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원각경언해 제10집

  • 역주 원각경언해
  • 역주 원각경언해 제10집 하3의2
  • 11. 원각보살장(圓覺菩薩章)
  • 4. 참회기도 방법
  • 4-3) 정해진 기간 동안의 수행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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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정해진 기간 동안의 수행 9


【경】 稽首十方 諸佛名字야

十方 주001)
시방(十方):
시방세계. 시방(十方)은 동·서·남·북 4방(四方)에, 동북·동남·서북·서남 등 사우(四隅)에, 상·하를 통틀어 이르는 말. 결국 모든 공간.
諸佛ㅅ 名字 주002)
명자(名字):
명자에. 이름 글자에. 널리 알려진 이름에.

원각경언해 하3의2:17ㄴ

首야
주003)
계수(稽首)야:
머리 숙여. 머리를 조아려. 고유어 표현은 ‘머리 조’〈석상24:23ㄱ〉.

시방(十方) 여러 부처님의 명자(名字)에 계수(稽首)하여

【종밀주석】 禮佛也ㅣ니 以名召禮와 觀而禮之라 準勒那三藏禮佛觀門컨댄 優劣이 有七니 一은 我慢禮오 二 唱和禮니 此二 非儀니라 三은 恭敬禮니 敬從心發야 運於身口야 五輪을 著地시라 四 無相禮니 深入法性이 離能所相이라 五 起用禮니 觀身與佛이 皆從緣起호미 如幻如影야 普運身心야 徧禮一切

원각경언해 하3의2:18ㄱ

라 六은 內觀禮니 但禮身內옛 法身眞佛이오 不緣他佛이라 七은 實相禮니 若內若外若凡若佛이 同一實相이니 見佛可禮도 亦是邪見이니 觀身實相과 觀佛이 亦然 名平等禮니 故로 文殊ㅣ 云샤 不生不滅故로 敬禮無所觀等이라

원각경언해 하3의2:20ㄴ

禮佛이니 일후므로 주004)
체(體):
사물의 본질로서 고정 불변의 특성을 지닌 것. 계(界)·성(性)·본체(本體) 등과 같은 의미로 쓴다.
 브르와 觀야 禮오미라 勒那 주005)
늑나(勒那):
인명. 늑나마제(勒那摩提). 중인도 출신의 역경승. 구경일승보성론(究竟一乘寶性論)의 번역자. 중국의 북위(北魏) 시대인 508년에 낙양(洛陽)으로 들어와서, 칙명으로 보리류지와 함께 역경에 종사하여 총 6부 24권을 번역했다고 한다.
三藏 주006)
삼장(三藏):
경(經=부처님이 말씀하신 법문)·율(律=부처님이 제정하신 일상생활에서 지켜야 할 규칙)·논(論=경에 말한 의리를 밝혀 논술한 것) 삼장(三藏)의 내용을 잘 아는 스님. 경·율·논 3장에 통달한 스님.
의 禮佛觀門을 準컨댄 優劣이 닐구비 잇니 나 我慢 주007)
아만(我慢):
‘나’를 믿으며 스스로 높은 체하는 교만. 지나치게 자신을 믿고 거만한 마음.
禮오 둘흔 唱和

