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私記】
별행록절요언해:30ㄴ
是故로 而今末法에 修心之人이 先以荷澤의 所示言敎로 決擇自心의 性相體用야 不墮空寂며 不滯隨緣야 開發眞正之解 然後에 歷覽洪州와 牛頭와 二宗之旨면 若合符節커니 豈可妄生取捨之心耶ㅣ리오 故로 云호 三點이 各別면 旣不成伊고 三宗이 若乖면 焉能作佛이리오 니 此之謂也
별행록절요언해:31ㄱ
니라
Ⓒ 구결 | 미상 / 1522년(중종 17) 3월 일
·이런 젼··로 ·이제
末·말法·법 주001) 말법(末法): 말법시(末法時). 불법이 유포되는 것을 기준으로 하여 정법(正法), 상법(像法), 말법(末法) 등 셋으로 나눈 것 중 한 시기. 교(敎), 행(行), 증(證), 세 가지 중에서 교(敎)만이 남아 있는 시대가 말법시이다.
·에 닷· 사··미 몬져 荷하澤··의 주002) 하택(荷澤)의: 하택 조사가. ‘의’는 주어적 관형격 조사이다. 서술어가 관형사형을 취할 때 주격 조사 대신 관형격 조사가 쓰인다.
:쳐 주003) 쳐: 가리켜. ‘치다’는 [敎]와 [指]의 뜻으로 두루 쓰였다.
·뵈·신 ·말··로 · 自·心심·의 性· 주004) 성(性): 본연의 성품. 현상 차별의 상대적 모양에 대하여 5온 또는 평등진여를 말함.
·과 相· 주005) 상(相): ①특징이나 특질. ②겉으로 드러나 있는 모습. 현상의 차별적인 모양. 양상. 양태. 상태. ③성질. ④상(想)과 같은 뜻. ⑤경지(境地).
·과 體:톄·와 用··과· 주006) 용(用)과: 여러 체언이 나열될 때 마지막 체언 뒤에도 ‘과’가 쓰이는 것은 중세국어의 특징이다.
·여 空寂·젹에 디·디 주007) 디디: 떨어지지. 디-[墮]+디(보조적 연결어미).
아·니·며 隨슈緣연用·애 걸·이·디 아·니··야 眞진正· 아로· 여·러·낸 주008) 여러낸: 원문 ‘개발(開發)’의 번역이다. ‘개발’이라는 한자어의 연원을 보여 주는 예이다.
後:후에 주009) 후(後)에: 후에야. 에(부사격조사)+(보조사). ‘’는 ‘강조’, ‘단독’, ‘의무’ 또는 ‘당연’을 뜻하는 보조사인데, 체언이나 조사나 어미 뒤에 두루 결합한다. ‘-거’에서처럼 어말 어미로도 쓰인다.
너·비 주010) 너비: 널리. 넙-[廣]+이(부사파생접미사). ‘넙-’은 ‘넓-’의 고형(古形)이다. 『여사서언해』(1736)에 ‘널펴’(3:79ㄱ)가 출현하는 것으로 보아, 18세기에는 ‘넓-’이 형성돼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파생명사는 ‘넙-+의’로 구성된 ‘너븨’이다. 이른바 척도형용사들은 명사파생접미사로는 ‘-/의’를, 부사파생접미사로는 ‘-이’를 취한다. ‘기릐(명사) : 기리(부사)’, ‘기픠(명사) : 기피(부사)’, ‘노(명사) : 노피(부사)’와 같다. 그러나 파생명사 ‘기릐’는 ‘기리’로 나타나는 일도 있었다.
洪州·와 牛우頭두·왓 ·두 宗·의 旨·지趣:· 보·면 ·대: 주011) 맛··리어·니 주012) 맛리어니: 들어맞듯하리니. 맞-[合]+(어미)+-+리+거/어(완료상 선어말어미)+니.
:엣:뎨 주013) 간·대·로 주014) 간대로: 함부로. 되는 대로. ‘간대’는 ‘제멋대로, 함부로’ 등의 뜻을 지닌 어근으로서, 단독으로는 낱말로 쓰이지 않고 조사 ‘로, 옛’이나 접미사 ‘-롭-’과 결합하여 나타난다. 이 책에는 ‘간대옛’이 ‘간대엿’으로 나타난다(45ㄱ, 90ㄴ).
取:捨·샤ㅅ · ·내리·오 그·럴· 닐·오· :석 :뎜·미 주015) 석 뎜미: 세 점이. ‘뎜미’는 ‘뎌미’의 중철이다. ‘석 뎜’은 범어(梵語)의 ‘伊’ 자 ‘∴’를 가리킨 것이다. 가로줄도 아니고 세로줄도 아닌 세 점으로 되어 있어서 어느 하나라도 결여되면 그 의미를 상실하게 되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제·곰 주016) 다·면 伊이字· 주017) 이자(伊字)ㅣ: ‘伊이字·’는 ‘伊이字ㅣ’로 쓰는 것이 당시의 규칙에 부합한다.
·이·디 주018) 이디: 이루어지지. 일-[成]+디(보조적 연결어미).
아·니··니 ◯【伊이 별행록절요언해:31ㄴ
字梵범書셔에 주019) 범서(梵書)에: 범서에서. 범어(梵語)의 문자인 실담(悉曇)에서. 현대국어에서는 ‘에’와 ‘에서’가 구별되어 쓰이지만, 중세국어에서는 여기서처럼 ‘에셔’가 쓰일 자리에 ‘에’가 쓰이기도 한다.
석 뎜이라】 세 宗이 ·다·가 어:긔·면 ·엇:뎨 히 부톄 외·리·오 ·니 니·시·니라
Ⓒ 언해 | 미상 / 1522년(중종 17) 3월 일
이런 까닭으로 지금
말법(末法) 시대에 마음을 닦을 사람은 먼저 하택(荷澤)이 가리켜 보이신 언교(言敎)로써 자기 마음의 성(性)과 상(相)과 체(體)와 용(用)을 분별하여 공적(空寂)에 떨어지지 아니하며 수연(隨緣)의 용(用)에 걸리지(=막히지)
아니하여 진정한 앎을 열어낸 후에야 널리 홍주(洪州)와 우두(牛頭) 두 종(宗)의 지취(旨趣)를 보면 대쪽(=부절)
이 들어맞듯 하리니, 어찌 제멋대로 취사(取捨)하는 마음을 내리오? 그러므로 이르되, 세 점이 제각기 다르면 ‘이(伊)’ 자가 이루어지지 아니하나니, ◯【‘이’ 자는 범서(梵書)에서 세 점이다.】 세 종(宗)이 만약 어긋나면 어찌 능히 부처가 되리오 하니, 이를 이르신 것이니라.
Ⓒ 역자 | 이유기 / 2017년 1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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