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원각경언해 제8집

  • 역주 원각경언해
  • 역주 원각경언해 제8집 하2의1
  • 7. 위덕자재보살장(威德自在菩薩章)
  • 4. 수행에는 크게 세 종류의 관법이 있음
  • 다) 선나 : 일체를 초월하여 원각성과 하나 되는 관찰 수행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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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선나 : 일체를 초월하여 원각성과 하나 되는 관찰 수행 7


【경】

원각경언해 하2의1:36ㄴ

明이

明이

명(明=지혜)은

【종밀주석】 正顯靈妙之體시니 然此靈心이 上而無頂며 下而無底며 傍無邊際며 中無在處니 旣無當中이어니 何有東西

원각경언해 하2의1:37ㄱ

上下ㅣ리오 欲言空寂이라도 不似太虛며 欲言相用이라도 不從緣起며 欲言知見이라도 異於分別며 欲言頑礙라도 異於木石며 欲言其覺이라도 不同醒悟之初며 欲言其明이라도 不同日月之類니 故로 諸經敎ㅣ 於寂靜空無에

원각경언해 하2의1:37ㄴ

呵爲邪小시고 於知見明覺애 互泯互存시니 各有深意시니라

원각경언해 하2의1:38ㄱ

今此ㅣ 欲入觀門이니 恐知ㅈ字ㅣ 引分別念故로 宜但云明也ㅣ시니라
Ⓒ 구결 | 세조(조선) / 1465년(세조 11)

원각경언해 하2의1:38ㄱ

正히 靈妙 體톙 나토시니 그러나 이 靈 미 우희 바기 주001)
바기:
정수리가. 바기+Ø(무형의 주격조사). 중세국어에서 주격조사는 기저형이 /이/이지만, 선행 체언의 음운론적 조건에 따라 달리 표기되었다. 선행 체언이 자음으로 끝날 경우에는 ‘이’, 모음으로 끝날 경우에는 ‘ᅵ’, 모음 ‘i’나 활음 ‘j’로 끝날 경우에는 생략되었다.
업스며 아래 믿 주002)
믿:
밑[底]. ‘밑→믿’은 8종성제약에 따라 ‘ㅌ’을 동일 서열의 전청자 ‘ㄷ’으로 표기함.
업스며 겨틔 주003)
겨틔:
곁에. 중세국어에서 처격조사는 ‘예, 애/에’와 속격조사와 형태가 같은 ‘/의’도 쓰였다. 특히 ‘/의’는 주로 ‘낮, 밤, , 새박, , 우, 밑, 곁, 처’ 등의 명사에 결합되었다.
 업스며 가온 잇논 곧 업스니 마 當 가온 업거니 엇뎨 東西솅 上下ㅣ 이시리오 空寂쪅 주004)
공적(空寂):
만물은 모두 실체가 없고 상주(常住)가 없음. ‘공(空)’은 그 어느 것도 형상이 없음을 이르고, ‘적(寂)’은 일어나거나 스러짐이 없음을 이른다.
닐오려 주005)
닐오려:
이르려. 니-[說]+오려(통합형어미). 15세기 국어에서 용언 어간은 자음 어미 앞에서는 ‘니-’로, 모음 어미 앞에서는 ‘닐ㅇ-’형으로 통합하였다.
야도 太탱虛헝 주006)
태허(太虛):
중국 철학에서, 음양을 낳는 기(氣)의 본체를 달리 이르는 말. 지극히 텅 빈 것. 큰 허공(虛空)을 뜻함.
ㅣ 디 아니며 相과 用 닐오려 야도 緣을 브터 니디 아니며 知딩見견을 닐오려 야도 分분別에 다며 頑야 료 닐오려 야도 나모 주007)
나모:
나무. 15세기 국어에서 ‘나모’[木]는 음운환경에 따라 2가지 어형으로 나타난다. ①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와 통합될 때. ¶남, 남, 남, 남로, 남기, 남기라 등. ② 나모:공동격조사 ‘와’와 자음으로 시작하는 조사(관형격 ‘ㅅ’ 등), 그리고 휴지가 올 때. ¶나모와, 나못그티, 나모(두초6:41), 나모 아래 등.
돌해 다며 그 覺각 닐오려 야도 야 주008)
야:
깨어[醒]. ‘야’는 어간 ‘-’에 어미 ‘-아’가 결합한 것인데, 어간 ‘-’의 하향이중모음의 부음 ‘j’의 영향으로 어미 ‘아’가 ‘야’로 변동한 것이다.
안 처 디 아니며 그 明

