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별행록절요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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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행록절요언해 0040


【私記】
又恐觀行者ㅣ 未能忘懷虛朗야 滯於義理故로 末後에 略引本分宗師의 徑截門앳 言句야 要令滌除知見之病고 知有出身活路이니라 주001)
지유출신활로(知有出身活路)이니라:
구결 달린 원문이다. 한자음이 모음으로 끝날 때에는 ‘ㅣ니라’를 쓰는 것이 옳다. 같은 잘못이 여러 곳에서 보인다. ¶神會禪師이니라(9ㄱ), 修豈稱眞哉이리오(12ㄴ), 皆是佛事이라(16ㄴ). 이 부분의 한문 원문이 황해도 해주 신광사(神光寺)에서 간행된 『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1ㄴ)에는 ‘知有出身活路你’로 되어 있다.
Ⓒ 구결 | 미상 / 1522년(중종 17) 3월 일

 觀관行· 사··미 ··히  ·닛·고 주002)
닛고:
잊고. 닞[忘]-+고. ‘닞→닛’은 8종성 표기법에 따른 것이다.
虛허·히 ··기·디 주003)
기디:
밝히지. [明]-+이(사동접미사)+디(연결어미).
:몯··야 義·의理:리·예 걸:일·가 주004)
걸일가:
걸릴까. 걸[滯]-+이(피동접미사)+ㄹ가(의문 종결어미). ‘ㄹ’로 끝난 어근 뒤에 피동접미사 ‘-이-’가 결합하면 분철하는 것이 원칙이다.
전 주005)
전:
두려워하는. 젛[懼]-+(현재시제 선어말어미)+ㄴ. 자음동화가 반영된 표기이다.
젼:·로 :내·애 주006)
내죵애:
마침내. 끝에. 내죵(乃終)+애/에(부사격조사). 한자어인데 한글로 적힌다.
:졔·기 주007)
졔기:
적게. 대략. 젹[少]-+이(부사파생접미사). ‘졔기’는 이 책에서만 나타난다. 움라우트 현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져기’의 오각일 수도 있다. 이 책의 다른 것에서는 ‘져기’로 나타난다(26ㄴ, 33ㄴ, 34ㄱ).
本:본分분 宗師 주008)
본분 종사(本分宗師):
본래 면목을 체득하여 도를 배울 수 있는 사람을 지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선사(禪師).
·의 주009)
종사(宗師)의:
종사의. ‘의’는 주격 조사 위치에 쓰였다. 주어인 ‘宗師’의 서술어인 ‘즐어들에 샨’이 관형사형으로 나타나므로 주격 조사 ‘이’가 아니라 관형격 조사 ‘의’가 쓰인 것이다. 이런 ‘의’를 주어적 관형격 기능의 조사라고 한다. 궁극적으로 ‘법문(法門)’을 한정하고 있다. 흔히 ‘나의 살던 고향은’에 나타난 ‘의’를 일본어 영향으로 간주하기도 하나,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서술어가 관형사형을 취하면 주격 조사 위치에 관형격 조사가 쓰이는 것은 국어의 오랜 규칙이다.
즐·어:들·에 주010)
즐어들에:
〈지름길로〉 질러가게. 즈르[徑截]-+어(연결어미)+들-+게(연결어미). ‘ㄹ’ 뒤의 ‘ㄱ’ 약화 현상이 나타났다. ‘즈르-’는 현대국어 ‘질러가다, 지름길, 지레(=미리)’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지르-’로 발달하였다. ‘즐어’의 관련 어휘로는 ‘즐어디다(=지레 죽다)’, ‘즐어업다(=夭亡하다)’ 등이 있다. 여기서는 ‘즈르-’가 ‘경절(徑截)’의 번역으로 쓰였는데, ‘경절문(徑截門)’이란, ‘교외선문(敎外禪門)’의 별칭이다. 언어와 수행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불지(佛地)에 올라간다는 법문(法門)이다. ‘법문’의 ‘법(法)’은 ‘교법(敎法)’이다. 부처님의 교법은 중생이 나고 죽는 세계를 벗어나 이상경인 열반에 들게 하는 문이므로 ‘법문’이라 이른다.
·:샨 주011)
샨:
하신. -+시(주체존대 선어말어미)+아+ㄴ(관형사형어미). ‘시+아+ㄴ’을 ‘샤+오+ㄴ’으로 분석하고 ‘-샤-’는 ‘-시-’의 이형태라고 설명하기도 하나, ‘-오/우-’의 이형태 ‘-아-’를 인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별행록절요언해:4ㄴ

