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원각경언해 제10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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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주 원각경언해 제10집 하3의2
  • 11. 원각보살장(圓覺菩薩章)
  • 1. 부처님께 드리는 질문
  • 1. 부처님께 드리는 질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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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처님께 드리는 질문 1


【경】

원각경언해 하3의2:2ㄴ

於是예 圓覺菩薩이

이 주001)
이:
이에. 여기에. 원문 ‘於是예’에 대한 번역. 근칭(近稱)의 처소 표시. 대상과 화자·청자와의 시간적 또는 공간적 거리가 가깝고 멂에 따라 근칭은 ‘이’, 중칭은 ‘그’〈석상 6:22〉, 원칭(遠稱)은 ‘뎌’〈금강 46〉 등으로 구별·사용하였다. ‘이’는 ‘이에’와 ‘여기에’ 등 2가지 풀이가 모두 가능하다. (1) ‘이에’는 오늘날 “이러하여서 곧”의 의미로, ‘원각경’에서는 제1 ‘문수보살장’에서 제10 ‘보각보살장’에 이르기까지 석가세존과 문답한 내용을 모두 듣고 나서 곧 원각보살이 질문한 것으로 파악한다면 “이에”로 풀이하는 것이 적절하다. 그러나 (2) ‘이’를 “여기에”로 풀이할 수도 있는데 그것은 이 장이 ‘원각경’의 앞장들과 독립된 구성으로 파악할 경우이다. 오늘날 한문 주해서들에서는 “그 때”로 번역한 경우가 대다수이지만, 『원각경언해』에서는 ‘爾時=그’로 구별해 번역했고, 용례[①②]에 제시한 것처럼 15세기 불경언해의 ‘이’를 고려하면 ‘이’를 ‘여기에’ 정도로 옮기는 것이 당대 번역자의 의도를 제대로 드러내는 것일 수도 있다. ¶① 모 凡夫ㅣ 이 주거 뎌 나〈반야심경(1464) 40ㄱ〉. ② 그 모딘 노미 잡고 아니 내며 닐오 이 든 사 죽디 나디 몯니라〈석상(1447) 24:14ㄴ〉.
圓覺菩薩 주002)
원각보살(圓覺菩薩):
원각경에 등장하는 12명의 보살 중 하나. 원각경은 12명의 보살이 대원각의 묘한 이치와 그것을 깨닫기 위한 수행법에 대해 부처님께 가르침을 청하고 답을 들으면서 근기에 맞는 수행법을 찾아가는 내용으로 구성된 경전이다. 원각보살은 부처님께 ① 말세 중생들이 안거(安居)하는 법, ② 삼관(三觀)을 닦는 법에 관해 부처님께 여쭙는다.

이에 원각보살(圓覺菩薩)이

【종밀주석】 義如前釋니라

원각경언해 하3의2:3ㄱ

디 알 사굠 니라

뜻은 앞에서 새긴 것과 같으니라.

