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비유를 들어서 의심을 풀어주심 가) 허공 꽃의 비유 1
【종밀주석】 謂不知華ㅣ 因翳有야 妄執從空而生이라 며 不知迷眞故로 妄生야 橫執眞能生妄이니 旣得翳差야 都不見華며 聞說從翳而
원각경언해 상2의3:26ㄴ
生호 又執何時예 更翳로 以喩此來예 迷倒야 妄見輪廻다가 因聞普眼法門야 了悟根塵의 淸淨며 聞道因除迷心故로 得淸淨이언뎡 不是新得妙門이라 호 又執早晩애 更迷호미 猶如何時예 更翳ㄴ 시니라 問호 翳差之者ㅣ或有他時예 更生이라 不必的定永無ㅣ어늘 如何以此爲喩오 答호 夫喩者 但取當日一席之事ㅣ오 不說終身이니 但以愚人이 晨旦애 見華다가 食時예 眼
원각경언해 상2의3:27ㄱ
差야 見華의 亂生亂滅고 謂言호 翳亦速起速停이라 야 念念侯之 故云不可ㅣ시니 故로 諸經論애 喩釋佛云호 如大夢覺이라 니 豈可難云호 睡起夢覺 何妨明夜애 更睡還夢이리오 若如是難이면 豈識喩焉이리오
Ⓒ 구결 | 세조(조선) / 1465년(세조 11)
닐오 華ㅣ
료 주007) 료: 가림을. 막힘을. 리-[翳]+옴+.
因야 잇
주008) 아디 주009) 몯야 空 브터 나니라 妄히
자며 주010) 자며: 잡으며. 집착하며. 잡-[執]+며.
眞을 迷 妄이 난 아디 몯야 眞이 能히 妄 내니라
그르 주011) 그르: 그릇되게. 그르-[非]+∅(부사파생접미사). 대개는 영형태를 인정하지 않고, 어간이 바로 부사로 파생된 것으로 간주함. 이른바 어간형부사.
잡니 마 료미
됴호 주012) 됴호: 나음을. 둏- +옴(명사형어미)+(목적격조사). ‘둏-’은 [好]를 뜻하는 형용사로도 쓰이고, [좋아지다]를 뜻하는 동사로도 쓰이는데, ‘(병이) 낫다’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得야 다 華 보디 몯며
원각경언해 상2의3:27ㄴ
료 브터 나다 닐오 드로 어느 時節에 다시
릴고 주013) 릴고: 가려질까. 리-[翳]+ㄹ고(의문종결어미).
자보로
아 주014) 아: 이전에. 아+∅(특수처소부사격조사). 음절부음 [j]로 끝나는 체언 중 시간이나 장소를 나타내는 말 뒤에는 부사격 조사(관형격 조사) ‘-/의’가 나타나지 않는다.
迷며
갓라 주015) 갓라: 전도되어. 거꾸로 되어. 갓-[倒]+아(연결어미). 현대 국어 부사 ‘거꾸로’는 동사 ‘갓-’에 부사파생접미사 ‘-오’가 결합한 ‘갓로’의 발달형이다.
妄히 輪廻 보다가 普眼 法門 드로 因야 根과 塵과 淸淨 알며 迷
더로 주016) 因 淸淨을 得
니언 주017) 이
새로 주018) 새로: 새로이. ‘새(명사)+로(부사격조사)’가 부사로 굳어진 것.
微妙 門을 得홈 아니라 닐오 드로 어느 제 다시 迷
고 주019) -고: -할까. -- +ㄹ고(의문종결어미). 대개 ‘고’ 또는 ‘꼬’로 적힘.
자보미 어느 時節에 다시 리료 홈 가비시니라 무로 룜 됴 사미 시혹 다 時節에 다시
남 주020) 남: 태어남. 생겨남. ·나(어간. 거성)+옴(명사형어미)→:남(상성). /ㅏ, ㅓ, ㅗ, ㅜ/ 뒤에 ‘-오/우-’가 결합되면, ‘-오/우-’는 나타나지 않고, 이처럼 성조가 바뀐다.
잇논 주021) 디라 주022) 디라: 것이라. (의존명사)+ㅣ(서술격조사)+라.
반기 주023) 반기: 반드시. 반(불규칙적 어근)+이(부사파생접미사).
바 주024) 一定히 永히 업숨 아니어늘 엇뎨
일로 주025) 가비시뇨 주026) 가비시뇨: 비유하시는가. 가비- +시+니+오(해라체 의문종결어미). ‘-고’가 /ㄱ/ 약화를 거쳐 ‘-오’로 교체된 것.
