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원각경언해 제10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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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 원각보살장(圓覺菩薩章)
  • 4. 참회기도 방법
  • 4-7) 삼관(三觀)의 방편을 제시하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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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삼관(三觀)의 방편을 제시하다 5


【경】 心中에 了知生住滅念分齊頭數야

心中에 生과 住와 滅왓 念의 分齊 주001)
분제(分齊):
분위차별(分位差別)이니, 차별이 나타난 범위(範位). ‘분위’는 동시에 존재하는 사물의 다양한 속성으로 인해서 각각의 사물이 서로 다른 독자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양태.
頭數 아라

심중(=마음속)에 나고[生] 머무르고[住] 멸(滅)하는 생각[念]의 분제(分齊)와 수효[頭數]를 알아

【종밀주석】 由前엣 心息이 相依야 息調心淨故로 了

원각경언해 하3의2:49ㄱ

知心中엣 生住異滅의 麤細와 妄念의 本末分齊왓 頭緖數量이니 謂生滅이 各一이오 住四ㅣ오 異二니 經無異ㅅ字者 或脫디 或略디 義 必具有니라

원각경언해 하3의2:50ㄱ

據論所說컨댄 十信凡夫 覺滅相고 三賢은 覺異相고 十地 覺住相고 位滿은 覺生相이라 니 覺生相者 動念이 都盡야 唯一心在라 故로 論애 云호 心無初相호 而言知初相者 卽謂無念이니 若得無念者ㅣ면 則知心相生住異滅이라 며 乃至皆無自立야 本來平等야 同一覺故ㅣ라 니라

원각경언해 하3의2:51ㄴ

알 心과 息괘 서르 브터 息이 고며 미 조호 브틀 心中엣 生과 住와 異와 滅와 麤며 細홈과 妄念 本과 末왓 分齊왓 頭緖 數量을 아로미니【麤 五麤 주002)
오추(五麤):
‘추(麤)’는 매우 거칠고 조잡한 것 중 5가지. ‘추(麤)’의 상대어는 ‘세(細)’.
ㅣ오 細 三細라 妄念은 뫼화 츄미오 本 三細 주003)
삼세(三細):
‘세(細)’는 심히 미세하고 단순하여 감지하기 어려운 것을 말하며, 이것의 3가지는 다음과 같다. ① 무명업상(無明業相): 진여(眞如=진리)가 무명(無明)으로 인해 처음으로 작용하기 시작하는 것. ② 능견상(能見相): 무명업상을 주관과 객관으로 나눌 때 주관적인 측면. ③ 경계상(境界相): 인식 주체에게 보이는 객관적인 측면. ‘추세(麤細)’는 결국 무명(無明)에 의해서 나타나는 미혹된 모습의 전체로서, 세간의 모든 염법(念法=부처님의 가르침을 오로지 생각하는 수행법)을 통틀어 말한 것이다.
오 末