【경】 在大衆中샤 卽從座起샤 頂禮佛足시고 右繞三帀시고 長跪 叉手샤 而白佛言샤

원각경언해 하3의2:3ㄴ

衆中에 겨샤 주003)
겨샤:
계시어. 계시다가. 겨-[在]+샤(주체높임법 선어말어미 ‘시’의 이형태)+아(어미). 선어말어미로 ‘-시-’를 선택한 것은 번역자가 ‘부처’는 물론이고 ‘원각보살’도 존대의 대상으로 간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座로셔 주004)
좌(座)로셔:
자리에서. 자리로부터. 한문 ‘從座(종좌)’의 번역으로 ‘從’은 ‘自’와 같이 ‘부터’를 뜻한다. 출발점 처소의 부사격조사 ‘로셔’와 ‘애셔/에셔/예셔’는 큰 차이가 없으나, 후자가 다의적인 데 대해 ‘로셔’는 그렇지 않다는 차이가 있다.
니르샤 주005)
니르샤:
일어나시어. ‘닐-’은 ‘일어나다’[起]는 뜻. 음운론적으로는 ‘닐-[起]+으시(주체높임법 선어말 ‘시’의 이형태)+아(어미)’로 분석된다. 그러나 일반 문법서에서는 ‘닐-[起]+으샤(주체높임법 선어말 ‘시’의 이형태)+아(어미)’로 분석하며 이때 ‘아’는 생략(=흡수)된다고 설명한다.
부텻 바 頂禮 주006)
정례(頂禮):
고대 인도에서 가장 공경하는 뜻으로 절하는 예법. 존경하는 사람에게 나아가 이마를 그 사람의 발에 닿도록 하는 절. 오체투지(五體投地)·접족례(接足禮). 두면례(頭面禮)라고도 한다.
시고 올녀그로 주007)
올녀그로:
오른쪽으로. ‘올녁’은 ‘옳-+(관형사형어미)+녁[便]’으로 분석되는 통사적 합성어. 기원적으로 ‘옳-’은 “사리에 맞고 바르다”는 뜻을, ‘외-’는 “그르다”는 뜻을 가졌었다. 당시 이 단어는 어기가 지닌 ‘정·부(正否)’의 의미와는 멀어지고, 각기 ‘우(右)·좌(左)’의 의미를 지닌 말로 굳어져 ‘올녁, 왼녁’으로 나타나므로 합성어로 처리하는 것이 옳다. ¶… 란 올녀긔 브텨쓰라[符書於右라]〈훈언 13ㄱ〉. 왼녀긔  點을 더으면[左加一點면]〈훈언 13ㄴ〉. 右 올녁 우〈유합 상2ㄱ〉. 左 왼녁 좌〈유합 상2ㄱ〉.
도샤 세 번 도시고 주008)
도시고:
감도시고. ‘돌다’는 “어떤 둘레를 여러 번 빙빙 돌다”는 뜻. 월인석보(1459)에 ‘감:·니’(1:30ㄱ)가, 이 책에는 ‘:도·시·고’가 나타나 ‘감-≈돌-’이 공존했음을 확인한다. 어간 ‘돌-/감-’의 표면음성형은 [kamt’ol]로 해석된다. 오늘날 ‘감돌-’의 표준발음은 [감:돌]이고, 주체높임 선어말 ‘-시-’와 통합하면 ‘감도시고’로 활용한다. 중세어에서 현대국어에 이르는 동안 발음과 활용 패러다임이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長跪叉手 주009)
장궤차수(長跪叉手):
대상에 대한 존경심을 나타내는 자세. 장궤(長跪)는 무릎을 꿇되 무릎부터 머리끝까지 상체가 수직이 되도록 몸을 세우고 두 발끝으로 땅을 버티는 자세이다. 요령은 ① 두 무릎으로 땅을 디딘다. ② 허벅지와 상체를 곧게 세운다. ③ 발등을 땅에서 떼고 발끝으로 땅을 버티는 자세를 취한다. ④ 다른 모든 자세는 합장할 때와 같다. 차수(叉手)는 단정하고 공손한 자세를 위해 두 손을 마주 잡는 예절로, 손에 힘을 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손의 끝 부분인 손가락 부분이 서로 교차 되게 하여, 왼쪽 손등의 손가락 부분을 오른손 바닥의 손가락 부분으로 가볍게 잡는 자세이다. ¶叉手 두 가라 섯겨를씨라〈능엄2:21ㄱ〉. 합장(合掌)은 두 손바닥을 마주 합하는 자세로 두 손바닥이 빈틈이 생기거나 좌우 손의 손가락이 어긋나지 않도록 밀착시키는 자세다. ¶合掌 바 마촐씨라 〈월석2:29ㄴ〉. 법회 의식(儀式)이 없거나 장시간 합장을 하여 팔의 휴식이 필요할 때 차수 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합장의 보조적인 자세라 할 수 있다.
샤 부텻긔 오샤 주010)
오샤:
사뢰시되. 말씀하셨다. 어간 ‘-’은 “(-/ … 을) 웃어른께 말씀을 올리다”는 뜻이다. 역사적으로 능엄경언해(1461)보다 앞선 문헌에서는 ‘샤’〈석상9:1〉처럼 표기했으나, 능엄경언해 활자본(1461)부터는 ‘ㅸ’이 고유어 표기에서 폐지돼 ‘오샤’처럼 모두 ‘ㅸ⇒오/우/ㅇ’로 바뀌었다. 어미 ‘-(오/우)’는 뒤에 오는 말이 인용하는 말임을 미리 나타내어 보일 때 인용 동사에 붙여 쓰는 연결어미. 근대국어에서 선어말어미 ‘오/우’는 소멸되고 ‘-되’로 굳어졌으나 그 기능만은 후대에까지 계승되었다.

