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별행록절요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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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행록절요언해 0070


【私記】
自念호 無始劫來로 沉淪生死야 受無量苦다가 今에 幸得人身야 幸逢佛法야 幸免世間拘繫之事나 若自生退屈커나 或生懈怠야 不修觀行야 虛消白日다가 須臾에 失命야 退墮惡趣 然後에 雖欲愿聞一句佛法야 正念觀照 豈可復得乎ㅣ리오 故로 每勸同

별행록절요언해:6ㄴ

住道伴노니 隨分觀行야 願續佛組의 壽命爾니라 冀諸達者 同垂證明ㅣ니라 주001)
동수증명(同垂證明)ㅣ니라:
구결 달린 원문이다. ‘ㅣ니라’는 ‘이니라’로 쓸 것을 잘못 쓴 것이다. 자음으로 끝난 원문에는 ‘ㅣ니라’가 붙을 수 없다. 이는 모음으로 끝난 원문에 ‘이니라’가 잘못 쓰인 다음 예들과 대조적이다. ¶知有出身活路이니라(4ㄱ), 神會禪師이니라(9ㄱ), 修豈稱眞哉이리오(12ㄴ), 皆是佛事이라(16ㄴ).
Ⓒ 구결 | 미상 / 1522년(중종 17) 3월 일

제:곰 주002)
제곰:
제각기. 제(인칭대명사)+곰(보조사). ‘제곰’은 대개는 ‘제여곰’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호· 주003)
호:
생각하되. -[念]+오.
무·시:겁브·텨 주004)
브텨:
부터. ‘브터’의 오기이다. 같은 예가 더 보인다(25ㄱ).
:오:로 주005)
무시겁브터 오로:
무시겁 이래로. ‘브터 오로’는 ‘이래(以來)’를 직역한 것이다.
生死·애 ·겨 주006)
겨:
빠져. [沈]-+기(피동접미사)+어.
그·지·업·슨 苦·고· 受:슈·다·가 ·이제 人인身신·을 ·어더 :·혀 주007)
혀:
다행히. 한자어 ‘幸’에 부사파생접미사 ‘-혀’가 결합한 것이다. 이 ‘-혀’는 ‘젼혀[全]’에서도 나타난다.
佛·불法:법·을 맛·나 주008)
맛나:
만나. 맞-[逢]+나-[出]+아(연결어미). 비통사적 합성어이다. ‘맞-’이 ‘맛-’으로 표기된 것은 8종성 표기 규칙에 따른 것이다. ‘-아’가 탈락하지 않은 ‘만나아’도 나타난다(석보상절 9:16ㄴ). 이때 ‘나-’는 원래는 [出]을 뜻하는 동사였지만, 그 의미가 좀 불투명하다. ‘따로따로 지내다(행동하다), 반목하다’를 뜻하는 ‘닫나다’의 ‘나-’도 의미적 성격이 비슷하다.
:·혀 世·셰間:간·냇 주009)
세간(世間)냇:
세간의. 속세의. 세간+앳(처소관형격조사). ‘간(間)’의 받침 ‘ㄴ’을 중철한 것이다.
:얽· 주010)
얽:
얽맬. 얽-[網. 維]+[繫]-+이(피동접미사)+ㄹ. 피동 접미사가 외현되지 않지만, 처소 관형격 조사 ‘냇’으로 보아 피동형임이 분명하다.
이· 免:면·나 ·다·가 ·제 주011)
제:
스스로. 스스로가. 저(재귀대명사)+ㅣ(주격조사). 일반적으로 ‘:제(상성)’는 주격형이고, ‘제(평성)’는 관형격형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제’가 거성으로 나타난다.
믈로· 주012)
믈로:
물러남을. 므르[退]-+옴(명사형어미)+. ‘믈로 내여’는 ‘生退屈’의 직역이다. ‘믈로 내여’는 한문 구결에서는 ‘(若自生退屈)커나’로 되어 있다. 그리고 ‘生退屈 或生懈怠’의 ‘或’은 ‘生退屈’과 ‘生懈怠’가 대등한 관계임을 보여 준다. 그렇다면 구결에 따라 ‘믈로ᄆᆞᆯ 내어나’로 언해하는 편이 옳아 보인다.
내·여 時시惑:혹 게으른  내·여 觀관行· 닷·디 주013)
디:
닦지. [修]-+디. ‘-’이 자음 어미 앞에서 ‘닷-’으로 표기된 것은 음절말 자음군의 단순화 현상이다.
아니·야 :쇽·졀 ·업·시 나: :디내다·가 아·니 :한 더·데 주014)
아니 한 더데:
잠깐 동안에. 아니[부정의 부사]+하[大, 多]-+ㄴ(관형사형어미)+덛[時間]+에(부사격조사). ‘아니 한 더데’는 관용구처럼 굳어져서 쓰인다. 비슷한 표현인 ‘아니 한 (많지 않은 시간을)’도 쓰였다.
命:·을 일:허 도로 惡·악道:도·애 ·러딘 後:후에 주015)
후(後)에:
후에야. ‘’는 ‘강조’, ‘단독’, ‘의무’ 또는 ‘당연’을 나타내는 보조사이다. 체언이나 조사, 어말 어미 뒤에 두루 통합된다. ‘-거’에서처럼 어말 어미로 쓰이기도 한다.
비·록