원각경언해 하2의1:38ㄴ

을 닐오려 야도 日月類 디 아니니 그럴 한 經敎 주009)
경교(經敎):
석가가 설교한 교법을 후세에 전하는 문장·어구. 경전(經典).
ㅣ 寂쪅靜 空無뭉 주010)
공무(空無):
모든 사물에는 그 나름대로의 독자적인 본성이 없음.
호매 邪썅와 小ㅣ라 구지즈시고 주011)
구지즈시고:
꾸짖으시고. 15세기 문헌에는 쌍형 어간 ‘구짇-’도 통용되었다. ‘구짖-’이 경음화한 ‘짖-’이 속삼강행실도(1514)에 보인다. ¶구지돔 모샤도 世尊ㅅ 德 닙(월곡78). 옷 바라 지즌대(속삼, 충1ㄱ).
知딩見견과 明覺각애 서르 업게 며 서르 두시니 各각各각 기픈 디 겨시니라【邪썅小ㅣ라 구지즈샤 諸졍經에 다 니샤 空 貪탐며 寂쪅에 길유미 이 二乘行이라 시고 華嚴 주012)
화엄(華嚴):
화엄경. 석가모니가 성도한 깨달음의 내용을 그대로 설법한 경문.
에 니샤 二乘人이 無뭉爲 주013)
무위(無爲):
인연을 따라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생멸(生滅)의 변화를 떠난 것.
ㅅ 구데 러디다 시고  經에 니샤 간 有에 러듀미 須슝彌밍 주014)
수미(須彌):
수미산. 불교의 우주관에서, 세계의 중앙에 있다는 산.
 니언 空애 러듀미 芥갱子 주015)
개자(芥子):
겨자씨와 갓 씨를 아울러 이르는 말. 겨자씨[芥子]는 식물 중에서 가장 열매가 작으므로 흔히 ‘아주 작은 것’을 비유함.
디 말라 시며 瓔珞락經에 니샤 寂쪅靜을 즐겨 行호 緣覺각 주016)
연각(緣覺):
부처의 교화에 의하지 않고 홀로 불생불멸의 진리를 깨달은 사람.
行이라 시고 肇公의 論론中에 本본無뭉宗 주017)
본무종(本無宗):
중국 위진 시대에 노장(老莊) 사상이 성행해, 불교의 반야(般若)의 공(空)을 노장의 무(無)로 해석하는 방법이 행해졌다. 이렇게 이해된 불교를 격의(格義) 불교라 하며 이것의 대표적인 학파이다. ‘본무’는 공(空)의 초기 번역어다.
 허러 닐오 無뭉 本본호 情에 無뭉 崇尙야 해 말마다 無뭉에 손

원각경언해 하2의1:39ㄱ

욀 有 아니라 샤 有ㅣ 곧 無뭉ㅣ미 無뭉 아니라 샤 無뭉ㅣ 곧 無뭉ㅣ라 니 그 셰샨 주018)
셰샨:
세우신. 어간 [:셰-]는 [셔-](立)에 사동접미사 [·이]가 결합한 파생동사. 어간 ‘셰-’에 다시 사동의 ‘우/오’를 결합시킨 ‘셰우-/셰오-’가 17세기 문헌부터 보이기 시작한다. ¶당을 제 집의 셰우고(동국신속, 효6:41ㄴ). 가廟 西京의다가 셰오고(가례1:8ㄱ). 셔-+ㅣ(사동접사)+샤(‘시’의 이형태)+오(대상활용의 선어말어미)+ㄴ(관형사형). 관형절의 꾸밈을 받는 명사 ‘’이 관형절의 의미상 목적어.
本본來ㅅ 들 건댄 바 有 아뇨미 眞진實ㅅ 有 아니며 無뭉 아뇨미 眞진實ㅅ 無뭉 아뇨미인 엇뎨 구틔여 有 아뇨미 이 有 업수미며 無뭉 아뇨미 뎌 無뭉 업수미리오 이 곧 無뭉 즐기논 마리디위 주019)
마리디위:
말이지. 종속절에 ‘-디위’가 쓰이면 긍정의 대상임이 강조되되, 그 뒤에는 부정 표현이 수반되어 선행 문장의 내용이 더욱 분명해진다. 정음 창제 초기문헌에는 ‘-디’로, 능엄경언해(1461)부터는 ‘-디위/-디웨/-디외’ 등으로 표기하였다. ¶絲綿이 다 겨지븨 이베셔 나디 누웨 이베셔 난 거시 아니니(월석25:44ㄱ). 偶然히 그리 디웨 어느 足히 期約리오(두초22:22ㄴ). 나그내 므를 보디외 主人의 恩惠 얻디 몯리로다(두초7:10ㄴ).
엇뎨 事實 順쓘히 通야 物의 情에 나가미리오 知딩見견等은 시혹 知딩見견을 니시며 시혹 緣覺각 니샤미 다 得득니 오직 病을 덜오 그 法법을 리디 아니호미라】
이제 이 觀관門몬에 드료려 샤미니 知딩ㅈ字ㅣ 分분別ㅅ 念념을 혈가 저흐실 오직 明이라 니샤미 맛시니라
Ⓒ 언해 | 세조(조선) 명찬 / 1465년(세조 11)

