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별행록절요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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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행록절요언해 0820


【節要】
頓悟者 謂호 無始迷倒야 認此四大야 爲身고 妄想로 爲心고 通認으로 爲我다가 若遇善友의 爲說如上앳 不變과 隨緣과 性과 相과 體와 用과 之義면 忽悟靈明知見리니 是自眞心이라 心本이 恒寂야 無邊無相니 即是法身이라 身心不二호미 是爲眞我ㅣ니 即與諸佛와 分毫

별행록절요언해:64ㄱ

不殊故로 云호 頓也ㅣ라
Ⓒ 구결 | 미상 / 1522년(중종 17) 3월 일

믄·득 주001)
믄득:
곧바로. 단박에. ‘頓’이 ‘믄득’으로 언해되었는데, ‘믄득’은 ‘곧바로. 단박에’의 뜻을 지닌다. ‘믄득’의 발달형인 현대국어 ‘문득’과는 그 의미가 다르다.
·아다 주002)
아다:
알다. 깨닫다. 알-+다. ‘ㄷ’ 앞에서 ‘ㄹ’이 탈락한 것이다.
·호· 닐·오· ·녜브·터 ·오·로 주003)
녜브터 오로:
예로부터. 녜[昔]+브터(보조사)+오-[來]+옴(명사형어미)+로(부사격조사). 어간의 끝소리 ‘ㅏ, ㅓ, ㅗ, ㅜ’와 ‘-오/우-’가 결합하면, ‘-오/우-’는 탈락하고 그 대신 어간의 성조가 상성으로 바뀌는 것이 중세국어의 일반적인 규칙이다. 이 규칙에 따르면 ‘옴’은 상성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여기의 ‘오’는 거성으로 나타난다. 이 책에서도 이 환경의 ‘오’가 상성으로 표시된 곳도 보인다. ¶무·시:겁브·텨 :오:로(6ㄴ).
迷미惑·혹··야 ·이 四·大·대 주004)
사대(四大):
자연계를 구성하는 4종의 근본 원소. 모든 색법(色法)을 이루고 있는 기본적인 네 가지 원질(原質). ①지대(地大). 견고한 성질. ②수대(水大). 축축한 성질. ③화대(火大). 따뜻한 성질. ④풍대(風大). 움직이는 성질.
·로 그르 주005)
그르:
잘못. 그르+Ø(부사파생접미사). ‘그르다’의 어간이 부사파생접미사와 결합하지 않은 채로 부사로 쓰인 것이다.
아·라 제 :몸 사··며 주006)
사대(四大)로 그르 아라 제 몸 사며:
언해문은 비문이다. ‘그르’에 대응하는 내용은 원문 ‘認此四大야 爲身고’에 없다. ‘四大’가 부사격 조사 ‘로’를 취함으로써 ‘그르 알-’의 목적어가 없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그르 아라’가 없으면 ‘A로 B 삼다’의 구조가 되어 이상할 것이 없다. ‘그르 아라’가 문법적 파탄을 초래한 것이다.
간·대·옛 주007)
간대옛:
제멋대로의. 아무 근거도 없는. 간대+엣/옛(관형격조사). ‘간대’는 ‘제멋대로, 함부로’ 등의 뜻을 지닌 어근으로서, 단독으로는 낱말로 쓰이지 않고 조사 ‘로, 옛’이나 접미사 ‘-롭-’과 결합하여 나타난다. 대개는 ‘간대옛’으로 나타나는데, 이 책에서만은 ‘간대엿’이 보인다(45ㄱ, 90ㄴ).
·혜아:료··로  ·삼·고 世·셰間간·냇 ·일 주008)
세간(世間)냇 일:
세간사(世間事). ‘世間냇’은 ‘世間앳’의 중철이다.
通히 아로··로 ·나· :삼다·가 ·곧 ·어·딘 ·버듸 주009)
버듸:
벗의. 벋[友]+의(주어적관형격조사). 서술어 ‘니다’가 명사형 ‘닐옴’을 취함에 따른 것이다.
·이 우희 不·블變·변·과 隨슈緣연·과 性··과 相·샹과 體·톄·와 用··괏 ··들 주010)
불변(不變)과 수연(隨緣)과 성(性)과 상(相)과 체(體)와 용(用)괏 들:
이 부분의 원문은 ‘不變과 隨緣과 性과 相과 體와 用과 之義’인데, ‘用과 之義’는 ‘用괏 之義’의 오각인 듯하다.
爲·위··야 주011)
위(爲)야:
위하여. ‘不變과 隨緣과 性과 相과 體와 用괏 들 爲야 닐오’에서 ‘爲야’의 목적어는 ‘不變과~用괏 들’이 아니고 ‘그르 아라’의 주어이다. 즉 ‘현명한 사람의 말을 듣는 사람’이다.
·닐:오· 맛나·면 주012)
맛나면:
만나면. 맞-[逢]+나-+면. 어간과 어간이 직접 결합한 비통사적 합성어이다. ‘맞→맛’은 8종성 표기법에 따른 것이다. ‘나-’는 [出]을 뜻하는 ‘나-’로 보이는데, 합성어를 이루면서 본래의 의미를 크게 잃은 것으로 보인다. ‘따로’를 뜻하는 부사 ‘닫’과 ‘나-’가 결합한 합성어 ‘닫나다(=남과 어울리지 않고 따로 지내다)’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이때의 ‘나다’는 ‘지내다’란 뜻에 가까운데, ‘나다’ 단독으로는 ‘지내다’의 뜻을 나타내는 경우가 없다. ¶과 닫나 즐겨〈석보상절 9:34ㄴ〉.
믄·득 靈明 知디見·견· 주013)
지견(知見):
지견을. ‘知見’의 중철이다.
·알·리니 ·이 저·의 眞진·실 미라 주014)
진실(眞實) ᄆᆞᅀᆞ미라:
진실된 마음이다. 일반적으로는 관형격 조사 ‘ㅅ’이 쓰인 ‘眞實ㅅ ᄆᆞᅀᆞᆷ’으로 나타난다. ¶내 眞實ㅅ 로 아바님 보고져 거든〈월인석보 8:99ㄱ〉.
·미 本·본來:로 주015)
본래(本來)로:
본래부터. ‘로’는 [도착점]만이 아니라 [출발점]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恒常 괴외··야 주016)
괴외야:
고요하여. 어근 ‘괴외-’의 발음은 [koj-oj]이다. 순행동화〈문법〉 [j]가 탈락한 ‘고요’[ko-jo](두시언해 중간본 2:16ㄱ)로도 나타나는데, 이는 중세국어의 ‘ㅚ’가 이중모음 [oj]였기 때문이다.
· :업스·며 주017)
 업스며:
끝없으며. →. 8종성 표기 규칙에 따른 것이다. ‘’은 [限, 邊]을 뜻한다.
·얼·굴 주018)
얼굴:
형체. 모양. 얼굴[顔]을 뜻하는 낱말은 ‘’이었다.
:업스·니 ·곧 이 法·법身신이라 法·법身신 주019)
법신(法身):
진리 그 자체, 또는 진리를 있는 그대로 드러낸 우주 그 자체. 모든 분별이 끊어진 지혜를 체득한 주체. 있는 그대로 대상을 직관하는 주체. 있는 그대로의 진실한 모습.
·과 

