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원각경언해 제10집

  • 역주 원각경언해
  • 역주 원각경언해 제10집 하3의2
  • 12. 현선수보살장(賢善首菩薩章)
  • 6. 당시의 대중들이 수지를 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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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당시의 대중들이 수지를 맹세


【경】 佛說此經已야시 一切菩薩天龍鬼神八部

원각경언해 하3의2:93ㄱ

眷屬과 及諸天王梵王等一切大衆이 聞佛所說고 皆大歡喜와 信受奉行오니라

부톄 이 經을 닐어시 一切 菩薩와 天과 龍과 鬼神과 八部 주001)
팔부(八部):
팔부중(八部衆)의 줄인말. 불법(佛法)을 지키고 보호하는 모든 신을 총칭하여 부르는 말. 천(天), 용(龍), 야차(夜叉), 건달바(乾闥婆), 아수라(阿修羅), 가루라(迦樓羅), 긴나라(緊那羅), 마후라가(摩睺羅迦) 등 8가지 부류.
眷屬 주002)
권속(眷屬):
친히 따르고 순응하며 거기에 예속된 것을 가리킨다. 예컨대 처자(妻子)나 노복(奴僕), 또는 불·보살을 모시고 따르는 협시존(脇侍尊) 등을 말한다.
과 諸天王 梵王 等 一切 大衆이 부텨 니샤 듣고 다  주003)
:
매우. 그 밖에 문맥에 따라 “아주, 가장, 대단히” 정도의 의미를 가진다.
歡喜와 信受야 奉行오니라

부처님이 이 경(=원각경)을 설하시거늘, 일체 보살과 하늘[天]과 용(龍)과 귀신(鬼神)과 팔부(八部)의 권속들과 모든 천왕·범왕 등 일체 대중이 부처님 설하심을 듣고 모두가 매우 환희하여 신수(信受)하여(=믿고 받아들여) 봉행하였다.

【종밀주석】 文殊所問經에 說샤 有三種義ㅣ 歡喜奉行니 一은 說者ㅣ 淸淨이니 不爲取著名利所染故ㅣ라 二 所說이 淸淨이니 以如實知法體故ㅣ라 三은 得果ㅣ 淸淨이니 卽說益

원각경언해 하3의2:93ㄴ

也ㅣ라

文殊所問經 주004)
문수소문경(文殊所問經):
문수사리소문경(文殊師利問經)이라고도 한다. 문수사리의 물음에 대하여 부처님이 설하신 경전. 부처님이 문수사리의 청법에 대하여 보살계(菩薩戒)와 무아, 열반,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 중도(中道), 세간출세간계(世間出世間戒), 수계(受戒), 자모(字母), 분부(分部) 등에 대하여 설한 경전이다.
에 니샤 세 가짓 디 주005)
세 가짓 디:
세 가지의 뜻이. 세 가지 의미가. 구결문 “有三種義ㅣ 歡喜奉行니”에 대한 번역. 15,6세기 불경언해 자료를 검색해본 결과, 이와 같은 구절은 대개 “주어+○가짓 디 잇니” 또는 “주어+○가짓 디 잇니 나…, 둘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것은 인용된 문수소문경 자체의 잘못일 수도 있으며, 이 책의 구결 현토에서 잘못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중국에서 구축한 불전 자료에 “「聞佛所說」 至 「信受奉行」者, 慈恩 《圓覺疏》引《文殊所問經》, 說有三種義, 歡喜奉行:一、說者清淨, 不為取著名利所染故” 등의 자료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원각경언해에서의 번역은 “세 가짓 디 잇니 歡喜야 奉行호미 나 니르리 淸淨호미니 …” 정도의 번역이 적절하지 않을까 한다. ¶이 識이 두 가짓 디 잇니 眞如ㅣ 두 디〈월석11:65ㄴ〉. (앞 생략) 일후미시니 여슷 가짓 디 잇니 나 自在샤미오 둘 빗나 盛샤〈월석7:49ㄴ〉.
歡喜야 奉行호미 잇니 나 니리 淸淨호미니 取着 주006)
취착(取着):
어떤 것에 집착하는 것. 어떤 대상을 탐하여 집착하는 것.
며 名利의 더러윰 주007)
더러윰:
더럽힘. ‘染’에 대한 번역. 더러이-+움(명사형어미). 모음조화 규칙에는 어긋나지만, ‘더러욤’형도 이 책에 보이고 있다. 어간 ‘더러이-’는 어근 ‘더럽-[染·汙]’에 사동접미사 ‘이’가 결합한 사동사. ‘더러이-’에 대하여 활음 ‘j’ 첨가형인 ‘더레이-’〈두초22:53〉도 공존하였다. 능엄경언해(1461) 이전에는 ‘더러-’로 표기되었었다. ¶듣글  더러요로〈원각, 상2-2:41ㄴ〉. 조 뎍 더러며〈월석21:67ㄱ〉.
외디 아니 젼라 둘흔 닐온 거시 淸淨호미니 法體 주008)
법체(法體):
모든 법의 체성(體性)이란 뜻. 만유 제법의 실체(=본체).
 如實히 안 젼라 세흔 得혼 果ㅣ 淸淨호미니 곧 益을 니샤미라

문수소문경(文殊所問經)에 이르시되, ‘환희(歡喜)하여 봉행(奉行)함’에는 세 가지 뜻이 있으니, 하나는 설하는 이가 청정(淸淨)하다는 것이니, 취착(取着)하며 명리(名利=명예와 이익)에 더럽힘이 되지 아니한 까닭이다. 둘은 설하는 바가 청정하다는 것이니, 법체(法體=우주 만유의 본체)를 여실(如實)히 안 까닭이다. 셋은 얻은 과보(果報) 주009)
과보(果報):
행업(行業=몸·입·뜻으로 짓는 모든 업)으로 인해서 받는 결과. 전에 행동했던 선업이나 악업에 의해 나중에 그 대가로서 받는 즐거움이나 고통 등의 결과.
가 청정(淸淨)하다는 것이니, 〈이것은〉 곧 이익을 말씀하신 것이다.