원각경언해 하3의2:21ㄱ

禮니 이 둘흔 儀 아니라【我慢禮 모미 次第 주008)
차례(次第):
차례. 순서 있게 구분하여 벌여 나가는 관계. ‘次第’는 15세기 현실음을 근거로 재구하면 ‘次’[·]〈권공9ㄱ〉와 ‘第’[:뎨]〈육조,중13〉이므로 한자음은 [*·:뎨]가 기대된다. 그러나 신숙주의 동국정운서(1448)에 따르면, 훈민정음 창제 당시에 이미 ‘례’로 발음했다는 증언을 하고 있다. “端(ㄷ)이 來(ㄹ)됨은 오직 종성만이 아니요 ‘次第’의 ‘第’와 ‘牡丹’의 ‘丹’과 같은 부류로 초성이 변한 것 또한 많으며…”라 하였고, 당대 문헌에서도 ‘·례·로’[序]〈두초10:13ㄱ〉와 ‘第··례:뎨’〈자회,상18ㄱ〉, 그리고 ‘牧·모丹란’〈권공13ㄴ〉 등이 있어 신숙주의 증언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차제(次第)’라는 한자는 남한에서 만든 국어사전에는 올려져 있지 않고, 북한사전에서 주로 ‘…는 차제로’ 구성에 쓰여 “그 즉시” 또는 “그 다음”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 브터 셔 주009)
셔:
서되. 일반적으로는 ‘셔-+(오/우)’로 분석하나, 음운론적으로는 “셔-[立.평성]+어(어미.거거)→[:셔·]”로 분석하는 것이 합당하다. 명사형어미나 연결어미에 개입하는 선어말어미가 ‘-오/우-’만이 아니라 ‘-아/어-’라는 형태도 있었다고 보고자 한다. 따라서 선행 어간 말음이 ‘ㅏ/ㅑ’인 경우는 ‘-아-’를, ‘ㅓ/ㅕ’인 경우는 ‘-어-’를 선택하되 주체높임 선어말 ‘-시-’의 경우만은 ‘-아-’를 선택한다고 보면 거의 통합상의 문제없이 설명이 가능하다. 여기 ‘서다’는 “사람이 어떤 위치나 처지에 있게 되거나 놓이다.” 정도의 의미이며, ‘-(어)’는 용언의 어간에 붙어 대립적인 사실을 잇는 기능을 하는 연결어미이다.
매 恭敬 업서 尊히 自得 야 아래 무로 붓그리고 하 오룜 주010)
오룜:
오르내림. 오-[昇]+리-[降]+옴(명사형어미). 어간 ‘오리-’는 비통사적 합성어. ¶各各 셜흔여슷 디위를 오리시니 그 예 시혹 仙人이 외시며〈월석1:20ㄴ〉. 三界예 輪廻야 六道애 오려〈영가, 상113ㄱ〉.
호미라 唱和禮 갓  싁싁호 매 조 想이 업고 노 소리로 들에여 주011)
들에여:
떠들어[喧]. 시끄러워. ¶이 둡거든 뎌 訟씨 니샨 섯거 들에요미니〈능엄8:94ㄴ〉.
말 句ㅣ 어즈러우미라】
세흔 恭敬禮니 敬이  브터 發야 身口에 뮈여 다 輪 해 다힐시라【다 輪 발와 손과 머리왜라】 네흔 無相禮니 法性에 기피 드러 能所相 주012)
능소상(能所相):
능(能)은 능동(能動)으로 인식하는 주체, 소(所)는 피동(被動)으로 인식되는 대상. 상(相)은 모양.
을 여희요미라 다 起用 禮니 身과 부텨왜 다 緣을 브터 니루미 幻 며 그리메 주013)
그리메:
그림자[影]. 15세기 문헌에는 그르메〈석상24:20ㄴ〉, 그리메〈월석9:21ㄱ〉, 그림제〈월석2:62ㄱ〉 등이 나타나고, 16세기에는 그림재〈초발심9ㄴ〉, 그름제〈백련초해3〉, 그르메〈자회, 상15ㄱ〉 등이 더 쓰였다. 향약구급방의 예를 재구해보면 13세기 고려시대 어휘에 “*그리매[krimaj]”형이 존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蠷螋(구수) 影亇伊汝乙伊[*그리마ㅣ너흐리]〈향약구급방. 13세기〉.
호 보아 身心을 너비 뮈워 一切 너비 禮호미라 여스슨 內觀禮니 오직 몸 안햇 法身 주014)
법신(法身):
부처의 삼신(三身)의 하나. 불법(佛法)을 신체에 비유하여 표현한 말로서, 부처가 설한 정법(正法)을 가리킴. 어떤 형체를 가진 몸이 아니라, 영원불변의 진리 그 자체를 뜻한다. 삼신(三身)은 불신(佛身)을 3종류로 구분한 것으로, 논의에 따라 다양하게 나뉜다. ① 법신(法身)·응신(應身)·화신(化身), ② 법신(法身)·보신(報身)·응신(應身), ③ 자성신(自性身)·수용신(受用身)·변화신(變化身) 등.
眞佛을 禮호미오 다