올바르게 영묘(靈妙=신령스럽고 오묘)한 본체를 나타내시니, 그러나 이 신령한 마음은 위에는 정수리가 없으며 아래는 밑이 없으며 곁에는 끝이 없으며 가운데는 있는 곳이 없으니 이미 마땅한 가운데가 없거니와 어찌 동서와 상하가 있겠는가? 공적(空寂)을 말하려 하여도 태허(太虛=큰 허공)와 같지 아니하며, 상(相=모양)과 용(用=작용)을 말하려 하여도 연(緣)으로부터 일어나지 아니하며, 지견(知見)을 말하려 하여도 분별과 다르며, 무디고 막혀 있음을 말하려 하여도 나무나 돌과 다르며, 그 깨달음을 말하려 하여도 깨어 안 처음과 같지 아니하며, 그 명(明)을 말하려 하여도 해와 달 종류와 같지 아니하니라. 그러므로 모든 경교(經敎=부처님의 교법)가 적정(寂靜)·공무(空無)함에 삿되고[邪] 작다[小]고 꾸짖으시고, 지견(知見)과 명각(明覺)에 〈있어서〉 서로 없게도 하며 서로 있기도 하시니 〈이는〉 각각 깊은 뜻이 계신 것이다.【사소(邪小)라고 꾸짖으심은 여러 경에서 모두 이르시되, 공(空)을 탐하며 적(寂)에 걸려 있음이 이승(二乘)의 수행이라 하시고, 화엄경에 “이승인(二乘人=성문·연각승)이 무위(無爲)의 구덩이에 떨어진다.” 말씀하셨고, 또 경에 이르시되 “잠깐 유(有)에 떨어짐이 수미산(須彌山)과 같을 뿐이지 공(空)에 떨어짐이 개자(芥子)와 같지는 말라.”고 하셨으며, 영락경(瓔珞經)에는 “적정(寂靜)을 즐겨 행함은 연각(緣覺)의 수행이라.” 하셨고, 조공(肇公)의 논(論) 가운데에 본무종(本無宗)을 헐어[=깨뜨려] 이르되, 무(無)를 근본으로 함은 정(情)에 무(無)를 숭상하여 많이 말마다 무(無)에 손[=나그네]이 되므로 유(有)가 아니라고 하심은, 유(有)가 곧 무(無)인 것이 무(無)가 아니다 하심은 무(無)가 곧 무(無)라고 하나니, 그것을 세우신 본래의 뜻을 찾아보건댄 바로 유(有)가 아님이 진실한 유(有)가 아니며 무(無)가 아님이 진실한 무(無)가 아닌 것이지 어찌 구태여 유(有)가 아님이 유(有)가 없는 것이며, 무(無)가 아님이 무(無)가 없음이겠는가? 이것은 무(無)를 즐기는 말이지 어찌 사실을 순순히 통하여 사물의 정(情)에 나아감이겠는가? 지견(知見) 등은 혹은 지견(知見)을 말씀하시며, 혹은 연각(緣覺)을 말씀하심은 모두 득한 사람은 오직 병(病)을 덜고[=제거하고] 그 법(法)을 버리지 아니하는 것이다.】 이제 이것은 관문(觀門)에 들게 하려고 말씀하신 것이니, ‘지(知)’ 자가 분별하는 염(念=생각)을 끌어들일까 걱정되므로 오직 명(明)이라고 말씀하신 것이 마땅하니라.
Ⓒ 역자 | 정우영 / 2006년 12월 27일