【종밀주석】 自惟無始迷心海 曠劫에 漂沈生死波야 塵沙諸佛이 出人中샤도 浮木盲龜라 難値遇ㅣ라니

원각경언해 하3의2:94ㄴ

내 思量호니 無始예 주010)
무시(無始)예:
아무리 돌아봐도 처음 비롯한 곳이 없이. 시작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먼 과거부터. 처소의 격조사 ‘예’는 선행 체언 말음이 모음 ‘ㅣ’(‘i, j’)로 끝날 경우에 사용되며, 여기서는 ‘無뭉始싱’에 처소격 ‘예’가 통합된 것이다. ¶우리 예 노코 보〈석상3:15ㄱ〉. 五欲 누네 됴 빗 보고져 귀예 됴 소리 듣고져 고해 됴 내 맏고져〈석상3:22ㄴ〉.
 바 迷 오란 劫에 生死ㅅ 믌겨레 標沈야【迷타 닐오 無明이라 心海  이 法이오 바 이 가뵤미라 아랫 句 中엣 生死波 對야 生死 이 法이오 波 이 가뵤미니 주011)
가뵤미니:
비유함이니. ‘가뵴’은 어간 ‘가비-’[譬]에 명사형어미 ‘-옴’의 통합형. ¶譬 가벼 니를씨오 喩는 알욀씨라〈석상13:38ㄱ〉.
닐오 미 바 부러 믌겨를

원각경언해 하3의2:95ㄱ

일우고 無明이  迷야 生死 일울시라】
塵沙 諸佛이 人中에 나샤도  나모와 눈 먼 거부비라 주012)
거부비라:
거북이라. 거북이라서. ‘거붑’[龜]이 ‘거북’으로 어간의 제2음절 초성과 종성이 ‘ㅂ’으로 같던 것이 종성에서 ‘ㅂ→ㄱ’으로 다른 음으로 바뀌었다. 이처럼 같거나 유사한 음이 다른 소리로 바뀌는 현상을 이화(異化, dissimilation)라 한다. 15,6세기 자료에는 ‘거붑’으로만 나타나나, 17세기 자료인 〈중간 두시언해〉(1632) 등에 ‘거북’형이 보이며 점차 ‘거북’형으로 통일되어 간다. 이와 같은 역사적인 변화의 예로 ‘붚[鼓]〉북’을 들 수 있다. ¶고래와 거부글 타 가고져 논 디 잇노라〈두중8:58ㄴ〉. 龜 거북 귀〈1664 칠장사판 유합7:9ㄴ〉. 쏜 살이 세 낱 붚 여디니〈곡40장〉. 鼔樓 갓북  누. 鍾樓 쇠북  누〈1690 역어, 상25ㄱ〉.
맛나미 어렵다니【塵沙佛이 나샤 無始로브터 오매 諸佛이 慈悲샤 衆生의 迷倒야 러듀믈 어엿비 너기샤 人間애 나 現시니 그 數ㅣ 世界 아 듣글 론 數와 며  恒河 中에 잇 몰애예 이 홈햇 恒河ㅣ 잇거든 一一 恒河애 잇  몰앳 數ㅣ 니 애와툐 주013)
애와툐:
한탄스럽되. 애타하되. 애와티-[恨]+오(연결어미). ¶嗚呼 애와티 마리라〈법화2:9ㄴ〉.
내 부텨와 緣 업서 부톄 이 世界예 나시거든 내 뎌 世界예 나며 부톄 한 世界예 나시거든 나 이 世界예 나며 시혹 부텨 나신 時節에 나 三塗 주014)
삼도(三塗):
지옥·축생·아귀의 세계에서 중생이 겪는 길. 또는 뜨거운 불로 타오르고 있는 지옥의 화도(火塗), 서로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축생의 혈도(血塗), 칼로 핍박당하는 아귀의 도도(刀塗).
와 시혹 北洲 주015)
북주(北洲):
북구로주(北俱盧洲)를 줄인 말. ‘구로’는 쿠루(kuru)의 음역. 4대주의 하나. 수미산(須彌山)의 북쪽에 있다고 하는 대륙의 이름으로, 4대주 중에서 장수하고 쾌락이 끝이 없어 가장 살기 좋은 곳이라고 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펼쳐지기 어려운 곳 중 하나.
等 一切 어려운 해 이시며 내 간

원각경언해 하3의2:95ㄴ

人身을 어드면 부텨와 敎法이 마 滅며 다가 法이 滅티 아니야도  듣디 몯며 信티 아니야 能히 發心 주016)
발심(發心):
발보리심(發菩提心)의 약칭. 위없는 보리(菩提=정각의 지혜)를 얻고자 구하는 마음을 내는 것.
몯호미 눈 먼 거부비 바 中에 러디여셔 나 求호 得디 몯얫거든 바래  남기 이쇼 나못 中에 굼기 어루 거부븨 모 드리리 잇니 거부비 다가 그 中에 시러 들면 바  가 곧 바래 나 得리니 그러나 百千 낫 먼 거부비  남 브터 맛남 업숨 니 나 먼 거붑 고 부텨는  나못 구무 시니 맛나디 몯호로 이제 凡夫ㅣ니라】