별행록절요언해:7ㄱ

 ·굿 주016)
 굿:
한 구절의. ᄒᆞᆫ+句+ㅅ.
佛·불法·법·을 드·러 正:念:렴·을 펴 보·고·져 願·원· ·엇:뎨 可·가·히 다·시 :어드리·오 그·럴· 每·日·일레 주017)
매일(每日)레:
날마다. ‘일(日)’의 받침 ‘ㄹ’을 중철한 것이다.
· 주018)
:
함께. 어원적으로는 ‘[一]+[장소]+Ø(부사격조사)’의 구조이다. 현대국어에서도 ‘한 곳’을 뜻하는 ‘한데’가 쓰이는데, 근대국어 문헌에서도 ‘한 곳에서’를 뜻하는 ‘ 셔’가 보인다. ¶每日에 漢ㅅ 學生들과  셔 화 닉여시매=每日同漢學生們 一處學習來〈노걸대언해 중간본 상:5ㄴ〉.
·사· 道:도·앳 버· 주019)
도(道)앳 버:
도반(道伴)을. 도[道]+앳(처소관형격조사)+벋[友]+(목적격 조사). 이 ‘’은 현대국어라면 부사격의 ‘에게’가 쓰일 자리에 쓰였다.
勸:권·노·니 제 分분· 주020)
분(分):
분수를. 이 책에는 중철의 예가 아주 많다. 중철의 원칙에 따른다면 ‘分ᄋᆞᆯ’은 ‘分ᄂᆞᆯ’로 적히는 것이 정상인데, 이 ‘ㄴ’이 ‘ㄹ’로 교체된 것이다. 이 책에서는 ‘ㄴ→ㄹ’ 교체 현상이 많이 보인다. ¶닐어니와→릴어니와(7ㄴ). 누른→루른(48ㄴ). 닐오→릴오(52ㄱ). 놉고→롭고(51ㄱ). 혼용 사례도 있다. ¶ᄃᆞᆫ뇨매(76ㄱ) : ᄃᆞᆫ료ᄆᆞ로(57ㄴ-58ㄱ). 잇논(7ㄴ) : 잇론(56ㄴ).
조·차 行· ·보·아 주021)
행(行) 보아:
‘관행(觀行)’의 번역이다. 운허 용하(1961)에서는 ‘관행(觀行)’을 ‘①마음으로 진리를 관하며, 진리와 같이 몸소 실행함. ②자기 마음의 본 성품을 밝게 관조하는 방법. 곧 관심의 행법(行法)’이라고 풀이하였다. ①은 ‘관행(觀行)’을 ‘관(觀)하며, 행(行)함’으로 본 것이고, ②는 ‘관행(觀行)’을 ‘관(觀)하는 행(行)’으로 본 것이다. 그런데 ‘行ᄋᆞᆯ 보아’는 언해자의 견해가 ①, ②와 다름을 보여 준다.
부텨·와 ·조·왓 주022)
조왓:
조사와의. ‘祖師’를 한글로 쓴 것은 중세국어 언해 문헌에서는 아주 드문 현상이다.
:목·숨 니· 주023)
니:
이음을. [續]-+옴(명사형어미)+. ‘부텨와 조왓 목숨 니’은 ‘부처님이나 조사와 대등한 경지에 도달하여, 그 분들의 목숨을 이어감을’을 뜻한다.
願·원·노·니 ·라: · ·달 사: ·다 드·리워 주024)
드리워:
드리워.
마·:와 주025)
마와:
증명하여. 마오[證, 質]-+아(연결어미).
··길 ·디니라 주026)
길 디니라:
밝힐지니라. 밝혀야 할 것이다. [明]-+이(피동접미사)+ㄹ(관형사형어미)+(의존명사)+이(서술격조사 어간)+니+라(평서문 종결어미). 평서문 종결형식의 ‘-니-’는 사태에 대한 청자의 인지를 요구하는 어미이다.
Ⓒ 언해 | 미상 / 1522년(중종 17) 3월 일

