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이 『경』의 이름과 공덕 등에 대한 말씀 11
【종밀주석】
원각경언해 하3의2:78ㄴ
宗은 是頓敎ㅣ오 事 具漸門니 旣頓漸을 俱收 則遲速이 皆益니 入與不入에 揔可留心이니 故로 正宗中에 分上中下시니라
원각경언해 하3의2:79ㄱ
二 喩ㅣ라
Ⓒ 구결 | 세조(조선) / 1465년(세조 11)
원각경언해 하3의2:78ㄴ
宗 이
頓敎 주003) 돈교(頓敎): 문자나 언어에 의하지 않고, 수행의 차례를 거치지 않고 처음부터 대승의 진리를 말한 것.
ㅣ오 事 漸門이 니 마 頓과 漸과 다 자
더듸니와 니왜 주004) 더듸니와 니왜: 더딘 사람과 빠른 사람이. ‘더듸니’는 ‘더듸-[遲]+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로, ‘니왜’는 ‘-[速]+ㄴ(관형사형)#이(의존명사)+와(공동격)+이(주격조사). 중세국어에서의 체언 나열은 체언 뒤에 공동격조사 ‘와/과’로 마지막 체언까지 연결한 다음에 다시 문장 성분에 맞는 격조사를 연결하였다. 즉 “N1과/와 N2과/와+(조사)”와 같은 형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당시 곡용의 질서였다. ¶一切 믜 相이 업서 입시울와 혀와 엄과 니왜 다 됴며 고히 길오〈석상19:7ㄴ〉.
다 益니 드롬과 드디 몯호매 다 어루 둘디니 그럴
正宗 주005) 정종(正宗): 경전(經典)의 조직 중 하나. 정종분(正宗分)은 석가세존의 설법을 서술한 경의 본체.
中에 上中下애 호시
원각경언해 하3의2:79ㄱ
니라
【漸門이 조 二執 주006) 이집(二執): 인집(人執=아집)과 법집(法執). ‘아집’은 오온이 합하여 성립된 몸에 참된 자아가 있다는 집착. ‘법집’은 객관적 현상을 실재한 것으로 착각하고 고집하는 것 또는 교법에 얽매이고 집착하여 참된 깨달음을 얻지 못하는 것.
과 二空 주007) 이공(二空): 아공(我空)과 법공(法空). 전자는 중생은 오온이 합한 것이므로 실체가 없다고 하는 것. 후자는 만유가 모두 인연이 모여 생기는 가짜 존재이므로 실체가 없다고 하는 것.
과 五道 주008) 오도(五道): 중생이 업인(業因)에 따라 왕래하는 지옥·아귀·축생·인도(人道)·천도(天道).
와 五性 주009) 오성(五性): ① 보살정성(菩薩定性): 본래부터 부처가 될 종자를 갖춘 이. ② 연각정성(緣覺定性): 벽지불이 될 종자를 갖춘 이. ③ 성문정성(聲聞定性): 아라한이 될 종자를 갖춘 이. ④ 삼승부정성(三乘不定性): 2가지 종자나 3가지 종자를 갖춘 이. ⑤ 무성유정(無性有情): 성문·연각·보살의 종자는 없고, 다만 인승(人乘)이나 천승(天乘)이 될 종자만을 갖춘 이.
과 四位 주010) 사위(四位): ① 오계(五戒), ② 팔계(八戒), ③ 십계(十戒), ④ 구족계(具足戒). ‘구족계’에서 비구는 250계, 비구니는 348계.
와 三觀 주011) 삼관(三觀): 진리를 관찰하는 3가지 방법. 사마타·삼마발제·선나. 천태종에서는 공관(空觀)·가관(假觀)·중관(中觀)으로 나눈다. ① 공관(空觀): 제법개공(諸法皆空)의 이치를 증득하기 위해서 닦는 관법. ② 가관(假觀): 만유의 모든 법이 공하여 실재한 것이 없다고 믿고 닦는 관법. ③ 중관(中觀): 모든 것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관찰하여 거기서 평등의 가치와 진리를 발견하는 것. 현상세계인 가(假)가 그대로 공(空)이고, 공이 곧 그대로 현상 세계라고 직관하는 것. 공관(空觀)과 가관(假觀)을 구별하지 않고, 이 둘을 포함하면서도 집착하지 않는 최고의 진리.
과 四相 주012) 사상(四相): 금강경에서 설하는 중생의 4가지 그릇된 관념. ① 아상(我相), ② 인상(人相), ③ 중생상(衆生相), ④ 수자상(壽者相).
과 四病 주013) 사병(四病): ① 작병(作病), ② 임병(任病), ③ 지병(止病), ④ 멸병(滅病).
과 三期와 三七와 禮懺과 安居 주014) 안거(安居): 출가한 승려가 일정한 기간 동안 외출하지 않고 한곳에 머무르면서 수행하는 제도.
히라 더듸며 로미 다 益호 닐오 마 아닌 文性 여희여 法을 디니고 아디 몯닌 文을 여희디 아니야 義 디뇨미 이 바다 디니논 相이라 上中下 호 上은 觀行 通히 기샤 니고 中은 三觀諸輪 各別히 기샤미오 下 道場加行 주015) 도량가행(道場加行): 도량(道場)에서 가행(加行)하는 일. ‘가행’은 목적을 이루려고 더욱 힘을 써서 마음과 계행을 닦는 일.
이라】 둘흔 가비샤미라
Ⓒ 언해 | 세조(조선) 명찬 / 1465년(세조 11)
종(宗)은 이것이 돈교(頓敎)이고, 사(事)는 점문(漸門)이 갖추어졌으니, 이미 돈(頓)과 점(漸)을 다 잡았으므로 더딘 이와 빠른 이가 다 이로우니, 들어옴과 들어오지 못함에 다 가히 마음을 두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정종분(正宗分) 중에서 상·중·하로 나누신 것이다.【점문(漸門=점진적 수행방법)이 갖추어졌다 함은 이집(二執)과 이공(二空)과 오도(五道)와 오성(五性)과 사위(四位)와 삼관(三觀)과 사상(四相)과 사병(四病)과 삼기(三期=장기·중기·단기)와 삼칠(三七=21일)과 예참(禮懺=예배와 참회)과 안거(安居) 등이다. 더디며 빠름이 다 이롭다 함은 이르되, 이미 깨달은 이는 문성(文性)을 떠나 법을 지니고, 깨닫지 못하는 이는 문(文)을 떠나지 못하여 의(義)를 지니는 것, 이것이 받아 지니는 모습이다. 상·중·하로 나눈다 함은 상(上)은 관행(觀行=마음을 관조하는 수행법)을 통달하여 밝히심을 이르고, 중(中)은 삼관제륜(三觀諸輪=삼관으로 수행하는 모든 방법)을 각기 특별히 밝히신 것이고, 하(下)는 도량가행(道場加行)이다.】 둘째는 비유하신 것이다.
Ⓒ 역자 | 정우영 / 2008년 11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