내가 생각하니, 무시(無始)에 마음의 바다를 헤매므로, 오랜 겁(劫) 동안 생사(生死)의 물결에 표침(漂沈=부침)하여【헤맨다고 말하는 것은 무명(無明)이다. ‘마음의 바다’[心海]는 〈무엇인가 하면〉 마음 이것이 법이고, 바다 이것은 비유이다. 아래의 구(句) 가운데 있는 생사파(生死波=죽음과 삶의 물결)에 대하여, 생사(生死)는 이것이 법이고, 파(波=물결) 이것은 비유이니, 이르되 바람이 바다에 불어 물결을 일게 하고 무명(無明=무지)이 마음을 흐리게 하여 생사를 일어나게 하는 것이다.】 진사(塵沙
티끌과 모래
) 〈같은〉 많은 부처님이 사람 가운데 태어나시어도 〈드넓은 바다에〉 뜬 나무와 눈 먼 거북이라 만나기가 어렵더니【진사불(塵沙佛)이 태어나심은 무시(無始)로부터 지금까지 흘러옴에 모든 부처님이 자비로우셔서 중생이 미혹해 거꾸러져 떨어짐을 불쌍히 여기시어 인간 세상에 태어나서 나타나시나니, 그 수가 세계를 부수어 티끌 만든 수와 같으며, 또 항하(恒河=갠지스강) 가운데 모래에 이와 같은 것들에 항하가 있는데, 하나하나가 항하(恒河)에 있는 가는 모래의 숫자와 같으니 한탄스럽되(
애타하되
), 내가 부처와 인연이 없어서 부처님이 이 세상에 태어나시면 나는 저 세상에 태어나며, 부처님이 많은 세상에 태어나시는데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나며, 혹 부처가 태어나신 때에 나는 삼도(三塗)나 혹 북주(北洲) 등 일체 〈부처님 가르침을 들을 수 없는〉 어려운 땅에 〈태어나〉 있으며, 내가 잠깐 사람의 몸을 얻으면 부처와 교법(敎法)은 이미 없어지며, 혹은 법(法)이 없어지지 아니하였는데도 또 〈내가〉 듣지 못하며, 믿지 아니하여 능히 발심(發心)하지 못함이라. 〈이것은 마치〉 눈 먼 거북이가 바다 가운데 떨어져 〈바다로부터〉 벗어나기를 구하되 〈벗어나기를〉 얻지 못하였는데, 바다에 떠 있는 나무가 있되, 나무의 가운데에 구멍이 가히 거북이의 몸을 받아들일 것이 있나니, 거북이가 만약에 그 속에 능히 들어갈 수 있으면 바닷가로 떠가서 곧 바다로부터 벗어남을 얻을 것이다. 그러나 백천 마리의 눈먼 거북이가 뜬 나무에 의지하여 만남이 없는 것과 같으니, 나는 눈먼 거북이와 같고 부처님은 뜬 나무의 구멍과 같으시니, 만나지 못하였으므로 이제(
지금
) 범부(凡夫)인 것이다.】

【종밀주석】 何幸此身이 逢了敎와 千重疑滯ㅣ 類冰消ㅣ어뇨 尋思累世積聞熏야 慚愧多生

원각경언해 하3의2:96ㄱ

앳 善知識노라

원각경언해 하3의2:97ㄱ

엇던 幸로 이 모미 了敎 맛나와 주017)
맛나와:
만나사와. 만나시어. 맛나-[逢]+(객체높임 선어말어미)+아(어미). 어간 ‘맛나-’는 기원적으로 ‘맞-[迎]’에 ‘나-[出]’가 결합하여 만나다[逢]의 의미를 나타내는 비통사적 합성어로서, ‘맞나→맛나’ 표기는 8종성가족용에 의한 표기. 객체높임법의 ‘--’은 ‘맛나-’는 행위의 대상(=객체)인 ‘了敎(요교=부처님 말씀인 원각경)’를 높이기 위해 사용된 선어말어미이다. 이 같은 경어법을 ‘겸양법’이라고도 하며, 형태소 ‘-{}-’은 근대국어 단계에서 상대높임법(=공손법)으로 통합되었다. ¶世尊 맞나며 즘게 남기 들여늘 구쳐 뵈고〈월석7:6ㄴ〉.
주018)
:
겹의. 한문 “千重疑滯ㅣ”에서 ‘重’에 대한 번역. [重]+ㅅ(관형격조사). 오늘날의 ‘겹’에 대당되며, ‘겹’은 17세기 문헌자료부터 점차 늘어나기 시작한다. ¶다   나못 本과 末왓 다  니〈원각, 상1-1:78ㄴ〉. 오시 홋과 겹이 즈믈 온 稱이니〈1632, 가례5:10ㄱ〉.
疑心이 어름 노곰 거뇨 여러 世예 聞熏 주019)
문훈(聞熏):
들어서 몸에 밴 바. 들어서 익힌 바.
뫼호 미조차 주020)
미조차:
미좇아[尋]. 뒤좇아. 뒤를 따라 좇아. 마음을 침착하게 하여 깊이 생각하여. ¶追 미조씨니 先王ㄱ 들 미조샤 孝道실씨라〈월석, 서16ㄴ〉.
야 한 生앳 善知識 주021)
선지식(善知識):
올바른 도리와 이치를 가르쳐 주는 이. 범어 칼리야나미트라(kalyāṇamitra)의 번역. 처음에는 불·보살만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선종의 전개와 함께 화두(話頭)를 타파한 도인(道人)을 가리키게 되었고, 오늘날에는 바른 도리를 가르치는 이는 누구나 ‘선지식’이라는 칭호를 붙일 정도로 일반화되었다.
부리노라 주022)
부리노라:
부끄러워하노라. (내가 …에 대하여) 어떤 것을 부끄럽게 여기노라. 과거의 선지식들에 대해 행운으로 내가 지금 원각경을 만났는데, 선지식이 되지 못한 것에대해 부끄럽게 생각한다는 뜻이다. 구결문의 “慚愧多生앳 善知識노라”에서 ‘慚愧’에 대한 번역. 어간 ‘부리-’는 일반적으로 ‘붓그리-’로 표기되며, 이것의 형용사는 ‘붓그럽-~(부럽-)’이다. ¶慚과 愧와 붓그릴씨라〈석상11:43ㄱ〉. 史臣의 말매 붓그럽디 아니토다〈두시24:51ㄴ〉.

