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부처님의 명을 받아 원각경 보호할 것을 맹세 10
【종밀주석】 亦云鳩槃茶ㅣ니 食人精血니 其疾이 如風고 變化ㅣ 稍多니 住於林野야 管諸鬼衆故로 號爲王니 來至道場야 而爲上首
원각경언해 하3의2:91ㄴ
ㅣ러니라
Ⓒ 구결 | 세조(조선) / 1465년(세조 11)
닐오매
鳩槃茶 주002) 구반다(鳩槃茶): 팔부(八部)의 하나. 사람의 정기를 빨아먹는다는 귀신으로, 사람의 몸에 머리는 말[馬]의 모양을 하고 있으며, 남방 증장천왕의 부하이다.
ㅣ니 사 精血을 먹니 그
로미 주003) 로미: 빠름이. 빠르기가. 명사형 ‘롬’은 ‘-[疾·急]+옴(명사형어미)’의 통합형. 어간 ‘-’는 자음 어미 앞에서는 ‘-’로, 모음 어미 앞에서는 ‘ㄹ-’로 실현돼 오늘날과 활용 양상이 유사하였다. 그러나 현대어에서 동일한 ‘르’불규칙용언인 ‘다르다, 오르다’ 등의 활용 양상은 예문처럼 조금 달랐다. ¶中國귁에 달아〈훈언1ㄴ〉. 見性은 달오미 업스니〈능엄2:35ㄱ〉. 여스슨 下方이 올아 化 觀이니〈원각, 하2-2:35ㄱ〉. 하해 올오미 眞實로 쉽디 아니나〈금삼3:20ㄴ〉.
고
變化 주004) 변화(變化): 여러 가지로 모습을 바꿔서 몸을 나타내는 것. 형태와 모양이 갖가지로 변하는 것. 오늘날 “사물의 성질이나 모양, 상태 따위가 바뀌어 달라짐”의 의미와는 달리 동작주가 스스로 행하는 동작을 나타내는 주동사(主動詞)의 의미가 강하다.
ㅣ
져기 주005) 져기: 적이. 조금[稍]. 젹-[少·小]+이(부사 파생접사). 구결문의 “變化ㅣ稍多니”에서 ‘稍’에 대한 번역. 오늘날에는 ‘小’와 ‘少’가 각각 ‘작다’와 ‘적다’로 분간 사용되지만, 중세국어에서는 ‘쟉다’와 ‘젹다’가 그런 의미차가 뚜렷하지 않다. 정속언해(1518)에는 ‘쟈기’도 쓰였다. ¶킈 젹도 크도 아니고〈월석1:26ㄴ〉. 곡식글 이고 기리 쟈기 바며〈정속23ㄴ〉.
하니 林野애 사라 한 鬼衆을
려실 주006) 려실: 데리고 있으므로. 리-[管]+어(어미)#시-[‘이시-’(有)의 이형태]+ㄹ(어미). 동사 ‘리-’는 “아랫사람이나 동물 따위를 자기 몸 가까이 있게 하다.”는 의미로, 오늘날 ‘데리다’의 중세국어 소급형. ¶題目이 一部ㅅ 그를 려 머구머실 닐오 通이라〈원각, 상1-1:2ㄴ〉.
일후믈 王이라 니 道場애 와 上首ㅣ
외얫더니라 주007) 외얫더니라: 되어 있었더니라. ‘외-’[爲]가 부동사형 ‘-야’와 연결된 ‘외야’에 ‘잇더니라[有]’가 통합된 어형. 이때 ‘외야#잇-’이 ‘외얫-’으로 모음 축약되었다. 15세기 국어문헌에는 결과의 지속을 나타내는 ‘-아/어#잇-’형과 ‘-앳/엣-’형, 그리고 이것이 문법화한 ‘-앗/엇-’형이 공존하였다. ¶精舍 오 오 안자 잇더시니〈월석1:6ㄱ〉. 精舍애 안잿더시니〈곡3〉. 미 두려이 가 너비 國土 머것다 시니〈능엄2:63ㄱ〉. 一切時와 곧과애 보아 서르 나탓니〈금삼3:53ㄱ〉.
Ⓒ 언해 | 세조(조선) 명찬 / 1465년(세조 11)
또 구반다(鳩槃茶)라고도 이르니, 사람의 정혈(精血=생기를 돌게 하는 맑은 피)을 먹나니, 그 빠르기가 바람 같고, 변화(變化)가 조금 많으니, 수풀이나 들에 살아서 많은 귀중(鬼衆=귀신의 무리)을 데리고 있으므로 이름을 ‘왕(=귀왕)’이라 하나니, 도량에 와서 상수(上首=첫째 우두머리)가 되어 있었더니라.
Ⓒ 역자 | 정우영 / 2008년 11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