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원각경언해 제10집

  • 역주 원각경언해
  • 역주 원각경언해 제10집 하3의2
  • 11. 원각보살장(圓覺菩薩章)
  • 4. 참회기도 방법
  • 4-9) 4관을 한꺼번에 모두 닦는 방법
메뉴닫기 메뉴열기

4-9) 4관을 한꺼번에 모두 닦는 방법


【경】 若諸衆生이 徧修三種야 勤行精進면 卽名如來ㅣ 出現于世니라

다가 諸衆生이 三種 다 닷가 주001)
닷가:
닦아[修]. ‘다’〈석상13:20ㄴ〉로 표기한 예도 있다. 두 표기 모두 발음에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이표기(異表記)가 가능했을 것이다. 닷가[tatˀka]≈다[takˀa]. 어간 ‘-’에 어미 ‘-아’가 결합한 것을 음절화한 표기이다.
精進 브즈러니 주002)
브즈러니:
부지런히. 브즈런[勤]+이(부사 파생접사). ¶너희 브즈러니 야 게으르디 말라〈월석13:22ㄱ〉. ‘브즈런〉부지런’으로 원순모음화[브〉부]와 전설고모음화[즈〉지]한 예가 우암 송시열(1607~1689)의 ‘계녀서’에 보인다. ¶일 부지런이  도리라〈우암계녀서〉.
行면 곧 일후미 如來ㅣ 世예 出現호미니라

만약에 제 중생이 세 종류(=3종의 관법)를 모두 닦아 정진(精進)을 부지런히 행하면 곧 이것이 여래(如來)가 세상에 출현(出現)하였다고 이름하는 것이니라.

【종밀주석】 如來本所示生은 祇緣勸物修習이시니 今

원각경언해 하3의2:56ㄱ

에 三觀이 旣備면 則萬行이 已圓故로 就此人샤 已名佛出이라시니라 又卽此人이 本覺이 離念 名稱佛出이라 然이나 前離四病에 云證覺般涅槃시고 今修三觀애 名如來出

원각경언해 하3의2:56ㄴ

世시니 今以出世涅槃을 相對而釋홀뎬 有其二門니 一은 約實義오 二 約對機니 實義ㅣ 有三니 一은 緣起ㅣ 卽空之眞諦니 則非出非般故로 大經에 云샤 如來ㅣ 不出世시며 亦無有涅槃이라 시니라

원각경언해 하3의2:59ㄱ

如來 本來 生 뵈샤 오직 物 勸야 닷가 니교 緣샤미니 이제 三觀이 마 면 萬行이 마 圓 이 사게 나가샤 마 일후미 부텨 나샤미라 시니라  곧 이 사미 本覺 주003)
본각(本覺):
법계(法界)의 근본인 진여(眞如)의 본체(本體)는 깨달아 있다는 것. 삼각(三覺), 즉 ① 본각(本覺), ② 시각(始覺), ③ 구경각(究竟覺)의 하나.
이 念 여흴 일후미 부텨 나샤미라 그러나 알 四病 주004)
사병(四病):
원각(圓覺)을 이루는 데 장애가 되는 4가지 병. ① 작병(作病) : 어떤 사람이 생각하기를 나는 본심에 갖가지 행을 지어서 원각을 구하리라 하면, 그 원각의 성품은 지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병. ② 임병(任病) : 어떤 사람이 생각하기를 우리들은 지금 생사를 끊지도 않고, 열반을 구하지도 않는다. 열반과 생사는 일어나거나 멸한다는 생각이 없나니, 저 일체에 맡기고 모든 법성을 따름으로써 원각을 구하리라 하면, 그 원각의 성품은 맡기어 둠으로써 있는 것이 아니므로 병. ③ 지병(止病) : 어떤 사람이 생각하기를 나는 지금 내 마음의 모든 망념을 영원히 쉬어 일체 법성이 적연하고 평등해지게 됨으로써 원각을 구하리라 하면 그 원각의 성품은 그침으로써 부합되는 것이 아니므로 병. ④ 멸병(滅病) : 어떤 사람이 생각하기를 나는 지금 일체 번뇌를 영원히 끊어 몸과 마음이 끝내 공(空)하여 아무 것도 없거늘 하물며 근(根=안·이·비·설·신·의)과 진(塵=색·성·향·미·촉·법)의 허망한 경계이겠는가, 모두 영원히 적멸해지는 것으로써 원각을 구하려고 하면 그 원각의 성품은 적(寂=고요함)의 모습이 아니므로 병이다.
여희요매 주005)
여희요매:
벗어나므로. 떠나므로. 어간은 ‘여희-’[離]인데 제2음절 모음이 다른 ‘여-’〈능엄2:26〉형도 쓰인 예가 있다. 주의할 것은 “초췌하다, 마르다”는 뜻을 가진 [여·위-]와는 전혀 다른 단어라는 점이다.
證覺般涅槃이라 니시고 이제 三觀 닷고매 일후미 如來出世라 시니 이제 出世와 涅槃 서르 對야 사굘뎬 門이 잇니 나 實義 자보미오 둘흔 機 對샤 자보미니 實義 세히 잇니 나 緣起 주006)
연기(緣起):
모든 현상은 무수한 원인이나 조건이 서로 만나고 관련되어 성립해 있는 것이므로, 독립하여 스스로 존재하는 것은 없고, 조건이나 원인이 없다면 결과도 없다는 이치. 연기하고 있다는 사실 이외의 고정적인 실체를 인정하지 않는 불교의 기본적인 교설이다.
곧 空인 眞諦 주007)
진제(眞諦):
진리. 진실. 궁극의 진실·진리. 궁극적인 입장에서 본 최상의 진리.
니 出 아니며 發 아닌 젼로 大經 주008)
대경(大經):
화엄경, 열반경, 무량수경(無量壽經), 대일경 등의 별칭. “如來不出世 亦無有涅槃”이라는 대목은 화엄경에 보이므로, 여기 ‘大經’은 ‘화엄경(華嚴經)’일 것이다.
에 니샤 如