어떤 행(幸
행운
)으로 이 몸이 요교(了敎
깨달음의 가르침=원각경
)를 만나사와 천 겹의 의심이 얼음 녹는 것 같은가? 여러 세상에서 들어서 밴 모인 것을 뒤좇아 생각하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애에서 나온 선지식(善知識)들을 부끄러워하노라.

【종밀주석】 上士ㅣ 慈悲샤 哀末世샤 始終次第예 爲

원각경언해 하3의2:97ㄴ

諮詢야시 能仁이 應感샤 稱心源샤 本末이 無遮샤 頓演說시니

원각경언해 하3의2:100ㄴ

上士 주023)
상사(上士):
보살(菩薩). 부처님은 유정(有情) 가운데 가장 높아서 위가 없는 ‘대사(大士)’가 부처님이고 그를 ‘무상사(無上士)’라고 한다. 여기서 ‘상사’는 문맥상 문수보살에서 현선수보살에 이르는 12분의 ‘보살’을 가리킨다.
ㅣ 慈悲샤 末世 어엿비 너기샤 처과 과 次第예 爲야 묻와시【末世 十二 菩薩ㅅ 一一問 中에 다 니샤 願 菩薩와 末世 衆生

원각경언해 하3의2:101ㄱ

을 爲쇼셔 샤미라 처과 과 처믄 닐오 文殊ㅣ 本起ㅅ 因地 주024)
인지(因地):
성불하기 위해 수행하는 지위. 부처의 지위를 성취하는 원인이 되는 수행을 쌓고 있는 동안을 가리킨다.
묻오샤미오  닐오 圓覺菩薩이 三觀修證 묻오샤미라 다가  類ㅅ 上根 對샤 처  번  니샤 淨慧章애 凡과 聖괏 因과 果왓 사 覺性 좃 相 니샤미 곧 이 미라】
能仁이 應感샤  根源을 드르샤 本末이 룜 업스샤 다 펴 니시니【能仁은 梵語에 釋迦ㅣ시고 예셔 닐오맨 能仁이라 應感은 菩薩이 請야 묻오샤 이 能히 感시니오 부텨 이 所感이시며 부텨 이 能히 應시니오 諸菩薩 應시니라  根源을 드르샤 圓

원각경언해 하3의2:101ㄴ

覺 妙心 이 諸法ㅅ 根源이니 미 곧 이 根源이 일후미  根源이라 이 經이 처브터 그테 니르리 니샨 一切 種種앳 差別 法義 一一히 圓覺 淨心을 브터 실 닐오 드르샤미라 本末이 룜 업스샤 이젯 經이 초 기 本末을 나토아 뵈샨 無上法王이 大圓覺 두겨샴과  無明이 本來 업숨과  업숨 아니도  空華 홈과 如來藏 주025)
여래장(如來藏):
여래의 태(胎). 부처가 되는 원인. 일반적으로는 진여(眞如)나 불성(佛性)의 다른 명칭이며, 번뇌에 의해 가려져 있는 모든 중생의 자성청정심(自性淸淨心=인간이 본래 갖추고 있는 깨끗한 마음). 또는 부처와 동일하지는 않지만 부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으로서 범부의 마음에 간직되어 있는 것. 여래가 될 원인, 즉 부처가 될 수 있는 청정한 가능성을 안에 저장한 것.
中에 니롬과 滅홈과 知見 주026)
지견(知見):
지견(智見)이라고도 함. 지혜로써 아는 것. 지혜에 의거한 견해. 사물을 깨달아 아는 것.
업숨과 妙圓覺心이 本來 菩提와 涅槃 업숨과  成佛와 成佛 몯홈 업숨과 妄 輪廻와 輪廻 아니니 업수매 니르니 이 類例ㅣ 조 니르디 몯리니 다 이 本이라  種

원각경언해 하3의2:102ㄱ

種앳 迷倒 行相 주027)
행상(行相):
작용. 마음의 작용. 행(行)은 마음의 움직임, 상(相)은 이것을 파악하는 것. 분별심이 대상을 인식하는 작용의 상태.
과 種種앳 修行相 주028)
수행상(修行相):
수행하는 모습.
과 位地ㅅ 階級과 觀行ㅅ 差別와 道場ㅅ 法이 이  類例ㅣ  초 혀미 어려우니 다 이 末이라 니샨 末이 다 이 本애 卽 末이라 간도 本 리오디 아니며 니샨 本이 다 이 末애 卽 本이라 간도 末 리오디 아니 닐오 本末이 룜 업수미라】