원각경언해 하3의2:52ㄱ

은 五麤ㅣ라 頭緖數量은 우흘 뫼화 結니 닐오 四相 주004)
사상(四相):
생멸 변화하는 4가지 양상. 생겨남[生]·존속함/머무름[住]·변화함/달라짐[異]·사라짐/없어짐[滅].
이 首領 거든 一一相 中에 各各 한 生滅 等 法이 이셔 올며 올마 브터 니러나미 다 綸緖ㅣ 이셔 서르 雜亂 아니며 八萬 四千에 니르리 四相 여희디 아니 닐오 頭緖 數量이라】
닐오 生과 滅왜 各 나히오 住ㅣ 네히오 異 둘히니【生中엣 나 業相 주005)
업상(業相):
삼세(三細), 구상(九相) 중의 하나. 무명(無明)으로 인해 불성(佛性)이 미혹(迷惑)하여 생긴 망념(妄念).
이오 滅中엣 나 起業相 주006)
기업상(起業相):
계명자상에서 분별한 그 이름을 연구하고 집착하여 신(身)·구(口)·의(意) 등 갖가지 업(業)을 짓는 것.
이오 住ㅣ 네흔 轉相 주007)
전상(轉相):
무명(無明)으로 인해 생긴 망념 때문에 객관(客觀)의 대상을 보고 ‘나’라는 견해, 즉 주관(主觀)이 일어나는 것.
現相 주008)
현상(現相):
전상(轉相)에서 주관(主觀)이 나타남으로써 그 대상인 객관(客觀)이라는 경계(境界)가 생기는 것.
智相 주009)
지상(智相):
주관이 대상(=객관)에 대해 분별을 일으켜 좋게 인식된 경계는 애착하고, 나쁘게 인식된 경계는 멀리하는 지혜의 작용.
相續相 주010)
상속상(相續相):
순조로운 경우에는 즐거움을 느껴 이를 좋아하고, 어렵고 힘든 경우에는 괴로움을 느껴 이를 싫어하는데, 고락의 감정이 서로 호응하면서 끊어지지 않는 것.
이오 異 둘흔 執取相 주011)
집취상(執取相):
상속상(相續相)에서 계속되었던 고통이나 즐거움 등의 느낌에 얽매여 그에 대해 집착을 일으키는 것.
計名字相 주012)
계명자상(計名字相):
집취상에서 집착한 느낌을 실제인 것처럼 임시적이고 가상적인 말로 ‘미추(美醜=아름다움과 추함), 애증(愛憎=사랑과 미움)’과 같은 이름을 붙이고, 문자를 짓고, 그 이름 위에 모양을 붙여 구별하는 것.
이라】
經에 異ㅈ字 주013)
이(異)ㅈ자(字):
‘이(異)’라는 글자. 경의 본문 “心中에 了知‘生住滅’念分齊頭數야”에서 사상(四相)인 ‘生住異滅’ 가운데 ‘異’자가 없는 것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언해문의 “異잉ㅈ字”에서 사이시옷 ‘ㅈ’은 표기자(언해자)가 목표로 하는 ‘異잉ㅈ字’[iʦ’ʌ]로 발음하도록 후행어의 초성 ‘ㅈ’과 동일한 글자를 중복 표기한 것이다. 법화경언해(1463)와 영가집언해(1464)에도 이와 같은 표기법이 사용되었다. ¶萬먼ㅈ字〈법화2:31ㄱ〉. 緖쎵ㅈ字〈영가, 하93ㄱ〉.
업수믄 시혹 딘디 주014)
딘디:
떨어졌는지. 15,6세기 국어 구문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예이다. 원문 “或脫디 或略디”에 대한 언해문 “딘디 시혹 略디”에서 보듯이 ‘-ㄴ디#-ㄴ디’식과 같은 반복 표현은 오늘날 동사 어간 뒤에 붙어 막연한 의문이 있는 채로 뒤 절의 사실이나 판단과 관련시키는 데 쓰는 통합형어미 “-ㄴ지 -ㄴ지”와 유사하다. ¶그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런 고충을 아는지 모르는지 동흘의 호통이 또 다시 자충의 머리 위에 떨어졌다.
시혹 略디 든 반기 초 잇니라 論애 닐오 븓건댄 十信凡夫 주015)
십신범부(十信凡夫):
십신(十信)의 범부. ‘십신’은 보살의 수행 단계 52위 중 첫 단계, ‘범부(凡夫)’는 견도[見道=처음으로 지혜를 얻어 번뇌와 미혹(迷惑)을 벗어나 진리를 보는 단계] 이전 단계에 있는 모든 중생. ‘십신’은 보살이 처음 불법을 믿는 마음을 내는 10단계. 신심(信心)·염심(念心)·정진심(精進心)·정심(定心)·혜심(慧心)·계심(戒心)·회향심(廻向心)·호법심(護法心)·사심(捨心)·원심(願心) 등이다.

원각경언해 하3의2:52ㄴ

滅相 알오 三賢 주016)
삼현(三賢):
소승·대승에 따라 구별이 있는데, 대승에서는 10주(住)·10행(行)·10회향(廻向) 등의 지위에 있는 보살을 가리킨다.
은 異相 알오 十地 주017)
십지(十地):
보살이 성불하기까지 수행하는 총 52단계 중에서 제41부터 제50 단계까지를 말함. 10지(地)에 이르러서야 보살은 비로소 불성(佛性)을 보며 중생을 구제하고 지혜를 갖추기 때문에, 10성(聖)이라 하며 성인의 칭호를 받는다. 여기 ‘地’는 불지(佛智)를 생성(生成)하고, 능히 주지(住持)하여 움직이지 아니하며, 온갖 중생을 짊어지고 교화하고 이롭게 함이 마치 대지(大地)가 만물을 싣고 이를 윤익(潤益)함과 같으므로 지(地)라 한다. 참고로 대승보살의 ‘십지’는 ① 환희지(歡喜地), ② 이구지(離垢地), ③ 명지(明地), ④ 염지(焰地), ⑤ 난승지(難勝地), ⑥ 현전지(現前地), ⑦ 원행지(遠行地), ⑧ 부동지(不動地), ⑨ 선혜지(善慧地), ⑩ 법운지(法雲地) 등이다.
 住相 알오 位滿 生相 아니라 니 生相 알리 動念이 다 업서 오직 一心 주018)
일심(一心):
사물에 내재되어 있는 한 마음. 우리들 평상시의 마음. 세상 모든 것에 존재하는 근원적인 마음.
이 잇니라 그럴 論애 닐오 미 첫 相이 업수 첫 相 아타 닐오 곧 念 업수믈 닐오미니 다가 念 업수믈 得면 心相의 生과 住와 異와 滅와 알리라 며 다 제 셔미 업서 本來 平等야  覺과 가진 젼라 호매 니르니라