스스로 생각하되, 한없는 옛날부터 그 이래로 생사
(=생사 윤회)
에 빠져 끝없는 괴로움을 받다가 이제 사람의 몸을 얻어, 다행히 불법을 만나 다행히 세간에 얽매일 일을 벗어났으나, 만약 스스로 물러남을 내거나, 혹 게으른 마음을 내어 관행을 닦지 아니하여, 속절없이 날을 지내다가 갑자기 목숨을 잃어, 도로 악도에 떨어진 후에는 비록 한 구절의 불법을 듣고서, 정념을 살펴보고자 원한들 어찌 가히 다시 〈원하는 것을〉 얻으리오? 그러므로 매일 함께 살아가는 도의 벗에게 권하노니, 제 분수를 좇아 행을 보아서
(=관행하여)
, 부처와 조사의 목숨 이음을 원하노니,
(=원하노라.)
바라는 바는 통달한 사람은 다 드리워 증명하여 밝힐지니라.
Ⓒ 역자 | 이유기 / 2017년 12월 25일

원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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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동수증명(同垂證明)ㅣ니라:구결 달린 원문이다. ‘ㅣ니라’는 ‘이니라’로 쓸 것을 잘못 쓴 것이다. 자음으로 끝난 원문에는 ‘ㅣ니라’가 붙을 수 없다. 이는 모음으로 끝난 원문에 ‘이니라’가 잘못 쓰인 다음 예들과 대조적이다. ¶知有出身活路이니라(4ㄱ), 神會禪師이니라(9ㄱ), 修豈稱眞哉이리오(12ㄴ), 皆是佛事이라(16ㄴ).
주002)
제곰:제각기. 제(인칭대명사)+곰(보조사). ‘제곰’은 대개는 ‘제여곰’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주003)
호:생각하되. -[念]+오.
주004)
브텨:부터. ‘브터’의 오기이다. 같은 예가 더 보인다(25ㄱ).
주005)
무시겁브터 오로:무시겁 이래로. ‘브터 오로’는 ‘이래(以來)’를 직역한 것이다.
주006)
겨:빠져. [沈]-+기(피동접미사)+어.
주007)
혀:다행히. 한자어 ‘幸’에 부사파생접미사 ‘-혀’가 결합한 것이다. 이 ‘-혀’는 ‘젼혀[全]’에서도 나타난다.
주008)
맛나:만나. 맞-[逢]+나-[出]+아(연결어미). 비통사적 합성어이다. ‘맞-’이 ‘맛-’으로 표기된 것은 8종성 표기 규칙에 따른 것이다. ‘-아’가 탈락하지 않은 ‘만나아’도 나타난다(석보상절 9:16ㄴ). 이때 ‘나-’는 원래는 [出]을 뜻하는 동사였지만, 그 의미가 좀 불투명하다. ‘따로따로 지내다(행동하다), 반목하다’를 뜻하는 ‘닫나다’의 ‘나-’도 의미적 성격이 비슷하다.
주009)
세간(世間)냇:세간의. 속세의. 세간+앳(처소관형격조사). ‘간(間)’의 받침 ‘ㄴ’을 중철한 것이다.
주010)
얽:얽맬. 얽-[網. 維]+[繫]-+이(피동접미사)+ㄹ. 피동 접미사가 외현되지 않지만, 처소 관형격 조사 ‘냇’으로 보아 피동형임이 분명하다.
주011)
제:스스로. 스스로가. 저(재귀대명사)+ㅣ(주격조사). 일반적으로 ‘:제(상성)’는 주격형이고, ‘제(평성)’는 관형격형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제’가 거성으로 나타난다.
주012)