별행록절요언해:64ㄴ

·괘 둘 아:뇨미 주020)
아뇨미:
아님이. 아니-[非](형용사 어간)+옴(명사형어미)+이. 정음 창제 초기에 ‘아니로미’와 ‘아뇨미’가 공존하였다. ‘아니로미’의 구조는 ‘아니(명사)+이(서술격조사)+옴+이’이다. 서술격조사 어간 ‘이-’ 뒤에서 ‘-오/우-’가 ‘-로-’로 교체되는 현상 때문에 명사형 어미 ‘-옴’은 ‘-롬’으로 교체된다. ‘아뇸’은 형용사 ‘아니-’의 활용형이고, ‘아니롬’은 ‘아니(명사)+이(서술격조사)’의 활용형이다.
이 眞진實·실 내 미니 諸제佛·불·와로 주021)
제불(諸佛)와로:
제불과. 諸佛+과(접속조사)+로(부사격조사). ‘ㄹ’ 뒤에서 ‘ㄱ’이 약화하여 유성성문마찰음 [ɦ]으로 실현된 것이다.
터럭 주022)
터럭:
털.
·마도 주023)
마도:
만큼도. 마(보조사)+도(보조사). ‘마’는 체언 뒤에 바로 붙기도 하고(보조사). 관형어 뒤에 쓰이기도 한다(의존명사).
다·디 아·니· 주024)
아니:
아니하므로. 『원각경언해』(1465) 이후 각자병서 폐지로 ‘-ㄹ’가 ‘-ㄹ’로 적히게 되었다.
닐·오· 頓·돈悟·오ㅣ라 ·시·니라 주025)
ᄒᆞ시니라:
한문본의 서술자(narrator)인 『법집별행록』의 저자 종밀(宗密)을 존대하고 있다. ‘ᄒᆞ시니라’의 서술자는 언해자이다. 책의 내용을 그대로 언해하지 않고, 언해자가 서술자가 되어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은 이례적이다. ‘목우자(牧牛子)ㅣ’(1ㄴ)와 ‘사ᄆᆞ시니라’(18ㄴ) 및 ‘것히라 니’(60ㄱ)에 대한 주해를 참조할 것.
Ⓒ 언해 | 미상 / 1522년(중종 17) 3월 일