앞에서 말한 심(心=마음)과 식(息=숨)이 서로 의지하여 숨[息]이 고르며 마음이 깨끗함에 의거하므로 마음[心]에 생겨나고[生] 머무르고[住] 달라지고[異] 없어짐[滅]이 거칠며[추(麤)] 정밀함[세(細)]과, 망념(妄念)의 본(本=근본)과 말(末=지말/끝)의 분제(分齊)에 있어서 두서(頭緖=일의 실마리)와 수량(數量)을 아는 것이니【추(麤)는 오추(五麤)이고, 세(細)는 삼세(三細)이다. 망념(妄念)은 모아서 가리킨 것이고, 본(本)은 삼세이고 말(末)은 오추이다. 두서(頭緖)와 수량(數量)은 위에서 말한 것을 모아서 맺은 것이니, 이르길 사상(四相)이 우두머리 같으니, 하나하나 상(相=양상/모습) 중에 각각 많은 생멸(生滅=생겨나고 없어지는) 등의 법이 있어서 옮으며 옮아 의지하여 일어남이 다 윤서(綸緖=실마리)가 있어서 서로 섞여 어지러워지지 않으며 8만 4천에 이르기까지 사상(四相)을 벗어나지 아니하므로, 두서(頭緖)의 수량(數量)이라고 말한 것이다.】 이르되 생겨나고[生] 없어지는 것[滅]이 각각 하나이고, 머무름[住]이 넷이고, 달라짐[異]이 둘이다.【생(生=생겨남)의 하나는 업상(業相)이고, 멸(滅=없어짐)의 하나는 기업상(起業相)이고, 주(住=머무름/존속함)의 넷은 전상(轉相)·현상(現相)·지상(智相)·상속상(相續相)이고, 이(異=달라짐/변화함)의 둘은 집취상(執取相)과 계명자상(計名字相)이다.】 경(經=위의 경본문)에 ‘이(異)’라는 글자가 없는 것은 혹은 떨어졌는지[脫] 혹은 생략했는지[略] (알 수 없지만) 뜻은 응당 갖추어져 있느니라. 논(論)에서 말하는 바에 의거한다면, “십신범부(十信凡夫)는 멸상(滅相)을 알고, 삼현(三賢)은 이상(異相)을 알고, 십지(十地)는 주상(住相)을 알고, 위만(位滿)은 생상(生相)을 아느니라.” 하였으니, 생상(生相)을 아는 이는 동념(動念)이 다 없어져 오직 일심(一心)만이 있느니라. 그러므로 논(論)에서 이르길, 마음은 첫 상(相)이 없되 첫 상(相)을 안다고 말함은 곧 생각[念]이 없음을 일컫는 것이니, 만일 생각[念] 없음을 얻으면 심상(心相)이 생겨나고[生], 머무르고[住] 달라지고[異] 없어짐[滅]을 알리라 하였으며, 다 ‘스스로 일어섬’[自立]이 없어 본래 평등하여 일각(一覺=하나의 깨달음)과 한가지인 까닭이라고 말하기에 다다른 것이다.

【종밀주석】

원각경언해 하3의2:50ㄴ

釋曰호 旣云動念이 都盡야 本來平等야 同於一覺이라 니 正當此門絶待中觀니라 問호 文에 無無念之言커시니 如何同此오 答호 三觀體用은 文在前章커니와 今此 但明修之方便이시니 彼有絶待之念며 又有寂滅之文 自是로 科云호 靈心絶待라니 絶待 無念이오 一覺은 靈心이니 豈非同邪ㅣ리오 是知絶念之慧

원각경언해 하3의2:51ㄱ

方能了知生住滅念이니 故로 於此觀애 明之노라
Ⓒ 구결 | 세조(조선) / 1465년(세조 11)

원각경언해 하3의2:52ㄴ

사겨 닐오 마 닐오 動念이 다 업서 本來 平等야  覺애 가지라 니 正히 이 門ㅅ 絶對 中觀애 當니라 무로 文에 念 업닷 마리 업거시니 엇뎨 이와 뇨 對答호 三觀ㅅ 體用 文이 前章애 잇거니

