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별행록절요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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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행록절요언해 0010


【私記】

별행록절요언해:1ㄱ

牧牛子ㅣ 曰호 荷澤神會 是知解宗師ㅣ니 雖未爲曺溪嫡子ㅣ나 然이나 悟解高明야 決擇이 了然시니 密師ㅣ 宗承其旨故로 於此錄中에 伸而明之야 豁然可見케 시니 今爲因敎悟心之者야 除去繁詞고 鈔出綱要야 以爲觀行龜鑑시니라
Ⓒ 구결 | 미상 / 1522년(중종 17) 3월 일

별행록절요언해:1ㄴ

牧·목牛우子ㅣ 주001)
목우자(牧牛子)ㅣ:
목우자가. ‘목우자’는 원저자인 보조국사 지눌(知訥) 스님이다. 1인칭 대명사 대신 자호(自號)를 사용한 것이다. 그런데 이 언해서는 원저자인 지눌의 글을 그대로 전달하지 않고, 언해자가 서술자(narrator)가 되어,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그것은 이 대문(大文)의 끝 부분 ‘觀行 龜鑑 시니라(=以爲觀行龜鑑)’의 높임 선어말어미 ‘-시-’에서 잘 드러난다. 즉 ‘ᄆᆡᆼᄀᆞᆯ-’의 주체는 1인칭 대명사 대용으로 쓰인 ‘목우자’인데, 언해자는 그것을 3인칭화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그 다음 대문(大文)의 ‘내 (이제)’와의 불일치를 초래한다.
닐오 주002)
닐오:
이르되. 말하되. 니[曰, 謂]-+오. 현대국어적 직관으로는 ‘닐오’ 뒤에는 「완전한 인용문+라 {니/니라}」가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세국어에서는 그 뒤에 ‘라 {니/니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荷하澤·神신會회 ·이 주003)
이:
이는. 이분은. 이[是]+∅(주격조사). 앞에 ‘荷澤神會’이 나왔으므로 ‘이’는 주어를 반복한 것이다. 한문 원문의 ‘시(是)’의 영향을 입은 번역투이다.
아로·미 주004)
아로미:
앎이. 깨달음이. 알-[知]+옴(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 원문의 ‘지해(知解)’는 ‘지견해회(知見解會)’의 준말이다. 자기의 사량(思量)과 분별(分別)을 통해서 깨달아 아는 것이다.
위두 주005)
위두:
으뜸가는. 첫째가는. ‘위두’는 한자어 ‘爲頭’인데, 국어화의 정도가 높은 한자어였기 때문에 한글로 적힌 것이다. 한자어이면서도 자음동화 현상이 표기에 반영된 ‘녜[常例]’ 역시 국어화의 정도가 큰 것이라 할 수 있다.
祖조師ㅣ시·니 주006)
아로미 위두 조사(祖師)ㅣ시니(=荷澤神會 是知解宗師ㅣ니):
하택신회(荷澤神會)의 ‘지해종사(知解宗師)’라는 별명은 다음과 같은 동기에서 생겨난 것이다. 어느 날 혜능(慧能)이 대중에게 “나에게 한 물건이 있는데, 머리도 없고 꼬리도 없고 이름도 없고 문자도 없으며, 등도 없고 얼굴도 없다. 이게 무엇이냐?”라고 묻자, 신회(神會)가, “그것은 모든 부처의 근본 성품이자 저의 불성입니다.” 하였다. 이에 혜능이 “내가 한 물건이라고 하였지만 이름도 없고 글자도 없다고 했는데, 너는 어찌 부처의 근본 성품이라고 말하느냐? 너는 지해(知解)의 종도(宗徒)밖에는 되지 못할 것이다.” 하였다. ‘지해의 종도’란 ‘참된 근본에 통달하지 못하고, 지식으로 선(禪)을 이해하는 사람들’을 말한 것이다. 혜능이 입적한 후 신회는 장안과 낙양으로 가서, 조계(혜능)의 돈교(頓敎)를 전파하였다(육조대사법보단경, 돈점 제8, 대정신수대장경 48, 359 중하).
비·록 曺조溪계六:륙祖·조 주007)
조계육조(曺溪六祖):
