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節要】
又荷澤이 收束無爲無住와 乃至不可說等種種之言
별행록절요언해:53ㄴ
야 但云호 空寂知
이라 니 주001) ㅣ라 니: 구결 달린 원문 ‘空寂知ㅣ라 ᄒᆞ니’에서는 ‘라’가 쓰일 위치에 ‘이라’가 쓰였다.
一切攝盡니 空者 空却諸相니 猶是遮遣之言이오 寂是實性不變動義ㅣ라 不同空無也ㅣ오 知 是當體表現義ㅣ라 不同分別也ㅣ니 唯此ㅣ 方爲眞心本體故로 始自發心야 乃至成佛
ㅣ라도 주002) ㅣ라도: 구결 달린 원문 ‘乃至成佛ㅣ라도’에서는 ‘이라’가 쓰일 위치에 ‘ㅣ라’가 쓰였다. ‘ㅣ라도’는 ‘ㅣ(서술격조사)+어(연결어미)+도(보조사)’의 구조이다. 연결어미 ‘-어’는 서술격 조사 어간 ‘이/ㅣ-’ 뒤에서 ‘-라’로 교체된다.
唯寂唯知ㅣ 不變不斷니 但隨地位야 名義稍殊니라
Ⓒ 구결 | 미상 / 1522년(중종 17) 3월 일
별행록절요언해:54ㄱ
· 荷하澤·이 ·욤 :업스·며 住·듀홈 :업스며
어루 주003) 어루: 가히. 능히. ‘어루’가 보편적인데, ‘어로’의 예도 적지 않다. 이 책에서는 ‘어로’가 많이 보인다(1ㄴ, 7ㄴ, 18ㄴ, 52ㄱ).
니·디 ·몯
·:햇 주004) 몯 햇: 못할 것들의. 몯+-+ㄹ(관형사형어미)+ㅎ[等](의존명사)+앳(처소관형격조사). ‘ㅎ’은 대개 체언 뒤에 쓰이지만, 이처럼 관형어 뒤에 나타나기도 한다. 이때의 ‘ㅎ’은 의존명사이다. ‘몯ᄒᆞᆯ’의 ‘ㄹ’이 명사형 어미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가·지가·짓 ·말·
뫼:화 주005) 뭇·거 주006) 오·직 닐·오·
空寂·젹知디 주007) 공적지(空寂知): 집착이 없어 텅 빈 마음의 지혜.
ㅣ라
니 주008) 니: ‘ㅣ라 ᄒᆞ니’에서는 주체인 荷澤을 존대하지 않고 있다. ‘荷澤의 ᄀᆞᄅᆞ쳐 뵈신’(31ㄱ)과는 다른 모습이다.
一·일切:쳬·를 ·다
모·도자·니 주009) 모도자니: 포섭하니. 모도잡-[攝]+니. 이 책에서 ‘모도잡다’는 ‘撮’의 번역으로도 쓰이고(33ㄴ-34ㄱ), ‘統’의 번역으로도 쓰였다(57ㄱ).
뷔다 주010) 뷔다: 비었다. 뷔-[空]+다. 동사 어간에 시제 표지가 없이 바로 ‘-다’가 결합하면 과거 시제를 나타낸다. 중세국어에서 ‘:뷔-(상성)’는 현대국어 ‘비다[空, 虛]’를 뜻하고, ‘·뷔-(거성)’는 ‘베다[斬]’를 뜻하는 말로서 서로 구별되었다. 여기서는 전자의 ‘뷔다’가 쓰였지만, 첫 음절이 평성으로 나타나 있다.
:호· · 諸졔相··을
뷔에 주011) 뷔에: 비게. 뷔-[空]+게(연결어미). 어간말음인 음절부음 [j] 뒤에서 ‘ㄱ’이 약화된 것이다.
니
·오히:려 주012) 오히려: 마치. 중세국어의 ‘오히려’는 현대국어와 달리 ‘아직, 지금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조차’ 등을 뜻한다. 여기의 ‘오히려’는 ‘猶’의 번역인데, ‘猶’는 ‘같음’을 의미한다. ‘오히려’의 의미에 대하여는 ‘오히려’(18ㄴ)에 대한 주해를 참조할 것.
·이 마·가 :업게 ··
·마·리오 주013) 마리오: 말이고. 말+이(서술격조사)+고(연결어미). ‘-고’의 ‘ㄱ’은 서술격 조사 어간 ‘이-’나 음절부음 [j], 모음이나 ‘ㄹ’ 받침 뒤에서 약화하여 유성 성문마찰음 [ɦ]으로 실현되는데, 그것을 ‘ㅇ’으로 표기한다. 현대국어 ‘이요’는 바로 이 ‘이고’의 발달형이다. 즉 ‘이고→이오(‘ㄱ’ 약화)〉이요(반자음 개입)’의 과정을 거친 것이다.