對答호 가비샤 오직 當
낤 주027)
돗긧 주028) 돗긧: 자리의. 법석의. [席]+의(특수처소부사격조사)+ㅅ(관형격조사).
이 取샤미오 終身을 니샴 아니니 오직 어린 사미
새배 주029) 華 보다가 食時예 누니
됴하 주030) 華
주031) -: -의. ‘華’의 ‘-’는 현대국어라면 주격조사가 쓰일 자리에 쓰인 관형격조사. 궁극적으로 명사형 ‘홈’을 수식함.
어즈러이 주032) 어즈러이: 어지러이. 어즈럽- +이. 어즈러〉어즈러이.
나며 어즈러
원각경언해 상2의3:28ㄱ
이 滅호 보고 닐오 룜도 리 닐며 리
긋니라 주033) 긋니라: 그치느니라. 긏-[止]++니+라.
야 念念에
기드릴 주034) 니샤 올티 아니타
샤미시니 주035) 샤미시니: 하심이시니. - +샤+옴+이+시+니.
그럴 諸經論애 부텨를 가벼 사겨 닐오 큰
욤 주036) 욤: 깨어남. -[覺]+옴(명사형어미). 반자음 [j]의 개입을 통한 모음충돌회피.
다 주037) 니 엇뎨 詰難야 닐오
니러 주038) 엇뎨 來日ㅅ 바 다시 자 도로 미 害료 호미
올료 주039) 올료: 옳으리오. 옳- +리+오(해라체 의문종결어미). ‘-으리/리-’는 기원적으로 서술격조사를 내포하고 있는데, 이 서술격조사 뒤에서 /ㄱ/이 약화됨.
다가 이티 詰難면 엇뎨 가비샤 알리오
Ⓒ 언해 | 세조(조선) 명찬 / 1465년(세조 11)
이르되, 꽃이 가려짐(翳)을 인하여 존재하는 것을 알지 못하여, ‘공(空)으로부터 난 것이라.’라고 헛되이 잡으며(집착하며), 참을 알아보지 못하므로 허망한 것(헛것)이 난 것을 알지 못하여 ‘참이 능히 망(妄)을 내느니라.’(하고) 그릇되이 잡느니(집착하느니), 이미 가려짐(翳)의 증세가 나음을 얻어서 다 꽃을 보지 못하며 ‘가려짐으로부터 생겨났다.’라고 일컬음을 듣되, 또 ‘어느 때에 다시 가려질까.’(하고) 집착함으로써 이전의 미혹하며 전도되어 헛되이 윤회를 보다가 보안(普眼) 법문(法門)을 들음을 인하여 근(根)과 진(塵)의 청정한 것을 알며, ‘미혹한 마음 덜어버림을 인하므로 청정함을 얻을 뿐이지, 이것이 새로 미묘한 문(門)을 얻음이 아니라.’라고 일컬음을 듣되, 또 ‘언제 다시 미혹할까.’(하고) 집착함이 ‘어느 때에 다시 가려질까.’ 함과 같은 것을 비유하신 것이다. 묻되, “가려짐의 증세가 나은 사람이 혹시 다른 때에 다시 태어남이 있는지라, 반드시 바로 일정히 길이 없음이 아니거늘, 어찌 이것으로 비유하시는가.”(하니) 대답하되, 비유하심은 오직 당일의 한 법석(法席)의 일을 취하심이고, 종신(終身)을 일컬으심이 아니니, 오직 어리석은 사람이 새벽에 꽃을 보다가 밥 먹을 (짧은) 시간에 눈이 나아서 꽃의 어지럽게 생겨나며 어지럽게 사라짐을 보고 이르되, ‘가려짐도 또 빨리 일어나며 빨리 그치나니라.’(라고) 하여, 계속 생각하며 기다리므로 이르시되, ‘옳지 아니하다.’라고 하신 것이시니, 그러므로 여러 경론(經論)에서 부처를 비유하여 새겨 말하되, “큰 꿈을 깨는 것 같다.”라고 하니, 어찌 힐난하여 일컫기를 “잠에서 일어나 꿈을 깬들 어찌 내일 밤에 다시 자서 도로 꿈이 해치겠는가.”〈라고〉 함이 옳으리요. 만일 이같이 힐난하면 어찌 비유하심을 알리오.
Ⓒ 역자 | 김무봉 / 2005년 12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