단박에 깨닫는다
(돈오)
고 함은 말하자면, 〈아주 먼〉 옛날부터 미혹하여 이 사대(四大)를 잘못 알아 제 몸으로 삼으며
(=착각하며)
, 제멋대로의 망녕된 생각을 〈자기〉 마음으로 삼고, 세간의 일을 두루 아는 것을 나로 삼아 여기다가 곧 현명한 벗이 이 위의 불변(不變)과 수연(隨緣)과 성(性)과 상(相)과 체(體)와 용(用)의 뜻을 〈자기를〉 위해 설해 줌을 만나면 단박에 신령스럽고 밝은 지견(知見)을 알리니, 이것이 제 참마음이다. 마음이 본래부터 항상 고요하여 끝도 없으며 모양도 없으니 이것이 곧 법신(法身)이다. 법신(法身)과 마음이 둘 아님이 이것이 진실된 내 마음이니, 모든 부처와 털끝만큼도 다르지 아니하므로, 이르되 ‘돈오(頓悟)’라 하셨느니라.
Ⓒ 역자 | 이유기 / 2017년 1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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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믄득:곧바로. 단박에. ‘頓’이 ‘믄득’으로 언해되었는데, ‘믄득’은 ‘곧바로. 단박에’의 뜻을 지닌다. ‘믄득’의 발달형인 현대국어 ‘문득’과는 그 의미가 다르다.
주002)
아다:알다. 깨닫다. 알-+다. ‘ㄷ’ 앞에서 ‘ㄹ’이 탈락한 것이다.
주003)
녜브터 오로:예로부터. 녜[昔]+브터(보조사)+오-[來]+옴(명사형어미)+로(부사격조사). 어간의 끝소리 ‘ㅏ, ㅓ, ㅗ, ㅜ’와 ‘-오/우-’가 결합하면, ‘-오/우-’는 탈락하고 그 대신 어간의 성조가 상성으로 바뀌는 것이 중세국어의 일반적인 규칙이다. 이 규칙에 따르면 ‘옴’은 상성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여기의 ‘오’는 거성으로 나타난다. 이 책에서도 이 환경의 ‘오’가 상성으로 표시된 곳도 보인다. ¶무·시:겁브·텨 :오:로(6ㄴ).
주004)
사대(四大):자연계를 구성하는 4종의 근본 원소. 모든 색법(色法)을 이루고 있는 기본적인 네 가지 원질(原質). ①지대(地大). 견고한 성질. ②수대(水大). 축축한 성질. ③화대(火大). 따뜻한 성질. ④풍대(風大). 움직이는 성질.
주005)
그르:잘못. 그르+Ø(부사파생접미사). ‘그르다’의 어간이 부사파생접미사와 결합하지 않은 채로 부사로 쓰인 것이다.
주006)
사대(四大)로 그르 아라 제 몸 사며:언해문은 비문이다. ‘그르’에 대응하는 내용은 원문 ‘認此四大야 爲身고’에 없다. ‘四大’가 부사격 조사 ‘로’를 취함으로써 ‘그르 알-’의 목적어가 없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그르 아라’가 없으면 ‘A로 B 삼다’의 구조가 되어 이상할 것이 없다. ‘그르 아라’가 문법적 파탄을 초래한 것이다.
주007)
간대옛:제멋대로의. 아무 근거도 없는. 간대+엣/옛(관형격조사). ‘간대’는 ‘제멋대로, 함부로’ 등의 뜻을 지닌 어근으로서, 단독으로는 낱말로 쓰이지 않고 조사 ‘로, 옛’이나 접미사 ‘-롭-’과 결합하여 나타난다. 대개는 ‘간대옛’으로 나타나는데, 이 책에서만은 ‘간대엿’이 보인다(45ㄱ, 90ㄴ).
주008)
세간(世間)냇 일:세간사(世間事). ‘世間냇’은 ‘世間앳’의 중철이다.
주009)
버듸:벗의. 벋[友]+의(주어적관형격조사). 서술어 ‘니다’가 명사형 ‘닐옴’을 취함에 따른 것이다.
주010)
불변(不變)과 수연(隨緣)과 성(性)과 상(相)과 체(體)와 용(用)괏 들:이 부분의 원문은 ‘不變과 隨緣과 性과 相과 體와 用과 之義’인데, ‘用과 之義’는 ‘用괏 之義’의 오각인 듯하다.