대중 가운데에 계시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시어 부처님의 발에 정례(頂禮)하시고, 오른쪽으로 도시어 세 번 감도시고 장궤차수(長跪叉手)하시고 부처님께 사뢰시었다.

【종밀주석】 正陳中이 二니 一은 慶前이오
Ⓒ 구결 | 세조(조선) / 1465년(세조 11)

正히 펴샨 中이 둘히니 나 알 慶賀샤미오
Ⓒ 언해 | 세조(조선) 명찬 / 1465년(세조 11)

정(正)히 펴신 문장이 둘이니, 하나는 앞을 경하하심이고
Ⓒ 역자 | 정우영 / 2008년 11월 20일

주석
주001)
이:이에. 여기에. 원문 ‘於是예’에 대한 번역. 근칭(近稱)의 처소 표시. 대상과 화자·청자와의 시간적 또는 공간적 거리가 가깝고 멂에 따라 근칭은 ‘이’, 중칭은 ‘그’〈석상 6:22〉, 원칭(遠稱)은 ‘뎌’〈금강 46〉 등으로 구별·사용하였다. ‘이’는 ‘이에’와 ‘여기에’ 등 2가지 풀이가 모두 가능하다. (1) ‘이에’는 오늘날 “이러하여서 곧”의 의미로, ‘원각경’에서는 제1 ‘문수보살장’에서 제10 ‘보각보살장’에 이르기까지 석가세존과 문답한 내용을 모두 듣고 나서 곧 원각보살이 질문한 것으로 파악한다면 “이에”로 풀이하는 것이 적절하다. 그러나 (2) ‘이’를 “여기에”로 풀이할 수도 있는데 그것은 이 장이 ‘원각경’의 앞장들과 독립된 구성으로 파악할 경우이다. 오늘날 한문 주해서들에서는 “그 때”로 번역한 경우가 대다수이지만, 『원각경언해』에서는 ‘爾時=그’로 구별해 번역했고, 용례[①②]에 제시한 것처럼 15세기 불경언해의 ‘이’를 고려하면 ‘이’를 ‘여기에’ 정도로 옮기는 것이 당대 번역자의 의도를 제대로 드러내는 것일 수도 있다. ¶① 모 凡夫ㅣ 이 주거 뎌 나〈반야심경(1464) 40ㄱ〉. ② 그 모딘 노미 잡고 아니 내며 닐오 이 든 사 죽디 나디 몯니라〈석상(1447) 24:14ㄴ〉.
주002)
원각보살(圓覺菩薩):원각경에 등장하는 12명의 보살 중 하나. 원각경은 12명의 보살이 대원각의 묘한 이치와 그것을 깨닫기 위한 수행법에 대해 부처님께 가르침을 청하고 답을 들으면서 근기에 맞는 수행법을 찾아가는 내용으로 구성된 경전이다. 원각보살은 부처님께 ① 말세 중생들이 안거(安居)하는 법, ② 삼관(三觀)을 닦는 법에 관해 부처님께 여쭙는다.
주003)
겨샤:계시어. 계시다가. 겨-[在]+샤(주체높임법 선어말어미 ‘시’의 이형태)+아(어미). 선어말어미로 ‘-시-’를 선택한 것은 번역자가 ‘부처’는 물론이고 ‘원각보살’도 존대의 대상으로 간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004)
좌(座)로셔:자리에서. 자리로부터. 한문 ‘從座(종좌)’의 번역으로 ‘從’은 ‘自’와 같이 ‘부터’를 뜻한다. 출발점 처소의 부사격조사 ‘로셔’와 ‘애셔/에셔/예셔’는 큰 차이가 없으나, 후자가 다의적인 데 대해 ‘로셔’는 그렇지 않다는 차이가 있다.
주005)
니르샤:일어나시어. ‘닐-’은 ‘일어나다’[起]는 뜻. 음운론적으로는 ‘닐-[起]+으시(주체높임법 선어말 ‘시’의 이형태)+아(어미)’로 분석된다. 그러나 일반 문법서에서는 ‘닐-[起]+으샤(주체높임법 선어말 ‘시’의 이형태)+아(어미)’로 분석하며 이때 ‘아’는 생략(=흡수)된다고 설명한다.
주006)