원각경언해 하3의2:59ㄴ

來ㅣ 世예 나디 아니시며  涅槃샴 업스니라 시니라

여래(如來)가 본래 생(生=생겨남)을 보이심은 오직 물(物=사물)에 대한 관찰을 통해 닦아 익히는 것을 도우신 것이니, 이제 삼관(三觀)이 이미 갖추어지면 만행(萬行)이 이미 원만하여지므로 이 사람에게 나아가시어 이미 이름이 ‘부처가 나심’이라고 하신 것이다. 또 곧 이 사람은 본각(本覺)이 생각[念]을 여의므로(=떠나므로) 이름이 ‘부처가 나심’인 것이다. 그러나 앞(=보각보살장)에서 말한 사병(四病=4가지 병)을 벗어남으로 ‘증각 반열반(證覺般涅槃)’이라 말씀하시고, 이제 ‘출세(出世)’와 ‘열반(涅槃)’을 서로 짝지어 새길 것 같으면 문(門)이 있으니, 하나는 실의(實義=진실한 의리)를 잡는 것이고, 둘은 기(機=근기)를 대(對)하심을 잡는 것이다. 실의(實義)는 셋이 있으니, 하나는 연기(緣起)가 곧 공(空)인 진제(眞諦)이니, ‘출(出=나타남)’도 아니고 ‘발(發=피어남)’도 아닌 까닭으로 대경(大經=화엄경)에 이르시되, “여래는 세상에 나오지 않으시며 또 열반하심도 없느니라.” 하신 것이다.

【종밀주석】 二 眞如ㅣ 緣起之俗諦니 則念念處處而出現시며 念念處處而涅槃시니 大經에 又云샤 菩薩이 應知自心念念에 常有

원각경언해 하3의2:57ㄱ

佛이 成正覺이니 如自心야 一切衆生心도 亦復如是라 시니 卽念念也ㅣ오 又云샤 當知無有少許處ㅣ 空無佛身이라 시니 卽處處也ㅣ라 涅槃者 卽如上엣 徧一切處히 出現之佛身이 旣是緣起有爲之相이라 念念에 卽生卽滅샤 四相이 同時시니 今以生生卽滅로 爲念念處處에 而般涅槃니라