원각경언해 하3의2:21ㄴ

 佛을 緣티 아니호미라 닐구븐 實相禮니 안콰 밧과 凡과 佛왜 다  實相이니 佛의 어루 禮오 봄도  이 邪見이니 身의 實相 주015)
실상(實相):
불교에서 이르는 모든 존재의 참된 본성. 진여(眞如)·법성(法性)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석가의 깨달음의 내용이 되는 본연의 진실을 의미하며, 일여(一如)·실성(實性)·무위(無爲)·열반(涅槃) 등이 이것의 다른 이름으로 쓰인다.
봄과 부텨 보오미  그러 일후미 平等禮니 그럴 文殊ㅣ 니샤 生티 아니며 滅티 아니 所觀 업스샤 敬禮옴 히라

〈위의 경 본문의 내용은〉 예불(禮佛)이니 이름으로 체(體)를 불러 관(觀)하여 예(禮)를 표하는 것이다. 늑나(勒那) 삼장(三藏)의 예불관문(禮佛觀門)을 기준으로 하건댄 우열(優劣)이 일곱 가지가 있다. 하나는 아만예(我慢禮)이고, 둘은 창화예(唱和禮)이니 이 둘은 의(儀=몸가짐)가 아니다.【아만예(我慢禮)는 몸은 차례에 의거해 서되 마음에는 공경(恭敬)이 없어 〈자기가〉 존귀하게 자득(自得=스스로 만족하게 여겨 뽐냄)한 양하여 아래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고 방아가 오르내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창화예(唱和禮)는 한갓(=공연히) 모습은 장엄하되 마음에는 깨끗한 상(想=생각하여 떠올리는 마음작용)이 없고 높은 소리로 떠들어 말의 구절이 어지러운 것이다.】 셋은 공경예(恭敬禮)이니 공경하는 마음이 마음으로부터 피어나 신구(身口=몸과 입)를 움직여 ‘다섯 윤’[오륜(五輪)=오체(五體)]을 땅에 대는 것이다.【다섯 윤(輪)은 〈두〉 발과 〈두〉 손과 머리다.】 넷은 무상예(無相禮)이니 법성(法性=모든 법의 본성)에 깊이 들어가 능소상(能所相)을 여의는 것이다. 다섯은 기용예(起用禮)이니 신(身=몸)과 부처가 모두 인연에 의거하여 일어남이 〈마치〉 허깨비[幻] 같으며 그림자와 같음을 보고 신심(身心=몸과 마음)을 널리 움직여 일체에게 널리 절하는 것이다. 여섯은 내관예(內觀禮)이니, 오직 몸 안에 있는 법신(法身) 진불(眞佛=참 부처)에게 절하는 것이요 다른 부처[佛]를 인연하지 않는 것이다. 일곱은 실상예(實相禮)이니 안과 밖과 평범한 사람과 부처[佛]가 모두 하나의 실상(實相)이니, 부처가 가히 절하옴을 보는 것도 또한 삿된 견해이니, 신(身=몸)의 실상(實相)을 보는 것과 부처 보는 것이 또 그러하므로 이름이 평등예(平等禮)인 것이다. 그러므로 문수보살(文殊菩薩)이 말씀하시되, 생겨나지 아니하며 멸하지 아니하므로 소관(所觀) 주016)
소관(所觀):
보이는 것. 보고 느껴지는 바.
없으신 것에 공경하고 절하는 것들이라고 설하신 것이다.

【종밀주석】

원각경언해 하3의2:20ㄱ

然이나 後ㅅ四禮 皆屬觀行니 謂第四空觀은 禮眞諦佛이니 入法之性故ㅣ라 五假

원각경언해 하3의2:20ㄴ

觀은 禮俗諦佛이니 從體起用故ㅣ라 六中觀은 禮第一義諦佛이니 不計空色고 直見本覺眞性故ㅣ라 七은 則三觀一心이니 禮三諦一境佛이니 不取眞棄假야 泯絶無寄故ㅣ라 今經이 旣是隨相門中일 且當第三第五禮也니 餘 在下離相攝念中니라
Ⓒ 구결 | 세조(조선) / 1465년(세조 11)

