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밀주석】 次眼識이 遲鈍야 旋火ㅣ 成輪相니
Ⓒ 구결 | 세조(조선) / 1465년(세조 11)
원각경언해 상2의3:23ㄱ
버거 주003) 버거: 다음으로. 벅-[次]+어. 이 단어의 어간은 ‘버그-’가 아니라 ‘벅-’이다. ‘벅게코져’(圓覺 상1-2:75ㄴ)를 참조할 것.
眼識 주004) 안식(眼識): 모양·빛깔 등을 분별하고 아는 작용. 시각(視覺).
이
遲鈍 주005) 야
횟도 주006) 횟도: 휘도는. 순환하는. 횟돌-[旋]++ㄴ.
브리
輪相 주007) 윤상(輪相): 탑의 꼭대기에 장식하여 놓은 윤형(輪形)의 것.
이 외니라
【버거 眼識이 遲鈍타 호 一定 주008) 일정(一定): 어떤 기준에 따라 모양이나 방향 따위가 정해져 있는 것.
眼 사기니 데 주009) 鈍야 리 주010) 밋디 주011) 몯야 브릐 주012) 횟도로 주013) 보고 輪相이 외요 取 니샤 一定 眼이언 주014) 이언: -인, 것이지. 이+어+ㄴ. ‘-거-’는 과거시제, 완료 또는 확정법을 나타내는데, 자동사와 형용사, 서술격 조사에서는 ‘-거-’가 쓰이고, 타동사에서는 ‘-어-, -아-’가 쓰인다. 그런데 ‘-거-’의 /ㄱ/은 서술격 조사나 /ㄹ/이나 이중모음의 음절부음 [j] 뒤에서 약화하여 유성성문(후두)마찰음 [ɦ]으로 변화하는데, 이를 표기한 것이 ‘ㅇ’이다.
凝然 주015) 응연(凝然): 작용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
야 구더 주016) 永히 올마 주017) 뮈디 주018) 아니호 주019) 아니호: 아니함을. ‘-’는 강조 또는 단독의 보조사로서, 체언, 조사, 어말어미 뒤에 두루 통합될 수 있음.
비르서 주020) 비르서: 비로소. 비릇-[始]+어. 동사의 활용형 ‘비르서’가 부사로 굳어진 것이 현대국어의 ‘비로소’임.
일후미 주021) 一定이라 니샴 주022) 아니라 주023) 아니라: 아니다. 아니-[非]+라. 중세국어의 ‘아니’는 명사로 쓰였으므로 ‘아니라’는 ‘아니(명사)+∅(서술격조사)+라’로 분석할 수도 있음.
】
Ⓒ 언해 | 세조(조선) 명찬 / 1465년(세조 11)
다음으로 안식(眼識)이 지둔(遲鈍)하여 휘도는 윤상이 되느니라. 【‘다음으로 안식이 지둔하다.’라고 함은 일정한 눈을 풀이한 것이니, 뜻에 둔하여 빨리 미치지 못해 불이 휘도는 것을 보고 윤상이 됨을 취하므로, 이르시되 ‘일정한 눈이라 하신 것이지, 응연(凝然)하여 굳어 영원히 옮아 움직이지 아니함을 비로소 일컬음이 일정이라.’라고 이르신 것이 아니다.】
Ⓒ 역자 | 김무봉 / 2005년 12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