상사(上士=보살)가 자비로우시어 말세(末世)를 가엾이 여기시고 처음과 끝과 차례를 위하여 여쭈시거늘【말세(末世)는 12보살이 하신 하나하나의 질문 중에 모두 이르시길, “원컨대 보살과 말세의 중생을 위하소서.”라고 하신 것이다. 처음과 끝은, 처음은 이르기를 문수보살이 본기(本起
본래 모습
)의 인지(因地)를 여쭈신 것이고, 끝은 이르기를, 원각보살이 삼관(三觀)을 수증(修證
닦아 깨달음
)함을 여쭈신 것이다. 만약에 한 종류의 상근(上根)을 대하시어 처음 한 번 마저 설하심은 정혜장(淨慧章)에서 범인[凡]과 성인[聖]이 되는 인(因=원인)과 과(果=결과)의 사람의 각성(覺性)을 따르는 상(相=모습)을 이르시는 것이 곧 끝이다.】
능인(能仁)이 감응하시어 마음의 근원을 드시어 본말(本末
처음과 끝
)이 막힘이 없으셔서 다 펼쳐 말씀하시니【능인(能仁)은 범어(梵語)에서 석가(釋迦)이시고, 여기(
당나라
)에서 일컫기로는 능인(能仁)이다. 응감(應感)이라고 하는 것은, 보살이 청하여 여쭈심 이것이 능히 감(感
느낌 받음
)하시는 것이고, 부처는 바로 감(感)되는 분이시며, 부처 이것은 능히 응(應=반응)하시는 분이고, 모든 보살은 응(應=반응)하시는 것이다. 마음의 근원을 드심은 원각(圓覺) 묘심(妙心) 이것이 모든 법의 근원이니, 마음[心] 곧 이 근원이 이름이 마음의 근원이다. 이 경이 처음부터 끝에 이르기까지 이르신바 일체 갖가지의 차별 법의(法義=교법의 뜻과 이치) 하나하나가 원각 정심(淨心)에 의거해 구별하시므로 ‘드심’이라고 이른 것이다. 본말(本末)이 막힘이 없으심은 지금의 경전이 갖추어 밝게 본말을 나타내어 보이신 무상(無上
최고
)의 법왕(法王
부처
)이 대원각(大圓覺)을 두고 계심과, 또 무명(無明)이 본래 없음과, 또 없음을 아는 이도 또 공화(空華) 같음과, 여래장(如來藏) 가운데에서 생겨남과 멸함과 지견(知見) 없음과, 원각 묘심(圓覺妙心)이 본래 보리(菩提)와 열반(涅槃) 없음과, 또 성불(成佛)과 성불하지 못함이 없다는 것과, 허망한 윤회와 윤회 아닌 것이 없음에 이르니, 이와 같은 비슷한 사례를 〈모두〉 갖추어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니, 이것이 모두 본(本=근본)이다. 또 가지가지의 미혹하고 거꾸러진 행상(行相)과 갖가지 수행 행상과 위지(位地
지위
)의 계급(階級
단계
)과 관행(觀行)의 차별과 도량의 법이 이 같은 비슷한 사례가 또 갖추어 끌어오기가 어려우니, 이것이 모두 말(末)이다. 설하신 말(末)이 모두 이 본(本=근본)에 즉(卽=의거)한 말(末=끝)이다. 잠깐도 본(本)을 가리지 아니하며, 이르신 본(本)이 다 이 말(末)에 의거한 본(本)이다. 잠깐도 말(末)을 가리지 아니하므로, 이르길 본말(本末)이 막힘이 없음이라고 말한 것이다.】

【종밀주석】 已採群筌며 求眞寂야 隨應聖旨와 解斯文고 普迴功德야 向衆生노니 同入神通大光藏야지다
大方廣圓覺修多羅了義經下 三之二
Ⓒ 구결 | 세조(조선) / 1465년(세조 11)

원각경언해 하3의2:102ㄴ

마 한 주029)
전(筌):
통(筒)발. 물고기를 잡는 기구. 가는 대나무 조각이나 싸리를 엮어서 통같이 만든 고기잡이 기구로, 아가리에 작은 발을 달아 날카로운 끝이 가운데로 몰리게 하여 한번 들어간 물고기는 거슬러 나오지 못하게 하고 뒤쪽 끝은 마음대로 묶고 풀게 되어 있어 안에 든 물고기를 꺼낼 수 있다. 경률(經律)·논소(論疏)·비결(祕訣) 등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원각경언해 하3의2:103ㄱ

을 며 眞寂 주030)
진적(眞寂):
참된 고요함. 본래의 고요함. 부처의 열반. “승려의 죽음”을 뜻하기도 한다.
을 求야 聖旨예 마조 좃와 주031)
좃와:
좇아서. 따라서[隨]. 좇-[隨]+(객체높임 선어말어미)+아(어미). 종성부용초성의 ‘좇와’에 대해 ‘좃와’는 8종성가족용에 의한 표기법. 15세기 당시에는 이 같은 환경에서 ‘ㅅ’ 종성은 ‘ㅅ[sʾ]’로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졷와’〈금강1ㄴ〉, ‘조와’〈능엄1:4ㄱ〉 등이 발견되는 예를 참고하면 이 환경에서 음절말 ‘ㅅ’은 [t ̚]로 발음되는 경향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左右에 좇니〈용가55장〉. 信야 降伏야 좃며〈월석17:75ㄱ〉.
이 그를 사기고【한 筌은 한 經律 주032)
경률(經律):
불교 경전 중에서 경(經=sūtra)은 부처님이 말씀한 교법을, 율(律=vinaya)은 부처님의 제자들이 지켜야 할 규칙을 가리킨다. 전자를 모아 놓은 것을 경장(經藏)이라 하고, 후자를 모아 놓은 것을 율장(律藏)이라고 한다.
와 한 論疏 주033)
논소(論疏):
불교 경전 가운데, 논(論=abhidharma)은 교리를 체계적으로 설명한 글이고, 소(疏)는 경(經)·논(論)의 뜻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내용을 분석하고 알기 쉽게 해석한 글.
와 한 雜 조왼 주034)
조왼:
종요로운[要].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매우 긴요한. 어간 ‘조-’에 관형사형어미 ‘’의 통합형. 그 활용형이 특이하여 능엄경언해(1461)를 기점으로 이전 문헌에는 ‘조-’형, 그 문헌부터는 ‘조외-’형으로 변모된다. “ㅸ⇒오/우/ㅇ”와 같은 순경음 표기의 개정에 따른 결과일 것이다. ¶要 조씨라〈월석15:40ㄱ〉. 秘要 秘密코 조씨라〈월석15:48ㄴ〉. 修行 眞實ㅅ 조왼 이 사시니〈능엄1:21ㄱ〉. 要 조욀씨라 〈법화4:68ㄴ〉. 이것은 ‘종요외-~종요로외-’ 등을 거쳐 대체로 16세기 후반부터 ‘종요로오-’형으로 바뀌어 ‘-롭-’계 형용사의 일반적 활용형과 같아진다. ¶주우린 사 구홀 종요로왼 법〈1554 구황1ㄱ〉. 글 사굠애 종요로온  인  니르러〈1588 소언6:8ㄴ〉.
微妙 祕密 말히라 眞寂을 求호 두르혀 내  보아 理 비취여 안 곧과 본 고 브터 이 疏 지미라 聖旨예 마조 좃오 비록 한 敎 다 보나 다 디 아니며  내 모매 니근 고 야 곧 디 아니고 오직 聖人ㅅ 이 經 니실 時節엣  서르 마닐 곧  닐오 聖旨예 마조 조초미라】
功德을 너비 두르혀 衆生애 向노니  神通大光藏에 들어지다
Ⓒ 언해 | 세조(조선) 명찬 / 1465년(세조 11)