중국 선종의 여섯 조사. 초조 달마(達磨), 2조 혜가(慧可), 3조 승찬(僧璨), 4조 도신(道信), 5조 홍인(弘忍), 6조 혜능(慧能)이다.
·의 읏듬 弟·뎨子·ㅣ· 주008)
ㅣ:
는. 야. 이(보격조사)+(보조사). ‘’는 ‘강조’, ‘단독’, ‘의무’ 또는 ‘당연’을 뜻하는 보조사인데, 체언, 조사, 연결어미 뒤에 두루 나타난다. ‘-거’와 같이 선어말어미 뒤에서 어말 어미로 쓰이기도 한다. 현대국어 ‘너야말로’나 ‘내사 모르겠다’의 ‘야, 사’는 ‘’의 발달형이다.
아·니나 그러나 아로·미 놉·고 ·가 ·요·미 주009)
요미:
분별이. -+옴(명사형어미)+이. ‘-’는 ‘결택(決擇)’의 번역으로 쓰였다. ‘결택(決擇)’은 의심을 결단하여, 이치를 분별하는 지혜의 작용을 뜻하는 말이다.
시니 주010)
시니:
맑으시니. ‘了’의 번역이다.
密:밀師ㅣ【密밀師 宗密:밀禪션師 주011)
종밀선사(宗密禪師):
중국 화엄종의 제5조. 당나라 때 스님이다. 종남산의 규봉(圭峰)에서 지냈으므로 규봉선사라고 불린다. 유학에 능통했으나, 807년에 우연히 도원(道圓) 선사를 만나, 출가하여 선을 공부했다. 이후 청량대사(淸凉大師) 징관(澄觀)의 화엄경소를 읽고 크게 깨친 바가 있어, 교학(敎學)과 선학(禪學)의 일치를 주창했다. 『선원제전집(禪源諸詮集)』을 비롯한 많은 저서를 남겼다.
ㅣ라】
들 주012)
들:
뜻을. +을. >>뜻.
니 주013)
니:
이어. -[承]+어.
宗을 사신 젼·로 주014)
젼로:
까닭으로. ‘까닭’을 뜻하는 말에는 ‘젼(詮次)’와 ‘앛’이 있다.
·이 語어錄:록 주015)
어록(語錄):
규봉 종밀의 『법집별행록』을 말한다.
中에 :펴 주016)
펴:
펴-[展, 發]+어(외현되지 않음). ‘펴다’는 대개 여기서처럼 타동사로 쓰이는데, 간혹 자동사로도 쓰인다.
겨 주017)
겨:
밝혀. -[明]+이(사동접미사)+어.
훤히 어·로 주018)
어로:
능히. ‘어루’가 더 보편적으로 쓰였다. 이 책에는 ‘어루’(54ㄱ)도 보인다.
보·게 주019)
보게:
〈눈으로〉 보게. 보-+게(부사형어미). ‘-게’와 ‘-긔’는 수의적으로 선택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책에는 ‘-긔’가 쓰이지 않았다.
·시·니 ·이제 經敎:교 因인··야  ·알 사 爲·위··야 :어즈러·운 주020)
어즈러운:
어지러운. 어즐(불규칙적 어근)+업(형용사파생 접미사)+은. 어즈러〉어즈러운.
·말 덜오 주021)
덜오:
덜고. 덜어내고. 없애고. 덜[除]-+고. ‘ㄹ’ 뒤에서 ‘ㄱ’ 약화.
綱강要요 나여 주022)
나여:
뽑아내어. 나[出]-+이(사동접미사)+어.
뫼·화 주023)
뫼화:
모아. 뫼호[集]-+아.
觀관行 주024)
관행(觀行):
운허 용하(1961)에서는 ‘관행(觀行)’을 ‘①마음으로 진리를 관하며, 진리와 같이 몸소 실행함. ②자기 마음의 본 성품을 밝게 관조하는 방법. 곧 관심의 행법(行法)’이라고 풀이하였다. ①은 ‘관행(觀行)’을 ‘관(觀)하며 행(行)함’으로 본 것이고, ②는 ‘관행(觀行)’을 ‘관(觀)하는 행(行)’으로 본 것이다. 이 책의 ‘行을 보아’(7ㄱ)로 보아, 언해자의 해석은 ①, ②와 다르다.
 龜귀鑑감 ·시니라 주025)
시니라:
만드셨느니라. -+시+니+라. 평서문 종결형식의 ‘-니-’는 사태에 대한 청자의 인지를 요구하는 선어말어미이다. 동사에 시제 표지가 없으면, 과거시제로 해석된다.
거붑 주026)
거붑:
거북이.
·은 ·오· 화·복을 알□□□ ··· □□□ ·이제 ·고오며 주027)
고오며:
고우며. ‘곱다’는 대개 [美, 麗]를 뜻하는데, 여기서는 [사랑스럽다]를 뜻한다. 곱-+며/으며 →고며〉고오며. ‘ㅸ’가 ‘오’로 발달하고 ‘ㆍ’가 탈락한 것이다.
믜움 주028)
믜움:
미움. 믜[嫉]-+ㅂ(형용사 파생접미사)+움(명사형 어미) →믜〉믜움.
□□□ ··· □□□
Ⓒ 언해 | 미상 / 1522년(중종 17) 3월 일

