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私記】
별행록절요언해:2ㄱ
予觀今時修心人호니 不依文字指歸고 直以密意相傳處로 爲道면 則溟涬然야 徒勞坐睡며 或於觀行애 失心錯亂故로 須依如實言敎야 決擇悟修之本末야 以鏡自心야 即於時中에 觀照ㅣ언 不枉用功爾니라 又錄中에 所載혼 神秀等諸宗을 在前者 辨明得失야 從淺至深故也
별행록절요언해:2ㄴ
ㅣ시니라
Ⓒ 구결 | 미상 / 1522년(중종 17) 3월 일
내 ·이제
:닷· 주001) 닷: 닦는. [修]-+(관형사형 어미). 동사 어간 뒤의 ‘-’이 미래 시제가 아니라, 시제와 무관한 절대 시제를 나타내는 경우가 있다.
사 보·니
文字 주002) 문자(文字): 이 문자는 ‘글자’가 아니라 ‘글’을 뜻한다.
로
갈 주003) 갈 : 귀의할 곳. 원문의 ‘文字指歸’는 문자
(=글)
가 가리키는 귀결점, 즉 근본 취지를 말한다.
쵸 주004) 쵸: 가리킴을. 중세국어 자료에서는 일반적으로 ‘쵸’로 나타나는데, 이 책에서는 축약형 ‘쵸’로 나타났다.
:븓·디 주005) 아·니·고
바 주006) 바: 바로. 곧바로. 형용사 어간 ‘바-’가 접미사 없이 부사로 영파생된 것이다. 이와 같은 영접사 파생 부사에는 ‘외[復], 그르[違], [通, 貫]’ 등이 있다.
隱·은密:밀 · 서르 傳뎐·신
·고·로 주007) 고로: 것으로. 곧[所]+로. ‘곧’은 ‘것’과 같은 의미의 의존명사이다.
道:도理:리
삼·:면 주008) 삼면: 삼으면. 삼-+면. ‘삼-’의 받침 ‘ㅁ’을 중철한 것이다.
·어·즐··야 주009) 어즐야: 어두워. 혼망하여. 어즐[昏]-+야. 현대국어 ‘어지럽다’는 ‘어즐(어근)+업(형용사파생접미사)’으로 이루어진 ‘어즈럽-’이 발달한 것이다.
:쇽·졀:업·시 주010) 쇽졀업시: 부질없이. 헛되이. 현대국어의 ‘속절없다’는 ‘어쩔 도리 없다’는 의미를 지니나, 중세국어의 ‘쇽졀없다’는 그 의미가 다르다.
:잇·비 주011) 잇비: 피곤하게. 수고롭게. 잋[勞. 倦, 困]-(동사어간)+브(형용사파생접미사)+이(부사형어미). ‘-이’는 부사형 어미로도 쓰이고 부사파생접미사로도 쓰인다. 해당 어휘의 서술 기능 유무에 따라 구별하여야 하겠지만, 그 경계가 분명치는 않다.
안·자
:올·며 주012) 올며: 졸며. ᄌᆞ올-+며. 현대 경상도 방언의 ‘자불다(=졸다)’를 고려하면, ‘ᄌᆞ올다’의 소급형 ‘ᄌᆞᄫᆞᆯ다’가 존재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시·혹 주013) 시혹: 때때로. 한자어 ‘시혹(時或)’인데, 대개 한글로 적힌다.
觀관行·호:매 일·코 ·어:즈러·이
그르 주014) 그르: 그릇되게. 그르[非, 違]-+Ø(부사파생접미사). 형용사 어간이 접사와 결합하지 않고 바로 부사로 파생된 영파생부사이다.
·· 젼··로 모:로:매
如여實·실 주015) 여실(如實): 사실 그대로, 또는 그와 같은 것. 진실(眞實), 진여(眞如) 등과 같다는 의미이다.
·
言언敎·교 주016) 언교(言敎): 부처님이 말로써 나타내신 교법.
·브:터 아롬:과
·닷곰:괏 주017) 닷곰괏: 닦음(수행)과의. [修]-+옴(명사형어미)+과(접속조사)+ㅅ(관형격조사). 중세국어에서는 마지막 접속항 뒤에도 접속 조사 ‘과’가 쓰인다.
本:본·과
末·말와· 주018) 말(末)와: 지엽을. 끝을. 말(末)+와(접속조사)+(목적격조사). ‘와’의 용법은 앞 항 ‘닷곰괏’의 ‘괏’과 같다.
·야· 제 ·겨 ·곧 時시中·에 :·펴 주019) 펴: 살펴. 피-+어. ‘펴’의 ‘ㅍ’을 앞 음절 받침 ‘ㅂ’으로 중철한 것이다.
:볼디언: 주020) 볼디언: 볼 것이지. 보[見]-+ㄹ(관형사형어미)+(의존명사)+이(서술격조사)+거/어(완료상 선어말어미)+ㄴ.