이미 많은 통발[筌]을 가리며 진적(眞寂)을 구하여 성지(聖旨
부처의 뜻
)에 맞음을 좇아서 이 글을 새기고【많은 통발[筌]이란 많은 경률(經律)과 많은 논소(論疏)와 많은 갖가지 종요로운 미묘하고 ‘비밀스러운 말씀’[祕訣]들이다. 진적(眞寂)을 구한다 함은 돌이켜 내 마음을 보고 이(理
진리
)를 비추어 안(
깨달은
) 바와 본 바에 의거하여 이 소(疏)를 지은 것이다. 성지(聖旨)에 맞음을 좇는다는 것은 비록 많은 가르침을 다(
두루
) 보나 다 쓰지 아니하며, 또 내 몸에 익숙한 바를 가리어 곧 쓰지 아니하고 오직 성인(聖人
부처님
)께서 이 경을 설하실 때의 뜻이 서로 맞는 것을 곧 쓰므로 이르되 ‘성지(聖旨)에 맞음을 좇음’이라고 한 것이다.】
공덕(功德)을 널리 돌이켜 중생(衆生)에게 향하노니, 함께 신통대광장(神通大光藏) 주035)
신통대광장(神通大光藏):
신통(神通)한 큰 광명의 경전. 원각경의 가치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임. ‘신통(神通)’은 “더 말할 나위 없이 아는 것이 깊고 온갖 일에 두루 통달한 상태”라는 의미인데, 불교에서는 선정(禪定)을 통한 수행으로 얻는 작용이며, 걸림 없이 자재(自在)한 초인적인 불가사의한 작용을 일컫는다. ‘장(藏)’은 경전을 뜻하는데, 많은 글과 뜻을 포함·저축하고 있으므로 이처럼 표현한 것이다.
에 들어가고 싶습니다.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 하 3의2
Ⓒ 역자 | 정우영 / 2008년 11월 20일