목우자(牧牛子)가 이르되, 하택사 신회 스님, 이 분은 앎이 첫째가는 조사이시니, 비록 조계 6조의 으뜸 제자야 아니지만, 그러나 깨달음이 높고 밝아, 분별이 맑으시니, 밀사(密師)가【밀사는 종밀선사(宗密禪師)이다.】 그 뜻을 이어 종지를 삼으신 까닭으로 이 어록 속에 펼쳐 밝혀서, 환히 능히 볼 수 있게 하시니, 이제 경교(經敎)를 인하여 마음을 깨달을 사람을 위하여, 어지러운 말은 덜어내고, 강요(綱要)를 뽑아내어 모아서 관행(觀行)할 귀감(龜鑑)을 만드셨느니라. ◌ 【거북은 다가오는 화복을 알□□□□ ··· □□□ 이제 고우며 미움□□□ ··· □□□】
Ⓒ 역자 | 이유기 / 2017년 12월 25일

원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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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목우자(牧牛子)ㅣ:목우자가. ‘목우자’는 원저자인 보조국사 지눌(知訥) 스님이다. 1인칭 대명사 대신 자호(自號)를 사용한 것이다. 그런데 이 언해서는 원저자인 지눌의 글을 그대로 전달하지 않고, 언해자가 서술자(narrator)가 되어,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그것은 이 대문(大文)의 끝 부분 ‘觀行 龜鑑 시니라(=以爲觀行龜鑑)’의 높임 선어말어미 ‘-시-’에서 잘 드러난다. 즉 ‘ᄆᆡᆼᄀᆞᆯ-’의 주체는 1인칭 대명사 대용으로 쓰인 ‘목우자’인데, 언해자는 그것을 3인칭화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그 다음 대문(大文)의 ‘내 (이제)’와의 불일치를 초래한다.
주002)
닐오:이르되. 말하되. 니[曰, 謂]-+오. 현대국어적 직관으로는 ‘닐오’ 뒤에는 「완전한 인용문+라 {니/니라}」가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세국어에서는 그 뒤에 ‘라 {니/니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주003)
이:이는. 이분은. 이[是]+∅(주격조사). 앞에 ‘荷澤神會’이 나왔으므로 ‘이’는 주어를 반복한 것이다. 한문 원문의 ‘시(是)’의 영향을 입은 번역투이다.
주004)
아로미:앎이. 깨달음이. 알-[知]+옴(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 원문의 ‘지해(知解)’는 ‘지견해회(知見解會)’의 준말이다. 자기의 사량(思量)과 분별(分別)을 통해서 깨달아 아는 것이다.
주005)
위두:으뜸가는. 첫째가는. ‘위두’는 한자어 ‘爲頭’인데, 국어화의 정도가 높은 한자어였기 때문에 한글로 적힌 것이다. 한자어이면서도 자음동화 현상이 표기에 반영된 ‘녜[常例]’ 역시 국어화의 정도가 큰 것이라 할 수 있다.
주006)
아로미 위두 조사(祖師)ㅣ시니(=荷澤神會 是知解宗師ㅣ니):하택신회(荷澤神會)의 ‘지해종사(知解宗師)’라는 별명은 다음과 같은 동기에서 생겨난 것이다. 어느 날 혜능(慧能)이 대중에게 “나에게 한 물건이 있는데, 머리도 없고 꼬리도 없고 이름도 없고 문자도 없으며, 등도 없고 얼굴도 없다. 이게 무엇이냐?”라고 묻자, 신회(神會)가, “그것은 모든 부처의 근본 성품이자 저의 불성입니다.” 하였다. 이에 혜능이 “내가 한 물건이라고 하였지만 이름도 없고 글자도 없다고 했는데, 너는 어찌 부처의 근본 성품이라고 말하느냐? 너는 지해(知解)의 종도(宗徒)밖에는 되지 못할 것이다.” 하였다. ‘지해의 종도’란 ‘참된 근본에 통달하지 못하고, 지식으로 선(禪)을 이해하는 사람들’을 말한 것이다. 혜능이 입적한 후 신회는 장안과 낙양으로 가서, 조계(혜능)의 돈교(頓敎)를 전파하였다(육조대사법보단경, 돈점 제8, 대정신수대장경 48, 359 중하).