간:대·로 주021) 간대로: 함부로. 되는 대로. ‘간대’는 ‘제멋대로, 함부로’ 등의 뜻을 지닌 어근인데, 단독으로는 쓰이지 않고 조사 ‘로, 옛’이나 접미사 ‘-롭-’과 결합하여 나타난다. 이 책에는 ‘간대옛’이 ‘간대엿’으로 나타난다(45ㄱ, 90ㄴ).
功夫 ·디 주022) 공부(功夫) 디: 힘쓰지. 여기의 ‘공부(功夫)’는 ‘힘, 애’ 등을 뜻한다.
아·니·케 ·시·니라 주023) 디 아니케 시니라: 쓰지 않게 하셨느니라. 주어는 ‘내’이다. 1인칭 주어문에서 그 서술어에 ‘-시-’를 씀으로써 주술 불일치 현상이 발생하였다. ‘牧牛子ㅣ’(1ㄴ)에 대한 주해를 참조할 것.
· 語:어錄·록 주024) ·애 記·긔:호· 神신秀·슈· 주025) 신수(神秀): 신수들. 고유명사 뒤에 복수 표지 ‘ᄃᆞᆯ’이 쓰였다. ‘신수(神秀)의 북종선(北宗禪)을 종지(宗旨)로 삼는 무리들’이란 의미로 복수 접미사 ‘ᄃᆞᆯ’을 쓴 것이다. ‘신수(神秀)’는 중국 북종선(北宗禪)의 조사이다. 유학(儒學)을 공부하였으나, 50세 때 동산사(東山寺)에서 5조 홍인(弘忍) 선사를 만난 뒤 불교에 입문했다. 같은 문하에서 수행했던 혜능(慧能)이 5조의 법을 이어받아 6조가 된 뒤, 시기하는 자들을 피해 남방으로 가서 법을 폈기 때문에 혜능의 법맥을 남종선(南宗禪)이라고 하는 데 반하여, 신수의 법맥을 북종선이라고 한다. 하택 신회(荷澤神會)의 남종선이 융성하기 이전까지 신수의 북종이 5조 홍인(弘忍)의 법통을 이은 정통으로 간주되었다.
諸졔宗별행록절요언해:3ㄱ
종 주026) ·을 몬져 주027) ·두· 주028) 어록(語錄)애 기(記)호 신수(神秀) 제종(諸宗)을 몬져 두: ‘호ᄆᆞᆫ’은 원문의 구결 ‘혼’을 오역한 것이다. ‘記혼’이 옳다.
주029) 두: 둠은. 둔 것은. 두-+움(명사파생접미사)+(보조사). 일반적으로 어간의 끝소리 ‘ㅏ, ㅓ, ㅗ, ㅜ’와 ‘-오/우-’가 결합하면, ‘-오/우-’는 탈락하고, 어간의 성조가 상성으로 바뀌게 된다. 그러므로 ‘두’의 ‘두’가 거성으로 나타난 것은, 중세국어의 일반적 질서에 어긋나는 것이다. 이 책의 성조 표시에는 원칙과 일관성이 없다.
·어:드:며 일·흐·며 ·호· 주030) 어드며 일흐며 호: 얻으며 잃으며 함을. ‘어드며 일후믈’로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다.
·야 ·겨 □□브·터 주031) □□브터: 얕음으로부터. 두 글자가 나타나지 않는데, ‘녀토, 녀트, 여토, 여트’ 중 하나일 것으로 보인다. 정음 창제 초기의 모습은 ‘녀토’이며, 그 구조는 ‘녙[淺]-+옴(명사형 어미)+(목적격 조사)’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녙-’의 ‘ㄴ’이 탈락하고, 명사형 어미 ‘-옴’도 ‘-음’으로 변한 ‘여틈’(70ㄴ)이 보이기 때문에 하나로 확정할 수가 없다.
기·픈 : 주032) : 데에. 곳에. +∅(부사격 조사). 시간이나 장소를 뜻하는 낱말들이 하향이중모음의 음절부음 [j]로 끝나는 경우에는 부사격조사 ‘애, 에, , 의’가 외현되지 않는다.
가·게 ··신 젼·시·니라
Ⓒ 언해 | 미상 / 1522년(중종 17) 3월 일
내 이제 마음 닦는 사람을 보니, 문자로써 돌아갈
(=귀의할)
곳을 가리킴에 의거하지 아니하고 바로 은밀한 뜻을 서로 전하신 것으로 도리를 삼으면, 혼망하여 쓸데없이 피곤하게 앉아서 졸며, 혹 관행함에 마음을 잃고, 어지럽게 그릇되게 관행하는 까닭으로, 모름지기 여실한 언교(言敎)에 의거하여, 깨달음과 닦음의 본과
말을 분별하여, 자기 자신의 마음을 밝혀, 곧 적시(適時)에 살펴볼 일이지, 멋대로 〈헛된〉 공부(=노력)
를 쓰지 않게 하셨느니라. 또 어록에 기록한 바 신수(神秀)를 비롯한 여러 종조(宗祖)들을 먼저 둔 것은 얻거나 잃거나 하는 것을 분별하여, 밝혀 〈얕은〉 곳으로부터 시작하여, 깊은 곳에 도달하게 하신 까닭이시니라.
Ⓒ 역자 | 이유기 / 2017년 1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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