원각경언해 하3의2:53ㄱ

와 이제 이 오직 닷골 方便 기샤미시니 뎌 絶對ㅅ 念이 이시며  寂滅 주019)
적멸(寂滅):
열반(涅槃)의 뜻을 옮긴 말. 생(生)도 멸(滅)도 모두 사라지고 없는 경지.
ㅅ 文이 이실 일로 브터 科애 닐오 靈心 絶待 주020)
절대(絶待):
절대(絶對)라고도 씀. 한 법뿐이고, 이 밖에 견줄 것이 없는 것.
라 니 絶待 念 업수미오  覺 靈心이니 엇뎨 홈 아니리오 이 念 그츤 慧 비르서 能히 生과 住와 滅왓 念 아  아롤디니 그럴 이 觀애 기노라
Ⓒ 언해 | 세조(조선) 명찬 / 1465년(세조 11)

새겨(=해석하여) 말하되, 이미 이르기를 동념(動念=움직이는 마음)이 모두 없어져 본래 평등하여 일각(一覺)과 한가지라 하였으니, 바로 이 문(門)의 절대 중관(絶對中觀)에 해당하는 것이다. 묻기를 문(文)에 생각[念]이 없다는 말이 없으신데 어째서 이와 같은가? 대답하기를, 삼관(三觀)의 체용(體用=본체와 작용)은 〈해당하는〉 문(文)이 앞 장(章)에 있거니와, 지금 이것은 오직 닦는 방편을 밝히신 것이니, 저것에는 절대(絶待)의 염(念)이 있으며 또 적멸(寂滅)의 문(文)이 있으므로 이로부터 과(科)에 이르기를, 영심(靈心=마음속의 마음/속마음) 절대(絶待)라고 하나, ‘절대’라 함은 생각[念]이 없는 것이고 일각(一覺)은 영심(靈心)이니, 어찌 같은 것이 아니겠는가? 이 생각[念]을 끊은 혜(慧=지혜)라야 비로소 능히 생(生=생겨남)과 주(住=머무름/존속함)와 멸(滅=없어짐)의 생각[念]을 아는 것을 알 것이니, 그러므로 이 관(觀)에서 밝히노라.
Ⓒ 역자 | 정우영 / 2008년 11월 20일