원각경언해 하3의2:59ㄴ

둘흔 眞如ㅣ 緣起 주009)
연기(緣起):
연(緣)하여 일어난. 다른 것에 의존하여 일어난. 어떤 조건에 따라 일어난.
俗諦니 念念과 處處에 出現시며 念念과 處處에 涅槃시니 大經에  니샤 菩薩이 반기 自心ㅅ 念念에 녜 주010)
녜:
항상(恒常). 늘. 한자어 ‘常例’의 현실한자음 ‘례’를 발음할 때 비자음 [녜]로 발음되는 것을 표기에 반영한 것이다. 오늘날 ‘常例’는 “보통 있는 일”의 뜻. ¶출가자에게 속가(俗家)는 거리를 두는 게 상례(常例)이다.
부톄 正覺 일우샴 겨샤 아롤디니 自心 야 一切 衆生 心도  이 다 시니 곧 念念이오  니샤 반기 알라 져근 고디 뷔여 부텻 몸 업스신  업다 시니 곧 處處ㅣ라 涅槃 곧 우흿 一切 處에 周徧히 出現신 佛身이 마 이 緣起ㅅ 有爲 주011)
유위(有爲):
위작(爲作)·조작의 뜻. 인연으로 말미암아 생긴 모든 현상. 직접적인 원인인 인(因)과 간접적 원인인 연(緣)의 화합에 의해 조작되어 생멸 변화하는 것.
신 相이라 念念에 곧 生이며 곧 滅이샤 四相이  時節와 시니 이제 生生이 곧 滅호로 念

원각경언해 하3의2:60ㄱ

念과 處處에 般涅槃 주012)
반열반(般涅槃):
열반(涅槃)이라고도 함. 번뇌의 속박에서 해탈하고, 진리를 궁구하여 적멸무위(寂滅無爲)한 법의 성품을 깨달아, 불생불멸하는 법신의 진제(眞際)에 돌아가는 것.
사니라

〈실의(實義) 셋 가운데〉 둘째는 진여(眞如)는 연기(緣起)한 속체(俗諦=세속의 이론)이니, 매순간마다 곳곳에 출현하시며, 매순간과 곳곳에서 열반하시느니라. 대경(=화엄경)에서 또 이르시길, “보살은 반드시 자심(自心=자기 마음)이 모든 순간에 항상 부처께서 정각(正覺) 이루심 있으심을 알아야 할 것이니, 자심이 같아서 일체 중생의 마음도 또한 이와 같다.”고 하셨으니, 〈이것이〉 곧 염념(念念=모든 순간)이고, 또 이르시길 “반드시 알아라. 작은 곳(=공간)이라도 비어 ‘부처의 몸’[佛身]이 없으신 곳이 없다.”고 하셨으니, 〈이것이〉 곧 ‘처처(處處=곳곳)’이다. 열반은 곧 위에서 말한 일체 처소에 두루 나타나신 불신(佛身)이 이미 이 연기의 유위(有爲=조작에 의해 생김)하신 상(相=모습)이다. 매순간에 곧 생(生)이며 곧 멸(滅)이시어서 사상(四相=생겨남·존속함·변화함·없어짐)이 한 시절(時節=계절)과 같으시니, 이제 생생(生生)이 곧 멸(滅)함(=없어짐)으로써 매순간과 곳곳에 ‘반열반(般涅槃)’을 삼은 것이다.

【종밀주석】 三은 約第一義諦니 卽常住世시며 常涅槃이니 謂寂而常照ㅣ 爲住世오 照而常

원각경언해 하3의2:57ㄴ

寂이 爲涅槃이라

원각경언해 하3의2:58ㄱ

對機者 機緣이 感면 則菩提樹下애 而出現시고 機緣이 盡면 則雙林樹間애 而涅槃시니 故로 大經에 云샤 佛子아 諸佛如來ㅣ 爲令衆生이 生欣樂故로 出現於世시며 欲令衆生이 生戀