괴외타 주014) 괴외타: 고요하다. 괴외+-+다. 모음 ‘ㆍ’ 탈락.
:호· 이
實·실性· 주015) 실성(實性): 있는 그대로의 본성. 모든 현상의 있는 그대로의 참모습.
이 變·변··야 뮈·디 아니·
··디라 주016) 실성(實性)이 변(變)야 뮈디 아니 디라: 현대국어의 문법을 적용하면 ‘-다 디라’가 기대되지만, 중세국어에서는 그러한 표현 대신 ‘- 디라’가 쓰인다. ‘-닷 디라’와 ‘-닷 마리라’도 쓰였는데, 이 중 ‘-닷 마리라’의 ‘ㅅ’이 자음동화에 의해 ‘ㄴ’으로 실현된 결과 ‘-한단 말이다’와 같은 구문이 형성되고, 이때의 ‘한단’을 ‘한다는’의 축약형으로 오해한 결과 ‘한다는 말이다’가 형성되었다.
空字··와
無무字··와 주017) 공자(空字)와 무자(無字)와: ‘공(空)’ 자 및 ‘무(無)’ 자와. 현대역에서는 ‘공자(空字)와’의 ‘와’ 대신 ‘및’을 사용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디 아:니코 知디字·· ·이 반·기 : 體:톄·
나·토와 주018) 나토와: 나타내어. 낱-[現]+오(사동접미사)+아. ‘아→와’는 순행 동화로 인한 반자음 [w]의 개입이 반영된 표기이다.
뵈: ·디라 分분別·별·: ·과 ·디 아·니·니 오·직 ·이 ·아: ·미
비·르 주019) 비르: 비로소. 비릇-[始]+어(연결어미). 동사의 활용형 ‘비르서’가 부사로 굳어진 것인데, 이 책에서는 ‘비르ᅀᅥ’로 적힌 것도 보인다. ‘비르’는 다른 문헌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고, 이 책에서만 나타난다(40ㄴ, 45ㄴ, 47ㄴ, 54ㄱ, 59ㄱ, 65ㄱ, 81ㄴ). 이 책에는 ‘비르서’도 보인다(19ㄴ, 27ㄴ, 40ㄴ).
진實·실 주020) 진실(眞實): 진실된. 한자어의 제1음절에서 한자가 표기되지 않고 한자음만 표기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일반적으로는 관형격 조사 ‘ㅅ’이 결합한 ‘眞實ㅅ’이 쓰인다.
· 本:본體:톄니 그별행록절요언해:54ㄴ
·럴· ·처·믜 發:발心심·호매 니·르러도 주021) 니르러도: 이르러도. 니를-/니르-[至]+아/어+도. ‘니를-’의 활용형 ‘니르르시니’에서 동음생략의 결과 ‘니르시니’가 형성되고, 여기서 새로운 어간 ‘니르-’가 형성되어, 중세국어에서는 ‘니를-’과 ‘니르-’가 공존하였다. 현대국어의 불규칙활용형 ‘이르러’는 이 어휘의 어간이 원래 ‘니를-’이었던 사실에 말미암는다.
오직 寂·젹과 오·직 知디·왜 改·變·변 아·니·며 긋·디 아·니니 오·직 地·디位위· 조·차 일·홈·과 ··괘 :져기 주022) 져기: 약간. 젹-[少]+이(부사파생접미사).
다·니라
Ⓒ 언해 | 미상 / 1522년(중종 17) 3월 일
또 하택(荷澤)이 함이 없으며 머묾이 없으며 가히 설하지 못할 것들의 가지가지 말을 모아 묶어서 오직 이르기를 공적지(空寂知)라 하니, 일체를 다 아우르니, 비었다[空] 함은 또 모든 상(相)을 비게 한 것이니, 오히려 이는 막아서 없게 하는 말이요
(=말과 같고)
, 고요하다[寂] 함은 이는 실성(實性)이 변하여 움직이지 아니한다는 뜻이다. 〈이것은〉 ‘공(空)’ 자 및 ‘무(無)’ 자와 같지 아니하고, ‘지(知)’ 자는 이는 반드시 마음의 체(體)를 드러내어 보인다는 뜻이라, 분별하는 마음과 같지 아니하니, 오직 이 아는 마음이 비로소 진실된 마음의 본체이니, 그러므로 처음에 발심함에 이르러서도 오직 ‘적(寂)’과 오직 ‘지(知)’가 바뀌어 변하지 아니하며 끊어지지 아니하니, 오직 지위(地位)를 따라 이름과 뜻이 약간 다르니라.
Ⓒ 역자 | 이유기 / 2017년 1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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