원각경언해 하3의2:21ㄴ

그러나 後ㅅ 네 禮 다 觀行애 屬니 닐오 네찻 空觀 眞諦佛을 禮호미니 法ㅅ 性에 든 젼라 다찻 假觀 俗諦佛을 禮호미니 體 조차 用 니르와 주017)
니르와:
일으킨. 니르-[起]+왇(강조의 접미사)+(관형사형어미). ‘니르-’는 ‘닐-’의 타동사. 능엄경언해(1461) 이전 문헌에는 ‘-/왇-’이 공존하였으나 이후에는 ‘-왇-’으로 통일되었다. ¶知見 니르도〈석상21:2ㄱ〉. 興은 니르와씨라〈월석10:76ㄱ〉.
젼라 여슷찻 中觀은 第一義諦佛을 禮호미니 空과 色과 혜디 아니고 本覺 眞性을 바 보 젼라 닐구븐 三觀 一心이니

원각경언해 하3의2:22ㄱ

三諦 一境佛을 禮호미니 眞을 取고 假 리디 아니야 업게 그처 브툼 업슨 젼라 이제 經이 마 이 相 조 門中일  第三과 第五 禮예 當니 나닌 아래 相 여희여 念을 자 中에 잇니라
Ⓒ 언해 | 세조(조선) 명찬 / 1465년(세조 11)

그러나 뒤의 네 가지 예(禮)는 모두 관행(觀行)에 속하니, 넷째의 공관(空觀) 주018)
공관(空觀):
현상계의 일체법은 다 실체가 없는 공(空)이라는 입장에서 관찰하는 것으로, 삼라만상의 실체는 본래 없는 것이며 일시적 인연에 따라 잠깐 생긴 것으로 보는 견해.
진제불(眞諦佛) 주019)
진제불(眞諦佛):
참 진리인 부처. 궁극의 진리이며 진실인 부처.
에 예를 표하는 것이니, 법성(法性) 주020)
법성(法性):
모든 법의 본성 또는 체성(體性=모든 사물의 실체). 학파에 따라 여러 이름으로 다르게 불린다. 예컨대, 진여(眞如)·진여 법성·진법성(眞法性)·진성(眞性) 등.
에 든(=속한) 까닭이다. 다섯째의 가관(假觀) 주021)
가관(假觀):
모든 현상계는 본래 공(空)한 것인데 거짓 모습에 속아서 보는 것, 즉 모든 현상을 가상의 입장에 집착해서 보는 안목.
속제불(俗諦佛) 주022)
속제불(俗諦佛):
세속적인 입장에서 일반적으로 진리라고 알고 있는 진리의 부처.
에게 예를 표함이니, 체(體)를 좇아 용(用
작용
)을 일으킨 까닭이다. 여섯째의 중관(中觀) 주023)
중관(中觀):
현상계를 그대로 진리의 차원에서 보는 안목. 가장 이상적이고 차원 높은 입장.
제일의제불(第一義諦佛) 주024)
제일의제불(第一義諦佛):
최고의 진리. 완전한 진리. 뛰어난 깨달음의 지혜가 궁극에 이른 경지의 부처. 궁극의 진리이며 진실인 부처.
에 예를 표함이니 공(空)과 색(色)을 헤아리지 않고 본각진성(本覺眞性) 주025)
본각 진성(本覺眞性):
중생에게 내재(內在)하는 깨달음의 본성(本性).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에 따르면, 불각(不覺)에 상대되는 각(覺
깨달음
)에는 시각(始覺)과 본각이 있는데, 미망을 떨쳐버리고 깨달음으로 향하는 것을 시각(始覺), 그 근거가 되는 중생 본래의 깨달음의 요인을 본각(本覺)이라고 한다.
을 바로 보는 까닭이다. 일곱은 삼관일심(三觀一心) 주026)
삼관일심(三觀一心):
공관·가관·중관의 3가지의 진리를 한마음 가운데서 원만하게 체득하는 것. 일심삼관(一心三觀)으로도 표현함.
이니 삼제일경불(三諦一境佛)에게 예를 표함이니 진(眞=진실)을 취하고 가(假=방편)를 버리지 아니하여 없게 끊어 의탁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의 경(經)은 이미 이 상(相)을 좇은 문중(門中)이므로 또 제3의 예(禮=공경예)와 제5의 예(禮=기용예)에 해당하니, 나머지는 아래와 같은 상(相)을 여의어 염(念)을 다잡은 중에 있느니라.
Ⓒ 역자 | 정우영 / 2008년 11월 20일