원각경언해 하3의2:58ㄴ

慕故로 示現涅槃시니 譬如日出普照世間淨水器中等이니 對令經意야 配釋면 可知니라 然此三觀이 雖各有證相나 理實徧修야 方契圓覺리니 如前文說니라

원각경언해 하3의2:60ㄱ

세흔 第一義諦 주013)
제일의제(第一義諦):
최고의 진리. 완전한 진리. 뛰어난 의의를 지닌 진리. 뛰어난 깨달음의 지혜가 궁극에 이른 경지. ‘진제(眞諦)’와 동의.
 자보미니 곧 녜 住世시며 녜 涅槃샤미니 닐오 寂시고 녜 照샤미 住世 주014)
주세(住世):
세상에 머무는 것. 세상에 살아 있는 것.
샤미오 照시고 녜 寂샤미 涅槃샤미라 機 對샤 機緣 주015)
기연(機緣):
① 불법의 교화를 받게 될 만한 인연(因緣). ② 제자의 근기(根機)에 합당한 가르침을 주는 스승과 만나는 것. ③ 기(機)는 시기, 연(緣)은 인연이란 뜻으로, 기회(機會).
이 感면 菩提樹 下애 出現시고 機緣이 다면 雙林樹 주016)
쌍림수(雙林樹):
석가모니불이 이월 보름에 쿠시나가라에서 마지막 설법을 마치고 열반에 든 곳. 석가모니불의 탄생에서부터 열반까지의 8장면을 그린 팔상도(八相圖)의 제목, ① 도솔래의상(兜率來儀相:도솔에서 내려오는 장면), ② 비람강생상(毘藍降生相:룸비니 동산에서 탄생하는 장면), ③ 사문유관상(四門遊觀相:사문 밖에 나가 관찰하는 장면), ④ 유성출가상(踰城出家相:성을 넘어 출가하는 장면), ⑤ 설산수도상(雪山修道相:설산에서 수도하는 장면), ⑥ 수하항마상(樹下降魔相:보리수 아래서 마구니를 항복시키는 장면), ⑦ 녹원전법상(鹿苑轉法相:녹야원에서 처음으로 포교하는 장면), ⑧ 쌍림열반상(雙林涅槃相:쌍림수 아래서 열반에 드시는 장면)에서 ‘쌍림수’가 보인다. 언해문의 ‘보리수’는 석가모니가 불도를 깨친 곳.
間애 涅槃시니 그럴 大經에 니샤 佛子 주017)
불자(佛子):
① 부처님의 교법을 신봉하는 이들, ② 일체 중생. 모두 불성을 갖추어서 부처가 될 수 있으므로 ‘불자(佛子)’라 한다.
아 諸佛 如來ㅣ 衆生이 깃거 즐교 내에 호 爲실 世예 出現시며 衆生이 야 주018)
야:
사랑하여. 한문의 ‘生戀慕故’에서 ‘戀’에 대한 번역. 15세기 국어에서 ‘다’는 대부분 ‘생각하다’[思]에 대응되나 이 예로써 [戀]의 의미도 일부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오 기픈 道理 더시니 淨居天이 沙門이 외야〈석상3:19ㄴ〉.
그룜 내에 코져 실 涅槃 나토아 뵈시니 가비건댄  도다 世間앳 조 믌그릇 中에 너비 비취욤 샴 等이니 이젯 經 들 對야 마초아 사기면 어루 주019)
어루:
가히. 한문의 ‘可知’에서 ‘可’에 대한 번역. “가히 …할 수 있을 것이다” 형식으로 풀이된다. ‘어·루’가 일반적이며, 적긴 하지만 ‘어·로’형도 사용되었다. ¶목수미 길아지라 시면 내 어로 호려니와〈월석20:85ㄴ〉.  어로 正知見은 外道 샤미오〈원각, 하3-1:82ㄴ〉. 이 약을 머기면 어로 미 업스며 긔운이 편안리니〈구간1:3ㄴ〉.

원각경언해 하3의2:60ㄴ

알리라 그러나 이 三觀이 비록 各各 證相이 이시니 理ㅣ 實로 다 닷가 비르서 圓覺애 마리니 알 그레 니샴 니라

셋째는 제일의제(第一義諦)를 잡음이니 〈이것은〉 곧 항상 주세(住世=세상에 머무름)하시며 항상 열반하심인 것이다. 이르기를 적(寂=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힘)하시고 항상 조(照=하나의 대상에 집중하여 바르게 관찰함)하심이 주세하심이고, 조(照)하시고 항상 적(寂)하심이 열반(涅槃)하심인 것이다. 기(機=근기)에 짝을 맞추심은 기연(機緣)이 감(感)하면 보리수(菩提樹) 아래에서 출현(出現)하시고 기연(機緣)이 다하면 쌍림수(雙林樹) 사이에서 열반하시나니, 그러므로 대경(大經=화엄경)에서 이르시되, “불자(佛子)여, 제불 여래가 중생이 기뻐하여 즐기는 마음을 생겨나게 하기 위하시므로 세상에 출현하시며, 중생이 사랑하여 그리워하는 마음을 생겨나게 하고자 하시므로 열반을 나타내어 보이신 것이다. 비유하건대, 해가 돋아 세간의 깨끗한 물그릇 가운데에 널리 비침과 같으심이라.”고 한 것 등이니, 지금의 경전의 뜻을 대조해 맞추어 새기면 가히 알리라. 그러나 이 삼관(三觀)이 비록 각각 증상(證相=깨달아 얻은 모습)이 있으니, 이치는 실로 다 닦아야 비로소 원각(圓覺)에 부합하리니, 앞의 글에서 설하신 것과 같으니라.

