄 다 호미니 이 準쥰면
本본經 주014) 본경(本經): 불경에서 본론에 해당하는 경문.
ㅅ 그레 順쓘며 두르혀며 빗 내요미
외디 주015) 외디: 그르지[非]. 잘못되지. ‘멀리하다’는 뜻의 [:외·다]와는 동음이의어. ¶北로 갈 사미 東로 가미 야 외요미 甚탓 디라(남명, 상20ㄴ).
아니리니 오직 筆受ㅣ 시혹 수믈 그르야 鐄로 鍠 사 미라 세흔
원각경언해 하2의1:48ㄴ
簧 지면 音이 黃이니 곧
笙簧 주016) 생황(笙簧): 아악에 쓰는 관악기의 하나. 몸통이 본래 바가지[匏]로 제조됐는데, 그 위에 가는 대나무 관을 꽂고 그 아래에 얇은 쇠청[金葉]을 달아 취구에 입을 대고 숨을 내쉬거나 들이마실 때 쇠청이 떨려 하모니카 비슷한 소리를 내는데 동시에 2소리 이상을 낼 수 있다. 옛날에는 죽관(竹管)의 수에 따라 13관, 17관, 36관 등으로 구분되었다 한다.
ㅅ 類니 簧 잇 그르시 나 아닐 笙中엣 簧이라
조비 주017) 조비: 좁게. 좁-+이(부사 파생접미사). 상대어 ‘넓게’의 15세기 어형은 ‘너비’였다.
니디 아니시고 니샤 그릇 中엣 簧이라 니시니라
【笙簧 笙이 十씹三삼管관이니 管관애 簧 두 길며 뎔오미 주018) 뎔오미: 짧음이. ‘뎔옴’은 어간 ‘뎌르-’에 명사형어미 ‘옴’이 통합한 명사형. 자음 어미 앞에서는 ‘뎌르-’로, 모음 어미 앞에서는 ‘뎔ㅇ-’로 실현되어 오늘날과는 활용형이 달랐다. ‘르’불규칙용언. ¶男子 목수미 뎌르고 女人은 목수미 기러(월석23:7ㄴ). 日月이 漸漸 고 人命이 漸漸 뎔어 마내 머리 셰여(월석23:7ㄴ).
다니 불면 中間간이 부처 주019) 부처: 부쳐[扇]. 붗-[吹]+어(어미). ‘붗-’은 “바람을 낼 물건을 흔들어서 바람을 일으키다”의 뜻. 어간 ‘붗-’에 접미사 ‘-애/에’가 결합한 파생명사로 ‘부채/부체’가 공존한다. 동사 ‘붗다’에 대한 현대어는 ‘부치다’로서 1음절이 늘어났다. ¶미 부추믈(능엄6:53ㄴ). 부채 호고(두초 25:24). 부체 다니(월석7:9ㄴ).
뮈여 소리 잇니라】
管관籥약 주020) 관약(管籥): 생황이나 단소 따위의 관악기를 이르는 말.
屬쑉이 다 能히 소리 發야 밧긔 날 이 準쥰면 翻펀譯역 사미 이 方앳
聲韻 주021) 성운(聲韻): 한자의 음(音)과 운(韻)을 아울러 이르는 말. 어두 자음은 성(聲), 나머지 부분[중성+(종성)]은 운(韻)이라 한다.
文문字 잘 몯 字와 音괘 다 그르니라
Ⓒ 언해 | 세조(조선) 명찬 / 1465년(세조 11)
굉(鍠) 자는 일정하지 아니하니 번역하는 사람이 〈번역을〉 잘못했는가 저어하여 〈내가〉 세 가지 새김[해석]을 하노니, 하나는 굉(鍠) 자를 의하면 음(音)이 횡(橫)이니 절운(切韻)에 준하건댄 화(和)라고 새기며 낙(樂)이라고도 새겼으니 이것은 그릇 속에 소리가 아니다. 이제 내가 자세히 새기노니 그 소리의 세(勢)를 취할 뿐이지 글자의 새김을 취하지 않노니, 이것은 마땅히 이 금석(金石) 속의 소리의 모양을 가리킨 것이다. 이제 또 종(鐘)과 경(磬)쇠와 같은 것들을 치는 사람이 그 소리가 “굉굉(鍠鍠)” 하고 소리 나는 것을 뚜렷이 들으니, 곧 굉(鍠)은 이 같은 종류의 소리의 형상이거늘, 번역하는 사람이 돌이키며 빛냄을 조금 못하게 거칠게 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니【돌이키며 빛나게 한다는 말은 번역(翻譯)할 때에 천축국(天竺國)의 승려가 범문(梵文)을 말하면 두 지방의 말을 아는 사람이 번역해 내어 당나라의 말로 만들어내는 사람을 필수(筆受)라 하는데, 천축국의 말이 이[=당나라]와 거꾸로 된 까닭에 다음 순서로 반드시 글[文]을 돌이키고, 또 저 말은 질박(質朴)하므로 다음 순서로 반드시 그것을 빛나게 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 거칠다고 말한 것은 소리는 본체이고 쇠북[鍠]은 형상이라, 먼저 소리를 말하는 것이 마땅한 것이다.】 반드시 이르되 쇠그릇 소리가 ‘굉굉(鍠鍠)’하게 밖으로 나가는 것과 같다고 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해석은〉 횡(鐄) 자를 만들면 음(音)이 같으니 곧 〈이것은〉 큰 쇠북이니, 이것은 많은 [동(銅)이나 철(鐵)로 된] 그릇 중 하나의 숫자이므로 그릇 중에 횡(鐄)과 같다고 한 것이다. 이에 준하면 본경(本經=원각경)의 글에 따르며 돌이키며 빛나게 하는 것[=윤문(潤文)]이 잘못되지 아니할 것이니, 오직 필수(筆受)가 혹은 쓰기를 잘못하여 횡(鐄)을 굉(鍠)으로 삼았을 따름이다. 세 번째 〈해석은〉 황(簧)을 만들면 음이 황(黃)인데 〈이것은〉 곧 생황(生簧) 같은 부류이니, 황(簧) 있는 그릇이 하나가 아니므로 〈여러〉 생(笙) 중에 황(簧)이라고 좁게 말하지 않으시고 그릇 속의 황(簧)이라고 이르신 것이다.【생황(生簧)은 생(笙)이 13개의 관(管)인데, 관(管)에 하나의 황(簧)을 두되 길며 짧음이 다르니, 불면 중간이 부쳐[=바람이 나와] 움직여 소리가 나는 것이다.】 또 관약(管籥) 같은 부류가 모두 소리를 발하여 밖으로 나오므로, 이에 준하면 번역하는 사람이 이 지방의 성운(聲韻)과 문자(文字)를 잘 모르므로 글자[字]와 소리[音]가 모두 잘못 (번역)한 것이다.
Ⓒ 역자 | 정우영 / 2006년 12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