주석
주001)
바기:정수리가. 바기+Ø(무형의 주격조사). 중세국어에서 주격조사는 기저형이 /이/이지만, 선행 체언의 음운론적 조건에 따라 달리 표기되었다. 선행 체언이 자음으로 끝날 경우에는 ‘이’, 모음으로 끝날 경우에는 ‘ᅵ’, 모음 ‘i’나 활음 ‘j’로 끝날 경우에는 생략되었다.
주002)
믿:밑[底]. ‘밑→믿’은 8종성제약에 따라 ‘ㅌ’을 동일 서열의 전청자 ‘ㄷ’으로 표기함.
주003)
겨틔:곁에. 중세국어에서 처격조사는 ‘예, 애/에’와 속격조사와 형태가 같은 ‘/의’도 쓰였다. 특히 ‘/의’는 주로 ‘낮, 밤, , 새박, , 우, 밑, 곁, 처’ 등의 명사에 결합되었다.
주004)
공적(空寂):만물은 모두 실체가 없고 상주(常住)가 없음. ‘공(空)’은 그 어느 것도 형상이 없음을 이르고, ‘적(寂)’은 일어나거나 스러짐이 없음을 이른다.
주005)
닐오려:이르려. 니-[說]+오려(통합형어미). 15세기 국어에서 용언 어간은 자음 어미 앞에서는 ‘니-’로, 모음 어미 앞에서는 ‘닐ㅇ-’형으로 통합하였다.
주006)
태허(太虛):중국 철학에서, 음양을 낳는 기(氣)의 본체를 달리 이르는 말. 지극히 텅 빈 것. 큰 허공(虛空)을 뜻함.
주007)
나모:나무. 15세기 국어에서 ‘나모’[木]는 음운환경에 따라 2가지 어형으로 나타난다. ①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와 통합될 때. ¶남, 남, 남, 남로, 남기, 남기라 등. ② 나모:공동격조사 ‘와’와 자음으로 시작하는 조사(관형격 ‘ㅅ’ 등), 그리고 휴지가 올 때. ¶나모와, 나못그티, 나모(두초6:41), 나모 아래 등.
주008)
야:깨어[醒]. ‘야’는 어간 ‘-’에 어미 ‘-아’가 결합한 것인데, 어간 ‘-’의 하향이중모음의 부음 ‘j’의 영향으로 어미 ‘아’가 ‘야’로 변동한 것이다.
주009)
경교(經敎):석가가 설교한 교법을 후세에 전하는 문장·어구. 경전(經典).
주010)
공무(空無):모든 사물에는 그 나름대로의 독자적인 본성이 없음.
주011)
구지즈시고:꾸짖으시고. 15세기 문헌에는 쌍형 어간 ‘구짇-’도 통용되었다. ‘구짖-’이 경음화한 ‘짖-’이 속삼강행실도(1514)에 보인다. ¶구지돔 모샤도 世尊ㅅ 德 닙(월곡78). 옷 바라 지즌대(속삼, 충1ㄱ).
주012)
화엄(華嚴):화엄경. 석가모니가 성도한 깨달음의 내용을 그대로 설법한 경문.
주013)
무위(無爲):인연을 따라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생멸(生滅)의 변화를 떠난 것.
주014)
수미(須彌):수미산. 불교의 우주관에서, 세계의 중앙에 있다는 산.
주015)
개자(芥子):겨자씨와 갓 씨를 아울러 이르는 말. 겨자씨[芥子]는 식물 중에서 가장 열매가 작으므로 흔히 ‘아주 작은 것’을 비유함.
주016)
연각(緣覺):부처의 교화에 의하지 않고 홀로 불생불멸의 진리를 깨달은 사람.
주017)
본무종(本無宗):중국 위진 시대에 노장(老莊) 사상이 성행해, 불교의 반야(般若)의 공(空)을 노장의 무(無)로 해석하는 방법이 행해졌다. 이렇게 이해된 불교를 격의(格義) 불교라 하며 이것의 대표적인 학파이다. ‘본무’는 공(空)의 초기 번역어다.
주018)
셰샨:세우신. 어간 [:셰-]는 [셔-](立)에 사동접미사 [·이]가 결합한 파생동사. 어간 ‘셰-’에 다시 사동의 ‘우/오’를 결합시킨 ‘셰우-/셰오-’가 17세기 문헌부터 보이기 시작한다. ¶당을 제 집의 셰우고(동국신속, 효6:41ㄴ). 가廟 西京의다가 셰오고(가례1:8ㄱ). 셔-+ㅣ(사동접사)+샤(‘시’의 이형태)+오(대상활용의 선어말어미)+ㄴ(관형사형). 관형절의 꾸밈을 받는 명사 ‘’이 관형절의 의미상 목적어.
주019)
마리디위:말이지. 종속절에 ‘-디위’가 쓰이면 긍정의 대상임이 강조되되, 그 뒤에는 부정 표현이 수반되어 선행 문장의 내용이 더욱 분명해진다. 정음 창제 초기문헌에는 ‘-디’로, 능엄경언해(1461)부터는 ‘-디위/-디웨/-디외’ 등으로 표기하였다. ¶絲綿이 다 겨지븨 이베셔 나디 누웨 이베셔 난 거시 아니니(월석25:44ㄱ). 偶然히 그리 디웨 어느 足히 期約리오(두초22:22ㄴ). 나그내 므를 보디외 主人의 恩惠 얻디 몯리로다(두초7:10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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