【종밀주석】 三은互修三觀이니 文이 三이니 一은 明修觀不成이오
Ⓒ 구결 | 세조(조선) / 1465년(세조 11)

세흔 三觀 서르 닷고미니 文이 세히니 나 觀 닷가 일우디 몯호 기샤미오
Ⓒ 언해 | 세조(조선) 명찬 / 1465년(세조 11)

셋은 삼관(三觀)을 서로 닦는 것이니 문(文)이 셋인데, 하나는 관(觀)을 닦아 이루지 못함을 밝히신 것이고
Ⓒ 역자 | 정우영 / 2008년 11월 20일

주석
주001)
닷가:닦아[修]. ‘다’〈석상13:20ㄴ〉로 표기한 예도 있다. 두 표기 모두 발음에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이표기(異表記)가 가능했을 것이다. 닷가[tatˀka]≈다[takˀa]. 어간 ‘-’에 어미 ‘-아’가 결합한 것을 음절화한 표기이다.
주002)
브즈러니:부지런히. 브즈런[勤]+이(부사 파생접사). ¶너희 브즈러니 야 게으르디 말라〈월석13:22ㄱ〉. ‘브즈런〉부지런’으로 원순모음화[브〉부]와 전설고모음화[즈〉지]한 예가 우암 송시열(1607~1689)의 ‘계녀서’에 보인다. ¶일 부지런이  도리라〈우암계녀서〉.
주003)
본각(本覺):법계(法界)의 근본인 진여(眞如)의 본체(本體)는 깨달아 있다는 것. 삼각(三覺), 즉 ① 본각(本覺), ② 시각(始覺), ③ 구경각(究竟覺)의 하나.
주004)
사병(四病):원각(圓覺)을 이루는 데 장애가 되는 4가지 병. ① 작병(作病) : 어떤 사람이 생각하기를 나는 본심에 갖가지 행을 지어서 원각을 구하리라 하면, 그 원각의 성품은 지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병. ② 임병(任病) : 어떤 사람이 생각하기를 우리들은 지금 생사를 끊지도 않고, 열반을 구하지도 않는다. 열반과 생사는 일어나거나 멸한다는 생각이 없나니, 저 일체에 맡기고 모든 법성을 따름으로써 원각을 구하리라 하면, 그 원각의 성품은 맡기어 둠으로써 있는 것이 아니므로 병. ③ 지병(止病) : 어떤 사람이 생각하기를 나는 지금 내 마음의 모든 망념을 영원히 쉬어 일체 법성이 적연하고 평등해지게 됨으로써 원각을 구하리라 하면 그 원각의 성품은 그침으로써 부합되는 것이 아니므로 병. ④ 멸병(滅病) : 어떤 사람이 생각하기를 나는 지금 일체 번뇌를 영원히 끊어 몸과 마음이 끝내 공(空)하여 아무 것도 없거늘 하물며 근(根=안·이·비·설·신·의)과 진(塵=색·성·향·미·촉·법)의 허망한 경계이겠는가, 모두 영원히 적멸해지는 것으로써 원각을 구하려고 하면 그 원각의 성품은 적(寂=고요함)의 모습이 아니므로 병이다.
주005)
여희요매:벗어나므로. 떠나므로. 어간은 ‘여희-’[離]인데 제2음절 모음이 다른 ‘여-’〈능엄2:26〉형도 쓰인 예가 있다. 주의할 것은 “초췌하다, 마르다”는 뜻을 가진 [여·위-]와는 전혀 다른 단어라는 점이다.
주006)
연기(緣起):모든 현상은 무수한 원인이나 조건이 서로 만나고 관련되어 성립해 있는 것이므로, 독립하여 스스로 존재하는 것은 없고, 조건이나 원인이 없다면 결과도 없다는 이치. 연기하고 있다는 사실 이외의 고정적인 실체를 인정하지 않는 불교의 기본적인 교설이다.
주007)
진제(眞諦):진리. 진실. 궁극의 진실·진리. 궁극적인 입장에서 본 최상의 진리.
주008)
