므스것고: 의문 대명사 ‘므스/므슥’[何]은 비자동적인 교체를 보인다. 이의 고대형은 ‘*므슥’으로 추정되는데, 휴지나 자음 앞에서 말자음이 탈락하고, 모음 앞에서는 이음절 모음을 유지한다. 무엇인가. 이와 같이 중세국어에서 비자동적 교체를 보인 체언 어간이 존재하였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한 것으로 네 가지 정도의 다른 교체 양상을 보인다. 첫째, ‘나모’[木]의 곡용형을 보면 ‘남기, 남, 남, 남로, 나모와’ 등과 같이 휴지나 자음 앞에서는 ‘나모’로, 모음 앞에서는 ‘’으로 나타난다. 이와 동일한 교체를 보인 것으로는 ‘구무’[穴], ‘녀느’[他], ‘불무’[冶] 등이 있었다. ‘불무’는 ‘붊기, 붊글’ 등으로 곡용하였으니 그 어간은 ‘’이었다고 할 수 있다. 둘째, ‘노’[獐]의 곡용형은 ‘놀이, 놀, 놀’ 등이었다. 이 어간은 ‘나모’와 동일한 조건에서 ‘노’와 ‘놀ㄱ’로 교체되었다. 이와 같은 교체 양상을 보인 것으로는 ‘’[津], ‘시르’[甑], ‘’[柄], ‘쟈’[袋] 등이 있었다. 셋째, ‘’[棟]의 곡용형은 ‘리, , ’ 등으로, 이 어간은 ‘’와 ‘ㄹ’로 교체되었다. ‘’[一日]도 동일한 교체를 보였다. 넷째, ‘아’[弟]의 곡용형은 ‘이, , , 아와’ 등으로, ‘여’[狐]도 동일한 교체를 보였다.
이들 비자동적 교체는 역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나모’는 고대에는 ‘*나’이었는데, 어떤 이유로 휴지나 자음 앞에서는 말자음이 탈락하여 ‘*나〉나모’가 되고 모음 앞에서는 ‘’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노’[獐]와 ‘’[棟]는 ‘’(르)로 끝난 어간들이 다르게 곡용한 점에서 차이를 보이는데, 이 원인도 역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노’의 고대형은 ‘*노’이었고 ‘’, ‘’의 고대형은 ‘*’, ‘*’(더 고형은 ‘*’)이었던 것으로 추정하는 것으로, 이들도 역시 휴지나 자음 앞에서는 말자음의 탈락을, 모음 앞에서는 이음절 모음의 탈락을 경험한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