주011)
위(爲)야:위하여. ‘不變과 隨緣과 性과 相과 體와 用괏 들 爲야 닐오’에서 ‘爲야’의 목적어는 ‘不變과~用괏 들’이 아니고 ‘그르 아라’의 주어이다. 즉 ‘현명한 사람의 말을 듣는 사람’이다.
주012)
맛나면:만나면. 맞-[逢]+나-+면. 어간과 어간이 직접 결합한 비통사적 합성어이다. ‘맞→맛’은 8종성 표기법에 따른 것이다. ‘나-’는 [出]을 뜻하는 ‘나-’로 보이는데, 합성어를 이루면서 본래의 의미를 크게 잃은 것으로 보인다. ‘따로’를 뜻하는 부사 ‘닫’과 ‘나-’가 결합한 합성어 ‘닫나다(=남과 어울리지 않고 따로 지내다)’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이때의 ‘나다’는 ‘지내다’란 뜻에 가까운데, ‘나다’ 단독으로는 ‘지내다’의 뜻을 나타내는 경우가 없다. ¶과 닫나 즐겨〈석보상절 9:34ㄴ〉.
주013)
지견(知見):지견을. ‘知見’의 중철이다.
주014)
진실(眞實) ᄆᆞᅀᆞ미라:진실된 마음이다. 일반적으로는 관형격 조사 ‘ㅅ’이 쓰인 ‘眞實ㅅ ᄆᆞᅀᆞᆷ’으로 나타난다. ¶내 眞實ㅅ 로 아바님 보고져 거든〈월인석보 8:99ㄱ〉.
주015)
본래(本來)로:본래부터. ‘로’는 [도착점]만이 아니라 [출발점]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주016)
괴외야:고요하여. 어근 ‘괴외-’의 발음은 [koj-oj]이다. 순행동화〈문법〉 [j]가 탈락한 ‘고요’[ko-jo](두시언해 중간본 2:16ㄱ)로도 나타나는데, 이는 중세국어의 ‘ㅚ’가 이중모음 [oj]였기 때문이다.
주017)
 업스며:끝없으며. →. 8종성 표기 규칙에 따른 것이다. ‘’은 [限, 邊]을 뜻한다.
주018)
얼굴:형체. 모양. 얼굴[顔]을 뜻하는 낱말은 ‘’이었다.
주019)
법신(法身):진리 그 자체, 또는 진리를 있는 그대로 드러낸 우주 그 자체. 모든 분별이 끊어진 지혜를 체득한 주체. 있는 그대로 대상을 직관하는 주체. 있는 그대로의 진실한 모습.
주020)
아뇨미:아님이. 아니-[非](형용사 어간)+옴(명사형어미)+이. 정음 창제 초기에 ‘아니로미’와 ‘아뇨미’가 공존하였다. ‘아니로미’의 구조는 ‘아니(명사)+이(서술격조사)+옴+이’이다. 서술격조사 어간 ‘이-’ 뒤에서 ‘-오/우-’가 ‘-로-’로 교체되는 현상 때문에 명사형 어미 ‘-옴’은 ‘-롬’으로 교체된다. ‘아뇸’은 형용사 ‘아니-’의 활용형이고, ‘아니롬’은 ‘아니(명사)+이(서술격조사)’의 활용형이다.
주021)
제불(諸佛)와로:제불과. 諸佛+과(접속조사)+로(부사격조사). ‘ㄹ’ 뒤에서 ‘ㄱ’이 약화하여 유성성문마찰음 [ɦ]으로 실현된 것이다.
주022)
터럭:털.
주023)
마도:만큼도. 마(보조사)+도(보조사). ‘마’는 체언 뒤에 바로 붙기도 하고(보조사). 관형어 뒤에 쓰이기도 한다(의존명사).
주024)
아니:아니하므로. 『원각경언해』(1465) 이후 각자병서 폐지로 ‘-ㄹ’가 ‘-ㄹ’로 적히게 되었다.
주025)
ᄒᆞ시니라:한문본의 서술자(narrator)인 『법집별행록』의 저자 종밀(宗密)을 존대하고 있다. ‘ᄒᆞ시니라’의 서술자는 언해자이다. 책의 내용을 그대로 언해하지 않고, 언해자가 서술자가 되어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은 이례적이다. ‘목우자(牧牛子)ㅣ’(1ㄴ)와 ‘사ᄆᆞ시니라’(18ㄴ) 및 ‘것히라 니’(60ㄱ)에 대한 주해를 참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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