대경(大經):화엄경, 열반경, 무량수경(無量壽經), 대일경 등의 별칭. “如來不出世 亦無有涅槃”이라는 대목은 화엄경에 보이므로, 여기 ‘大經’은 ‘화엄경(華嚴經)’일 것이다.
주009)
연기(緣起):연(緣)하여 일어난. 다른 것에 의존하여 일어난. 어떤 조건에 따라 일어난.
주010)
녜:항상(恒常). 늘. 한자어 ‘常例’의 현실한자음 ‘례’를 발음할 때 비자음 [녜]로 발음되는 것을 표기에 반영한 것이다. 오늘날 ‘常例’는 “보통 있는 일”의 뜻. ¶출가자에게 속가(俗家)는 거리를 두는 게 상례(常例)이다.
주011)
유위(有爲):위작(爲作)·조작의 뜻. 인연으로 말미암아 생긴 모든 현상. 직접적인 원인인 인(因)과 간접적 원인인 연(緣)의 화합에 의해 조작되어 생멸 변화하는 것.
주012)
반열반(般涅槃):열반(涅槃)이라고도 함. 번뇌의 속박에서 해탈하고, 진리를 궁구하여 적멸무위(寂滅無爲)한 법의 성품을 깨달아, 불생불멸하는 법신의 진제(眞際)에 돌아가는 것.
주013)
제일의제(第一義諦):최고의 진리. 완전한 진리. 뛰어난 의의를 지닌 진리. 뛰어난 깨달음의 지혜가 궁극에 이른 경지. ‘진제(眞諦)’와 동의.
주014)
주세(住世):세상에 머무는 것. 세상에 살아 있는 것.
주015)
기연(機緣):① 불법의 교화를 받게 될 만한 인연(因緣). ② 제자의 근기(根機)에 합당한 가르침을 주는 스승과 만나는 것. ③ 기(機)는 시기, 연(緣)은 인연이란 뜻으로, 기회(機會).
주016)
쌍림수(雙林樹):석가모니불이 이월 보름에 쿠시나가라에서 마지막 설법을 마치고 열반에 든 곳. 석가모니불의 탄생에서부터 열반까지의 8장면을 그린 팔상도(八相圖)의 제목, ① 도솔래의상(兜率來儀相:도솔에서 내려오는 장면), ② 비람강생상(毘藍降生相:룸비니 동산에서 탄생하는 장면), ③ 사문유관상(四門遊觀相:사문 밖에 나가 관찰하는 장면), ④ 유성출가상(踰城出家相:성을 넘어 출가하는 장면), ⑤ 설산수도상(雪山修道相:설산에서 수도하는 장면), ⑥ 수하항마상(樹下降魔相:보리수 아래서 마구니를 항복시키는 장면), ⑦ 녹원전법상(鹿苑轉法相:녹야원에서 처음으로 포교하는 장면), ⑧ 쌍림열반상(雙林涅槃相:쌍림수 아래서 열반에 드시는 장면)에서 ‘쌍림수’가 보인다. 언해문의 ‘보리수’는 석가모니가 불도를 깨친 곳.
주017)
불자(佛子):① 부처님의 교법을 신봉하는 이들, ② 일체 중생. 모두 불성을 갖추어서 부처가 될 수 있으므로 ‘불자(佛子)’라 한다.
주018)
야:사랑하여. 한문의 ‘生戀慕故’에서 ‘戀’에 대한 번역. 15세기 국어에서 ‘다’는 대부분 ‘생각하다’[思]에 대응되나 이 예로써 [戀]의 의미도 일부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오 기픈 道理 더시니 淨居天이 沙門이 외야〈석상3:19ㄴ〉.
주019)
어루:가히. 한문의 ‘可知’에서 ‘可’에 대한 번역. “가히 …할 수 있을 것이다” 형식으로 풀이된다. ‘어·루’가 일반적이며, 적긴 하지만 ‘어·로’형도 사용되었다. ¶목수미 길아지라 시면 내 어로 호려니와〈월석20:85ㄴ〉.  어로 正知見은 外道 샤미오〈원각, 하3-1:82ㄴ〉. 이 약을 머기면 어로 미 업스며 긔운이 편안리니〈구간1:3ㄴ〉.
책목차이전페이지다음페이지페이지상단이동글자확대글자축소다운로드의견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