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관(三觀)의 글에 처음 모두 앎[=깨달음]을 표하심은 앞에 〈나온〉 경(經)을 들은 까닭이니, 이르되 처음 정관(靜觀)은 문수(文殊=문수보살장) 가운데의 해(解=견해)를 닦은 것이고, 다음으로 환관(幻觀)은 보현(普賢=보현보살장)의 전부와 보안(普眼=보안보살장) 전반의 해(解)를 닦음이고, 뒤의 영심관(靈心觀)은 보안(普眼)보살장의 후반과 강장(剛藏=금강장)보살장 전장(全章)의 해(解)를 닦은 것이니, 앞 경(經)에 대하여 막히면 밝히 볼 수 있을 것이다.【앎을 표하셨다 함은 〈가령〉 보살들이 청정한 원각심(圓覺心)을 알았다는 것이다. 〈예컨대〉 문수(文殊)보살장 가운데는 저기에 이르시되 “사대(四大=지수화풍(地水火風))와 인연이 되어 헤아림이 허공꽃[=공화(空華)]과 제이의 달[第二月]과 같으며, 무명(無明)은 꿈속의 사람과 같아서 실(實)한 본체가 있지 아니하며, 생사(生死) 윤회(輪廻)와 신심(身心)들의 상(相)이 지은 까닭으로 없는 것이 아니라 본성(本性)이 없는 까닭이며, 능히 이것을 아는 사람도 또한 허공꽃[空華]과 같은 상(相)이며 항상 움직이지 않는 까닭이며, 여래장(如來藏) 중에 기멸(起滅=생겨남과 없어짐)과 지견(知見)이 없는 까닭이라 하심에 다다르신 것이니, 이제 곧 다시 갖가지 있음을 보는 것이 오직 이 생각을 움직이는 허물이므로, 정관(靜觀=사마타)을 닦아 연(緣)을 그쳐[끊어] 상념을 맑게 하여 저것을 증득하게 하신 것을 알 것이로다. 보현(普賢)을 닦음 등은 저곳[=보현보살장]에 이르시되 환(幻=환상)으로써 환(幻)을 닦으며, 환(幻)이 다 없어지면 깨달음[覺]이 가득하며, 중생의 환념(幻念=허깨비 같은 생각)을 움직이는 허물이므로, 정관(靜觀)을 닦아 연(緣)을 그쳐[끊어] 상념을 맑게 하여 저것을 증득하게 하신 줄을 알 것이로다. 보현(普賢)을 닦음 등은 저곳[=보현보살장]에 이르시되, 환(幻=환상)으로써 환(幻)을 닦으며, 환(幻)이 다하면 깨달음[覺]이 가득하며, 중생의 환심(幻心=허깨비 같은 마음)이 도로 환(幻)을 의지해 멸한다 하심이다. 보안보살장(普眼菩薩章)의 전반(前半)은 사대(四大)와 근(根)과 식(識)과 진경(塵境)을 가리시며[=분석하시며] 환신(幻身)이 소멸하므로 환심(幻身)과 환진(幻塵=허망한 대상)과 환멸(幻滅=허망한 소멸)이 또 멸하며, 때[垢=번뇌]가 다해 명(明=지혜)이 나타나므로 환관(幻觀)을 닦아 환(幻)이 되는 것을 덞[=제거하기]에 이르는 것이다. 보안보살장의 후반(後半) 등은 저기[=보안보살장]에 이르시되, 마니주(摩尼珠)로써 색(色)이 없는 것에 색(色)이 나타남을 비유하시며, 때가 다하고 대(對=대상)이 덜어지면[=제거되면] 곧 때를 상대한 것과 이름에 이르기까지 없어지며, 영상(影像)이 멸하므로 방향이 없는 청정(淸淨)이며 가없는 허공[하늘]이 각(覺)에 나타내어 피어날 것이며, 몸[身]과 마음[心]과 근(根=육근)과 진(塵=육진)과 사대(四大)와 삼계(三界=욕계·색계·무색계)가 본래 청정(淸淨)하여 움직이지 않으며, 일체가 깨달음[覺]인 까닭으로 본래 성불(成佛)이라 하심에 이르신 까닭이다. 금강장(金剛藏)보살장 가운데는 갖가지의 차별이 모두 원각(圓覺)에 관계되지 아니하며 생사(生死)와 열반(涅槃)이 일어나며 멸하나[起滅], 각조(覺照=깨달아 환히 비춤)는 꽃[허공꽃]과 가림[막힘]을 여의기[=끊기]에까지 이르게 하니, 모두 제법(諸法)이 끊어져 없어지고 영각(靈覺=신령한 깨달음)이 멀리 대대(對待)를 건넘[=초월함]을 밝히시므로 대(待)를 그친 영심(靈心=불성(佛性))에 마땅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