주석
주001)
시방(十方):시방세계. 시방(十方)은 동·서·남·북 4방(四方)에, 동북·동남·서북·서남 등 사우(四隅)에, 상·하를 통틀어 이르는 말. 결국 모든 공간.
주002)
명자(名字):명자에. 이름 글자에. 널리 알려진 이름에.
주003)
계수(稽首)야:머리 숙여. 머리를 조아려. 고유어 표현은 ‘머리 조’〈석상24:23ㄱ〉.
주004)
체(體):사물의 본질로서 고정 불변의 특성을 지닌 것. 계(界)·성(性)·본체(本體) 등과 같은 의미로 쓴다.
주005)
늑나(勒那):인명. 늑나마제(勒那摩提). 중인도 출신의 역경승. 구경일승보성론(究竟一乘寶性論)의 번역자. 중국의 북위(北魏) 시대인 508년에 낙양(洛陽)으로 들어와서, 칙명으로 보리류지와 함께 역경에 종사하여 총 6부 24권을 번역했다고 한다.
주006)
삼장(三藏):경(經=부처님이 말씀하신 법문)·율(律=부처님이 제정하신 일상생활에서 지켜야 할 규칙)·논(論=경에 말한 의리를 밝혀 논술한 것) 삼장(三藏)의 내용을 잘 아는 스님. 경·율·논 3장에 통달한 스님.
주007)
아만(我慢):‘나’를 믿으며 스스로 높은 체하는 교만. 지나치게 자신을 믿고 거만한 마음.
주008)
차례(次第):차례. 순서 있게 구분하여 벌여 나가는 관계. ‘次第’는 15세기 현실음을 근거로 재구하면 ‘次’[·]〈권공9ㄱ〉와 ‘第’[:뎨]〈육조,중13〉이므로 한자음은 [*·:뎨]가 기대된다. 그러나 신숙주의 동국정운서(1448)에 따르면, 훈민정음 창제 당시에 이미 ‘례’로 발음했다는 증언을 하고 있다. “端(ㄷ)이 來(ㄹ)됨은 오직 종성만이 아니요 ‘次第’의 ‘第’와 ‘牡丹’의 ‘丹’과 같은 부류로 초성이 변한 것 또한 많으며…”라 하였고, 당대 문헌에서도 ‘·례·로’[序]〈두초10:13ㄱ〉와 ‘第··례:뎨’〈자회,상18ㄱ〉, 그리고 ‘牧·모丹란’〈권공13ㄴ〉 등이 있어 신숙주의 증언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차제(次第)’라는 한자는 남한에서 만든 국어사전에는 올려져 있지 않고, 북한사전에서 주로 ‘…는 차제로’ 구성에 쓰여 “그 즉시” 또는 “그 다음”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주009)
셔:서되. 일반적으로는 ‘셔-+(오/우)’로 분석하나, 음운론적으로는 “셔-[立.평성]+어(어미.거거)→[:셔·]”로 분석하는 것이 합당하다. 명사형어미나 연결어미에 개입하는 선어말어미가 ‘-오/우-’만이 아니라 ‘-아/어-’라는 형태도 있었다고 보고자 한다. 따라서 선행 어간 말음이 ‘ㅏ/ㅑ’인 경우는 ‘-아-’를, ‘ㅓ/ㅕ’인 경우는 ‘-어-’를 선택하되 주체높임 선어말 ‘-시-’의 경우만은 ‘-아-’를 선택한다고 보면 거의 통합상의 문제없이 설명이 가능하다. 여기 ‘서다’는 “사람이 어떤 위치나 처지에 있게 되거나 놓이다.” 정도의 의미이며, ‘-(어)’는 용언의 어간에 붙어 대립적인 사실을 잇는 기능을 하는 연결어미이다.
주010)
오룜:오르내림. 오-[昇]+리-[降]+옴(명사형어미). 어간 ‘오리-’는 비통사적 합성어. ¶各各 셜흔여슷 디위를 오리시니 그 예 시혹 仙人이 외시며〈월석1:20ㄴ〉. 三界예 輪廻야 六道애 오려〈영가, 상113ㄱ〉.
주011)
들에여:떠들어[喧]. 시끄러워. ¶이 둡거든 뎌 訟씨 니샨 섯거 들에요미니〈능엄8:94ㄴ〉.
주012)
능소상(能所相):능(能)은 능동(能動)으로 인식하는 주체, 소(所)는 피동(被動)으로 인식되는 대상. 상(相)은 모양.
주013)