法·법門문:앳 言언句·구· 내·여 모:르·매 주012)
모르매:
모름지기. 일반적으로는 ‘모로매’로 나타난다. 오각인 듯하다.
知디見견·ㅅ 주013)
지견(知見)ㅅ:
지견의. ‘ㅅ’은 무정명사나 높임 명사 뒤에 쓰이는 관형격 조사이고, ‘/의’는 높임의 대상이 아닌 유정명사 뒤에 쓰이는 관형격 조사인데, 이 원칙이 엄격하게 지켜지지는 않았다.
病:·을 시:서 ·덜·오 주014)
덜오:
덜고. 제외하고. 덜[除]-+고. 연결어미 ‘-고’가 ‘ㄱ’ 약화를 거쳐 ‘-오’로 교체된 것이다. ‘ㄱ’은 서술격 조사 어간 ‘이-’와 ‘ㄹ’ 및 하향이중모음의 음절부음 [j] 뒤에서 약화되어 ‘ㅇ’으로 표기된다. ‘ㄱ’이 약화된 ‘ㅇ’은 유성성문마찰음 [ɦ]을 표기한 것이다. 이때의 ‘ㅇ’은 자음을 표기한 것이므로 연철되거나 모음 ‘ㅣ’의 영향을 입어 ‘요’로 변화하지 않는다.
:모·미 소사날 ·길히 주015)
모미 소사날 길히:
몸이 솟아날 길이. 원문의 ‘출신활로(出身活路)’는 번뇌의 화택(火宅)과 망상의 고해(苦海)에서 뛰쳐나와, 자유와 해탈을 얻는 길, 즉 화두선(話頭禪)의 바른 길을 뜻한다.
·인· 주016)
인:
있는. 잇[有, 在]-++ㄴ. 자음동화 현상을 표기에 반영하였다. ‘잇ᄂᆞᆫ’도 보인다(3ㄴ).
· ·알·에 주017)
알에:
알게. 알-+게. ‘ㄱ’ 약화.
·시니라
Ⓒ 언해 | 미상 / 1522년(중종 17) 3월 일

또 관행할 사람이 능히 마음을 잊고, 허(虛)하게
(=헛되이)
밝히지 못하여, 의리에 걸릴까 두려워하는 까닭으로 끝에 대략 본분 종사의 〈지름길로〉 질러가게 하신 법문의 언구(言句)를 내어 모름지기 지견의 병을 씻어 덜어내고, 몸이 솟아날 길이 있는 것을 알게 하셨느니라.
Ⓒ 역자 | 이유기 / 2017년 12월 25일