주석
주001)
팔부(八部):팔부중(八部衆)의 줄인말. 불법(佛法)을 지키고 보호하는 모든 신을 총칭하여 부르는 말. 천(天), 용(龍), 야차(夜叉), 건달바(乾闥婆), 아수라(阿修羅), 가루라(迦樓羅), 긴나라(緊那羅), 마후라가(摩睺羅迦) 등 8가지 부류.
주002)
권속(眷屬):친히 따르고 순응하며 거기에 예속된 것을 가리킨다. 예컨대 처자(妻子)나 노복(奴僕), 또는 불·보살을 모시고 따르는 협시존(脇侍尊) 등을 말한다.
주003)
:매우. 그 밖에 문맥에 따라 “아주, 가장, 대단히” 정도의 의미를 가진다.
주004)
문수소문경(文殊所問經):문수사리소문경(文殊師利問經)이라고도 한다. 문수사리의 물음에 대하여 부처님이 설하신 경전. 부처님이 문수사리의 청법에 대하여 보살계(菩薩戒)와 무아, 열반,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 중도(中道), 세간출세간계(世間出世間戒), 수계(受戒), 자모(字母), 분부(分部) 등에 대하여 설한 경전이다.
주005)
세 가짓 디:세 가지의 뜻이. 세 가지 의미가. 구결문 “有三種義ㅣ 歡喜奉行니”에 대한 번역. 15,6세기 불경언해 자료를 검색해본 결과, 이와 같은 구절은 대개 “주어+○가짓 디 잇니” 또는 “주어+○가짓 디 잇니 나…, 둘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것은 인용된 문수소문경 자체의 잘못일 수도 있으며, 이 책의 구결 현토에서 잘못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중국에서 구축한 불전 자료에 “「聞佛所說」 至 「信受奉行」者, 慈恩 《圓覺疏》引《文殊所問經》, 說有三種義, 歡喜奉行:一、說者清淨, 不為取著名利所染故” 등의 자료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원각경언해에서의 번역은 “세 가짓 디 잇니 歡喜야 奉行호미 나 니르리 淸淨호미니 …” 정도의 번역이 적절하지 않을까 한다. ¶이 識이 두 가짓 디 잇니 眞如ㅣ 두 디〈월석11:65ㄴ〉. (앞 생략) 일후미시니 여슷 가짓 디 잇니 나 自在샤미오 둘 빗나 盛샤〈월석7:49ㄴ〉.
주006)
취착(取着):어떤 것에 집착하는 것. 어떤 대상을 탐하여 집착하는 것.
주007)
더러윰:더럽힘. ‘染’에 대한 번역. 더러이-+움(명사형어미). 모음조화 규칙에는 어긋나지만, ‘더러욤’형도 이 책에 보이고 있다. 어간 ‘더러이-’는 어근 ‘더럽-[染·汙]’에 사동접미사 ‘이’가 결합한 사동사. ‘더러이-’에 대하여 활음 ‘j’ 첨가형인 ‘더레이-’〈두초22:53〉도 공존하였다. 능엄경언해(1461) 이전에는 ‘더러-’로 표기되었었다. ¶듣글  더러요로〈원각, 상2-2:41ㄴ〉. 조 뎍 더러며〈월석21:67ㄱ〉.
주008)
법체(法體):모든 법의 체성(體性)이란 뜻. 만유 제법의 실체(=본체).
주009)
과보(果報):행업(行業=몸·입·뜻으로 짓는 모든 업)으로 인해서 받는 결과. 전에 행동했던 선업이나 악업에 의해 나중에 그 대가로서 받는 즐거움이나 고통 등의 결과.
주010)
무시(無始)예:아무리 돌아봐도 처음 비롯한 곳이 없이. 시작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먼 과거부터. 처소의 격조사 ‘예’는 선행 체언 말음이 모음 ‘ㅣ’(‘i, j’)로 끝날 경우에 사용되며, 여기서는 ‘無뭉始싱’에 처소격 ‘예’가 통합된 것이다. ¶우리 예 노코 보〈석상3:15ㄱ〉. 五欲 누네 됴 빗 보고져 귀예 됴 소리 듣고져 고해 됴 내 맏고져〈석상3:22ㄴ〉.
주011)
가뵤미니:비유함이니. ‘가뵴’은 어간 ‘가비-’[譬]에 명사형어미 ‘-옴’의 통합형. ¶譬 가벼 니를씨오 喩는 알욀씨라〈석상13:38ㄱ〉.
주012)
거부비라:거북이라. 거북이라서. ‘거붑’[龜]이 ‘거북’으로 어간의 제2음절 초성과 종성이 ‘ㅂ’으로 같던 것이 종성에서 ‘ㅂ→ㄱ’으로 다른 음으로 바뀌었다. 이처럼 같거나 유사한 음이 다른 소리로 바뀌는 현상을 이화(異化, dissimilation)라 한다. 15,6세기 자료에는 ‘거붑’으로만 나타나나, 17세기 자료인 〈중간 두시언해〉(1632) 등에 ‘거북’형이 보이며 점차 ‘거북’형으로 통일되어 간다. 이와 같은 역사적인 변화의 예로 ‘붚[鼓]〉북’을 들 수 있다. ¶고래와 거부글 타 가고져 논 디 잇노라〈두중8:58ㄴ〉. 龜 거북 귀〈1664 칠장사판 유합7:9ㄴ〉. 쏜 살이 세 낱 붚 여디니〈곡40장〉. 鼔樓 갓북  누. 鍾樓 쇠북  누〈1690 역어, 상25ㄱ〉.
주013)
애와툐:한탄스럽되. 애타하되. 애와티-[恨]+오(연결어미). ¶嗚呼 애와티 마리라〈법화2:9ㄴ〉.
주014)
삼도(三塗):지옥·축생·아귀의 세계에서 중생이 겪는 길. 또는 뜨거운 불로 타오르고 있는 지옥의 화도(火塗), 서로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축생의 혈도(血塗), 칼로 핍박당하는 아귀의 도도(刀塗).
주015)
북주(北洲):북구로주(北俱盧洲)를 줄인 말. ‘구로’는 쿠루(kuru)의 음역. 4대주의 하나. 수미산(須彌山)의 북쪽에 있다고 하는 대륙의 이름으로, 4대주 중에서 장수하고 쾌락이 끝이 없어 가장 살기 좋은 곳이라고 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펼쳐지기 어려운 곳 중 하나.
주016)
발심(發心):발보리심(發菩提心)의 약칭. 위없는 보리(菩提=정각의 지혜)를 얻고자 구하는 마음을 내는 것.
주017)
맛나와:만나사와. 만나시어. 맛나-[逢]+(객체높임 선어말어미)+아(어미). 어간 ‘맛나-’는 기원적으로 ‘맞-[迎]’에 ‘나-[出]’가 결합하여 만나다[逢]의 의미를 나타내는 비통사적 합성어로서, ‘맞나→맛나’ 표기는 8종성가족용에 의한 표기. 객체높임법의 ‘--’은 ‘맛나-’는 행위의 대상(=객체)인 ‘了敎(요교=부처님 말씀인 원각경)’를 높이기 위해 사용된 선어말어미이다. 이 같은 경어법을 ‘겸양법’이라고도 하며, 형태소 ‘-{}-’은 근대국어 단계에서 상대높임법(=공손법)으로 통합되었다. ¶世尊 맞나며 즘게 남기 들여늘 구쳐 뵈고〈월석7:6ㄴ〉.
주018)