주007)
조계육조(曺溪六祖):중국 선종의 여섯 조사. 초조 달마(達磨), 2조 혜가(慧可), 3조 승찬(僧璨), 4조 도신(道信), 5조 홍인(弘忍), 6조 혜능(慧能)이다.
주008)
ㅣ:는. 야. 이(보격조사)+(보조사). ‘’는 ‘강조’, ‘단독’, ‘의무’ 또는 ‘당연’을 뜻하는 보조사인데, 체언, 조사, 연결어미 뒤에 두루 나타난다. ‘-거’와 같이 선어말어미 뒤에서 어말 어미로 쓰이기도 한다. 현대국어 ‘너야말로’나 ‘내사 모르겠다’의 ‘야, 사’는 ‘’의 발달형이다.
주009)
요미:분별이. -+옴(명사형어미)+이. ‘-’는 ‘결택(決擇)’의 번역으로 쓰였다. ‘결택(決擇)’은 의심을 결단하여, 이치를 분별하는 지혜의 작용을 뜻하는 말이다.
주010)
시니:맑으시니. ‘了’의 번역이다.
주011)
종밀선사(宗密禪師):중국 화엄종의 제5조. 당나라 때 스님이다. 종남산의 규봉(圭峰)에서 지냈으므로 규봉선사라고 불린다. 유학에 능통했으나, 807년에 우연히 도원(道圓) 선사를 만나, 출가하여 선을 공부했다. 이후 청량대사(淸凉大師) 징관(澄觀)의 화엄경소를 읽고 크게 깨친 바가 있어, 교학(敎學)과 선학(禪學)의 일치를 주창했다. 『선원제전집(禪源諸詮集)』을 비롯한 많은 저서를 남겼다.
주012)
들:뜻을. +을. >>뜻.
주013)
니:이어. -[承]+어.
주014)
젼로:까닭으로. ‘까닭’을 뜻하는 말에는 ‘젼(詮次)’와 ‘앛’이 있다.
주015)
어록(語錄):규봉 종밀의 『법집별행록』을 말한다.
주016)
펴:펴-[展, 發]+어(외현되지 않음). ‘펴다’는 대개 여기서처럼 타동사로 쓰이는데, 간혹 자동사로도 쓰인다.
주017)
겨:밝혀. -[明]+이(사동접미사)+어.
주018)
어로:능히. ‘어루’가 더 보편적으로 쓰였다. 이 책에는 ‘어루’(54ㄱ)도 보인다.
주019)
보게:〈눈으로〉 보게. 보-+게(부사형어미). ‘-게’와 ‘-긔’는 수의적으로 선택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책에는 ‘-긔’가 쓰이지 않았다.
주020)
어즈러운:어지러운. 어즐(불규칙적 어근)+업(형용사파생 접미사)+은. 어즈러〉어즈러운.
주021)
덜오:덜고. 덜어내고. 없애고. 덜[除]-+고. ‘ㄹ’ 뒤에서 ‘ㄱ’ 약화.
주022)
나여:뽑아내어. 나[出]-+이(사동접미사)+어.
주023)
뫼화:모아. 뫼호[集]-+아.
주024)
관행(觀行):운허 용하(1961)에서는 ‘관행(觀行)’을 ‘①마음으로 진리를 관하며, 진리와 같이 몸소 실행함. ②자기 마음의 본 성품을 밝게 관조하는 방법. 곧 관심의 행법(行法)’이라고 풀이하였다. ①은 ‘관행(觀行)’을 ‘관(觀)하며 행(行)함’으로 본 것이고, ②는 ‘관행(觀行)’을 ‘관(觀)하는 행(行)’으로 본 것이다. 이 책의 ‘行을 보아’(7ㄱ)로 보아, 언해자의 해석은 ①, ②와 다르다.
주025)
시니라:만드셨느니라. -+시+니+라. 평서문 종결형식의 ‘-니-’는 사태에 대한 청자의 인지를 요구하는 선어말어미이다. 동사에 시제 표지가 없으면, 과거시제로 해석된다.
주026)
거붑:거북이.
주027)
고오며:고우며. ‘곱다’는 대개 [美, 麗]를 뜻하는데, 여기서는 [사랑스럽다]를 뜻한다. 곱-+며/으며 →고며〉고오며. ‘ㅸ’가 ‘오’로 발달하고 ‘ㆍ’가 탈락한 것이다.
주028)
믜움:미움. 믜[嫉]-+ㅂ(형용사 파생접미사)+움(명사형 어미) →믜〉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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