그리메:그림자[影]. 15세기 문헌에는 그르메〈석상24:20ㄴ〉, 그리메〈월석9:21ㄱ〉, 그림제〈월석2:62ㄱ〉 등이 나타나고, 16세기에는 그림재〈초발심9ㄴ〉, 그름제〈백련초해3〉, 그르메〈자회, 상15ㄱ〉 등이 더 쓰였다. 향약구급방의 예를 재구해보면 13세기 고려시대 어휘에 “*그리매[krimaj]”형이 존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蠷螋(구수) 影亇伊汝乙伊[*그리마ㅣ너흐리]〈향약구급방. 13세기〉.
주014)
법신(法身):부처의 삼신(三身)의 하나. 불법(佛法)을 신체에 비유하여 표현한 말로서, 부처가 설한 정법(正法)을 가리킴. 어떤 형체를 가진 몸이 아니라, 영원불변의 진리 그 자체를 뜻한다. 삼신(三身)은 불신(佛身)을 3종류로 구분한 것으로, 논의에 따라 다양하게 나뉜다. ① 법신(法身)·응신(應身)·화신(化身), ② 법신(法身)·보신(報身)·응신(應身), ③ 자성신(自性身)·수용신(受用身)·변화신(變化身) 등.
주015)
실상(實相):불교에서 이르는 모든 존재의 참된 본성. 진여(眞如)·법성(法性)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석가의 깨달음의 내용이 되는 본연의 진실을 의미하며, 일여(一如)·실성(實性)·무위(無爲)·열반(涅槃) 등이 이것의 다른 이름으로 쓰인다.
주016)
소관(所觀):보이는 것. 보고 느껴지는 바.
주017)
니르와:일으킨. 니르-[起]+왇(강조의 접미사)+(관형사형어미). ‘니르-’는 ‘닐-’의 타동사. 능엄경언해(1461) 이전 문헌에는 ‘-/왇-’이 공존하였으나 이후에는 ‘-왇-’으로 통일되었다. ¶知見 니르도〈석상21:2ㄱ〉. 興은 니르와씨라〈월석10:76ㄱ〉.
주018)
공관(空觀):현상계의 일체법은 다 실체가 없는 공(空)이라는 입장에서 관찰하는 것으로, 삼라만상의 실체는 본래 없는 것이며 일시적 인연에 따라 잠깐 생긴 것으로 보는 견해.
주019)
진제불(眞諦佛):참 진리인 부처. 궁극의 진리이며 진실인 부처.
주020)
법성(法性):모든 법의 본성 또는 체성(體性=모든 사물의 실체). 학파에 따라 여러 이름으로 다르게 불린다. 예컨대, 진여(眞如)·진여 법성·진법성(眞法性)·진성(眞性) 등.
주021)
가관(假觀):모든 현상계는 본래 공(空)한 것인데 거짓 모습에 속아서 보는 것, 즉 모든 현상을 가상의 입장에 집착해서 보는 안목.
주022)
속제불(俗諦佛):세속적인 입장에서 일반적으로 진리라고 알고 있는 진리의 부처.
주023)
중관(中觀):현상계를 그대로 진리의 차원에서 보는 안목. 가장 이상적이고 차원 높은 입장.
주024)
제일의제불(第一義諦佛):최고의 진리. 완전한 진리. 뛰어난 깨달음의 지혜가 궁극에 이른 경지의 부처. 궁극의 진리이며 진실인 부처.
주025)
본각 진성(本覺眞性):중생에게 내재(內在)하는 깨달음의 본성(本性).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에 따르면, 불각(不覺)에 상대되는 각(覺 <세주>깨달음)에는 시각(始覺)과 본각이 있는데, 미망을 떨쳐버리고 깨달음으로 향하는 것을 시각(始覺), 그 근거가 되는 중생 본래의 깨달음의 요인을 본각(本覺)이라고 한다.
주026)
삼관일심(三觀一心):공관·가관·중관의 3가지의 진리를 한마음 가운데서 원만하게 체득하는 것. 일심삼관(一心三觀)으로도 표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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