원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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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지유출신활로(知有出身活路)이니라:구결 달린 원문이다. 한자음이 모음으로 끝날 때에는 ‘ㅣ니라’를 쓰는 것이 옳다. 같은 잘못이 여러 곳에서 보인다. ¶神會禪師이니라(9ㄱ), 修豈稱眞哉이리오(12ㄴ), 皆是佛事이라(16ㄴ). 이 부분의 한문 원문이 황해도 해주 신광사(神光寺)에서 간행된 『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1ㄴ)에는 ‘知有出身活路你’로 되어 있다.
주002)
닛고:잊고. 닞[忘]-+고. ‘닞→닛’은 8종성 표기법에 따른 것이다.
주003)
기디:밝히지. [明]-+이(사동접미사)+디(연결어미).
주004)
걸일가:걸릴까. 걸[滯]-+이(피동접미사)+ㄹ가(의문 종결어미). ‘ㄹ’로 끝난 어근 뒤에 피동접미사 ‘-이-’가 결합하면 분철하는 것이 원칙이다.
주005)
전:두려워하는. 젛[懼]-+(현재시제 선어말어미)+ㄴ. 자음동화가 반영된 표기이다.
주006)
내죵애:마침내. 끝에. 내죵(乃終)+애/에(부사격조사). 한자어인데 한글로 적힌다.
주007)
졔기:적게. 대략. 젹[少]-+이(부사파생접미사). ‘졔기’는 이 책에서만 나타난다. 움라우트 현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져기’의 오각일 수도 있다. 이 책의 다른 것에서는 ‘져기’로 나타난다(26ㄴ, 33ㄴ, 34ㄱ).
주008)
본분 종사(本分宗師):본래 면목을 체득하여 도를 배울 수 있는 사람을 지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선사(禪師).
주009)
종사(宗師)의:종사의. ‘의’는 주격 조사 위치에 쓰였다. 주어인 ‘宗師’의 서술어인 ‘즐어들에 샨’이 관형사형으로 나타나므로 주격 조사 ‘이’가 아니라 관형격 조사 ‘의’가 쓰인 것이다. 이런 ‘의’를 주어적 관형격 기능의 조사라고 한다. 궁극적으로 ‘법문(法門)’을 한정하고 있다. 흔히 ‘나의 살던 고향은’에 나타난 ‘의’를 일본어 영향으로 간주하기도 하나,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서술어가 관형사형을 취하면 주격 조사 위치에 관형격 조사가 쓰이는 것은 국어의 오랜 규칙이다.
주010)
즐어들에:〈지름길로〉 질러가게. 즈르[徑截]-+어(연결어미)+들-+게(연결어미). ‘ㄹ’ 뒤의 ‘ㄱ’ 약화 현상이 나타났다. ‘즈르-’는 현대국어 ‘질러가다, 지름길, 지레(=미리)’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지르-’로 발달하였다. ‘즐어’의 관련 어휘로는 ‘즐어디다(=지레 죽다)’, ‘즐어업다(=夭亡하다)’ 등이 있다. 여기서는 ‘즈르-’가 ‘경절(徑截)’의 번역으로 쓰였는데, ‘경절문(徑截門)’이란, ‘교외선문(敎外禪門)’의 별칭이다. 언어와 수행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불지(佛地)에 올라간다는 법문(法門)이다. ‘법문’의 ‘법(法)’은 ‘교법(敎法)’이다. 부처님의 교법은 중생이 나고 죽는 세계를 벗어나 이상경인 열반에 들게 하는 문이므로 ‘법문’이라 이른다.
주011)
샨:하신. -+시(주체존대 선어말어미)+아+ㄴ(관형사형어미). ‘시+아+ㄴ’을 ‘샤+오+ㄴ’으로 분석하고 ‘-샤-’는 ‘-시-’의 이형태라고 설명하기도 하나, ‘-오/우-’의 이형태 ‘-아-’를 인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주012)
모르매:모름지기. 일반적으로는 ‘모로매’로 나타난다. 오각인 듯하다.
주013)
지견(知見)ㅅ:지견의. ‘ㅅ’은 무정명사나 높임 명사 뒤에 쓰이는 관형격 조사이고, ‘/의’는 높임의 대상이 아닌 유정명사 뒤에 쓰이는 관형격 조사인데, 이 원칙이 엄격하게 지켜지지는 않았다.
주014)
덜오:덜고. 제외하고. 덜[除]-+고. 연결어미 ‘-고’가 ‘ㄱ’ 약화를 거쳐 ‘-오’로 교체된 것이다. ‘ㄱ’은 서술격 조사 어간 ‘이-’와 ‘ㄹ’ 및 하향이중모음의 음절부음 [j] 뒤에서 약화되어 ‘ㅇ’으로 표기된다. ‘ㄱ’이 약화된 ‘ㅇ’은 유성성문마찰음 [ɦ]을 표기한 것이다. 이때의 ‘ㅇ’은 자음을 표기한 것이므로 연철되거나 모음 ‘ㅣ’의 영향을 입어 ‘요’로 변화하지 않는다.
주015)
모미 소사날 길히:몸이 솟아날 길이. 원문의 ‘출신활로(出身活路)’는 번뇌의 화택(火宅)과 망상의 고해(苦海)에서 뛰쳐나와, 자유와 해탈을 얻는 길, 즉 화두선(話頭禪)의 바른 길을 뜻한다.
주016)
인:있는. 잇[有, 在]-++ㄴ. 자음동화 현상을 표기에 반영하였다. ‘잇ᄂᆞᆫ’도 보인다(3ㄴ).
주017)
알에:알게. 알-+게. ‘ㄱ’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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