정례(頂禮):고대 인도에서 가장 공경하는 뜻으로 절하는 예법. 존경하는 사람에게 나아가 이마를 그 사람의 발에 닿도록 하는 절. 오체투지(五體投地)·접족례(接足禮). 두면례(頭面禮)라고도 한다.
주007)
올녀그로:오른쪽으로. ‘올녁’은 ‘옳-+(관형사형어미)+녁[便]’으로 분석되는 통사적 합성어. 기원적으로 ‘옳-’은 “사리에 맞고 바르다”는 뜻을, ‘외-’는 “그르다”는 뜻을 가졌었다. 당시 이 단어는 어기가 지닌 ‘정·부(正否)’의 의미와는 멀어지고, 각기 ‘우(右)·좌(左)’의 의미를 지닌 말로 굳어져 ‘올녁, 왼녁’으로 나타나므로 합성어로 처리하는 것이 옳다. ¶… 란 올녀긔 브텨쓰라[符書於右라]〈훈언 13ㄱ〉. 왼녀긔  點을 더으면[左加一點면]〈훈언 13ㄴ〉. 右 올녁 우〈유합 상2ㄱ〉. 左 왼녁 좌〈유합 상2ㄱ〉.
주008)
도시고:감도시고. ‘돌다’는 “어떤 둘레를 여러 번 빙빙 돌다”는 뜻. 월인석보(1459)에 ‘감:·니’(1:30ㄱ)가, 이 책에는 ‘:도·시·고’가 나타나 ‘감-≈돌-’이 공존했음을 확인한다. 어간 ‘돌-/감-’의 표면음성형은 [kamt’ol]로 해석된다. 오늘날 ‘감돌-’의 표준발음은 [감:돌]이고, 주체높임 선어말 ‘-시-’와 통합하면 ‘감도시고’로 활용한다. 중세어에서 현대국어에 이르는 동안 발음과 활용 패러다임이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주009)
장궤차수(長跪叉手):대상에 대한 존경심을 나타내는 자세. 장궤(長跪)는 무릎을 꿇되 무릎부터 머리끝까지 상체가 수직이 되도록 몸을 세우고 두 발끝으로 땅을 버티는 자세이다. 요령은 ① 두 무릎으로 땅을 디딘다. ② 허벅지와 상체를 곧게 세운다. ③ 발등을 땅에서 떼고 발끝으로 땅을 버티는 자세를 취한다. ④ 다른 모든 자세는 합장할 때와 같다. 차수(叉手)는 단정하고 공손한 자세를 위해 두 손을 마주 잡는 예절로, 손에 힘을 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손의 끝 부분인 손가락 부분이 서로 교차 되게 하여, 왼쪽 손등의 손가락 부분을 오른손 바닥의 손가락 부분으로 가볍게 잡는 자세이다. ¶叉手 두 가라 섯겨를씨라〈능엄2:21ㄱ〉. 합장(合掌)은 두 손바닥을 마주 합하는 자세로 두 손바닥이 빈틈이 생기거나 좌우 손의 손가락이 어긋나지 않도록 밀착시키는 자세다. ¶合掌 바 마촐씨라 〈월석2:29ㄴ〉. 법회 의식(儀式)이 없거나 장시간 합장을 하여 팔의 휴식이 필요할 때 차수 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합장의 보조적인 자세라 할 수 있다.
주010)
오샤:사뢰시되. 말씀하셨다. 어간 ‘-’은 “(-/ … 을) 웃어른께 말씀을 올리다”는 뜻이다. 역사적으로 능엄경언해(1461)보다 앞선 문헌에서는 ‘샤’〈석상9:1〉처럼 표기했으나, 능엄경언해 활자본(1461)부터는 ‘ㅸ’이 고유어 표기에서 폐지돼 ‘오샤’처럼 모두 ‘ㅸ⇒오/우/ㅇ’로 바뀌었다. 어미 ‘-(오/우)’는 뒤에 오는 말이 인용하는 말임을 미리 나타내어 보일 때 인용 동사에 붙여 쓰는 연결어미. 근대국어에서 선어말어미 ‘오/우’는 소멸되고 ‘-되’로 굳어졌으나 그 기능만은 후대에까지 계승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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