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智)가 네 경(境)에 연(緣)하여 걸려 가림이 없는 까닭이다. 하나는 법(法)이니 지(地), 수(水), 화(火), 풍(風) 등을 이르심과 같고, 둘은 의(義)이니 굳음[堅]과 젖음[濕]과 더움[煖]과 움직임[動] 등과 같고, 셋은 사(辭)이니 이르되, 저 방언(方言)을 얻어 지(地) 등을 이르심이고, 넷은 세 가지의 지(智) 중에 즐겨 이르심이니, 위는 지론(智論)을 의지하니라(=의지한 것이다). 만약 화엄(華嚴)을 잡을진댄 첫 둘이 이것과 다르니 이르되, 하나는 자상(自相)을 앎이고, 【경(經)에 이르신 이 보살이 법무애지(法無礙智)로 제법(諸法)의 자상을 앎이다.】 둘은 별상(別相)을 앎이다. 【경(經)에 이르신 의무애지(義無礙智)로 제법(諸法)의 별상(別相)을 앎이다.】 또 하나는 자성(自性)을 앎이고, 【경(經)에 이르신 법무애지(法無礙智)로 제법의 자성을 앎이다.】 둘은 생멸(生滅)을 앎이다. 【경(經)에 이르신 의무애지(義無礙智)로 제법의 생멸상(生滅相)을 앎이다.】 또 하나는 법지(法智)이고, 둘은 비지(比智)이다. 【경(經)에 이르시되, “법무애지(法無礙智)로 현재의 차별을 알고, 의무애지(義無礙智)로 과거와 미래의 법의 차별을 알다.”라고 하시니, 이는 그 시대의 앎을 이름지어 부르는 것이 법지(法智)이니, 곧 법무애(法無礙)이고, 과거와 미래를 거슬러 보며, 현재를 능히 앎이 이름이 비지(比智)이니, 곧 의무애(義無礙)이다.】 또 하나는 일상(一相)을 앎이고, 【경(經)에 이르신 법무애지(法無礙智)로 “제법의 일상이 헐지 아니함을 알다.”라고 하시니, 제일의체(第一義諦)의 아(我)가 없으므로 이르시되, “일상(一相)이니 헐지 아니하다.”라고 이르심은 아(我)가 없음을 헐지 아니한 까닭이니 만약 이르되, “내 아(我)가 없음을 알며, 내 아(我)가 없음을 증(證)했다.”라고 하면 아(我)가 없음을 헒이니 능소(能所)가 있는 까닭이다.】 둘은 온(蘊)과 계(界) 등을 앎이다. 【경(經)에 이르신 의무애지(義無礙智)로 온(蘊)과 처(處)와 계(界)와 체연기(諦緣起)의 잘 공교(工巧)함을 앎이다.】 또 하나는 일승(一乘)의 평등성(平等性)을 앎이고, 둘은 제승(諸乘)의 차별성(差別性)을 앎이다. 뒤의 둘은 같으니 이르되, 사(辭)는 법(法)과 의(義)를 이름이고, 즐겨 이름은(=말함은) 사(辭) 중의 각별한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