믈로:물러남을. 므르[退]-+옴(명사형어미)+. ‘믈로 내여’는 ‘生退屈’의 직역이다. ‘믈로 내여’는 한문 구결에서는 ‘(若自生退屈)커나’로 되어 있다. 그리고 ‘生退屈 或生懈怠’의 ‘或’은 ‘生退屈’과 ‘生懈怠’가 대등한 관계임을 보여 준다. 그렇다면 구결에 따라 ‘믈로ᄆᆞᆯ 내어나’로 언해하는 편이 옳아 보인다.
주013)
디:닦지. [修]-+디. ‘-’이 자음 어미 앞에서 ‘닷-’으로 표기된 것은 음절말 자음군의 단순화 현상이다.
주014)
아니 한 더데:잠깐 동안에. 아니[부정의 부사]+하[大, 多]-+ㄴ(관형사형어미)+덛[時間]+에(부사격조사). ‘아니 한 더데’는 관용구처럼 굳어져서 쓰인다. 비슷한 표현인 ‘아니 한 (많지 않은 시간을)’도 쓰였다.
주015)
후(後)에:후에야. ‘’는 ‘강조’, ‘단독’, ‘의무’ 또는 ‘당연’을 나타내는 보조사이다. 체언이나 조사, 어말 어미 뒤에 두루 통합된다. ‘-거’에서처럼 어말 어미로 쓰이기도 한다.
주016)
 굿:한 구절의. ᄒᆞᆫ+句+ㅅ.
주017)
매일(每日)레:날마다. ‘일(日)’의 받침 ‘ㄹ’을 중철한 것이다.
주018)
:함께. 어원적으로는 ‘[一]+[장소]+Ø(부사격조사)’의 구조이다. 현대국어에서도 ‘한 곳’을 뜻하는 ‘한데’가 쓰이는데, 근대국어 문헌에서도 ‘한 곳에서’를 뜻하는 ‘ 셔’가 보인다. ¶每日에 漢ㅅ 學生들과  셔 화 닉여시매=每日同漢學生們 一處學習來〈노걸대언해 중간본 상:5ㄴ〉.
주019)
도(道)앳 버:도반(道伴)을. 도[道]+앳(처소관형격조사)+벋[友]+(목적격 조사). 이 ‘’은 현대국어라면 부사격의 ‘에게’가 쓰일 자리에 쓰였다.
주020)
분(分):분수를. 이 책에는 중철의 예가 아주 많다. 중철의 원칙에 따른다면 ‘分ᄋᆞᆯ’은 ‘分ᄂᆞᆯ’로 적히는 것이 정상인데, 이 ‘ㄴ’이 ‘ㄹ’로 교체된 것이다. 이 책에서는 ‘ㄴ→ㄹ’ 교체 현상이 많이 보인다. ¶닐어니와→릴어니와(7ㄴ). 누른→루른(48ㄴ). 닐오→릴오(52ㄱ). 놉고→롭고(51ㄱ). 혼용 사례도 있다. ¶ᄃᆞᆫ뇨매(76ㄱ) : ᄃᆞᆫ료ᄆᆞ로(57ㄴ-58ㄱ). 잇논(7ㄴ) : 잇론(56ㄴ).
주021)
행(行) 보아:‘관행(觀行)’의 번역이다. 운허 용하(1961)에서는 ‘관행(觀行)’을 ‘①마음으로 진리를 관하며, 진리와 같이 몸소 실행함. ②자기 마음의 본 성품을 밝게 관조하는 방법. 곧 관심의 행법(行法)’이라고 풀이하였다. ①은 ‘관행(觀行)’을 ‘관(觀)하며, 행(行)함’으로 본 것이고, ②는 ‘관행(觀行)’을 ‘관(觀)하는 행(行)’으로 본 것이다. 그런데 ‘行ᄋᆞᆯ 보아’는 언해자의 견해가 ①, ②와 다름을 보여 준다.
주022)
조왓:조사와의. ‘祖師’를 한글로 쓴 것은 중세국어 언해 문헌에서는 아주 드문 현상이다.
주023)
니:이음을. [續]-+옴(명사형어미)+. ‘부텨와 조왓 목숨 니’은 ‘부처님이나 조사와 대등한 경지에 도달하여, 그 분들의 목숨을 이어감을’을 뜻한다.
주024)
드리워:드리워.
주025)
마와:증명하여. 마오[證, 質]-+아(연결어미).
주026)
길 디니라:밝힐지니라. 밝혀야 할 것이다. [明]-+이(피동접미사)+ㄹ(관형사형어미)+(의존명사)+이(서술격조사 어간)+니+라(평서문 종결어미). 평서문 종결형식의 ‘-니-’는 사태에 대한 청자의 인지를 요구하는 어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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