:겹의. 한문 “千重疑滯ㅣ”에서 ‘重’에 대한 번역. [重]+ㅅ(관형격조사). 오늘날의 ‘겹’에 대당되며, ‘겹’은 17세기 문헌자료부터 점차 늘어나기 시작한다. ¶다   나못 本과 末왓 다  니〈원각, 상1-1:78ㄴ〉. 오시 홋과 겹이 즈믈 온 稱이니〈1632, 가례5:10ㄱ〉.
주019)
문훈(聞熏):들어서 몸에 밴 바. 들어서 익힌 바.
주020)
미조차:미좇아[尋]. 뒤좇아. 뒤를 따라 좇아. 마음을 침착하게 하여 깊이 생각하여. ¶追 미조씨니 先王ㄱ 들 미조샤 孝道실씨라〈월석, 서16ㄴ〉.
주021)
선지식(善知識):올바른 도리와 이치를 가르쳐 주는 이. 범어 칼리야나미트라(kalyāṇamitra)의 번역. 처음에는 불·보살만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선종의 전개와 함께 화두(話頭)를 타파한 도인(道人)을 가리키게 되었고, 오늘날에는 바른 도리를 가르치는 이는 누구나 ‘선지식’이라는 칭호를 붙일 정도로 일반화되었다.
주022)
부리노라:부끄러워하노라. (내가 …에 대하여) 어떤 것을 부끄럽게 여기노라. 과거의 선지식들에 대해 행운으로 내가 지금 원각경을 만났는데, 선지식이 되지 못한 것에대해 부끄럽게 생각한다는 뜻이다. 구결문의 “慚愧多生앳 善知識노라”에서 ‘慚愧’에 대한 번역. 어간 ‘부리-’는 일반적으로 ‘붓그리-’로 표기되며, 이것의 형용사는 ‘붓그럽-~(부럽-)’이다. ¶慚과 愧와 붓그릴씨라〈석상11:43ㄱ〉. 史臣의 말매 붓그럽디 아니토다〈두시24:51ㄴ〉.
주023)
상사(上士):보살(菩薩). 부처님은 유정(有情) 가운데 가장 높아서 위가 없는 ‘대사(大士)’가 부처님이고 그를 ‘무상사(無上士)’라고 한다. 여기서 ‘상사’는 문맥상 문수보살에서 현선수보살에 이르는 12분의 ‘보살’을 가리킨다.
주024)
인지(因地):성불하기 위해 수행하는 지위. 부처의 지위를 성취하는 원인이 되는 수행을 쌓고 있는 동안을 가리킨다.
주025)
여래장(如來藏):여래의 태(胎). 부처가 되는 원인. 일반적으로는 진여(眞如)나 불성(佛性)의 다른 명칭이며, 번뇌에 의해 가려져 있는 모든 중생의 자성청정심(自性淸淨心=인간이 본래 갖추고 있는 깨끗한 마음). 또는 부처와 동일하지는 않지만 부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으로서 범부의 마음에 간직되어 있는 것. 여래가 될 원인, 즉 부처가 될 수 있는 청정한 가능성을 안에 저장한 것.
주026)
지견(知見):지견(智見)이라고도 함. 지혜로써 아는 것. 지혜에 의거한 견해. 사물을 깨달아 아는 것.
주027)
행상(行相):작용. 마음의 작용. 행(行)은 마음의 움직임, 상(相)은 이것을 파악하는 것. 분별심이 대상을 인식하는 작용의 상태.
주028)
수행상(修行相):수행하는 모습.
주029)
전(筌):통(筒)발. 물고기를 잡는 기구. 가는 대나무 조각이나 싸리를 엮어서 통같이 만든 고기잡이 기구로, 아가리에 작은 발을 달아 날카로운 끝이 가운데로 몰리게 하여 한번 들어간 물고기는 거슬러 나오지 못하게 하고 뒤쪽 끝은 마음대로 묶고 풀게 되어 있어 안에 든 물고기를 꺼낼 수 있다. 경률(經律)·논소(論疏)·비결(祕訣) 등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주030)
진적(眞寂):참된 고요함. 본래의 고요함. 부처의 열반. “승려의 죽음”을 뜻하기도 한다.
주031)
좃와:좇아서. 따라서[隨]. 좇-[隨]+(객체높임 선어말어미)+아(어미). 종성부용초성의 ‘좇와’에 대해 ‘좃와’는 8종성가족용에 의한 표기법. 15세기 당시에는 이 같은 환경에서 ‘ㅅ’ 종성은 ‘ㅅ[sʾ]’로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졷와’〈금강1ㄴ〉, ‘조와’〈능엄1:4ㄱ〉 등이 발견되는 예를 참고하면 이 환경에서 음절말 ‘ㅅ’은 [t ̚]로 발음되는 경향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左右에 좇니〈용가55장〉. 信야 降伏야 좃며〈월석17:75ㄱ〉.
주032)
경률(經律):불교 경전 중에서 경(經=sūtra)은 부처님이 말씀한 교법을, 율(律=vinaya)은 부처님의 제자들이 지켜야 할 규칙을 가리킨다. 전자를 모아 놓은 것을 경장(經藏)이라 하고, 후자를 모아 놓은 것을 율장(律藏)이라고 한다.
주033)
논소(論疏):불교 경전 가운데, 논(論=abhidharma)은 교리를 체계적으로 설명한 글이고, 소(疏)는 경(經)·논(論)의 뜻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내용을 분석하고 알기 쉽게 해석한 글.
주034)
조왼:종요로운[要].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매우 긴요한. 어간 ‘조-’에 관형사형어미 ‘’의 통합형. 그 활용형이 특이하여 능엄경언해(1461)를 기점으로 이전 문헌에는 ‘조-’형, 그 문헌부터는 ‘조외-’형으로 변모된다. “ㅸ⇒오/우/ㅇ”와 같은 순경음 표기의 개정에 따른 결과일 것이다. ¶要 조씨라〈월석15:40ㄱ〉. 秘要 秘密코 조씨라〈월석15:48ㄴ〉. 修行 眞實ㅅ 조왼 이 사시니〈능엄1:21ㄱ〉. 要 조욀씨라 〈법화4:68ㄴ〉. 이것은 ‘종요외-~종요로외-’ 등을 거쳐 대체로 16세기 후반부터 ‘종요로오-’형으로 바뀌어 ‘-롭-’계 형용사의 일반적 활용형과 같아진다. ¶주우린 사 구홀 종요로왼 법〈1554 구황1ㄱ〉. 글 사굠애 종요로온  인  니르러〈1588 소언6:8ㄴ〉.
주035)
신통대광장(神通大光藏):신통(神通)한 큰 광명의 경전. 원각경의 가치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임. ‘신통(神通)’은 “더 말할 나위 없이 아는 것이 깊고 온갖 일에 두루 통달한 상태”라는 의미인데, 불교에서는 선정(禪定)을 통한 수행으로 얻는 작용이며, 걸림 없이 자재(自在)한 초인적인 불가사의한 작용을 일컫는다. ‘장(藏)’은 경전을 뜻하는데, 많은 글과 뜻을 포함·저축하고 있으므로 이처럼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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