주석
주001)
분제(分齊):분위차별(分位差別)이니, 차별이 나타난 범위(範位). ‘분위’는 동시에 존재하는 사물의 다양한 속성으로 인해서 각각의 사물이 서로 다른 독자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양태.
주002)
오추(五麤):‘추(麤)’는 매우 거칠고 조잡한 것 중 5가지. ‘추(麤)’의 상대어는 ‘세(細)’.
주003)
삼세(三細):‘세(細)’는 심히 미세하고 단순하여 감지하기 어려운 것을 말하며, 이것의 3가지는 다음과 같다. ① 무명업상(無明業相): 진여(眞如=진리)가 무명(無明)으로 인해 처음으로 작용하기 시작하는 것. ② 능견상(能見相): 무명업상을 주관과 객관으로 나눌 때 주관적인 측면. ③ 경계상(境界相): 인식 주체에게 보이는 객관적인 측면. ‘추세(麤細)’는 결국 무명(無明)에 의해서 나타나는 미혹된 모습의 전체로서, 세간의 모든 염법(念法=부처님의 가르침을 오로지 생각하는 수행법)을 통틀어 말한 것이다.
주004)
사상(四相):생멸 변화하는 4가지 양상. 생겨남[生]·존속함/머무름[住]·변화함/달라짐[異]·사라짐/없어짐[滅].
주005)
업상(業相):삼세(三細), 구상(九相) 중의 하나. 무명(無明)으로 인해 불성(佛性)이 미혹(迷惑)하여 생긴 망념(妄念).
주006)
기업상(起業相):계명자상에서 분별한 그 이름을 연구하고 집착하여 신(身)·구(口)·의(意) 등 갖가지 업(業)을 짓는 것.
주007)
전상(轉相):무명(無明)으로 인해 생긴 망념 때문에 객관(客觀)의 대상을 보고 ‘나’라는 견해, 즉 주관(主觀)이 일어나는 것.
주008)
현상(現相):전상(轉相)에서 주관(主觀)이 나타남으로써 그 대상인 객관(客觀)이라는 경계(境界)가 생기는 것.
주009)
지상(智相):주관이 대상(=객관)에 대해 분별을 일으켜 좋게 인식된 경계는 애착하고, 나쁘게 인식된 경계는 멀리하는 지혜의 작용.
주010)
상속상(相續相):순조로운 경우에는 즐거움을 느껴 이를 좋아하고, 어렵고 힘든 경우에는 괴로움을 느껴 이를 싫어하는데, 고락의 감정이 서로 호응하면서 끊어지지 않는 것.
주011)
집취상(執取相):상속상(相續相)에서 계속되었던 고통이나 즐거움 등의 느낌에 얽매여 그에 대해 집착을 일으키는 것.
주012)
계명자상(計名字相):집취상에서 집착한 느낌을 실제인 것처럼 임시적이고 가상적인 말로 ‘미추(美醜=아름다움과 추함), 애증(愛憎=사랑과 미움)’과 같은 이름을 붙이고, 문자를 짓고, 그 이름 위에 모양을 붙여 구별하는 것.
주013)
이(異)ㅈ자(字):‘이(異)’라는 글자. 경의 본문 “心中에 了知‘生住滅’念分齊頭數야”에서 사상(四相)인 ‘生住異滅’ 가운데 ‘異’자가 없는 것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언해문의 “異잉ㅈ字”에서 사이시옷 ‘ㅈ’은 표기자(언해자)가 목표로 하는 ‘異잉ㅈ字’[iʦ’ʌ]로 발음하도록 후행어의 초성 ‘ㅈ’과 동일한 글자를 중복 표기한 것이다. 법화경언해(1463)와 영가집언해(1464)에도 이와 같은 표기법이 사용되었다. ¶萬먼ㅈ字〈법화2:31ㄱ〉. 緖쎵ㅈ字〈영가, 하93ㄱ〉.
주014)
딘디:떨어졌는지. 15,6세기 국어 구문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예이다. 원문 “或脫디 或略디”에 대한 언해문 “딘디 시혹 略디”에서 보듯이 ‘-ㄴ디#-ㄴ디’식과 같은 반복 표현은 오늘날 동사 어간 뒤에 붙어 막연한 의문이 있는 채로 뒤 절의 사실이나 판단과 관련시키는 데 쓰는 통합형어미 “-ㄴ지 -ㄴ지”와 유사하다. ¶그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런 고충을 아는지 모르는지 동흘의 호통이 또 다시 자충의 머리 위에 떨어졌다.
주015)
십신범부(十信凡夫):십신(十信)의 범부. ‘십신’은 보살의 수행 단계 52위 중 첫 단계, ‘범부(凡夫)’는 견도[見道=처음으로 지혜를 얻어 번뇌와 미혹(迷惑)을 벗어나 진리를 보는 단계] 이전 단계에 있는 모든 중생. ‘십신’은 보살이 처음 불법을 믿는 마음을 내는 10단계. 신심(信心)·염심(念心)·정진심(精進心)·정심(定心)·혜심(慧心)·계심(戒心)·회향심(廻向心)·호법심(護法心)·사심(捨心)·원심(願心) 등이다.
주016)
삼현(三賢):소승·대승에 따라 구별이 있는데, 대승에서는 10주(住)·10행(行)·10회향(廻向) 등의 지위에 있는 보살을 가리킨다.
주017)
십지(十地):보살이 성불하기까지 수행하는 총 52단계 중에서 제41부터 제50 단계까지를 말함. 10지(地)에 이르러서야 보살은 비로소 불성(佛性)을 보며 중생을 구제하고 지혜를 갖추기 때문에, 10성(聖)이라 하며 성인의 칭호를 받는다. 여기 ‘地’는 불지(佛智)를 생성(生成)하고, 능히 주지(住持)하여 움직이지 아니하며, 온갖 중생을 짊어지고 교화하고 이롭게 함이 마치 대지(大地)가 만물을 싣고 이를 윤익(潤益)함과 같으므로 지(地)라 한다. 참고로 대승보살의 ‘십지’는 ① 환희지(歡喜地), ② 이구지(離垢地), ③ 명지(明地), ④ 염지(焰地), ⑤ 난승지(難勝地), ⑥ 현전지(現前地), ⑦ 원행지(遠行地), ⑧ 부동지(不動地), ⑨ 선혜지(善慧地), ⑩ 법운지(法雲地) 등이다.
주018)
일심(一心):사물에 내재되어 있는 한 마음. 우리들 평상시의 마음. 세상 모든 것에 존재하는 근원적인 마음.
주019)
적멸(寂滅):열반(涅槃)의 뜻을 옮긴 말. 생(生)도 멸(滅)도 모두 사라지고 없는 경지.
주020)
절대(絶待):절대(絶對)라고도 씀. 한 법뿐이고, 이 밖에 견줄 것이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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